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초코릿이 생각나는 제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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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8-28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이라는 책인줄 알았네요. ^^;;

보슬비 2006-08-2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ㅋㅋ
 
한국단편소설 35 (책 + MP3 다운로드)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계용묵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1년 5월
품절


혼혼히 정신이 아뜩하여 가물가물한 모양 ¶이 말을 꿈결 같이 들으면서 그는 또 혼혼히 잠이 들었다. 그리하여 두어 시간, 꿀보다도 단 잠을 잔 뒤에 깨어 보니, 아까같이 새빨간 불은 피어 있지만 아우는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다. ('배따라기'에서)

저품 두려움의 옛말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과 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 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감자'에서)

댓바람에 지체하지 않고 당장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 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치 않은 일이었다.
오라질 (오라로 묶여갈 이란 뜻에서) 상대를 부르는 말에 앞세워, 그를 욕하는 뜻을 나타냄.
조랑복 짧게 타고난 복력 ¶"에이, 오라질 년, 조랑복은 할 수가 없어, 못 먹어 병, 먹어서 병! 어쩌란 말이야!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운수 좋은 날'에서)

뚜우한 말수가 적고 묵직한 ¶"니쌍나올취―" "니씽섬마" 하고 덤벼 보았으나 중국인 또한 그 기름 낀 뚜우한 얼굴에 수수께끼 같은 웃음을 띨 뿐이요 별로 대꾸를 하지 않았건만, 그래도 무에라도 연해 웅얼거리면서 나를 보고 웃어 보였다.
주적대다 아는 체하며 요란스럽게 떠들어대다 ¶나는 쌀쌀하게 그의 시선을 피해 버렸다. 그 주적대는 꼴이 어쭙지않고 밉살스러웠다.
신신하다 새롭고 싱싱하다 ¶쫓겨 가는 운명이거든 어디를 간들 신신하랴.
암만 아무리 ¶"암만 사람이 변하기로 어째 그렇게도 변하는 기오? ('고향'에서)-.쪽

주릿대 주리를 트는 데 쓰는 두 개의 붉은 막대 ¶"이 주릿대를 안길 년!"
포달 암상이 나서 악을 쓰고 함부로 주워대는 말 ¶"고 배라먹을 년이 왜 고렇게 포달을 부려서 장부의 마음을 긁어 놓아!"
국으로 제 생긴 그대로, 잠자코 ¶계집이 싫다고 그러면 국으로 물러갈 일이지 이게 무슨 사내답지 못한 일야! 놔요!" ('물레방아'에서)

대강이 머리의 속된 말 ¶그 집에는 삼룡이라는 벙어리 하인 하나가 있으니 키가 본시 크지 못하여 땅딸보로 되었고 고개가 빼지 못하여 몸뚱이에 대강이를 갖다가 붙인 것 같다.
태질 세차게 메어치거나 내던지는 짓 ¶아버지께 꾸중을 듣고 들어와서는 다짜고짜로 신부의 머리채를 쥐어 잡아 마루 한복판에 태질을 쳤다.
빙충맞다 똑똑하지 못하고 어리석다 ¶울면 요사스럽다고 때린다. 또 말이 없으면 빙충맞다고 친다. 이리하여 그 집에는 평화스러운 날이 하루도 없었다.('벙어리 삼룡이'에서)

코떼다 무안하도록 핀잔을 맞다 ¶어제 아침에 사장더러 P군의 사정이 퍽 난처하니 어떻게 생각해 봐 주면 좋겠다고 여러 말을 했다가 코떼었소.
듣그럽다 소리가 귀에 거슬리다 ¶낮게 틀어 놓은 음악 소리도 공부할 때는 듣그럽다.
은근짜(慇懃―) 1.의뭉스러운 사람. 2.몸을 파는 여자. ¶삼십이 되도록 지금까지 유곽을 가거나 은근짜 집을 가거나 동관의 색주가 집에 가서 잠자리를 한 일은 없다.
단작스럽다 (하는 짓이나 말이) 치사스럽고 더러운 데가 있다. ¶너무도 인간이 단작스럽고 악착스러운 것 같았다.
어룽 어룽이의 준말. (작은말)아롱. 어룽어룽한 무늬가 있는 점 ¶그것은 머리 한구석에 박혀 가지고 사라지려 하지 아니하는 어룽과 같다. ('레디 메이드 인생'에서)-.쪽

칙살스런 하는 짓이 잘고 더러운 ¶우리 아주머니가, 그래도 그 아주머니가, 어질고 얌전해서 그 알량한 남편양반 받드느라 삯바느질이야 남의 집 품빨래야 화장품장사야, 그 칙살스런 벌이를 해다가 겨우겨우 목구멍에 풀칠을 하지요.
범연히 차근차근한 맛이 없이. 데면데면히 ¶양명절 때면 고깃근이라도 사 보낸다든지, 또 오며가며 들러 이야기 낱이라도 한다든지, 그런 건 결단코 범연히 하진 않으니까요.
전중이 징역 사는 사람, 기결수 ¶그래 그 뒤에, 그 양반은 필경 붙들려 가서 오 년이나 전중이를 살았지요.
흰말 터무니없이 자랑으로 떠벌리는 말. 흰소리 ¶아무튼 그런 것말고라도 참, 흰말이 아니라 이날 이때까지 내가 그 아주머니 뒤도 많이 보아 주었다우. 갚을 만치 갚노라고 갚은 셈이지요.
잘코사니 남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 하는 말 ¶위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그 지랄들을 했다가 잘코사니야! ('치숙'에서)-.쪽

끌채 머리채의 사투리 ¶아다다는 어머니의 손길이 또 자기의 끌채를 감아 쥘 것을 연상하고 몸을 겨우 뒤채 비꼬아 일어서서 절룩절룩 굴뚝 모퉁이로 피해 가며……
을러메다 위협적인 언동으로 위협해서 억누르다 ¶그리고 주먹을 귀 뒤에 넌지시 얼메고 마주 선다.
깃부 지참금. 신부가 시집갈 때 가지고 가는 재물 ¶열아홉 고개를 넘기도록 처묻어 두고 속을 태우다 못해 깃부로 논 한 섬지기를 처넣어 똥 치듯 치워 버렸던 것이, 그만 오 년이 멀다 다시 쫓겨와, 시집에는 아예 갈 생각도 아니 하고 하루 같은 심화를 올렸다.
자배기 동이만한 부피에 약간 얕고 넓적하게 만든 오지그릇 ¶활짝 단 솥뚜껑을 마련 없이 맨손으로 열다가 뜨거움
을 참지 못해 되는 대로 집어 엎는 바람에 그만 자배기를 깨쳐서 욕과 매를 한바탕 겪고 났었건만……
나무새기 '남새'의 사투리. 무ㆍ배추 따위와 같이 심어 가꾸는 푸성귀 ¶일찍이 아침을 지어 먹고 나무새기를 뽑으러 간다고 바구니를 끼고 바닷가로 나섰다.
감탕 아주 곤죽이 된 진흙 ¶소리가 났다고 아는 순간, 철썩 하고 감탕이 사방으로 뛰자 보니, 벌써 아다다는 해안의 감탕판에 등을 지고 쓰러져 있다. ('백치 아다다'에서)
-.쪽

짜장 과연. 정말로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 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하고 꼬박 일곱 달 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겐지 짜장 영문 모른다.
붓다 밭이나 논에 못자리를 만들고 씨를 촘촘하게 뿌림 ¶모를 붓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또 싱겁다.
마름 지주의 위임을 받아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 ¶허나 인심을 정말 잃었다면 욕보다 읍의 배참봉댁 마름으로 더 잃었다.
삶다 논밭의 흙을 써레로 썰고 나래로 골라 노글노글하게 만듦 ¶"예, 그만 일어나 일 좀 해라. 그래야 올 갈에 벼 잘되면 너 장가들지 않니." 그래 귀가 번쩍 띄어서 그날로 일어나서 남이 이틀 품들일 논을 혼자 삶아 놓으니까 장인님도 눈깔이 커다랗게 놀랐다.
골김에 홧김에 ¶골김에 그저 이놈의 장인님, 하고 댓돌에다 메어꽂고 우리 고향으로 내뺄까 하다가 꾹꾹 참고 말았다.
고대 이제 막 ¶"밤낮 일만 하다 말 텐가!" 하고 혼자서 쫑알거린다. 고대 잘 내외하다가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난 정신이 얼떨떨했다.
되알지게 몹시 올차고 여무지게 ¶"성례시켜 달라지 뭘 어떡해." 하고 되알지게 쏘아붙이고 얼굴이 빨개져서 산으로 그저 도망친다.
당조짐 정신을 차리도록 단단히 조짐 ¶뱀두 뱀이래야 좋으냐구 창피스러우니 남 듣는 데는 제발 빙장님, 빙모님, 하라구 일상 당조짐을 받아 오면서 난 그것두 자꾸 잊는다.
지다위 남에게 등을 대고 의지하거나 떼를 쓰는 짓¶ 놈이 번히 괄괄은 하지만 그래 놓고 날더러 석유 값을 물라구 막 지다위를 붙는다.
악장 악을 쓰고 싸움 ¶이 악장에 안에 있었던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 나왔다. ('봄봄'에서)

-.쪽

되우 매우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
어르집다 여러 겹으로 된 것을 켜켜이 뜯어내다 ¶곡괭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
바지게 발채를 얹은 지게 ¶영식이는 살기 띤 시선으로 고개를 돌렸다. 암말 없이 수재를 노려본다. 그제야 꾸물꾸물 바지게에 흙을 담고 등에 메고 사다리를 올라간다.
풍치다 허황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함 ¶이놈 풍치는 바람에 애꿎은 콩밭 하나만 결딴을 냈다.
북새 여러 사람이 한 데 모여 야단스럽게 부산을 떠는 일 ¶날마다 와서 그 북새를 피우고 금하여도 다음날 보면 또 여전히 파는 것이다.-.쪽

쌩이질 뜻밖의 방해 ¶계집애가 나물을 캐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배냇병신 날 때부터의 병신 ¶"얘! 너 배냇병신이지?"
두엄 퇴비 ¶밭에 두엄을 두어 짐 져내고 나서 쉴 참에 그 닭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감때사납다 매우 억세고 사나워서 휘어내기 어려운 ¶이 기회를 타서 작은 우리 수탉이 또 날쌔게 덤벼들어 다시 면두를 쪼니 그제는 감때사나운 그 대강이에서도 피가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호드기 버들가지 껍질이나 밀짚으로 만든 피리의 일종 ¶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드기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동백꽃'에서)

츱츱하다 더럽고 염치없다
각다귀 짐승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모기과의 곤충. 여기서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가리킴 ¶츱츱스럽게 날아드는 파리 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얼금뱅이 얼굴이 얽둑얽둑 얽은 사람 ¶얼금뱅이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온갖 피륙을 팔던 가게)의 허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선달에게 낚아보았다.
난질꾼 오입쟁이 ¶녀석이 제법 난질꾼인데 꼴사납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낮부터 술 처먹고 계집과 농탕이야.
대거리 상대하여 대듦, 또는 그런 언행 ¶그러나 한마디도 대거리하지 않고 하염없이 나가는 꼴을 보려니, 도리어 측은히 여겨졌다.
가스러지다 털 같은 것이 거칠게 일어나다 ¶가스러진 목 뒤 털은 주인의 머리털과도 같이 바스러지고, 개진개진 젖은 눈은 주인의 눈과 같이 눈곱을 흘렸다.
암샘 짐승의 발정기에 수컷이 암컷에게 끌리는 본능적인 행동 ¶"늙은 주제에 암샘을 내는 셈이야. 저놈의 짐승이."
장도막 장날과 장날 사이의 동안 ¶"다음 장도막에는 벌써 온 집안이 사라진 뒤였네. 장판은 소문에 발끈 뒤집혀 고작해야 술집에 팔려가기가 상수라고 처녀의 뒷공론이 자자들 하단 말이야."
대근하다 견디기 힘들다 ¶둔덕은 험하고 입을 벌리기도 대근하여 이야기는 한동안 끊겼다.
훗훗이 훈훈하게 ¶뜰에 불을 피우고 훗훗이 쉬어. ('메밀꽃 필 무렵'에서)-.쪽

짚북데기 얼크러진 볏짚의 뭉텅이 ¶바심할 때의 짚북데기보다도 부드러운 나뭇잎― 여러 자 깊이로 쌓이고 쌓인 깨금잎, 가락잎, 떡갈잎의 부드러운 보료―속에 몸을 파묻고 있으면 몸뚱어리가 마치 땅에서 솟아난 한 포기의 나무와도 같은 느낌이다.
농탕치다 남녀가 음탕한 소리와 난잡한 행동으로 마구 놀아 대고 ¶해가 뛸 때에 즐거워하고, 바람 불 때에 농탕치고, 날 흐릴 때 얼굴을 찡그리는 나무들의 풍속과 비밀을 역력히 번역해 낼 수 있다.
민출하다 미끈하고 밋밋하다 ¶민출한 자작나무는 가지가지에 불이 피어올라 한 포기의 산 호수 같은 불나무로 변하였다.
지지부레하다 보잘 것 없다. 변변치 않다 ¶술집 골방에서 왁자지껄하고 싸우는 것도 전과 다름없이 어수선하고 지지부레하였다.
고시랑고시랑 못마땅하여 잔소리를 자꾸 되씹어하는 모양 ¶사랑방에서 고시랑고시랑 잠을 못 이룰 육십 노인의 꼴이 측은하게 눈에 떠올랐다.
적이 약간, 얼마간 ¶개울가에 냄비를 걸고 서투른 솜씨로 지은 저녁을 마쳤을 때에는 밤이 적이 어두웠다.
등걸불 타다가 남은 불 ¶등걸불이 탁탁 튄다.
오랍뜰 대문 앞에 있는 뜰 ¶오랍뜰에 우리를 세우고 염소와 돼지와 닭을 칠 터. ('산'에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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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35 (책 + MP3 다운로드)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계용묵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에 읽은 단편들도 많지만, 지금 다시 읽으면 그때의 감정과 다를까 싶어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물론 읽어보지 않은 단편들도 많이 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35편의 단편을 수록해서인지 꽤 두꺼운 책자이고, 아무래도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이지만, 한국 단편의 발전역사를 살펴볼수 있는 책인지라 소장해도 좋은책인것 같습니다.

한국단편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시대의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일제시대와 6.25전쟁등을 통해 우리민족의 가난과 지배층의 착취로 인한 고통, 사회적 혼란과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휴머니즘, 전쟁으로 인한 역사적 비극등을 엿볼수 있습니다.

수능을 위한 책인 덕분에 작가의 프로필과 책 줄거리에 대한 설명 그리고 작가의 시대적 배경이 함께 설명되어있는데, 수능생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들을 해소하는데 좋았습니다.

그외에 부록으로 책속의 우리말들을 발췌해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는데, 잊혀져가는 아름다운 말들을 다시 살펴볼수 있는 좋은 기회인것 같아요. 아무래도 옛글을 읽으면서 다시 현대어로 바꾼다면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잊혀져가는 말을 그대로 사용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것도 원작을 이해하기 힘들텐데 이렇게 부록이나 주석을 통해 원작을 좀 더 이해할수 있도록 신경을 쓴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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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단편도 많지만, 우리나라의 옛단편을 다시 읽는것도 좋은것 같아요.

단편이라고 하지만 35편을 담아서인지 페이지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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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돼지는 슬프다! 푸른문고 20
린데 폰 카이저링크 지음, 엄영신 그림, 현미정 옮김 / 푸른나무 / 2001년 10월
절판


바퀴는
바퀴 살로 버팁니다.
그러나 정작 바퀴가 구를 수 있는 이유는
살과 살 사이의 빈 공간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흙으로 그릇을 만들지만,
그 그릇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속이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가지고 집을 만들지만,
그 집에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이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쪽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렘스탈 마을에 로자라는 여자아이가 살았다. 아침마다 로자는 이웃 목장으로 우유를 가지러 가곤 했다. 한번은 로자가 가져온 우유 주전자를 식탁에 올려놓았는데, 고양이가 식탁 위로 뛰어 올라 주전자를 엎질렀다. 바로 그 때 로자의 엄마가 문을 열고 나오더니 소리를 질렀다.
"로자, 좀 조심하라니까. 넌 왜 그렇게 칠칠맞지 못하니? 냉큼 행주 가지고 와서 닦아."
로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점심 시간에 로자는 엄마 심부름으로 유치원에 간 동생 토마스를 데리러 갔다. 개구쟁이 토마스는 집에 오면서 웅덩이마다 발을 디디며 장난쳤다. 로자가 그러지 말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토마스의 바지는 금세 흙탕물로 범벅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자, 문 앞에 선 아빠가 대뜸 야단을 쳤다.
"로자, 동생을 좀 더 잘 돌볼 수 없겠니?"
로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번은 바느질 시간에 장난꾸러기 쿠르트가 선생님이 안 보는 사이에 로자의 바느질 상자를 마구 흩뜨려 놓았다. 마침 선생님이 와서 꾸짖었다.
"로자! 정리를 해 놓지 않으면 빵점을 주겠다."
로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로자는 나이에 비해 작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 친구들은 종종 로자를 놀렸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덩치가 큰 레기네와 에밀이 로자를 떠밀고 도망갔다.
"바보, 멍청이!"-.쪽

로자는 넘어져 스타킹에 구멍이 나고 무릎이 깨졌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엄마는 야단쳤다.
"네 무릎은 저절로 낫겠지만, 스타킹은 어떡할 거니?"
로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토요일 저녁이면, 할머니는 일요일에 먹을 과자를 구웠다. 로자는 할머니를 도와 그 과자를 찬장에 넣어 두었다. 그런데 쥐가 그 과자를 몰래 갉아먹었다. 과자에는 아기 이빨자국 같은 것이 생겼다. 할머니가 다음 날 식탁을 차리다가 그것을 봤다.
"할머니가 어렸을 때는, 몰래 과자를 훔쳐 먹지 않았다."
로자는 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두 모여 과자와 코코아를 먹고 있을 때, 로자가 갑자기 소리치며 울기 시작했다. 양쪽 코에서 콧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그 때 할아버지가 로자를 무릎 위에 앉히고, 코를 닦아 주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지, 로자? 이 할애비한테 말해 보렴."
그제서야 로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고양이, 엄마, 토마스, 아빠, 못된 쿠르트, 바느질 상자, 선생님, 레기네와 에밀, 무릎과 스타킹, 쥐, 과자와 할머니. 갑자기 모두들 당황해서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쳐다보다가 로자에게 일시에 눈길을 돌렸다.
"그럼, 도대체 왜 말 안 했니?"
그러나 그 물음에 로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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