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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 악어
마리아순 란다 지음, 아르날 바예스테르 그림, 유혜경 옮김 / 책씨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언뜻 제목을 보고 어린이 서적으로 착각을 했을만큼 제가 이 책을 릿쩝熾?대한 기억에도 없었던 책이었어요. 정말 책 제목처럼 이 책은 제 '침대 밑'에 그냥 방치되어 있었다가 우연히 굴러떨어진 동전을 찾으로 침대밑을 보다가 발견한 책이랄까요?
가벼운 분량에 빨리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리뷰를 적기가 힘들었습니다. 몇번은 계속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습니다.
큰 야망도 없고 그냥 자기 일에 만족하면서 언제나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JJ라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을 보니 예전에 본 광고가 하나 떠오르더군요. 그 광고에는 한 남자가 침대에서 일어나면 항상 똑같은 자세로 자서인지 그의 모습과 똑같은 형태의 자국이 침대에 남아 있고, 길을 가는데 항상 같은 길을 가서인지 길가에 그의 발자국이 똑같은 흔적으로 남아있는... JJ를 보면서 너무 똑같은 일상에 더 이상 벗어날수 없는 그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쩜 JJ만이 그런 삶을 사는것은 아닌것 같아요. 저 역시 아침에 일어나 아침 준비하고 TV보고, 책읽고 가끔 친하게 지내는분들과 차한잔 마시며 영양가 없는 이야기만을 쏟아낸후 저녁 준비하고 잠들고...
그런 그에게 어느날 구두를 찾으로 침대 밑을 보다가 침대 밑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악어를 발견하게 됩니다. 순간 저 역시 JJ처럼 동물원에서 악어가 탈출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어라는 동물이 집안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래키는 기사들을 종종 본 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곧 침대 밑의 악어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JJ에게만 보이는 것을 알게 되자, 이야기는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악어를 발견하는 순간 그의 삶에는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지요.
결국 병원에 찾아간 JJ에게 '악어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사에게 약을 받아옵니다. 의사나 약사의 이야기만으로 그의 병의 원인을 알기 힘들었고, 실제로 그런 병이 존재하기나 하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약병에 써있는 증상들을 보면서 JJ에게 딱 맞는 처방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JJ가 느꼈던 불안과 소외감, 의사소통의 어려움에서 오는 고독감으로 그는 악어와 기묘한 동거를 하게 된것이지요. '악어병'은 도시생활에서의 인간관계 단절이라는 부작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앨레나와의 진정한 소통하면서 도마뱀이 되어버린 악어를 보내버리는 순간 더 이상 '크로커다일 약'은 필요 없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침대 밑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침대 밑에 있는것이 악어일지, 거미일지는 아니면 아무것도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량이 적어서 읽기 쉽지만 결코 짧은 생각을 담은 책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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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일러스트가 좀 독특한데요. 지나치게 딱딱한 느낌이 드는 일러스트지만 어쩜 그점이 악어와 도시병이라는 것과 잘 맞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