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트와네트는 아들에게 자위를 가르친 죄로 처형되었다?”

빗자루로 말타기를 하며 놀던 아들 루이 17세가 고환에 상처를 입자 앙트와네트는 매일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붕대를 새로 감아주었다.

그러던 중 열쇠공에게 침대에서 성기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발각당한 아들은 엄마가 이것을 가르쳐주었다고 거짓말을 꾸며대 법정에서 엄마의 죄를 증언하는 일이 벌어진다.

훗날 프랑스 혁명정부는 앙트와네트에게 일곱 살 된 아들 루이 17세에게 성적 유희를 가르쳤다는 죄목 등을 뒤집어씌워 단두대에 오르게 했다.

백성들이 먹을 빵이 없어서 시위를 벌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앙트와네트는 “그럼 케이크를 먹지 그러냐”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당시 귀족들이 민중들의 삶을 외면한 채 사치와 향락에 빠져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술사학자 이지은씨가 쓴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지안출판사.2006)은 16~18세기 세계 문화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귀족들의 일상이 알려진 것과 다름을 세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겨울엔 난방이 되지 않아 공주도 수십 명의 하인과 한 방에서 혼숙을 하는 등 궁정 생활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책은 소개한다.

또 몸 중에서 유일하게 물로 씻은 곳은 손뿐이고, 왕궁에서도 변기용 의자에 앉아 서로 엉덩이를 까고 볼일을 봤다는 등 귀족의 은밀한 속살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책은 16세기 초엽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기까지 300년 가까운 시기를 탐미주의가 절정에 달한 시기라고 보고 오늘날 프랑스가 세계 패션의 첨단을 달리는 이유를 설명한다.

프랑스 크리스티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저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진귀한 그림 자료를 통해 독자들을 수백 년 전 프랑스 궁정의 풍경 속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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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예술분야 서적을 만드는 도서출판 학고재가 큰 일을 해냈다.

스웨덴의 저명한 탐험가 스벤 헤딘(Sven Anders Hedin, 1865~1952)이 1896년부터 190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티베트에 다녀온 이야기를 담은 <티베트 원정기>(학고재. 2006)를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 것이다. 이는 1934년 뉴욕에서 발간된 (E. P. Dutton)의 완역본이다.

중앙아시아 탐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티베트 원정기>는 티베트를 세 차례 원정한 뒤 남긴 스벤 헤딘의 방대한 학술기록 중 중요한 부분들을 정리해 묶었다.

위대한 탐험가 스벤 헤딘은 어린 시절 읽은 위크 신부 등 티베트에 매료된 작가들이 쓴 여행기 ‘티베트 원정기’를 읽으며 티베트 여행을 꿈 꾸었고 20살 때부터 서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여러 대학에서 지질학, 생물학, 언어, 소묘 등을 공부한 후 머나먼 여정, 티베트 원정에 도전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티베트를 향한 여정은 고된 가시밭길이었다. 귀에 들리는 유일한 음악은 딸랑거리는 구리방울이었다. 낙타와 말 나귀무리들의 지루한 행진을 알려주는 소리였다. 나는 사막에서 두사람을 만났는데 둘은 결국 갈증에서 허덕이다 죽었다. 나는 운 좋게 살아났다”

원정기 곳곳에 목숨을 걸고 도전한 험난한 원정기가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1896년 북부 티베트 고원을 횡단한 여정이, 4장부터 7장까지는 1990년부터 1901년까지 남부 티베트와 중부의 호수 지역을 거쳐 인도로 돌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8장부터 16장까지는 1906년부터 1908년 까지 티베트 불교 가운데 황모파의 대본산이며,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타시 라마가 거처하고 있는 타시룬포를 방문하고 트랜스히말라야 산맥의 산악 지대를 거쳐 인도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티베트 원정기>의 가치는 저자 스벤 헤딘의 학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티베트의 자연환경, 전통, 생활상, 풍습, 복장 등에 대한 세밀한 기록에서 빛난다.

스벤 헤딘이 직접 그린 티베트의 지형 주민 복장에 대한 세밀한 관찰 소묘들은 알려지지 않은 세계와 풍물들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번역한 부부학자 윤준-이현숙 교수도 주목할 만한 인물. 이들 부부는 티베트를 지속적으로 방문, 어린이 교육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책의 번역 인세 전액을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어린이 마을(Tibetan Children’s Villages(TCV))’에 기부하기로 했다.

다람살라에 본부가 있고 여러 지역에 지부 형태의 마을을 두고 있는 TCV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자활훈련센터까지 갖추고 티베트 어린이 교육과 자활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티베트 원정기>는 학고재 `문명기행` 시리즈의 두번째 책으로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에 바탕을 둔 여행기들 사이에서 빛나는 주목할 만한 신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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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형준 기자]
 
▲ 야사카 타카노리와 토다 유키히로의 만화 <키마이라> 전 6권
ⓒ2006 대원씨아이
만화를 보다 심심치않게 발견되는 소재가 바로 정치다. 만화를 통해 현실을 돌아보거나 감춰진 이면을 살펴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가장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는 소재인 것이다. 히로카네 칸시의 <정치9단>과 안도 유마의 <쿠니미츠의 정치>가 대표적인 정치 만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만화들은 노련한 정치인의 시각으로는 풋내기로 보일만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상식적인 정치'를 이야기함으로써 상식이 사라진 일본의 정치에 경종을 울린 만화들이다.

일본의 정치와 비슷한 면이 많은 우리나라의 정치와도 통하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독자들도 이 만화들에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런 만화들과는 달리 야사카 타카노리와 토다 유키히로의 만화 <키마이라(Chimara)>는 대단히 파격적인 소재 활용을 통해 그들 만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치를 이야기한다. 20세기의 세계사를 이야기하자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아돌프 히틀러의 이미지를 빌어 완성된 만화인 것이다.

21세기판 아돌프 히틀러를 탄생시키려 하는 세 남자

"누구나 은밀하게는 절대적인 존재에 이끌리기를 바란다. '신(神)'은 곧 민중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에 형태를 부여했을 때 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만화 <키마이라>는 아돌프 히틀러가 생전에 했던 발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돌프 히틀러는 대중선동의 천재였다. 미대 시험에 2번이나 떨어지면서 미래가 보이지 않던 청년이 독일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업어 총통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그 이면에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대중선동과 심리조작, 이미지 효과가 있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

저 발언으로 보았을 때 히틀러는 어려운 현실에 처한 대중들은 영웅이 탄생하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았다는 뜻이 된다. 대중의 그런 바람에 부합해 구체적인 이미지를 갖추면서 자신은 '신'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의 웅변술은 이런 재탄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신'은 민중의 지도자이기 전에 완벽한 배우여야 한다"던 그의 발언이 그의 그런 생각을 다시 한번 대변한다.

<키마이라>에 등장하는 재벌 2세 류이치와 방송국 PD 코바야시, 폭력조직의 2인자 카오루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일본의 현실에 절망과 환멸을 품은 나머지 과거의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절대적인 '신'을 탄생시켜 일본을 개혁할 것을 다짐한다. 정치권력을 뒷받침하는 재력과 미디어, 그리고 폭력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결국 그들은 '신'으로 재탄생시킬 남자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노숙자 시로를 선택해 호시노 쿠니요시라는 사람의 버려진 호적을 바꿔치기하며 인위적으로 기억을 주입해 대중선동의 모든 것을 가르친다. 그들은 그러면서 그를 중의원 선거에 출마시킬 계획을 꾸미게 된다. 호시노 쿠니요시에게 주입시킨 '신의 탄생을 위한 기술'은 아돌프 히틀러가 남긴 비밀 문서였다.

만화 <키마이라>는 그렇듯 다시 태어난 호시노 쿠니요시를 통해 시대의 발전을 따라오지 못하며 국민을 절망으로 몰아넣는 일본의 정치에 대한 적나라한 공격을 시작한다. 고이즈미 정권이 시도중인 개혁은 물론이고, 정계의 흑막까지 대놓고 파헤치는 놀라운 뚝심이 특히 돋보인다.

만화 속에서 일본의 총리로 등장하는 아사누마 준이치로는 그 이름도 이름이지만, 외모부터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대단히 비슷하게 그려졌다는 점에서 그 뚝심을 엿볼 수 있다. 거기에 만화 속에서 정계의 막후인물로 등장하는 니카이도 쇼고와 아사누마 준이치로와의 관계에 대한 대담무쌍한 묘사는 실존 인물인 일본 정계의 거물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독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키마이라>의 이야기는 세 남자가 탄생시킨 호시노 쿠니요시와 니카이도 쇼고의 아들 니카이도 나오키의 중의원 선거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 이야기에는 호시노 쿠니요시의 화려하고도 파격적인 언행을 바탕으로 일본 정계에 대한 거침없는 공격이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들의 선거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박진감 넘치게 묘사돼 있다. 겉은 달콤하지만 속은 비었다는 의미에서 "민주주의는 도넛"이라고 주장하는 세 남자의 확고한 주관도 독자들에게는 이색적으로 보일 것이다.

지나치게 빠른 완결의 아쉬움

이 만화의 이야기를 맡은 토다 유키히로는 <키마이라>의 연재를 시작하면서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이 분명했다. 1권에 언급된 작가의 말에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느긋하게 봐달라"는 말을 남겼고, 실제로 이야기의 규모도 장기 연재가 아니라면 묘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키마이라>는 6권을 끝으로 완결을 서둘렀다. 1권에서 소개한 작가의 말과는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다.

<키마이라>를 주목했던 일부 마니아들은 정계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로 인해 외부의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하고 있을 정도. 물론 평범한 우리로서는 사실상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렇듯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은 독자로 하여금 그런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6권은 지나치게 서두른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 서두른 기색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적절한 결말을 활용하며 어색하지 않게 마무리지은 것 역시 토다 유키히로의 역량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만화 <키마이라>는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박진감과 우리의 가슴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호시노 쿠니요시의 열변만으로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결말 역시 급조됐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김으로써 독자에게 또다른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치즘과 파시즘의 탄생, 요즘 서구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네오 나치의 유행은 대중의 어려운 현실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의 어려운 현실은 궁극적으로는 무능한 정치가 그 원인이다. 결국 전세계의 악몽이었고 지금도 그 불씨가 남아있는 나치즘은 무능한 정치로부터 태어난 것이다.

호시노 쿠니요시의 화려한 언변을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키마이라>의 강렬한 마무리는 결국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는 '신'이 아닌, '상식'이 필요하다. 정치에 '상식'이 자리잡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당신의 소중한 한 표일지도 모르겠다. <키마이라>는 '소중한 한표'와 '상식'을 강조하기 위해 그려진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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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자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최동원.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유명인사로 통하는 전문 마케터다. 그는 10년이상을 신용카드 마케팅분야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한국의 신용카드 마케팅에 대해선 그를 빼놓고 말할수는 없다.

‘한국형 신용카드 마케팅’(고려원북스)은 최동원씨가 10년간의 현장 경험을 정리하고 자료를 조사해 국내 신용카드사의 모든것을 담아낸 ‘한국의 신용카드 마케팅 역사서’다.

이 책은 다른나라의 번역서나 컨설팅 업체의 검토의견서가 아니다. 누구나 읽으면 국내외 마케팅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국내외 사례를 꼼꼼히 펼쳐놓았다.

신한은행 시절부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신용카드 마케팅 현장에서 부딪치고 느끼며 연구했던 내용들, 그야말로 경험하지 않으면 알수 없는 내용들을 엮었다.”

최씨의 말처럼 이책은 현장에서 실제 마케팅을 수행한 전문 마케터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 연구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책에 나와 있는 사례와 분석은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생생하다.

모집고객이 달라진다는 연회비 마케팅에 대한 사례는 경험이 아니고서는 발견할수 없는 사례다.

연회비는 카드 신규발급에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연회비는 카드사의 수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감면만이 능사가 아니다. 연회비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연회비를 면제할 경우 카드가 선택될 확률이 높은데 반해, 연회비를 면제받은 고객보다 연회비를 낸 고객의 카드 이용률이나 이용액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각각의 마케팅 사례들을 이론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예상밖의 결과들은 무엇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포인트·연회비·할인·여성·상류층 마케팅 등 현재 신용카드 마케팅에서 수행되고 있는 모든 마케팅 형태가 총망라돼 있다. 각 마케팅별로 성공 포인트를 짚어내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했다. 유의할 점과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체크해주고 있고 성공적인 해외마케팅 사례로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물론 신용카드 마케팅의 미래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앞으로 신용카드 마케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 속에서 마케터들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신용카드가 국내에서만 8000만장. 경제활동인구 1인당 평균 3매이상을 소지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시장이다.

시장규모 또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신용불량자 양산이라는 그늘도 있지만 신용카드사의 발전과 마케터들의 노력을 덮어버리기에는 성과가 너무 크다.

“신용카드 마케팅은 우리나라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저자는 “신용카드의 선진국이라고 이야기하는 미국이나 영국을 벤치마킹해도 우리보다 나을 것이 없다. 미국의 모 컨설팅 회사가 신용카드 마케팅 툴을 팔러 왔다가 오히려 배워갔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다”고 밝혔다. 한국형 신용카드 마케팅에 전 세계 마케터들이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신한카드 김성원 영업본부장은 “신용카드 산업은 경제환경 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 신용카드사업자의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확보는 최우선의 과제라 할수 있다. 우리는 그 해법중의 하나를 고객의 로열티 증진으로부터 찾을수 있는데 이책은 실무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마케팅 패러다임과 마케팅전략으로 창출된 한국형 신용카드 마케팅 사례는 미국의 비자나 마스터카드사에 의해 매년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을 정도다.

고객의 마인드를 읽고 고객을 위한 새로운 가치창조에 노력하고 있는 실무진들뿐만 아니라 마케터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겐 반가운 책이다.

그래도 딱딱하고 지루한 책이라고 되묻는다면 유명한 카피라이터 헬 스테빈즈의 말을 새겨볼만 하다.

“마케팅 데이터는 가로등에 불과하다. 길을 비추고 있는 것이지 기대라고 서 있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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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유고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용케 남아 있다. 아이들에게 왕이 될 것인지 왕의 전령이 될 것인지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리 저리 뛰어 놀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특성상 모두들 전령이 되고자 했다고 한다. 덕분에 왕이 된 사람은 한명도 없이 온통 전령들만 있게 되었고, 그들은 온통 세상을 뛰어 다니면서, 전달사항의 수신자이자 발신자인 왕이 없기에 무의미해져 버린 소식들을 서로에게 외쳐 댔다고 한다. 더 이상 의미도 없는 이 비참한 전령의 삶을 기꺼이 그만두고 싶어도, 처음 전령이 될 때 맹세한 자신들의 임무에 대한 서약 때문에 감히 엄두도 못낸 채 말이다.

작가로서의 길은 실은 어느 누구 듣는 이 없을 세상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메시지는 있되 명확한 수신자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현실에서 ‘전령’은 메신저로서의 서약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가 바로 낭만이 이야기되는 접점일 것이다. 작가 이외수의 젊은 날의 기록에는 따라서 낭만과 사랑의 ‘전령사’로서의 의무감이 각인되어 있다.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야기, 그리고 범상치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었던 고난과 아픔의 기록을 담은 두 권의 산문집(‘내잠속에 내리는 비’,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에는 개념화와 재해석을 거부하는 수많은 기존의 이미지들이 나름의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회상이라는 거름종이에도 채 걸러지지 않은 청년 이외수의 삶을 한계지우는 여러 섬뜩함과 처절함의 에피소드들은 진정한 낭만성은 아닐 것이다. 이외수는 서술적 글쓰기가 아니라 묘사적 문체로 소설을 쓰고자 한다고 주장한다. ‘아름다움은 서술되어질 때 보다 묘사되어질 때 더욱 선명한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일상의 통속화와 개념화에 대한 반란을 꿈꾸는 문청 이외수가 ‘얼음밥’의 수행을 거쳐서 모든 ‘고정관념의 껍질을 탈피하면서 만물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게 되고, 만물의 영혼과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과정은 따뜻한 마음과 사랑에 대한 눈뜸의 과정이다.

개념화와 이론화의 사각지대를 바라보지 못하고 여전히 기존의 제도교육이 지닌 경직성의 재생산에만 매몰된 가식적인 교육에 비하여 이외수가 친화력을 느끼는 참교육이란 ‘머리가 좋은 사람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좋은 사람을 양산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춘천교육대학 시절 매달 이발비 명목으로 생활비를 도와주던 은사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을 작가의 길로 이끌어준 선배 문인들에 대한 언급, 그리고 첫 소설의 무대가 되기도 했던 장미촌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작가는 독자의 마음에 호소하고 있다. 이외수가 주장하는 낭만성의 근저에는 역설적으로 자신이 거부하던 새로운 개념화의 시도가 자리 잡고 있은 것은 아닐런지.

출처불명의 카프카의 일기문을 인용하며 대학생들에게 열린 마음의 개성적인 인간이 되라고 외치는 글에서 우리의 기인은 다음과 같이 처음 ‘전령’이 되었을 때 맹세한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

“대학생들이여. 그대들은 열려 있어야 한다. 너무나 많은 것 들이 가슴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가슴을 통해서 소멸한다. 비극도 불행도 전쟁도 평화도. 하지만 열려 있는 가슴만으로는 아무것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소멸시킬 수도 없다. 도서관으로 가라. 가서 전자오락을 하듯이 온 정신을 다 집중해서 책을 읽으라. 닥치는 대로 읽으라. 그러면 그대의 가슴 안에 무엇이 고이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대학생과 국화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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