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9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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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난 후에도 아직까지도 가슴이 무척 뿌듯해져오네요. 너무 재미있게 잘 읽을때 느끼는 감정이예요. 이런 감정들 때문에 제가 책을 읽는것 같아요. 이 책을 선택하게 된것은 '환상의 여자'라는 제목에서 풍겨오는 모호한 분위기와 책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책 첫페이지를 장식하는 '밤은 젊고 그도 젊었다'의 문장은 정말 책을 펼치는 순간 책속으로 강렬하게 잡아 끄는 매력이 있더군요. 추리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책 속의 문장 자체는 무척 낭만적이고 로맨틱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이 부인과 다툰후 낯선 여자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부인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 당합니다. 솔직히 저는 읽으면서 계속 낯선 여자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어요. 유난히도 다른이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행동등을 통해 두가지 추측을 해봤습니다.

정말 핸더슨은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있지도 않은 여인을 만들어낸것이 아닌가 하는것과 두번째는 낯선 여인이 의도적으로 주인공을 접근한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두 사람의 만남 속에는 왠지 모를 부자연스러움이 있었습니다.

핸더슨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여인의 존재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이 부정합니다. 정말 자신이 경험하고 본 일에 대해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 게다가 자신의 목숨까지 달린 사건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겠지요.

결국 부인의 살인죄로 사형을 구형받고 핸더슨은 자신의 죽음을 기다립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사형 며칠전'이라는 식으로 구성해서인지 더 긴장감이 있고, 정말 나 자신마저도 죽음의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카운트 하는 기분이 이런 심정이 이러지 않을까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를 범인으로 몰았던 사건들이 오히려 주인공이 결백한것이 아닐까? 의심을 품게 되는 바제스 형사는 주인공에게 조언을 해주고, 핸더슨의 친구 론버드의 도움으로 '환상의 여인'을 추척합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의 애인인 캐럴 역시 주인공의 무죄를 증명하고나 발벗고 나섭니다.

하지만 '환상의 여인'을 쫓으면 쫓을수록 그녀의 존재는 자꾸 멀어져 갑니다. 단서가 잡히려 할때면 그 단서들이 사라져 버리니 모든 사람들이 초조해져갑니다. 하지만 증인들의 죽음에서 왠지 점점 핸더슨이 무죄일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환상의 여인'이 실제 존재한다는것에 점점 확신이 들었구요.

앤더슨의 사형집행날이 되어, 환상의 여인을 찾아낸 론버드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여인과 함께 형무소로 가는데...

헉!!
전혀 예상치 못한 론버드의 배신이었어요.

솔직히 헨더슨이 범인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환상의 여인'과 누군가가 공범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의 범인은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환상의 여인 또한 실제가 아닌 론버드의 자백을 받기 위한 헨더슨의 애인 캐럴의 변장이었다는것도 놀랬어요. 그 뒤에 바제스의 설명으로 모든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반전이라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책을 읽는동안 책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추리소설이었어요. 그리고 주인공 헨더슨을 통해 삶의 소중함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죽음의 공포를 체험하고서야 비로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은 헨더슨을 통해서 말이죠.

그동안 무척 힘들었지만, 자신을 위해 위험을 마다하고 애써준 사랑하는 여인 캐럴양과 행복하길 빌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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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15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일러있습니다는 제목에 붙여주세요^^ 이 책을 이제 읽으시다니요^^

보슬비 2006-07-1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시리즈부터 시작하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추리소설은 리뷰 쓰기가 참 곤란한것 같아요^^;;
 
나, 프리다 칼로 - 프리다 칼로의 편지와 자화상들
프리다 칼로 지음, 이혜리 옮김 / 다빈치 / 2004년 2월
품절


테레사 프뢴사에게 준 날짜 미상의 시


침 속에.
종이 위에.
어둠 속에.
모든 선들에
모든 색깔에
모든 물병 안에
내 가슴 속에
바깥에도. 안쪽에도.
잉크병 안에-글을 쓰는 어려움에
내 두 눈의 경이로움에. 태양의
마지막 선들에(태양에는 어떤 선도 없다) 모든 것
안에. '모든 것 안에'라는 말은 멍청하기도 하고 장엄하기도 하다
내 오줌 안에 디에고 내 입 안에 디에고-내
심장 안에 내 광기 안에. 내 잠 속에
압지에-펜 끝에-.쪽

전시회 초대장
1953년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우정과 사랑으로,
제 보잘것없는 전시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시계는 가지고 계시겠죠, 하여튼,
저녁 8시에
롤라 알바레스 브라보의 화랑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화랑은 암베레스 12번지
길가에 있어서
복잡하지 않으니까
길을 잃지는 않으실 겁니다.
저는 당신의 진지하고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을 뿐입니다.
당신은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잘 쓰시고
아는 것도 많으시니까요.
제 손으로 그린
이 그림들이
이제 내 형제들의 마음에 들기를
벽에 걸려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 내 사랑하는 친구,
진실한 우정으로,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프리다 칼로 데 리베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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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때문에 알게 된 화가예요.

무척 매력적인 화가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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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는 주인공의 모습이 왠지 나와 비슷해서 읽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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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열린 땅 티베트.타클라마칸 기행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여행 1
서화동 글.사진 / 은행나무 / 2006년 6월
품절


다시 길을 따라 3km쯤 올라가자 왼편 야산 언덕에 독수리 500여 마리가 떼 지어 앉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도끼를 든 사람이 잘라주는 '고기'를 받아먹느라 머리를 한껏 도끼 앞에 들이민다. 도끼를 든 라마승 두 사람이 '훠이, 훠이' 소리치며 쫓아내도 다시 모여들고 금세 먹이 다툼을 벌인다. 도끼를 든 사람은 독수리가 먹기 좋게 '고기'를 잘게 자르고 부숴 던져준다. 그때마다 독수리들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먹이를 낚아채느라 부산하다. 이 독수리들이 이렇듯 다툼을 벌이며 먹는 것은 바로 죽은 사람의 '몸'이다.

끔찍하다. 아무리 이곳의 전통적인 장례 방식이라지만 사자死者의 육신을 저렇게 참혹하게 다룰 수 있을까. 사람이 사람의 몸을 부수고 쪼개는 장면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문화 상대주의'라는 말로도 얼른 스스로를 추스르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은 장족의 오랜 장례문화인 천장天葬이다. 조장鳥葬이라고도 하는 천장은 사자의 시신을 산에 뿌려 신성한 새인 독수리의 먹이가 되게 함으로써 바로 승천하거나 부귀한 집안에 다시 태어나게 하는 장례의식이다. 장족의 눈에는 독수리가 신성한 새이기 때문에 독수리를 통해 죽은 이가 천계로 들어간다고 믿는 것이다. 또한 불교의 윤회사상에 따라 육체는 없어져도 영혼은 없어지지 않으며 육체를 보시함으로써 영혼이 해탈을 얻는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무서운 풍습같지만 그들의 문화를 탄압하려하기보다는 이해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쪽

무릇 종교란 이런 것이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이후 티베트의 사찰이 이처럼 퇴락하고 승려들을 관광산업을 위한 부속품으로 전락시키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바꿔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을 다 바쳐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 단 한 번이라도 성스러운 사찰을 참배해야 업을 씻고 다음 생에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을 기꺼이 내놓는 그 정성이 모여 티베트 불교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강고한 티베트 불교도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인구의 대부분이 불교신자이던 예전과 달리 한족이 대거 이주해오고 외부문물이 유입되면서 불교신자의 비율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조캉 사원에서 멀지 않은 시짱대학 앞 식당에서 만난 영어과 1학년 완인 양萬銀ㆍ18세은 "학생들 중 불교신자는 40%가량 되는데 점차 줄고 있다. 지식이 늘면서 종교란 믿어도 되고 안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인과 기성세대에겐 불교가 여전히 정신적 의지처이지만 젊은 세대에겐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관심사는 유행과 취업이다. 영어 가이드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는 그녀는 "지금 젊은이들이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복장패션"이라며 "화장을 하고 학교에 오는 여학생도 많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나면 나이트클럽에도 가고 춤도 춘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춤은 장족 춤과 현대 춤을 섞은 퓨전 댄스란다.
하기야 티베트라고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있을 것인가. 길이 뚫리고 인터넷으로 온 세상의 정보를 다 받아들이며 위성TV로 '대장금'을 시청하는 지금, 변화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며 또한 과정이다.-.쪽

나무춰 호숫가.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그 하늘보다 더 푸른 물이 저 멀리 녠칭탕구라의 설산과 함께 빛나고 있다. 물빛이 하늘보다 더 푸른 건 시린 하늘이 물에 비친 탓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가까이서 보니 파도가 출렁이고 있다. 그냥 잔잔한 파도가 아니라 제법 세찬 파도다. 과연 이곳이 해발 4700m를 넘는 고원 위의 호수란 말인가. 하지만 최고 깊이가 33m에 이르는, 칭하이 성의 칭하이 호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염호鹽湖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과연 바다와 같은 호수라는 사실이 이상하지 않다. 나무춰는 신생대 제3기에 일어난 지각변동으로 생긴 호수라고 한다. 원래 바다가 호수가 됐으니 물이 짤 수밖에……. 원래는 지금보다 호수면적이 훨씬 넓었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축소됐다고 한다.
사람은 대자연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고 순응한다. 티베트처럼 척박한 자연환경에선 더욱 그렇다. 나무춰 주변 바위마다 타르초가 걸려 있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100km에 이르는 호수 둘레를 돌며 '옴마니반메훔'을 외우고 오체투지를 한다. 이방인들은 숨쉬기도 힘든 해발 5000m 이상의 고원에서 티베트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자연 앞에 던지며 머리를 숙인다. 해마다 4~5월경이면 수많은 불교신자들이 찾아와 호숫가를 돌고 나무춰 주변의 사찰들은 향 연기와 촛불로 가득 찬다고 한다. 특히 티베트에서는 양띠 해에는 성호를 돌고 말띠 해에는 수미산須彌山을 돌고 원숭이해에는 산고개를 도는 풍습이 있어서 양띠 해가 되면 나무춰를 도는 인파가 더욱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나무춰의 장관을 보러오는 외국인들도 연간 수만 명에 달한다니 티베트의 손꼽히는 관광자원이기도 하다.-.쪽

초모랑마는 이제는 고인이 된 고상돈 씨가 1977년 한국인으로선 첫 발을 디딘 이래 허영호, 엄홍길, 박영석 등 숱한 한국 산악인들이 당찬 기개를 폈던 산이다. 아무에게나 아무 때나 허락하지 않는 신들의 땅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히말라야 등정에 성공했던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이 히말라야에 오른 것이 아니라 히말라야가 자신들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티베트어 '초모랑마'는 '대지의 여신'이란 뜻이고, 네팔 이름 '사가르마타'는 '세계의 어머니 여신'이라는 뜻인 게 결코 우연이 아닌듯하다.
그들이 겸손으로 대했던 저 산들에 경의를 표하며 봉우리 하나하나를 소중한 보물처럼 카메라에 옮겨 담고 하산한다. 내려가는 길은 S자형의 지그재그다. 인간들이 거대한 자연의 품에 안겨 곡예하듯 내려오는 모양을 초모랑마가 내려다보고 있다. 숱한 지그재그와 바위터널을 지나자 비로소 초모랑마 방문객들이 쉬어가는 자시쭝札西宗 마을에 도착한다.-.쪽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풍요롭게 사는 사람의 눈에는 이게 무슨 행복일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빠쌍 씨에게는 이것이 행복이다. 그는 "아홉 살 때 티베트가 해방돼 참으로 변화가 많았다"면서 "옛날에는 토지가 없는 노예제였으나 해방 후 정부에서 땅을 줘서 생활이 좋아졌다"고 했다. 중국의 티베트 침략에 대해서는 양측의 논란이 많다. 중국은 가혹한 노예제도에서 티베트 인민을 해방시켰다고 하지만 티베트 쪽에선 부당한 침략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빠쌍 씨의 입장에서 보면 누가 지배를 하든 자신과 가족들이 굶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이 선善이다. 그는 "농민은 토지만 있으면 산다"면서 곤궁했던 옛날보다 나아진 생활여건과 수준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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