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 상
박혁문 지음 / 늘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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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주몽'의 열기 때문인지 여러 출판사에서 주몽
또는 주몽과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출판되는것 같아요.

저 역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지라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미디어의 영향이 크긴 크네요.^^

물론 드라마는 역사를 드라마의 재미와 극적인 효과를 노리려고 여러모로 각색된 부분이 없지않아 있어요.

드라마처럼 해모수와 유화의 사랑이 로맨틱하지도 않고,
고조선을 위해 한나라 철기군과 멋지게 싸우지도 그래서 철기군에 의해 눈이 멀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금와와 해모수는 목숨을 건 친구라기보다는 오히려 원수지간(?)이구요.

그래서 만약 드라마만을 생각하고 이 책을 선택하신 분이라면 어쩜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몽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재미있는 소설인것 같아요.

힘없는 족장의 딸인 유화부인을 어머니로 둔 죄로 주몽은(처음부터 주몽이라 불리지 않았습니다.
주몽은 활을 잘 쏘는 아이라는 뜻이예요.)자신의 신분을 모른채 추모라 불리며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냅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해모수와 그 추종자들이 주몽을 키우기 위해 계획회 놓은 길이지요.

좋은 스승을 만나 사냥과 무술을 익히고, 우연한 기회에
소서노를 만나는 장면에서는 소서녀가 유부녀라는 것을 알았을때 왠지 배신감이 느껴졌어요.^^;;

암튼, 해모수의 계획 아래 주몽은 금와의 후계자 선정 대회에 참석하게 됩니다.
점점 재미있어지는 주몽의 이야기가 여기서 멈추다니 너무 아쉽네요.

참고로 요즘 월드컵 기간이라 주몽 드라마 방송을 안해줘서 너무 안타까웠어요^^ㅋㅋ
다음편을 읽고 나서 또 다른 주몽에 관한 서적을 한번 읽어볼까? 생각중이랍니다.
그만큼 주몽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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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 상
박혁문 지음 / 늘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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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다투던 사이였던 금와의 다섯 여자들은 남편의 사랑을 빼앗긴 후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고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유화를 성토했다.
장자 계승이라는 원칙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것은 단순한 애정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문제였다. 자신의 부족이, 혹은 자신의 아들이 나라 전체를 지배할 권력을 갖기 위해 다투는 것이다. 따라서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의 사랑이 한 여자에게 집중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들은 일단은 힘을 합치기로 했다. 후계 문제에 관한 한 공정한 경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와는 힘있는 부족의 여식을 취하여 세력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여권 또한 무시 못했을거예요.-.쪽

우태라는 사람은 졸본부여의 사람으로 원래는 부여국의 왕족이라 자신을 소개했다. 처가살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예족(말갈족) 사람들이 재물을 노리고 급습을 했다는 것이다.
맥족의 총각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처가살이를 해야 했다. 처가의 일을 돕고 살림을 일군 다음 아들을 낳고 그가 어느 정도 자라야만 비로소 자신의 본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태도 큰 아들 비류를 낳은 후에야 처가살이를 끝낼 수 있었다. 그는 지금 자신이 처가살이에서 일군 가족들을 이끌고 자신의 본가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의 아내는 소서노로 부여의 귀족인 연타발의 장녀였다. 그는 상당한 자산가였는데 처가살이를 마치고 본가로 돌아가는 사위와 딸을 위해 많은 재물을 나눠 주었다. 호위무사들이 타고 가던 말이 전부 다 그가 준 것이며 마차 속에는 많은 금은보화와 비단이 실려 있었다.

=>주몽과 소서노의 만남-.쪽

재사는 곰족과 호랑이족이 사는 이 땅에 청동기라는 강력한 문명을 지닌 기마민족의 등장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늘과 태양을 숭배하는 환인족의 서자인 환웅이 하늘의 뜻을 펼치기 위해 나라를 세웠다는 것이다.
"피정복민과 융화하기 위해 당시 가장 강한 토착민인 곰족과 호랑이족의 왕녀를 교화시켜 결혼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동굴 속에서의 가르침에서 호랑이족은 결국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환웅께서는 곰족 왕녀와 결혼을 했습니다. 이 두 분 사이에서 태어나신 분이 단군왕검이십니다. 그분은 아사달에 나라를 열어 조선이라는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단군의 탄생부터 시작한 조선 역사는 추모의 관심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무시무시한 장수 치우왕검이 하화족(夏華,중국)의 헌원씨와 싸운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했다. 제나라 관중의 공격으로 조선이 중원에서 밀려난 이야기며, 연(燕)나라가 강성해지면서 요서지역을 잃고 요동지역으로 쫓겨난 이야기는 추모를 매우 안타깝게 했다.
은나라가 망하면서 기씨가 조선으로 건너와 요동지역에 살고 있었는데 이들이 단군을 배반하여 조선이 두 개로 분열된 이야기에서는 분노를 느꼈고, 예맥 출신의 단군 모갑이 다시 조선을 통합하여 흉노족과 선비족을 점령한 이야기에서는 또 다시 신이 났다. 그러나 모갑이 죽고 난 뒤 연나라 진개장군의 공격으로 다시 요동지역으로 쫓겨난 부분에서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쪽

해모수는 건국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말했다.
"나라를 건국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야한다. 하늘을 공경하는 것은 곧 백성에 대한 사랑이다. 하늘의 뜻과 생각이 나타난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귀히 여기려면 나라가 있어야 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무(武)를 숭상해야 한다. 이를 잊지 마라. 이를 위해 무골과 묵거가 예맥의 산천을 돌며 많은 인재들을 육성해 놓았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이들이 뿌려놓은 씨앗들은 나라가 위태로우면 언제든지 달려 나올 것이다.
둘째는 인재가 필요하다. 한 나라를 다스리려면 뛰어난 재상과 장군이 있어야한다. 백성과 고을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다른 나라와의 마찰을 해소할 뿐 아니라 자연재난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재상이 필요하다. 또한 군사를 모으고 조직하고 훈련하여 외침을 막을 뿐 아니라 국익을 위해서, 나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나라를 공격할 필요를 느낄 때 능히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장군이 필요하다. 이는 전적으로 임금의 몫이다. 인재를 구하고 적절한 곳에 쓰는 것 그것이 임금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적절한 재화다. 임금이 가장 큰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은 백성을 잘 먹이고 잘 입히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예맥조선은 위만조선과 달리 산과 강이 많아 외침을 막기에는 적합하지만 외부와의 교류가 적어 고립되고 미개한 생활을 하는 곳이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록 적이지만 한나라의 우수하고 발달한 문물을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또 저들과의 무역을 통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할 재화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쪽

"밥을 먹지 않고 뭘 그렇게 고민하고 있느냐?"
추모는 낮에 있었던 일을 대충 말했다.
"그것이라면 그리 고민할 필요가 뭐 있겠느냐?"
"예!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그야 풀을 못 먹게 하면 되지 않느냐? 풀을 못 먹게 하면 야위어질 것이고 야위어진 말을 탈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겠느냐? 어차피 임금이 너에게도 말 한 필을 가지게 할 것이고."
"하하하! 그것은 원론적인 말이지요. 제 말은 어떻게 말이 풀을 먹지 않게 하는 방법을 묻는 것입니다."
추모는 그냥 웃고 말았다. 여자가 무엇을 알겠냐는 투였다. 하지만 유화는 해모수가 예맥족의 수많은 여인 중에서 고른 여자였다.
"풀을 먹지 못하게 말의 혀에 바늘을 찔러 보아라. 그러면 먹지 못하여 금방 야위어 질 것이다. 그런 다음 너는 그 말을 선택하고 바늘을 뺀 뒤에 다시 잘 먹이면 되지 않겠느냐."
"예!"
추모는 깜짝 놀랐다. 어머니의 지혜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어머니를 무시하던 생각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세요."
추모는 왜 아버지 해모수가 어머니를 찾아가라는 말을 하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산을 떠나기 전 천하는 음과 양의 조화를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의 사람들로부터 양기(陽氣)를 받아 무술을 배웠다면 어머니로부터는 지혜와 겸양 그리고 은둔하는 음기(陰氣)를 배워야한다는 재사의 말도 떠올랐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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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참을 수 없는 건 참을 수 없는 게 없다는 것이야.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날 생각하는 것이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소년적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 나오는 대사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호연을 통해 천재시인이라 불렸던 랭보(1854~1891)의 여러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랭보의 삶과 알려지지 않은 가족사, 성장배경을 다룬 <랭보 지옥으로부터의 자유>(홍익출판사. 2001)에 의하면 랭보는 어릴 때부터 천재적인 문학성을 보였다.

“우리들 중 누군가가 기하학정리 몇 개를 증명하는 동안, 랭보는 라틴시 몇 편을 순식간에 해치우곤 했어요. 그것들 모두 재기 넘치는 것이었죠. 제목은 똑같았어요. 하지만 시구의 표현양식과 사상 논지의 전개가 아주 달랐기 때문에 선생님은 한사람의 손으로 씌어진 것인 줄 몰랐지요. 그가 거기에 바친 시간에 비하면 정말 곡예와 같은 솜씨였어요. 이런 일이 꽤 자꾸 있었지요. 이건 보증할 수 있어요”

랭보와 함께 학습했던 학우의 고백은 그의 천재적 문학성을 드러낸다. 그는 실제로, 수학과 기하학에 매우 둔했으며 (거의 보통사람의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였다) 관심도 거의 갖지 못했다. 그러나 문장을 만들 때만큼은 독창적인 어휘들로 채우기 위해 집요한 노력과 발상을 아끼지 않았다.

랭보의 어머니는 난폭할 정도의 자기주장과 독선과 아집을 가진 여성이었다. 지독한 보수주의자로 이웃들과의 싸움을 쉬지 않고 자행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그녀는 시인 베를렌느앞에서도 자신의 아들 랭보의 따귀를 때리는 일을 서슴지 않았으며, 그를 뒤쫓고 감시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어머니의 훈육방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칠고 엄격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던 랭보의 어머니는 남편의 부재가 주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자녀교육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러나 이런 관심은 랭보를 더욱 비뚤어 나가게 만든 요인이 될 뿐이었다.

“일이라는 게 대체 뭐야,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것은 다 파괴하고, 다 지워버려야 해, 아! 담벼락 구석에 버려져서 아무렇게 자라고, 어른이 되어서나 선생들이나 가족이 주입한 관념이라곤 전혀 없는 아이는 행복하겠어! 새롭고, 순수하고, 원칙도 관념도 없으니까. 사람들이 우리한테 가르친 것은 모두다 거짓이니까 말이야! 자유로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아이 말이야!”

랭보의 항변은 성장기에 겪었던 혼란과 고통을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 삐에르 쁘띠피스는 랭보의 삶을 어떤 식으로든 정의 내리려 하지 않는다. 시대와 사랑, 가족과 철학과 세상 앞에서 느꼈던 랭보의 고통을 열어 보일 뿐이다.

3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랭보의 조부, 부모세대의 이야기, 형제, 그가 만났던 예술가들의 삶이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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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깝다 이책

전화가 뜸한 오후 전화벨이 울렸다. 부천에 산다는 독자였다.<데르수 우잘라>를 감동 깊게 읽었고 이런 책을 볼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단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아르세니에프의 다른 책이 국내에 나왔는지, 없다면 갈라파고스에서 낼 생각이 있는지 묻는다. 잠시 머뭇거리자 왜 책이 잘 안 팔리느냐면서 그렇다면 자기라도 열심히 ‘입선전’을 해주겠다고 한다. 이 책을 내고 여러 사람에게서 이런 전화를 받았다. 인터넷 서점의 어느 독자는 리뷰란에 이 책을 보고 왜 자기가 울었는지를 독자들에게 묻는 방식으로 이 책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출판동네 15년이 넘지만 낸 책을 잘 보았다는 독자 전화를 받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이쯤되면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지 않는가? 하지만 또다른 현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책들 때문이다. <데르수 우잘라>는 초판 2000부를 발행해 반년이 지난 지금, 초판의 반 가까운 부수의 재고가 오늘도 독자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 책에 대해 러시아의 대문호 고리키는 저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귀하의 책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토록 중요한 과학적 가치에 대해서는 말할 나위도 없고, 풍부한 자연묘사와 특유의 표현력에 저는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귀하의 친구였던 데르수는 이제 더는 ‘짐승의 발자국을 뒤쫓는 야만적인 사냥꾼’이 아닙니다.그는 우리가 이룩한 문명에 대한 심판자이며,또한 감히 넘볼 수 없었던 ‘예술의 본질’을 일깨워준 선구자입니다.귀하의 삶에 이런 친구가 있었다는 데 대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책은 광활한 시베리아에서 자연을 존중하며 자연과 교감했던 원주민 사냥꾼 ‘데르수 우잘라'의 삶을 그린 논픽션이다. 지은이 아르세니에프는 러시아군의 극동기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한 의용병 부대의 지휘관이며, 러시아 극동 탐험가이자 지리학자이며 작가였다. 당시의 의용병 부대는 수렵과 탐사가 주임무로, 오지를 수색할 때가 많았다. 전투훈련 대신 시호테 알린 일대와 연해지방의 지형 및 도로를 조사했으며, 전시에는 정찰과 길안내를 맡았다. 이 책은 이곳의 원주민이었던 데르수 우잘라가 1902년부터 1910년에 걸쳐 아르세니에프의 탐사대와 함께한 나날들, 그리고 그가 총과 돈을 노린 러시아 사람에게 살해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데르수는 항상 사냥해온 것을 이웃과 똑같이 나눠가졌다. 발자국, 모닥불 흔적으로 그 사람의 나이와 행적을 알아맞힌다든가 달무리나 메아리의 크기로 다음날 날씨를 예견하고 별, 폭포, 강 등 자연물은 물론 물고기, 얼룩바다표범, 호랑이, 사슴 등 동물과 교감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이 책은 자연과 하나 되어 사는 사람이 얼마나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소위 문명화된 인간에게 퇴화된 능력을 어디까지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복과 승리 대신 공존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야생의 삶을 보여주는 이 책은 키플링이 쓴 <정글북> 혹은, 페니모어 쿠퍼의 <모히칸 족의 최후>와 비견될 만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75년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데르수 우잘라>를 원작으로 동명의 영화를 만들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과 모스크바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둔 성공회대학 신영복 교수가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수업에서 `사회는 우직한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나아간다’는 교훈을 주고싶다”며 “어리석은 사람의 우직함 때문에 세상이 더 나아진다는 가르침을 전해 주려한다”고 말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데르수 우잘라’야말로 신영복 선생님이 말한 그런 사람의 전형이 아닐까.

임병삼/도서출판 갈라파고스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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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경희]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전 2권)

발터 뫼르스 지음, 이광일 옮김, 들녘

각 500쪽·435쪽, 각 9500원

지난해 14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던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독일 작가 발터 뫼르스의 대표작이다. '책이 주인공이 되는 책의 세상'을 그려 각광받았던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이 작품에서도 무한히 발휘된다. 이번에는 상상 속의 잡종 동물 종족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루모는 늑대와 노루의 피가 뒤섞인 '볼퍼팅어'다. 네 발을 가졌지만 직립 보행을 하고 옷을 차려입으며 말도 할 줄 아는 타고난 전사다.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스마이크는 손이 여럿 달리고 물에서도, 뭍에서도 살 수 있는 '상어구더기'다. 이들이 산 채로 동물을 잡아먹는 외눈박이 소굴에 갇혀 있다가 가까스로 탈출하면서부터 모험이 시작된다. 잔인한 외눈박이는 미각이 발달한 나머지 혀에까지 척추 신경이 연결돼 있다. 이런 식으로 여러 종족이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태어난다. 지식욕이 강한 스마이크가 두뇌가 4개나 되는 콜리브릴의 귀에 손가락을 꽂고 그의 지식을 모조리 전수받는 '지식 감염', 피 속을 잠수하는 미세 기계 '잠혈함' 등 과학적 상상력도 풍부하다.

작가 특유의 유머 감각도 곳곳에서 넘실댄다. 루모의 공격을 받은 뒤 외눈박이 두목이 암흑 속에서 피를 흘리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 (기껏해야 아침에 일어나 짐승들을 산 채로 잡아먹는) 소박한 외눈박이의 일상을 살았을 뿐인데…'라고 중얼거리는 식이다.

만화가로도 명성을 얻은 작가의 섬세한 삽화도 쏠쏠한 볼거리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가의 상상의 세계를 따라잡기 위한 이정표 역할을 해준다.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진다고 느낀다면 한번쯤 이 책을 손에 잡아도 좋을 것이다. 잘 먹고 잘 사는 일을 고민하는 데만 쓰느라 깜빡 졸고 있던 두뇌 이곳 저곳이 반짝반짝 깨어나기 시작할 테니.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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