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山西省) 우타이산(五臺山)은 우리나라 고건축과 불교 연구에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중국 불교 4대 성지로, 윈강(雲崗)석굴과 세계 최고(最古) 목조건축인 난찬사(南禪寺) 대전, 포광사(佛光寺) 대전 등이 있다. 이 지역에 융성했던 북위와 요나라의 불교 미술·건축은 삼국·고려 시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럼에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산시성의 미술을 제대로 조명한 책은 찾기 어려웠다. 이 책은 3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우타이산의 사찰·탑을 입면도, 평면도 등을 사용해 생생하게 소개한다. 2부에서는 45개에 달하는 윈강석굴을 상세히 해설한다. 3부에서는 6박7일간의 산시성 유적 답사를 여행기 형식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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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말기 평양에서 나고 자란 지은이의 체험소설. 저자는 만주에서 독립운동 중이라는 아버지와 징용에 끌려간 오빠들은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기구한 어 린시절을 보낸다. 생일 잔치상마저 일본 순사가 엎어버리고 공장의 언니들은 일본군 트럭에 어디론가 실려간다. 악몽 같은 날들이 지나고 마침내 광복이 왔다. 그러나 이번엔 소련군이 점령하고 선전선동과 강제노동, 감시가 판을 친다. 가족들은 몰래 월남을 결심하고 평양을 떠난다. 그러나 안내인은 소련군의 이중첩자였고 어머니는 소련군에 끌려간다.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국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 시련으로 점철된 역사를 그려낸 이 책은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에서 이미 출간됐고, 전미도서관협회 최우수 청소년도서로 선정됐다.

권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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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성호 기자]
 
ⓒ2006 생각하는백성
여기 조작된 역사가 있다. 물론 조작이라는 증거가 명백하다. 그러나 조작은 아이러니하게도 공식적인 역사로 인정받고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유물을 조작해 팔아서 치부하려는 욕망 때문이 아니다. 뿌리 깊은 맹목적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이유가 숨어 있다.

조작된 역사는 증거를 앞세워 복원하면 되지 않겠냐는 반문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지배자의 역사는 '잃어버린 고리'를 자기 것으로 채우고 자신들과 가치관이 다른 것은 부정하고 악으로 몰아세우게 마련이다. 따라서 조작된 역사를 되돌리는 것을 극도로 회피한다. 그래서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 하지 않았나.

기득권, 즉 역사를 조작한 무리들은 이러한 역사의 균열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혼돈이 두려워 과거의 조작 따위는 애써 무시한다. 그러는 사이에 역사 조작은 세대를 이어 교육되면서 역사관을 망쳐 놓는다.

조작된 역사는 비가역적이다

밀가루 반죽같이 멋대로 빚어진 그릇된 역사관으로 말미암아 세계사는 연대적 오차, 시각적 오독에 휘말리게 된다. 이는 곧 인간사의 왜곡이며 조작인 셈이다. 이를 되돌리기란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머신이 없는 이상 어렵다. 저자도 대체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독일의 우베 토퍼는 30년간 모국은 물론 유럽의 역사 서술을 바꾸기 위해 조작된 역사를 파헤쳐 온 소위 재야 학자다. <조작된 역사>는 지난 1999년 펴낸 <만들어진 역사>의 연작인 셈이다. 우베는 비가역적일 것만 같았던 조작된 역사를 현장방문과 문헌을 통해 촘촘하게 세상에 드러냈다.

그렇다고 역사가 가역적으로 제자리를 찾지는 않는다. 우베의 한마디로 역사가 뒤바뀐다면 '세계사 연대기'는 매일 뜯어 고쳐도 모자랄 것이다. 다만 역사 조작이 우리의 상상을 초원할 정도로 버젓이 행해졌고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내는데 목적을 다한다.

이 점에서 작자는 세상을 혼돈에 빠트리기보다는 엇박자라도 삐걱거리면서 돌아가는 역사가 그나마 낫다는 입장이다. 우베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조작된 유물들을 확실히 만천하에 드러내고 그와 관련된 문헌들이 믿지 못할 것임을 밝혀두자는 것이다.

'잃어버린 사슬' 선점에 따라 역사는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감시의 눈이 없으면 역사는 언제고 또다시 조작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잃어버린 사슬' 때문이다. 누가 그럴 듯하게 이 사슬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조작된 역사에 대한 비판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1450년대에 역사 조작은 조직적으로 끊임없이, 그리고 더욱 거세게 행해졌으며 동시에 최초로 비판가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1650년대에 들어서서야 '역사 사기'에 대한 삭제 작업이 진지하게 이루어진다. 문제는 '반짝 관심'일 뿐 역사를 사기극에서 벗어나게 하기는 어려웠다. 역사바로세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온전치 못하다. 때론 사학자들의 실수에 의한 것도 있겠지만 조직적 범죄도 많다. 차라리 책을 열지 말 것을. 머리가 지끈거리며 무거워 진다. 우베도 처음엔 같은 생각이었으리라. 조작이나 마나 그냥 스쳐갈 것을.

역자에 따르면 저자의 역사관 저변에는 우주빙하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학계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우주생성이론으로, 이로 인한 지구의 재난과 역사의 단절, 공백 때문에 역사 일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인위적 사실, 즉 조작된 역사가 채워져서 잘못된 역사체계가 만들어 졌다는 것이 우베의 설명이다. 다분히 독특한 야사(野史)적 관점이다. 우주빙하설의 진위 이전에 저자가 조작의 근거로 내세우는 주장은 방대하다. 방대함이 때론 읽기 불편함을 주지만.

그나마 고고학에 관심이 있어서 역자 후기가 책 말미에 있는 것을 알았지 녹녹치 않은 책이다. 전문용어는 물론 지명, 인명 등 고유명사가 주는 딱딱함과 무료함, 그리고 방대한 참고문헌 인용이 유발하는 널뛰기 지식, 마지막으로 대중적이지 못한 소재에서 오는 난독증까지. 쉽게 손이 가는 책은 아니다. 추천 역시 마찬가지다.

조작된 '페르세포네' 조각상

 
▲페르세포네 조각상
페르가몬박물관
독일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페르세포네 조각상. 박물관 도록 설명에 따르면 얼마 전 이탈리아 남부 타렌트란 지방에서 기원전 480~460년 사이에 만들어진 높이 1.5m짜리 대리석 조각상이 발견됐다.

조각상은 데메테르의 딸이자 하데스의 아내인 지하세계의 여신 코래, 즉 페르세포네의 실물 조각상으로 밝혀졌다. 우베는 이 작품이 이탈리아 출신 ‘도세나’라는 고대 미술품 위조가의 위작이라고 지적한다.

채석장 석공보다 돈 벌기 쉬운 조작으로 방향을 바꾼 도세나는 가톨릭교를 믿는 이탈리아 국민들이 좋아하는 마돈나상을 만들다가 점차 유물 위조에 손을 댄다. 도세나가 노린 것은 바로 '잃어버린 고리' 부분.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대담한 위조가 가능했다.

위작에서 파손된 부분은 대부분 위조자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려워 한 부분이다. 이 조각상에서는 양 손에 무엇이 들려져 있는지 분명치 않자 아예 파손된 모양으로 만들었다. 빈약한 가슴 역시 도세나의 위작 특징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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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가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와 함께 ‘동서양의 고전을 21세기 한국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다’는 취지로 기획한 다이제스트 시리즈. 우찬제 서강대 교수, 표정훈 출판평론가 등 각계 전문가들이 엄선한 68종을 58인의 저자가 참여해 집필했다. 고전이 함축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현 상황을 연결하고 있다. 제1권 ‘인문자연편’에는 데카르트의 ‘방법 서설’, 다윈의 ‘종의 기원’ 등 18종, 제2권 ‘정치사회편’에는 플라톤의 ‘국가’, 루소의 ‘사회계약론’ 등 16종의 고전이 소개돼 있다. 3, 4권은 문학편으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보르헤스의 ‘픽션들’ 등 34종의 작품을 요약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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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욱(왼쪽), 김형중.
2000년대 우리 문학의 지형은 어떻게 변했을까. 19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남긴 주름살을 떠안고, 온갖 세련된 논리로 무장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확산에 맥없이 휘둘리는 사회경제적 상황 속에 문학은 시대를 어떻게 비추고 어떤 문제제기를 해왔나. 올해 창간 40년째인 계간 ‘창비’ 여름호가 ‘2000년대 한국문학이 읽는 시대적 징후’를 진단하는 기획 특집을 마련했다.

5명의 문학평론가들이 각각 다른 주제로 접근방식을 달리해 가며 2000년대 문학이 보여준 가능성과 한계를 다각도로 짚어나간다.

◇‘경계 넘기’의 본격화=인제대 영문과 한기욱 교수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현실 읽기’라는 글에서 최근의 한국 현실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외환위기 체제와 6·15공동선언이었고, 이것들은 동시에 “90년대 문학과 2000년대 문학의 결정적 사건”이었다고 진단한다.

그는 외환위기가 한반도 남녘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직격탄을 날렸다면 6·15공동선언은 한반도 주민 전체의 장래에 더 결정적 사건이었던 만큼 후자를 2000년대 문학의 기점으로 삼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물론 외환위기에 비해 6·15공동선언이 문학에 남긴 흔적은 아직 제한적이다. 그러나 외형적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0년 이후 활발해진 ‘경계 넘기’가 그 징조다.

그는 “사유와 상상력의 지평이 여러 국경·경계를 넘어 크게 확장되고, 그럼으로써 한반도 남쪽의 반국적 시야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는 방현석의 ‘존재의 형식’(2002), 이대환의 ‘붉은 고래’(2004), 공지영의 ‘별들의 들판’(2004), 전성태의 ‘국경을 넘는 일’(2004), 정도상의 ‘소소, 눈사람이 되다’(2006)처럼 외국의 경험을 통해 분단의 상처와 그 경계를 넘는 일의 의미를 의식적으로 되새기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고 썼다. 한편 김애란과 박민규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라는 ‘역사적 현실의 중력’을 온몸으로 겪으면서도 그 체제의 논리에 쉽사리 포섭되지 않는 주체들”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됐다.

◇성, 가족 이데올로기의 변화=소장 문학평론가인 김형중씨는 ‘성(性)을 사유하는 윤리적 방식’이라는 글을 통해 최근 한국문학에 나타난 성·사랑·가족의 양상과 윤리방식을 흥미롭게 분석했다.

김씨는 남성의 언어로 말해지길 원치 않는 이즈음의 여성시인들에 대해 논한다. “어떤 모성은 잔인한 과대망상이다”(‘거리의 기타리스트-돌아오지 마라, 엄마’ 중)라 쓰고 있는 김이듬, “설사 내 자궁에 근종 덩어리 하나 자라고 있다 한들”(‘가위눌리다 도망나온 새벽’ 중)이라며 잉태에 대해 이물감 외의 어떠한 자부심도 느끼지 않음을 표현한 김민정, ‘정육점 여주인’이란 시에서 ‘남성·여성’의 이분법적 성차를 부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진은영…. 아울러 황병승의 시와 배수아의 소설에 드러나는 모호한 성 정체성도 특징적 현상으로 지목됐다.

전통적인 가족상의 붕괴와 다양한 ‘대안가족’의 등장 역시 2000년대 소설이 보여준 특징이다. 윤성희의 ‘가족’(‘문예중앙’ 2005년 봄호)에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와 그중 한 남자의 아들’로 이뤄진 가족이 나온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거기, 당신?’, 문학동네 2004)에서 주인공은 부산행 새마을호에서 일곱 번 마주친 ‘Q’와, 목욕탕에 갔다 우연히 발을 밟아 친해진 ‘W’, 그리고 찜질방에서 만난 여고생과 한 가족을 이룬다.

강영숙의 ‘리나’(문예중앙 연재중)는 한 발 더 나간다. 탈북자로 보이는 ‘리나’는 ‘삐’라는 남자와 남매였다, 연인이었다, 동료가 되기도 한다. 또 함께 탈북한 방직공장 언니도 가족의 성원이 되어 ‘리나’와 자매이자 동성애 관계로 설정된다.

김씨는 “한국사회도 (내부에서 배제되었건 외부로부터 유입되었건) 타자들과 함께 살고 있고, 또 앞으로 점점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질 것”이라며 “이럴 때 문학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거주할 문장을 만들고, 윤리적으로 그들과 기거할 수 있는 방식을 미리 보여주는 것 외에는 없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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