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세상을 비웃다 - 걸리버와 함께 하는 통쾌한 풍자 여행
박홍규 지음 / 가산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걸리버 여행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것이 신랑이예요.^^

신랑과 우연히 '걸리버 여행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신랑에게 걸리버 여행기에는 소인국과 대인국만 있는것이 아니라 마인국과 공중국도 있다고 이야기 했다가 신랑에게 엄청 야유를 들었으니깐요.

자신은 전혀 들어본적 없는 이야기라고 말하길래, 줄거리를 설명해주었더니 더 믿지 않더라구요. 어디서 다른 작가의 외전이나 제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거예요. (종종 저희부부는 진실이 아닌 이야기를 진실처럼 이야기할때가 있거든요. 그 당시 저는 완전히 양치기 소년이 되었습니다.^^)

결국 걸리버 여행기 완역본을 구입해서 진실을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던차에 걸리버 이야기에 관한 해설집이 있으니 한번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평뿐만 아니라 작가인 스위프트의 일생을 같이 알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걸리버 여행기의 정치적 풍자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우선 영국과 아일랜드의 식민지 관계를 알아두는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스위프트가 이 책을 썼을 시대 상황을 알면 이 책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신랄하고 풍자적인지를 아실수 있을거예요.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일랜드를 이해할수 있었던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마이클 콜린스', '크라잉 게임'등을 보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영국과 아일랜드에 관계에서 정확히 이해했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책이 주는 효과도 무시할수 없네요.

스위프트는 영국인이면서 평생을 아일랜드를 대변하면서 살았고, 카톨릭인이 대부분인 아일랜드에서 목사로 살았습니다. 그는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제국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구역질 나고 혐오스러운 정치판을 웃음으로 배출했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위프트는 영국을 향해 아일랜드를 대표하는것 뿐이지만 전체적인 식민지 정책을 대표한다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저자는 책 속의 도판과 함께 스위프트의 생,  걸리버 이야기 외에도 그의 다른 작품들의 소개, 그 당시 정황등을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가장 큰 주제인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평을 담고 있는데, 평 속에 그 당시 '걸리버 여행기'에 그려진 삽화들을 볼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중에는 일본인이 소인국으로 그려진 삽화가 있는데, 소인국은 후진국, 대인국은 선진국이라는 편파적인 시각들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여러나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라면 바로 마인국이랍니다. 다른 사람이 말한 절대 읽지 말라는 바로 그 이야기지요. 인간에 대한 혐오심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지만 동시에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희망이 보이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풍자를 통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을 하지만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이 내포된 풍자이니깐요.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걸리비 여행기'를 읽고 싶네요. 그전까지는 그냥 정치에 대한 풍자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영국과 아일랜드의 관계를 알고 다시 본다면 또 다른 감흥을 줄것 같습니다.

아직도 '걸리버 여행기'를 어린이 동화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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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7-0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리버여행기 완역본을 읽고 마인국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이 책도 흥미롭네요. 옆지기님과 알콩달콩 그런 분위기가 느껴져요.. 보슬비님 여긴 요즘 장마철이에요. 지금은 그냥 흐리기만 하네요. 아침입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보슬비 2006-07-0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나서 '걸리버 여행기'외의 스위프트의 다른 책들이 읽고 싶어졌어요. 배혜경님도 마인국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군요. 언제 기회되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제제벨의 죽음 동서 미스터리 북스 81
크리스티나 브랜드 지음, 신상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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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표지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추리 소설이예요. 언뜻보면 여자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린듯 했는데, 자세히 보니 가시나무 같기도 하고 혈관같기도 한것이 여자의 얼굴을 가리는것이더군요. 그래서 좀 흠칫했습니다.

'유모 마틸다'를 재미있게 본 동화였는데, 같은 작가라는것이 믿어지지 않네요. 동화와 추리소설 왠지 연관이 안되서 말이죠.^^

연극이라는 무대장치는 추리소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것 같습니다. 이야기 초반부터 제제벨이라 불리는 이사벨이라는 여인이 죽을거라는 암시를 줍니다. 독자를 향해 살인에 대한 경고를 주는 셈이지요. 그래서 마치 한편의 시나리오를 읽는 느낌이였어요.

그가 죽은후 앤더슨과 파페튜어는 계속 연인 관계로 지내지만 실상은 그녀는 한순간의 실수로 애인은 죽인후, 그 순간 그녀의 영혼도 함께 죽습니다.

살인자의 표적이 된 이사벨, 앤더슨, 파페튜어는 7년전에 자살한 조니 와이즈라는 청년과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조니 와이즈는 파페튜어의 애인이었는데, 이사벨과 앤더슨의 계략으로 파페튜어를 뺏기로 낙심해 자살을 한 청년이예요.

그후 7년이 흘러 귀환 군인들을 위한 야외극에 이사벨이 주연을 맡게 되고, 주변에는 하나, 둘 조니 와이즈와 연결된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되네요. 결국 이사벨은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살해됩니다. (브라운 신부를 함께 읽고 있는데 그 책에서 오히려 열린 공간에서의 살인이 더 수월하다고 말한것이 떠오르네요. 한쪽으로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사이에 벌어지는 살인말이죠. 사람들은 하나에 강한 집중을 하면 다른 사실은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스포일러있습니다.)

연극을 같이 준비한 사람들은 다들 죽은 조니 와이즈와 관계가 있어서 혐의가 있어 보였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사람이 범인이라 놀랬지만, 또 다른 반전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책을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들더군요.

처음에는 자신들이 살인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신들이 살인자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범죄 심리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니 와이즈의 아버지일수도, 형일수도, 쌍동이 여동생일수도 있는 상황이 흥미진진했어요. 죽일 상대는 세 사람, 처형을 집행할 사람도 세사람...결국 범인이 아닐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범인이 되고... 정말 반전에 반전이었습니다.

사실, 죽은 사람도 불쌍하지만 남겨진 사람이 더 불쌍한것 같습니다. 파페튜어는 어쩜 자신의 애인에서 느꼈던 분위기를 브라이언에게 느꼈고 그래서 사랑에 빠졌는지 몰라요. 그의 형이었으니깐요. 결국 형제를 사랑하게 된 그녀는 자신으로 인해 두 사람을 죽음으로 가게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 나서 마음이 아픈 추리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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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2006년도 상반기 책을 정리하면서 나의 독서에 대한 열의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봤는데, 고서님께서 질문을 하셔서 겸사 겸사 글로 올려봤습니다.^^ 

원래 책을 이렇게 많이 읽지는 않았어요..지금 시기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책을 읽었던 때는 초등학교 시절이었던것 같습니다. 

그후에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점점 책과 멀리하게 되었구요. 그래도 주위 사람들을 비교해서 책을 적게 읽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성공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수조건이라는 독서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책을 읽긴하는데 제게 남겨지는건 뭔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학창시절 국문학 점수가 좋긴했고, 이해력도 좋은편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글을 잘쓰거나 말을 잘하거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신랑하고 다투면 제가 항상 밀린다는 생각을 합니다. 뭐, 신랑이 저보다 훨씬 책을 많은 책들 읽었긴했지만서도....) 

제가 책을 읽는 이유의 첫째는 책 읽는것이 재미있다는겁니다.

제게 있어 독서란 그냥 취미 생활에 일부예요.재미 위주로 읽다보니 아무래도 비소설보다는 소설류를 SF, 판타지,모험류를 좋아합니다.지난 여름부터는 심란한 일이 있어서 제 마음을 달랠겸 책을 찾았습니다. 9월부터 하루에 한권씩 책을 읽기 시작했나봐요. 

그리고 지금은 제게 시간이 아주 많다는것이랍니다.^^;;물론 제가 이렇게 할수 있었던것은 신랑 탓도 있어요..아이가 있는것도 아니고, 공부하는것도 아니고...설겆이, 빨래, 청소 다 신랑이 하고... ㅠ.ㅠ
요리는 제가 전담하지만 요즘은 식사준비마져 신랑이 도와주고 있으니 남는게 시간이더군요.
(가끔 제가 신랑에게 묻습니다. 왜 나랑 결혼했냐고? -.-;; ) 

덕분에 지난 세월 항상 시간이 모자라 책을 읽고 싶어하는 마음을 못 따라주는 독서생활에 보상을 해주고 싶었거든요. 물론, 남는 시간에 책 말고 다른 일을 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여건상 무언가 새로 하기 힘들거든요. 하고 있는것들을 정리해야하는 시간인지라... 

셋째는 어쩜 이 이유가 지금 제가 다독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겠네요. 그전부터 제가 품어왔던 독서에 대한 효과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독서를 하는것이 별로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것 같지 않아!라고 말을 하더라도 창피하지 않게 많이 읽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만약 효과가 있다면 독서를 통해 제가 찾고자 하는것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독서를 통해서 제 삶의 목적을 찾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말이죠.  

지금의 삶이 결코 불행하거나 만족하지 못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제가 죽었을때 적어도 나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구나..자신있게 나 자신에게 대답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계속 찾아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

아무래도 책을 많이 읽다보니 정독과 속독을 병행하면서 읽고 있습니다.솔직히 따로 속독법을 배운것은 아닌지라, 제가 정확히 속독으로 읽는지는 모르겠네요.^^생각해보니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많아서 그냥 많이 읽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암튼, 평균 200-300페이지 하는 일반소설은 2-3시간에 읽어요.

책을 읽을때 리뷰와 메모로 책을 기억해두고 있구요. 어떤 책들은 책 겉표지만 보고 내용이 기억나지만 안 그런 책들도 많아요. 하지만 리뷰나 메모를 다시 봤을때는 그 기억이 떠오르더라구요. 

 

아래는 고서님이 질문해주셨는데 답변드립니다.^^

속독법으로 읽어도 다 기억이 나나요?

-> 소소한 에피소들은 기억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해요. 요점을 집어서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책을 쓴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에세이,소설등은 속독을 자제하는 편이예요. 일반적으로 속독을 하는 책들은 경제, 제태크, 또는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로맨스, 무협, 심라학등)등을 읽을때 선택해요. 지난 책에 대한 기억은 나중에 리뷰나 메모를 통해 되살린답니다.


속독법을 익히는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요?

-> 따로 배운적은 없는데 책을 읽으면서 배운것 같아요. ^^ 대체로 1-2시간정도 읽는것 같아요.


지금까지 전부 몇권의 책을 읽으셨나요?

-> 정확히 세어본적 없답니다. 책권수를 세는것도 올해 처음해봤습니다. 아마도 올해가 가장 많이 읽은해인것 같아요. 언젠가 1년에 1000권을 읽어보는것이 제 목표예요^^


책을 그렇게 많이 읽으셨으면 세상사의 이치가 훤히 내나뵈지 않나요?

-> 그 이치를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계속 찾고 있는데... 제가 둔한건가요? ^^     하지만 책을 읽고 신랑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느낌점을 이야기할때는 참 좋아요. 적어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소재가 있다는것이 좋더라구요.   그 누군가가 신랑일때 더 좋구요.


책을 읽게된 계기랄까? 동기 같은게 남다를 것 같은데요...

-> 재미있어서... -.-;;  정말 당연한 것이 남달라 보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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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7-0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한 거 하나~ 읽으시는 책들은 다 어디서 구하시나요?(네이버 책 시사회 언급하셨는데 그게 책 한 권을 다 보여주나요? 저는 아직 이용을 안 해봐서...^^;;)

치유 2006-07-0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했었어요..저도 요점을 잘 찾아가며 읽어야겠어요..
전 무턱대고 읽나 봐요..그러면서 전 효과가 나타나길..바라기만 하구..
님게선 지금 다독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고 계신듯 해요..

마태우스 2006-07-04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시간만에 읽으신다니 대단하십니다. 근데요, 시간이 많다고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어요. 님이 원래 책과 친할만한 성정이 있어서 그런 걸거에요

보슬비 2006-07-05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보통 저는 도서관이나 주위분들에게 책을 빌려읽거나, 아니면 구입한 책을 읽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에는 네이버 시사회라고 컴퓨터로 책을 읽는거예요. 다른분께서 북토피아를 가르쳐주셨는데, 네이버는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것에 대한 부담이 없고, 북토피아는 리뷰를 써야하는데 대신 전자책을 준답니다.

배꽃님.
저도 그냥 무턱대고 읽나봐요. 그냥 읽는것이 즐거울뿐이랍니다. ^^

마태우스님.
님의 격려에 힘이 불끗솟습니다. 감사해요.

2006-07-05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리장이 너무 많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24
렉스 스타우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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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미국에도 훌륭한 가정 요리가 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아직 먹어본 일은 없습니다만 뉴잉글랜드 식의 고기와 야채를 잡탕으로 끓인 것, 옥수수빵, 클램 차우더며 밀크 글레비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이런 것은 대중들이 먹는 것입니다만, 물론 맛이 좋으면 결코 경멸해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일류 요리사가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헬로메 벨린은 또 코웃음쳤다.
"그런 것과 고급 요리와의 관계는 센티멘털한 러브송과 베토벤이나 바그너의 관계와 같은 것이지요."

=>벨린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지네요.-.쪽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도무지 싫네. 그들 덕분에 먹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말일세. 특히 돈으로 사람을 사서 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사람들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실제로 사람을 죽인 녀석은 적어도 그 손에 묻은 피에서 한평생 헤어나지 못하지. 그러나 돈을 주고 죽이게 하는 녀석은……속이 뒤집힌다는 말로는 도저히 부족하네. 이만저만 파렴치한 게 아니야. 그 흑인은 돈으로 매수되었을 걸세. 말할 것도 없이 우리에게는 귀찮은 일이지만 말일세."
"그렇게 걱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나는 크게 손을 내저으면서 말했다. "그들은 이제 곧 이리로 올 것입니다. 그러면 한 줄로 세워놓을 테니까 시민으로서의 자각과 십계명(十誡命)에 대해 간단히 훈계하신 다음, 비록 미리 돈을 받았다 하더라도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얼마나 법에 어긋나는 일인가를 설명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그 다음에는 누가 얼마를 주었는가 묻기만 하면……."
"이제 됐네, 아치." 울프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얼마나 끈기있게 참아왔는가 하는 것은……온 것 같군. 들어오도록 하게나."-.쪽

"나이뿐만 아니라 지능 정도의 문제이기도 했던 게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그다지 머리가 좋다고 볼 수는 없지요. 똑똑히 말해서 당신은 본질적으로 미치광이요. 미치광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에게 위해(危害)를 가할 정도로 자연적이고 건전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것이라면 말이오. 사람이 갖추고 있는 것 중에는 이를테면 애정이라든가 사회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예절이라는 정리(情理)로,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충동을 참으려는 힘도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내가 당신을 미친 사람이라고 말한 것은 그 때문이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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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 찰스다윈 자서전
찰스 다윈 지음, 이한중 옮김 / 갈라파고스 / 2003년 8월
구판절판


비글 호 항해를 떠나다
비글 호 항해는 내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내 인생의 진로 전체를 결정지어준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것은 외삼촌이 아버지를 설득해주겠다고 한 작은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럴 만한 삼촌이 드물기도 하겠거니와 내 코의 생김새도 한몫을 했다. 나는 이 항해로 내 정신 고양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연사의 다양한 분야를 면밀히 관찰할 계기를 얻게 된 것이고, 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길러져 있던 내 관찰력은 이 항해를 통해 한껏 향상될 수 있었다.
배가 가는 곳마다 했던 지질학 탐사는 아주 중요한 활동으로, 이 과정에서 추론능력이 길러졌다. 새로운 지역을 처음으로 탐사할 때 가장 난감한 것은 바위가 혼돈스럽게 흩어져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성층(成層)과 바위의 특성과 여러 지점의 화석을 기록하고 항상 추론하여, 다른 곳에서는 무엇이 발견될지 예측하다보면 그 지역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체 구조가 어느 정도 파악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쪽

가장 현명한 사람들의 판단에 따르면서, 최고의 만족은 사회적 본능이라고 하는 어떤 충동을 따름으로써 얻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이 남을 위해서 행동한다면 동료들의 인정을 받을 것이며 함께 사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이런 사랑이야말로 지상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쾌락이다. 한층 더 고차원적인 충동 대신에 관능적인 열정에 복종하는 일은 점점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성은 다른 사람의 의견과는 정반대로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남들의 인정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 사람은 자기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온 소리와 양심을 따랐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삶을 꾸준히 과학에 바침으로써 제대로 행동했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죄를 지어서 참회를 할 일은 없으나, 인류에게 더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 계속해서 아쉽기는 하다. 굳이 변명을 한다면 건강이 매우 나빴으며, 성격이 특이해서 마음에 드는 분야나 일거리가 있으면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 모든 시간을 인류애를 구현하는 일에 바친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하지만 전혀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일이 훨씬 더 고차원적인 것이란 걸 알면서도 말이다.
내 인생의 후반부에는 회의론과 이성론이 왕성했다. 결혼을 앞두었을 때 아버지는 내게 의심을 잘 숨기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그러지 못해서 엄청난 불행을 겪는 부부들을 많이 봐왔다는 이야기였다. 잘 살다가 아내나 남편의 건강이 나빠졌을 때, 아내가 남편의 구원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고통을 겪는 경우가 꽤 있더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평생에 회의론자인 여성은 딱 세 명밖에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가 아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았으며 아버지를 믿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사람도 상당히 많았던 점을 떠올리면 의외였다.
-.쪽

나는 그 세 여인이 누구였냐고 물어보았다. 아버지는 그 중 한 명은 내 이모 키티 웨지우드인데, 확실한 증거는 없이 막연한 힌트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토록 총명한 여성이 신자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나는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믿음이 자기 남편보다 별로 나을 게 없는 부인들을 몇몇 알고 있다. 아버지는 그런 예를 들곤 했다. 발로 부인은 아버지의 불신을 알아차리고 회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 제 입안에 든 설탕이 달다는 걸 제가 알아요. 마찬가지로 구세주께서 살아 계시다는 걸 제가 압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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