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를 잡는다고 건설경기까지 죽였습니다. 기업접대비 한도를 줄이고, 성매매를 강력하게 단속한 것 역시 경기를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옳은 정책일수록 경기흐름을 고려해서 실행해야 합니다. 경기가 죽으면 국민들은 개혁 자체를 기피합니다.”(68페이지)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분야 개인교사를 지낸 재야 경제학자 최용식씨(21세기 경제학연구소장)가 미래 경제소설 ‘
후지산 정상에
태극기 휘날리며’와 ‘일본경제 뛰어넘기 프로젝트’란 부제가 달린 ‘꿈은 이루어진다’(지식더미)를 동시에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참여정부 집권 3년 동안 내내 경기부진이 계속됐다. 이것만으로도 현 경제정책 당사자들은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문민정부의 화두는 ‘국제경쟁력 강화’였다. 온 나라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했지만, 오히려 국제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악화시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게다가 동반성장을 외친 참여정부는 그 어느 정권보다 더 많은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으며, 경기부진은 참여정부 집권 후 3년여 동안이나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반성할 줄도 책임질 줄도 모르기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진단하는 저자는 “경제질병에 한번 걸려들면 경제는 뒷걸음질을 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것만은 피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경제질병이란 1997년말 우리나라가 겪었던 ‘외환위기’를 말한다. 당시 외환위기만 겪지 않았다면 한국경제는 지금쯤 국민소득 2만5000달러에 이르러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재경부와 청와대 경제팀이 진실을 숨기고 허위보고를 하기 때문에 경제가 더 악화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인다. 다시 말해 참여정부 집권 3년여 동안에 환율방어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외평채 발행을 중단하고 국고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뿐만 아니라 달러를 사들이면서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 통화안정증권을 엄청나게 발행한 나머지 지난 3년 동안 2배로 증가, 이자만도 매년 7조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리들은 환율방어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라 일종의 도박인 선물환차액거래에 나섬으로써 환율방어에서 입은 손실을 메우기는커녕 2조원이나 날리고 말았어요.”(85∼86페이지)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경제를 2017년 국민소득 5만달러,
국내총생산 규모를 세계 5위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가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며 끊임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곰곰이 씹어보면 한 재야 경제학자의 허황된 쓴소리가 아니라 정말 참여정부가 이같은 내용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2017년 국민소득 5만달러를 달성해 일본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이 책에는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유사이래 어느때보다 가장 높기 때문에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기만 한다면 2017년쯤 후지산 정상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4년동안 환율이 거의 30%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두 배나 증가한 것도 저자가 장밋빛 전망을 하는 근거다.
그래서 저자는 한국경제가 다시 꽃피울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로 환율정책을 잘 활용할 것을 꼽는다. 지금과 같이 과도한 외환보유고는 국민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달러를 사들이기 위해 국채를 발행한데다가 국채이자도 꼬박꼬박 물고 있으며, 또한 달러를 사들이느라 풀린 돈을 환수하기 위해 통화한정증권도 발행했고 그 이자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토론회를 방불케 하는 책의 내용들은 그동안 몰랐던 경제인식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최씨가 40년의 세월을 쏟아부은 경제학을 토대로 우리나라가 일본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실현가능한 경제정책들이 토론형식으로 잘 정리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분명 이책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픽션입니다. 정치적인 해석이나 지나친 의미부여는 사양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국가경제를 책임있게 경영하고 싶은 사람, 경제를 제대로 알고나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 경제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책을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