예측이 불가능한 여자, 화가 김점선(60)이 6일 KBS 1라디오 ‘김영하의 문화포커스’(밤 10시10분)에 출연해 ‘소설을 읽다 눈이 멀 뻔한 사연’을 공개했다.

김점선은 “시력이 나빠진 이유의 2/3가 소설 때문”이라며 “눈을 작게 떠서라도 글자가 보이면 읽었고 앞이 캄캄해지면 눈물이 비 오듯 쏟아 졌다”고 말했다.

지금도 시력이 좋지 않은 그녀는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 앞이 캄캄해 졌던 때가 있었다”며 “책상을 더듬더듬해 한 숨 깊게 자고 나면 그제야 앞이 보였다”고 전했다.

“의학자들에게 24시간 책을 읽어도 눈물이 안 나는 인공눈을 만들어 달라고 항의 하고 싶다”는 김점선은 글쓰기에 투신했던 젊은 날도 회고 했다. 신춘문예에 30번도 넘게 떨어지면서도 작가가 되기를 열망했던 그녀는 “작가는 큰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하고 화가는 하나의 캔버스로 완성 될 수 있다”며 “나는 화가 밖에 될 수 없구나. 슬프지만 나는 화가구나 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KBS 1TV `문화지대 - 사랑하고 즐겨라‘ 인터뷰어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점선은 최근 출간된 인터뷰 모음집 <김점선 스타일 1,2>(마음산책. 2006)의 재미있는 제작 후기도 소개했다.

“식사 도중 이해인 수녀님이 ‘생일 기념해 책이나 내라’고 하자 옆에 있던 출판사 사장이 ‘우리 출판사에서 내죠 뭐’ 라고 말해 몇 분 만에 출간이 결정 됐다”는 <김점선 스타일 1,2>은 3주라는 짧은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형식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김점선은 인터뷰어로 활동하며 TV 카메라로부터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언급하며 ‘지면 인터뷰’가 더 좋다고 털어 놨다. 어느 정도의 자유가 허락되는 지면과 달리 TV는 시종일관 밝은 얼굴을 유지해야 하고 이야기를 계속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무척 힘들다고 전했다.

처음 TV 인터뷰를 맡았을 때는 이 같은 상황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 담당 PD에게 “나를 자르면 되지 않느냐. 나를 잘라라”며 대들기도 했다고. TV 인터뷰 요청을 수락한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아들이 분가한 후 혼자 남은 김점선은 일주일간 말을 안 하고 지낸 적도 있었다. 4,5일 만에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면 그간 목청을 쓰지 않아 이상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동창생과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기 시작했지만 공통 관심사가 없는 이들을 만나 의무적으로 보내는 시간은 자신을 결코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이때 TV 인터뷰어 자리를 제안을 받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 바로 수락 했다”고 말했다.

낯선 상대와 만나는 새로운 느낌이 좋아 인터뷰 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다는 김점선.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했던 ‘빅마마’ 와의 인터뷰를 결국 책에 싣지 못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도 죄의식을 갖고 있다”며 “언젠가 만나면 꼭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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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가수, 탤런트로 일본에서 활동 중인 탤런트 윤손하가 MBC TV 4부작 특집극 `그녀의 뇌출혈 스토리`(극본 노유경, 연출 김상호)로 컴백한다. KBS 2TV 드라마 `눈꽃` 이후 6년 만의 출연작이다.

아직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이 작품은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불꽃놀이’ 후속으로 방송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손하가 출연하는 특집극의 ‘미리보기’는 드라마의 원작인 김은소의 인터넷 소설 ‘그녀들의 뇌출혈 스토리’나 동명의 소설 <그녀들의 뇌출혈 스토리>(눈과마음. 2005)로 가능하다.

영화 ‘싱글즈’를 떠오르게 만드는 스물아홉 살 동갑내기 처녀들의 일과 사랑, 결혼에 대한 유쾌발랄 보고서 ‘그녀들의 뇌출혈 스토리’는 온라인에서 ‘갱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작가 김은소의 데뷔작이다.

대한민국 29세 여성이 겪는 실직과 이별,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솔직담백한 대사와 내레이션을 통해 살갑게 전달된다.

윤손하는 첫 사랑에 배신당한 뒤 최고의 `내숭녀`로 변하는 비뇨기과 간호사 `안이지` 역을 맡았다.

원작의 주인공은 김밥 장사를 하는 ‘희’인데 반해 드라마는 `안이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원작에 따르면 안이지는 깍쟁이에 왕내숭 공주과지만 팩소주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엽기녀다. 6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할 윤손하가 어떤 모습의 ‘내숭녀’로 변신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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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섀퍼의 돈>(북플러스. 2005)은 재테크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만한 경제, 경영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2003년 출간 된 이래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부자 되는 비결’ 중 ‘거위 통장’ 과 ‘수익을 결정하는 요소’ 부분이 눈길을 끈다.

‘거위 통장’이란 매월 수입의 10%를 저금하는 통장이다.

(단, 현재 붓고 있는 적금이나 보험금을 이 10%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저자는 이 10%만큼은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 10%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월급이 오를 때 마다 오른 액수의 50%를 거위통장에 저축하는 것. 현재 수입으로 살아가는 데 익숙해 있다면 오른 액수의 50%를 포기하기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하면 매번 실제 인상분의 50%만 오른 월급으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나머지 50%는 거위통장에 적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2백만 원을 월급으로 받는다면 그 중 10%인 20만원을 거위통장에 넣을 수 있다. 이때 월급이 40만원 오르면 그 중 50%인 20만원을 추가로 거위에게 준다. 거위통장의 저축률이 단숨에 100% 늘어나는 것이다.

책이 제안하는 거위통장 적립법이다.

▲월급이 올라갈 때 마다 당신의 거위도 자란다.

▲일하는 의미가 생긴다. 자신의 잠재의식에 당신이 돈을 잘 다룬다는 자신감이 뿌리내린다.

▲월급이 인상될 때 마다 당신의 장기적 목표에 점점 다가가게 된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은 사장이면서 동시에 직원이 된다. 이제 가끔씩 자신의 월급도 올려줘라.

▲이 50%가 당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은 절대 없다. 아직 당신 생활이 인상된 월급에 익숙해지기 전이기 때문이다.

소비 수준도 빨리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좋은 절약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수익을 결정하는 요소’ 도 숙지해야 할 부분이다.

책은 ‘수익을 결정하는 요소’로 시간, 이자율, 투자액 세 가지 요소를 꼽는다. 이중 ‘시간’ 파트는 수익을 늘리고 싶은 이라면 ‘탐독’ 해야 한다.

금액이 상세히 기록된 사례가 이해를 돕는다.

당신이 매달 20만원의 돈을 30세부터 저축하기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12%의 이자가 붙으면 65세가 되면 10억4천9백5십7만원을 갖게 된다. 이는 돈에 35년이라는 시간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액수다.

반면 45세에 시작하면 남는 시간은 20년이 된다. 같은 이자율을 기준으로 똑같은 10억 5천만 원을 65세에 손에 쥐려면 저금액을 무려 여섯 배, 즉 1백2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 55세에 시작한다면 남은 시간은 10년 밖에 없다. 그러면 10억5천만 원을 받기 위해 매달 5백만 원의 돈을 부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자녀를 위한 저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난 날부터 5만원 씩 저축하면 이자율 12%를 기준으로 아이가 35살이 되었을 때 2억6천2백3십8만원이 모아진다.

“일찍 시작 하면 할수록 그 만큼 수월하게 돈을 불릴 수 있다”

‘머니트레이너’라 불리는 저자 보도 섀퍼의 강의는 현실적이며 구체적이다.

“돈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그 날 까지” 독자를 ‘서포트’ 해주겠다는 보도 섀퍼의 생생한 투자기법이 기록된 <보도 섀퍼의 돈>. ‘부자 되는 책’으로 꼽히기에 손색없는 책이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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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노대원 기자]
 
ⓒ2006 청어람미디어
열정이 가득한 책을 읽었다. 놀라운 독서 경력과 독서술을 가졌고, 그런 독서를 바탕으로 해서 원숭이학, 인터넷, 일본 공산당 연구, 뇌사, 우주, 섹스, 에콜로지에 이르기까지 최첨단의 학문에 관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 다치바나 다카시. 그가 바로 이 열정이 넘쳐나는 책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쓴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어린 시절부터 문학과 철학 서적을 탐독했다. 젊은 시절, 그의 학력은 불문학과 철학이지만 실상, 뒷날에는 이과 계열의 논픽션들을 주로 읽었으며 여기서 감동을 얻게 되어 최근까지 독서와 연구,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문학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한다. 잡지사 초년 시절 선배에 의해 문학만을 읽는 독서 행태를 지적 받고 나서 논픽션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픽션의 세계가 논픽션에 비하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지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한편으로 그의 다방면에 걸친 독서편력이 여기서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다. 또 인간의 감정과 고뇌, 사랑을 다룬 문학을 폄하(?)하는 그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금 더 책을 읽어보면 그의 지적 열망이 어린 시절의 문학 독서에서 내공이 쌓여 폭발하기 시작되었음을 간파하게 된다. 그의 관심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 간 것뿐이다.

자신을 호기심과 지적 욕구가 비정상적으로 강한 "이상 지적 욕구자"라고 말하는 다치바나 다카시는 제너럴리스트인 동시에 스페셜리스트이다. 폭넓은 독서가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길을 열었고, 깊이 있는 독서가 스페셜리스트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가 걸어온 독서 여정을 역추적해 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독서와 일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그가 부러워지면서 동시에 그 열정이 조금은 내게도 전염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고양이 빌딩 서재

▲다치바나의 서재
* 다치바나 다카시의 홈페이지 - http://www.ttbooks.com

그의 유명한 서재와 작업실이 있는 '고양이 빌딩'의 전모를 알 수 있는 사진과 일러스트가 있다. 그리고 그의 이력과 저서 등도 소개해주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독서 경력을 가진 독서가이며 탐구가인 그가 일러주는 독서론과 지식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고 경쾌하면서도 때로 진중한 울림이 된다. 고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다시 말해, 그 저서(고전)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 자체가 토론의 대상이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의 소재로 활용되기에 적절한 책만이 결국 진정한 의미의 고전으로서 살아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55쪽)

그러면서 그는 결국 지의 총체란 언제나 최신 보고서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본다. 지금은 최첨단 이학계열의 열정에 빠져있는 그에게는 자연스런 답변이었으리라. 그러나 문학과 철학 등의 인문계열의 경우에도, 고전 자체의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다시 되풀이하여 "새롭게 널리" 읽는 책이 될 때 진정한 고전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독서론에서부터 그는 독학의 방법을 끌어낸다. 늘 새로운 주제의 학문 세계로 진입하여 그 세계의 최정상과 최첨단에까지 뛰어오르기를 원했던 다치바나는 그런 요구 때문에 나름대로의 독학 방법을 만들어 이것을 소개해주고 있다.

학창 시절에 중고등학생의 가정교사를 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처지였음에도 페르시아어를 배우기 위해서 개인 가정교사를 고용했다고 한다. 그 교사에게 지불하는 돈은 땀의 결정체였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공부에 매달렸다는 에피소드는 참 처절하면서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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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조태용 기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이 책을 읽게 되면 심각하게 자전거 출퇴근을 고민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제까지 누려왔던 많은 편리함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이 곧 불편함이고 불편함이 곧 불행함이라는 공식은 이 책을 통해서 조금씩 깨져 나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 모든 편리함을 포기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죠.

 
▲ <즐거운 불편> 책표지
ⓒ2006 달팽이
자동차를 타고 가서 마켓에서 모든 것을 구입하는 생활, 하루하루 무엇인가를 소비해야만 행복해지는 세상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책이 바로 <즐거운 불편>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만난 것은 서울의 버스 터미널 근처 서점이었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서점을 찾는 것은 저의 오래된 버릇이죠. 이 책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제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 자체가 도발적입니다. '즐거운 불편'이라는 역설이 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죠.

'소비 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한 인간의 자발적 실천 기록'이라는 부제는 이 책을 흥미롭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천과 기록이라는 생생함이 무엇인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잔뜩 쏟아낼 것만 같았으니까요? 이 책의 주요 내용이 소비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인데요. 역설적이게도 제가 책을 소비하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소비에 대한 다른 생각입니다. 우리는 하루도 무엇인가를 소비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소비를 좀 줄이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 질문합니다. 소비사회에서 소비를 줄이는 것이 곧 행복을 포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말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나 호로 파블로 같은 말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동물과 사람의 차이를 말하는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동물과 사람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구분은 아마 "소비하는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동물은 배가 고프면 먹이를 구하고, 집이 필요하면 집을 만들거나 구하지 사람처럼 돈을 주고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소비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 책이 바로 그 소비하는 인간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 책입니다. 그러니까 웬만하면 직접 해보자! 그렇게 하는 것이 어쩌면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소비사회에서 돈만큼 중요하게 없습니다. 제가 처음 지리산으로 내려가겠다고 했을 때 맨 처음 받은 질문이 돈은 어떻게 벌거냐는 것이었습니다. 시골로 내려가서 어떻게 소비를 유지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소비를 하지 않으면 돈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원시인이 아닌 이상 소비를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겠죠? 또한 소비를 줄여감으로써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도 조금은 자유로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 책은 소비를 줄이는 것을 즐거운 불편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를테면 전철 대신 자전거를 타고, 쌀을 사먹는 것 대신 직접 재배를 합니다. 텃밭에서 야채를 길러 먹고, 식기용 세제를 쓰지 않는 것 등입니다. 그가 실천한 자전거를 타거나 텃밭에서 야채를 재배하는 일 그리고 식기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반찬을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대체하는 일 등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 해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것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소비와 행복의 관계입니다. 돈을 주고 사면 행복한가? 아니면 직접 만들었을 때 행복한가? 삶의 목표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더 행복할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해보는 것입니다.

"편리함이나 안락을 제공하는 새로운 소비가 습관화되면, 그것을 끊을 때는 거기서 얻게 되는 안락의 몇 배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 소비를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하고, 그 비용을 벌기 위해서 시간을 쫓기게 된다. 그렇게 해서 뒤집어쓰게 된 버거운 굴레가 현대의 '풍요로움'의 실체가 아닐까? '풍요로움'이 강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 <즐거운 불편> 139쪽-

그가 처음에 실천했던 게 자전거 타기였습니다. 저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1년 정도 실천해 봤습니다. 지리산에 내려오기 전에 대전에 살 때도 자전거를 타고 편도 40분 정도 출퇴근을 했고, 지리산에 내려와서도 구례에서 하동까지 왕복 60km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습니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게 되면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헬스클럽에 등록하지 않아도 살이 스스로 빠지죠. 그런데 자동차를 타고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하는 사람은 자동차를 타면서 소비를 하고, 헬스클럽에서 또 소비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얻는 것이 살을 빼거나 건강해지는 것인데요. 자전거를 타면 이 두 가지 소비를 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하면서 드는 돈 만큼 돈을 벌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돈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일까요? 스스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또 하나 주방용 세제 같은 경우 제가 직접 설거지를 할 때는 쓰지 않은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땐 어머니는 세제를 쓰지 않았거든요. 그때 세제를 쓰지 않아서 병에 걸려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거지를 할 때 세제를 쓰지 않습니다. 기름때가 묻어 있는 경우는 합성세제가 아닌 직접 만든 재활용 비누를 사용합니다만 이것도 거의 쓰지 않는 편입니다.

결혼 후에 아내와 이 문제로 몇 번 논쟁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아내도 세제를 쓰지 않습니다. 세제를 쓰지 않아도 그릇은 깨끗하게 닦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TV에서 보면 거품을 잔뜩 낸 다음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세제회사에서 세제를 써달라는 부탁이라도 받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비는 일종의 투표 행위"라는 말이 이 책에 나오는데요. 자기가 어떤 상품을 소비하느냐는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고 이것이 기업에게 하는 투표행위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환경오염물질로 만든 상품을 구입하는 것은 환경오염에 찬성하는 것이 됩니다. 수입 농산물을 구입해서 먹는 것은 곡물 메이저에게 찬성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소비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 투표하는 마음으로 소비를 하자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읽기는 편안한 책이지만 읽고 나서는 편안하지 못한 책이죠.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 같은 방식이 아닌 다른 삶은 선택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숲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마이니치 신문사의 기자를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 다른 삶은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연습이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너무 익숙한 소비라는 문화에 대해 질문을 해보고 이런 소비 생활이 정말 꼭 필요한 것일까? 이런 소비를 계속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까? 지구는 이런 소비자를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폐기를 기본 구조로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자본주의 최고 상품인 현대 도시가 일상적으로 제공하는 편리함과 소비에 대해 하나씩 거부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 시스템에 얼마나 푹 빠져 살았는지 스스로 평가해 보는 것입니다.

소비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어서 꼭 도시나 소비생활이 아니어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지리산으로 떠나도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자전거부터 시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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