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유태웅 기자] '귀농' 아닌'도심형' 텃밭가꾸기를 직접 체험하며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서울 외곽지역으로 예로부터 '먹골배'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는 넓은 배밭과 논들이 있던 곳이었는데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해발 80m 작은 야산 경사진 곳의 배밭만 일부 남아 주말농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굳이 덧붙이자면 도심형 주말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8년에 이곳으로 이사 온 이후부터 줄곧 운동을 겸해 이 야산을 오르내리면서 배밭을 즐겨 찾곤 했다. 사계절을 통해 4월 무렵에 피는 배꽃과 10월 무렵에 농익는 배나무를 동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올해엔 직접 텃밭을 분양받아 여러 과일과 채소를 가꾸고 싶은 마음이 생겨, 2월에 배나무 두 그루와 6~7평짜리 작은 텃밭을 분양받았다. 이 텃밭은 남동향 계단형으로 경사진 텃밭은 총 12개의 작은 이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밭은 배수성을 높이기 위해 고랑을 판다. 이 고랑과 고랑사이가 두둑인데 이렇게 고랑과 두둑을 합해 이랑이라고 한다.

3월엔 해묵은 밭의 흙을 모두 뒤집어 거름을 주었고, 4월부턴 파종을 시작했다. 가능하면 싹이 트는 재미를 맛보려고 모종을 구하지 않고 직접 씨를 심었다. 수박, 오이, 애호박, 토마토, 적상추와 청상추는 씨를 심었고, 감자는 씨감자를 쪼개어 심었다. 딸기는 모종을 4그루 사다가 배나무 밑동 습기가 찬 곳에 심어두었다.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씨앗이 싹트기 시작해 몇 차례 솎아주기를 통해 될 성 싶은 알찬 포기만 가려놓았다. 6월말에 접어든 요즘은 대부분 무성한 줄기를 뻗기 시작하면서 꽃을 피우고 작은 열매들을 달기 시작했다. 6월 둘째 주까지, 상추는 지겨울 정도로 맛보다가 모두 뽑아내 버리고, 그 자리에 고구마 순을 100개 정도 사다가 심었다. 본격적인 장마가 내리기 전에는 조만간 '하지'감자를 수확할 예정이다.

대형서점서 조사해 본 텃밭가꾸기 실용서들

▲ 지난 3월에 구입했던 실용서와 텃밭에 심은 씨앗들. 현재는 씨앗이 모두 발아해 줄기가 자라고 꽃과 열매들이 맺혔다.
ⓒ2006 유태웅
초등학교 시절부터 서울도심에서 자란 내가 본격적으로 텃밭을 가꾸기 위해선 자료와 정보가 필요했다. 밭을 가꾸는 기본적인 요령이나 작물에 대한 재배력이나 파종시기, 씨앗이 자라고 줄기를 뻗어나갈 때 관리에 필요한 기술 등은 모두 관련 실용서를 통해 얻어내야 했다.

지난 3월, 대형서점에서 주말농장 텃밭가꾸기 초보자인 내가 선택한 실용서의 기준은 역시 초보자들이 쉽게 배울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작물에 대한 재배기술을 손쉽게 터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약 30분 정도 몇 권의 관련 책들을 훑어보다가 내용이 가장 쉬우면서도 사진을 통해 재배과정을 각 단계별로 잘 설명한 책을 한 권 골랐다.

초보자 입장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이 책은 아쉽게도 일본 번역서였다. 물론, 국내 저자들이 내놓은 텃밭가꾸기 실용서도 있었지만, 구매자로서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이 번역서였다. 다른 책들은 가격대비 실용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다. 초보자가 선택한 것이니 만큼 가장 알기 쉬운 혹은, 정보나 실용가치가 상대적으로 뛰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책을 가지고 텃밭을 가꾸다 보니 일본 교토지역을 기준으로 한 작물가꾸기 매뉴얼이 국내지역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론, 책을 번역하면서 국내 상황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편집, 감수를 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텃밭을 가꾸는데 별 무리는 없어보였다. 열매를 맺는 채소들이 서서히 힘찬 줄기를 뻗어내고 수확의 꿈이 꾸준히 영글어 가는 요즘에도 텃밭에 갈 때면 가끔 이 책을 뒤적여 본다.

그러던 중에 지난 4월, 손에 넣은 <내 손으로 가꾸는 유기농 텃밭>((사)전국귀농운동본부 엮음, 들녘 발간)은 텃밭가꾸기 초보자 입장에서 내가 현재 활용하고 있는 실용서와 직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특히, 생태적 삶을 위한 귀농총서 17번째 책이라는 소개는, 지난 3월 대형서점에서 상품조사(?)를 했던 같은 분야의 책들과는 컨셉트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생태적 친환경성' 지향하는 텃밭가꾸기 실용서

 
ⓒ2006 들녘
<내 손으로 가꾸는 유기농 텃밭>은 국내 텃밭에서 많이 심는 작물을 소개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거름을 만드는 방법이나 작물재배요령 등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실용서에서는 다루지 않는 흙과 똥, 곡식과 사람간 형성된 자연의 순환고리에 따라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꾸는 방법을 나열하고 있다.

설탕이나 우유, 식초나 담배꽁초로 만드는 '자연농약만들기', 남은 음식이나 깻묵으로 '거름만들기', 자연의 것을 그대로 활용한 퇴비나 액비만들기 등은 생태적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활용한 예이다. 이 책은 먼저 땅의 섭리와 작물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는 과정에 있어 거름이나 퇴비 등이 미치는 영향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 책은 또한, 경험이나 전문성이 필요한 작물, 어느 정도 기술이나 손이 많이 가는 정성을 요구하는 작물, 누구나 쉽게 지을 수 있는 작물로 크게 나누어 각각의 작물재배력을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텃밭을 가꾸려는 초보자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시간적인 여건에 따라 작물을 골라 재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다른 관련 책들에 비해 이 책은 재배과정을 확실하게 단계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나 삽화보다는 텍스트 위주로 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독자에 대한 시각적인 정보제공이 취약하다. 물론, 세밀화가가 그린 아기자기한 그림이 텍스트 중간 중간에 삽화처럼 들어있긴 하다.

하지만, 작물의 생성초기부터 과실을 맺기까지 시각적으로 설명해 주는 다른 실용서에 비해 눈으로 보는 실용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본다. 주로 조그마한 텃밭을 직접 가꾸는 나와 같은 초보자 입장에서는 그림으로 보는 퇴비나 거름 만들기 과정보다는 실제적인 작물재배법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아예 귀농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나 귀농초보자에겐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아는 것 없고, 물어 볼 사람도 없는 상황엔 역시, 실용서

내 계획대로 장마가 오기 전에 감자를 모두 캐내면 그 자리에 장마이후 7월이나 8월부터 겨울 김장용 배추와 무를 기를 요량으로 씨를 뿌릴 생각이다. 요즘엔 수박과 오이, 토마토에서 꽃이 피고 그 꽃에 작은 열매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씨앗의 생명력과 자연의 섭리에 괜한 신비감을 갖곤 한다.

아는 것도 없고, 물어 볼 사람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텃밭가꾸기 생초보자가 그래도 이만큼 결실을 맺어 온 것은 모두 실용서 덕분이다. 3월에 서점에서 직접 골라 구입한 실용서는 일본 번역서, 4월에 손에 넣어 나름대로 작물재배에 도움을 받은 <내 손으로 가꾸는 유기농 텃밭>은 토종 국산품.

이 두 권의 실용서를 적절히 활용해 텃밭을 가꾸다 보니, 두 권의 책을 하나로 엮어 새롭게 편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땅에 맞는 생태적 유기농 텃밭 가꾸기에 대한 토착성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좀 더 시각적인 배려와 도서의 하드웨어적인 품질을 높여 발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유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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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강지이 기자]
 
▲ 책 <내겐 너무 이쁜 그녀>
ⓒ2006 휴먼앤북스
"철없는 중학생까지 성적 매혹에 빠뜨린 '금발의 비너스' 마릴린 먼로리타 헤이워드, 지구에서 가장 아름답게 진화한 인류 니콜 키드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가난한 발레리나에서 할리우드의 섹스 심벌로 놀라운 존재전이를 이뤄낸 샤를리즈 테론 (중략)

어찌 먼 이국의 그녀들뿐이랴. 미(美)라는 이름의 벽돌로 축조한 완벽한 성(城) 이영애, 레토릭이 아닌 팩트로서의 완벽한 몸매를 보여주는 장진영, 그리고 그 옛날 코흘리개 나와 친구들을 공히 잠 못 이루게 만든 정윤희와 유지인 그리고 장미희. 이 책은 앞서 언급한 여배우들에게 띄우는 연애편지다."


책의 서문을 이렇게 화려한 여배우의 이름으로 장식하는 기자 홍성식은 현재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펴낸 책 <내게 너무 이쁜 그녀>는 조금은 신변잡기적이라고 할만한 자기만의 영화평 모음이다.

이 책에는 날카로운 영화 비평가들의 분석적 시각보다는 개인적인 취향과 감상이 많다. 그 이유는 아마도 '영화와 사랑에 빠지고 영화배우를 좋아하는' 그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며 영화관을 드나들고 거기서 삶의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한 저자의 영화 이야기는 그래서 소박하고 재미가 있다.

진솔한 마음 담겨 소박하고 재밌는 '책'

영화 <친구>를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흠도 많고 결점도 쉬이 눈에 띄는 영화'라고 평한다. 가끔씩 보이는 엉성한 편집과 등장하는 이유가 파악이 안 되는 평면적 캐릭터의 여주인공, '안티 영웅의 영웅화'라는 장르 영화 방식의 고루한 답습 등 그 흠을 나열하자면 꽤 다양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를 감동시켰다.

왜냐하면 '동시대를 살며 같은 이유로 울고 웃었던 기억들'을 <친구>는 모두 돌려주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이라면 공감할만한 '롤러 스케이트장'과 '런던 보이즈의 노래', '허름한 통닭집 다락에 가방을 숨겨 놓고 여학생들과 어울려 소주를 마시던 일' 등이 회상되는 영화의 스토리.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과거를 떠올릴만한 내용이 아니던가.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위주로 하여 영화를 보고 분석할지라도 냉철한 비판과 날카로운 시각을 놓치지 않는다. 영화 <친구>에서 <투사부일체>까지의 모든 조폭 영화를 논하는 글에서는 '한국 영화, 조폭의 굿판을 걷어치워라'고 주장한다. 언론의 무비판적 조폭 영화 띄워주기에 대한 비판도 강하다.

"언론의 무비판적 조폭 영화 띄워주기는 정상적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조폭의 전성시대' 도래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돈 되는 영화만을 만들려는 충무로의 제작 관행이 보태지고, 관객의 고질적인 영화 편식증까지 가세해 만들어낸 삼위일체. 그 아래서 우리는 지금 '깡패 만세!'라는 얼토당토않은 숭배의 함성을 내지르고 있는 건 아닐까?"

저자의 이 냉소적인 시각은 팀 버튼 감독에게도 적용된다. <프랑켄위니>와 <가위손>에서 주었던 감동을 더 이상 자아낼 수 없는 팀 버튼의 영화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화성침공>과 <슬리피 할로우>를 평하면서 저자는 '길 잃은 팀 버튼 어디로 가나?'라는 제목을 붙여 놓았다.

즐거운 영화 비평을 보고 싶다면...

자신이 좋아하던 영화 제작자가 할리우드 자본에 의해 변했다는 사실은 한 영화 팬의 마음을 슬프게 하기에 충분하다. 할리우드 속에 포함되면서 변하는 사람이 어디 팀 버튼뿐이랴. <황비홍>의 주인공이었던 이연걸이 그러하고 거장 뤽 베송 또한 그러하다. 이들 모두 중국이나 프랑스가 아닌 미국땅에서 활보하고 있지 않은가.

"<레옹>의 무대를 뉴욕에서 파리로 옮긴 것에 다름 아닌 <키스 오브 드래곤>은 관객들로 하여금 뤽 베송이 더 이상 '진지한 작가'이길 포기하고 영화적 재미의 단순 재생산에만 집착하는 '영화 기술자'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예술가에게 자기복제란 표절보다 위험하다.

한걸음 물러서자. 뤽 베송이 프랑스 영화를 대신할 보통명사도 아닐 뿐더러, 그가 '영화적 변신'을 한 것인지 '자본에 투항해 변절'한 것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 자신 외에는 없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한 가지. 관람료를 지불하고 영화관에 들어가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그 영화에 환호할 권리와 동시에 비판할 권리까지 부여 받는다는 것."


저자의 말처럼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환호하며 냉혹하게 비판하고 또 즐긴다. 영화 평론에 있어서 '어떤 공통된 시각'이 물론 있을 수 있겠지만 세밀한 부분에 대한 해석들은 모두 관객의 몫이다. 그 해설을 자기 나름대로 펼치고 있는 책 <내겐 너무 이쁜 그녀>는 아마도 '날라리 기자의 영화 그리고 여자 배우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 정도가 될 것 같다.

세상에는 영화를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영화를 분석하여 보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렇게 구분 지어 말하면 무엇 하리오! 영화를 즐기는 것이 곧 분석하는 것이요, 분석하고 평하는 것이 곧 즐기는 것일 수 있다. 만약 즐거운 영화 비평을 보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여러 영화를 논하는 즐겁고도 날카로운 목소리를 발견해 보자.

/강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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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멈추지 않는 도전’의 투지를 보여준 박지성 선수의 별명은 ‘바른생활 청년’이다. 맥주를 처음 입에 댄 것도 명지대 입학한 후 신입생 환영회 자리였다.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간 것도 그날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 운동선수에게는 좋지 않다는 말을 들어 항상 9시전에 귀가했다는 그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다.

여자친구도 아직 없다. 스물여섯. 젊은 청춘이 지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축구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으로 허전한 옆구리를 축구공으로 달래고 있는 박지성.

에세이집 <멈추지 않는 도전>(랜덤하우스중앙. 2006)에서는 아직 여자친구는 없지만 이상형이 있다면 “착하고 인내심 많은 여자”라며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내 직업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축구는 신체적, 정신적 제약이 따르는 직업이다. 마음대로 놀 수도, 마음대로 일할 수도 없다. 축구선수인 나와 함께 생활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무척 착하고 인내심도 상당해야 할 것 같다"

그는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여자친구를 사귀는 일이 쉽지 않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외국생활은 겉으로는 멋있어 보여도 정작 지내보면 불편하고 서럽고 힘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때마다 남편이 따뜻하게 다독이고 보살펴주어야 하겠지만 늘 자상하게 해줄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물론 나도 최대한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주려면 마음이 곱고 잘 참을 줄 아는 여자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 나보다 더 배려가 깊고 슬기로워 주위 사람들, 특히 부모님에게 나를 대신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램이다”

어쩌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는 것. 자신의 옆자리는 화려해 보일지라도 속으로는 절대 그렇지 못하다는 속사정도 드러냈다.

“1년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지내는 나를 남자친구로 여기며 만나줄 사람이 있을까 싶다. 한 달가량 한국에 머물 때도 드러내놓고 놀이공원에서 데이트 한번 못할게 뻔 한 나는 남자친구로서는 빵점이다. 이래저래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7~8년간은 독수공방을 해야 할 것 같아 심란하기도 하다”는 말을 통해 화려함 뒤에 감춰진 그의 외로움이 선연히 드러난다.

이어 지는 순수한 고백은 그의 투명한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다만 한 가지,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나면 더 없이 자상하고 속 깊은 남편이 되어 주겠다는 것은 약속할 수 있다. 이 세상 누구보다 가정적인 가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미래의 여자친구에게 들려주는듯한 진솔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투박하고 우직한 그의 성실성이 묻어난다.

“그래도 1년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내는 박찬호 선배의 결혼을 내게 작은 희망을 주었다. 나라고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겠지”라는 앙증맞은 바람도 덧붙였다.

네덜란드 진출 당시 겪었던 퇴출의 강박관념과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내 성격은 낯선 사람이나 환경에 금방 익숙해지지 않는 편이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가거나 국내에서 일본으로 진출했을 때도 적응하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네덜란드에 진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인가 보여주지 않으면 퇴출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그라운드에 서야 했다.

머리는 따라가는데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팀경기의 리듬을 깨는 것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에게 패스를 하면 전체적으로 팀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동료들은 나에게 패스하기를 꺼렸다. 패스를 못 받는 나는 하릴없이 그라운드만 뛰어다니는 꼴이 되었고 그럴수록 자신감은 더욱 없어졌다.

이같은 과정은 수술 전까지 오랫동안 반복되었다. 수술과 재활훈련을 거쳐 그라운드에 돌아오고 나서도 움츠러든 몸과 마음은 좀처럼 극복되지 않았다”

잿더미처럼 타들어갔던 그의 심정이 적힌 절절한 문장들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수술과 재활훈련을 거듭하며 좀처럼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했던 그를 구원해준 이는 히딩크 감독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홈구장에서 야유를 받는 나를 배려해 홈경기에는 되도록 내보내지 않고 대신 원정경기에는 자주 선발이나 교체요원으로 뛰게 해주었다. 그때부터 해법이 보이기 시작했다. 슬럼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지만 내용이 괜찮은 경기가 있었다. 나는 그 기억들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모아나갔다.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발 앞에 놓인 공도 마음대로 찰 수 있고 상대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두 발 뒤로 밀려나더라도 다시 한발 씩 앞으로 전진한다”는 각오로 투혼을 불살랐지만 그를 배려해 준 히딩크 감독이 없었더라면 곱절은 더 힘들었을 시기였다.

책의 앞부분에는 박지성 선수의 엄마가 띄우는 감동적인 편지도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동년배의 친구들이 누리는 즐거움을 포기하고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우직한 한 길을 걸어온 바른 생활 청년 박지성. 24일 열릴 스위스 전에서도 보여줄 그의 용맹스런 투혼은 대한민국의 희망이자, 뜨거운 가능성이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하고 싶다며 운동장에서 쓰러져도 좋으니 축구만 시켜달라고 떼쓰던 네 눈빛을 엄마는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어린나이에 누구도 말리지 못할 독한 각오가 있었기에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오지 않았겠나 싶기도 하고.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제일 키가 작았던 아들 모습에 엄마 가슴이 철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학창시절 멍이 시퍼렇게 들도록 맞고 들어와 혹시나 엄마 눈에 눈물이 맺힐 까봐 친구하고 부딪쳐 그렇게 되었다며 겸연쩍게 씩 웃던 속 깊은 네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박지성 선수에게 띄우는 엄마의 편지 중 -

(사진 = 박지성의 나이키 광고. 나이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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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시리즈 학습만화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아이세움. 2005)로 학습만화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출판사 아이세움이 ‘세계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로 ‘제2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탐험 만화 역사상식’ 10권에 해당하는 <독일에서 보물찾기>(아이세움. 2006)은 온라인 서점 YES24 종합 20위, 교보문고 종합 28위, 인터파크 종합 18위(20일 기준)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아이들이 푹 빠졌다"(인터파크 you 2491), "아이들이 보물찾기 시리즈 너무 좋아 한다"(인터파크 ks0162), "직접 그린 선수들 얼굴이 정말 귀엽다"(인터파크 nicezion), "오랫동안 아이와 이 책이 나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렸다"(yes24 이슬), "독일의 역사, 축제, 음악, 사상, 대표적인 자동차, 통일 이후의 모습까지 여러 면을 다양하게 구성했다"(교보문고 als 1903)

독일의 다양한 구석구석을 아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만화로 구성한 책은 월드컵 시즌에 정확히 맞춘 5월말에 출간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월드컵 대표선수 카드 이벤트, 아이세움 가방 증정 이벤트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마케팅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는 가상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주인공들의 세계 여행과 모험을 만화로 엮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학습만화.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 역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즐겨 읽을 수 있는 신나는 모험과 역사적 사건을 재미있게 구성해 높은 학습 효과를 노렸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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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부자사전>(위즈덤하우스. 2004)을 통해 알아본 ‘알부자 노하우’ 마지막 편 ‘부지런함’에 대한 이번 회는 샐러리맨들에게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다가가는 내용일 것이다.

외국어 공부로 큰 성공을 거둔 이야기의 주인공에게 배워야 할 것은 끈기와 부지런함이다. 부자의 자질인 끈기와 부지런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는 어떻게 200억 부자가 되었을까

강남의 번화가에 있는 함씨의 사무실. 자금난에 허덕일 때도 팔지 않았다는 1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이탈리아산 책상, 1천5백만 원짜리 덴마크제 B&D 오디오로 채워졌을 정도로 호화롭다.

함씨는 군면제를 받아 어린 나이에 대기업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고속승진을 거듭해 30대 중반에는 부장, 40대에는 이사 대우에 올랐다. 그런 그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유럽과 미국 출장을 다닐 때 봐뒀던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최고급 장신구를 수입, 부유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여력이 생기자 1990년대에는 수입품목을 늘렸다. 금 수도꼭지, 이태리 대리석 같은 최고급 건축자재는 날개 돋힌듯 팔려나갔다.

그러나, IMF가 찾아오자 환율이 크게 올라 사치품 장사를 하는 그에게 위기가 닥쳤다. 물건을 공급받던 중간 상인들이 부도를 냈고 수입대금을 송금하기 위해 집까지 팔아야 했다.

그래도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오히려 신이 난 부자들의 행동추이를 면밀히 살펴보며 재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IMF가 터지자 금모으기 등으로 잠시 움츠려들었던 부유층은 얼마 되지 않아 돈 쓰는 재미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함씨는 다시 사업을 시작해 IMF 이후 더욱 많은 돈을 벌게 됐다. 1억의 밑천으로 시작해 지금은 200억 원을 넘게 가진 부자가 됐다.

눈여겨 볼 점은 그가 ‘탁월한 외국어’ 실력으로 재산을 모았다는 사실이다.

무명대학 출신, 부지런함으로 승부

탁월한 영어 실력은 입사 당시 간부들의 눈에 띄었다.

“해외출장을 같이 가자”는 제의가 종종 들어왔고 외국 바이어가 왔을 때는 사장의 통역을 맡았다. 해외업무 쪽으로 자리를 옮긴 함씨는 실력을 인정받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유학파도 아닌데 어떻게 그처럼 훌륭한 영어실력을 갖췄나?” 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무명 대학에 턱걸이로 들어가고 나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남들하고 뭔가 달라야 살아남겠다는 생각으로 새벽5시에 일어나 종로에 있는 영어학원을 다녔죠.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빼고는 하루도 빠진 날이 없었을 정도로 영어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반복해 들었고 집에 있을 때는 AFKN을 온종일 반복해 시청했습니다. 미국인들의 발음을 흉내 내며 억양까지 배우도록 반복을 거듭했죠”

그렇게 노력한 결과 4년 후, 함씨는 거의 미국사람이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따라 하기만 하다 감을 잡으면서 미국 상류층의 고급 영어로 입을 ‘구조조정’했다.

퇴근 후에는 “한잔 하자”는 동료들의 제의도 과감히 뿌리치고 어학 학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룹 간부와 프랑스, 이탈리아에 출장 갔을 때 그의 유창한 영어가 맥을 못 춘다는 사실을 깨닫고 곧장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했다. 후일, 이태리 제품을 수입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함씨. ‘한잔’의 유혹을 뿌리친 대가는 상상 이상이었다.

외국 거주경험도 없고 명문대를 나오지도 않은 그가 한국어,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일본어에 능통해질 수 있었던 비결은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학원에 다니는 생활을 무려 7년간 한시도 쉬지 않고 꾸준히 이어갔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영어학원을 다닌다. 그러나 대부분이 한 달을 넘기지 못한다.

책은 그의 끈기를 “부자가 될 수 있는 싹수”라 칭한다.

“부자들은 일찍 일어난다”

함씨의 7년간의 새벽기상은 200억이라는 부를 축적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술자리의 흥겨움에 취해있을 때 어학원으로 달려갔던 그의 원칙과 의지는 그를 성공시켰다.

책은 그의 새벽기상을 칭찬하며 100명의 부자들에게 물어본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에 대한 조사결과를 싣는다.

전체 중 가장 많은 67명이 5~6시에 일어난다고 답했고, 4시 전후에 일어난 다는 이도 21명이나 됐다. 취침시간 역시 매우 일렀다. 전체 중 가장 많은 38명이 9시~10시라고 답했고 9시 이전이 26명, 10시~11시가 19명이었다.

부자들은 대부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면 머리가 맑고 남들보다 시간을 더 쓸 수 있다. 일찍 자면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경영 전문가가 국내 100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에게 평균 출근시간을 물었다.

오전 6~7시가 17.2%, 오전 7~8시가 58.6% 였다. 75.8%가 8시전에 출근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10시간 40분을 일한다고 답했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부자’와 ‘안부자’의 차이는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했느냐 못했느냐에서 분명해진다.

“자수성가한 부자치고 게으른 사람 없다”

부자는 일확천금으로 얻어진 ‘운’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으로 일궈지는 ‘값진 결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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