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 - 미디어 디스토피아에서 미디어 유토피아를 상상하다
정여울 지음 / 강 / 2006년 6월
품절


트릭스터(trickster)
트릭을 거는 자, 즉 유희나 장난이나 사기를 거는 자.

기쁨을 주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으며
온갖 모순과 역설로 뒤덮인 존재.

트릭스터는 한계에 선 유목민이다.

욕망의 한계를 알지 못하며,
한 가지 욕망에 집착할 짬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새로운 욕망에 목마른 자.

욕망을 극한까지 추구하되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쪽

팜므 파탈의 키워드는 '요부'나 '악녀'가 아니라 '자기 충족성'이다.

팜므 파탈의 원조는 그리스 신화의 요정 사이렌이라고 한다.

사이렌은 섬 위에서 천상의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고,
사이렌의 노래에 굴복한 남성들은 즉시 사망해 버렸다.

자신을 숭배하는 대상들에 대한 냉혹한 무관심,
그것이 팜므 파탈의 매혹의 진원지다.-.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뷰평도 좋고,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한 책이니깐 읽어보게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구판절판


교실이 진짜 전철이라서 특이하다고 생각한 토토가 그 다음으로 특이하다고 느낀 것은 앉는 자리였다.
전에 다니던 학교는 '누구는 어느 책상, 그 옆에는 누구, 앞에는 누구'라는 식으로 각자 자리가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 학교는 그날의 기분이나 형편에 따라 어디든지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토토는 고민고민하며 둘러본 끝에, 아침에 토토 다음으로 교실에 들어온 여자아이 옆에 앉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토토가 좋아하는 귀가 길다란 토끼 그림이 그려져 있는 점퍼 스커트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 -.쪽

아무튼 첫째시간이 시작될 때, 여선생님은 그날 하루동안 공부할 시간표의 전 과목 문제를 칠판에 가득 써놓고 이렇게 말했다.
"자, 어떤 것이든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그러니 학생들은 국어든 수학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글짓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글짓기를 하고, 또 교실 뒤쪽에서는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가 알코올 램프에 불을 붙여 플라스크를 부글부글 끓이기도 하면서 뭔가를 폭발시키곤 하는 광경을 어느 교실에서나 볼 수 있었다…. 이 수업방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한 명 한 명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나 관심의 정도, 사고방식, 그리고 개성 같은 것을 점점 확실하게 드러내주기 때문에 선생님이 학생 개개인을 파악하기에 더 없이 좋은 방법이었다. -.쪽

학생들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부터 해도 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고, 설사 싫어하는 과목이라도 수업이 전부 끝날 때까지만 어떻게든 해내면 되니까 그리 힘들게 여기지 않았다. 따라서 자습 형식이 많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선생님께 물으러 가든지 자기 자리로 선생님을 불러 이해가 될 때까지 가르침을 받는다. 그리고 연습문제를 받아 다시 자습에 들어간다…. 이것은 그야말로 참된 공부였다. 그러므로 선생님의 말씀이나 설명을 멍하니 듣고만 있는 일은 거의 있을 수 없었다.
한편 토토를 비롯한 1학년 아이들은 아직 자습할 정도의 공부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부터 공부한다는 점은 다른 학년이나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글자를 열심히 쓰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그리고 책을 읽는 아이…. 심지어 체조를 하는 아이도 있었다. 토토 옆에 앉은 여자아이는 벌써 글자를 다 깨우쳤는지, 노트에 뭔가를 부지런히 옮겨 적고 있었다. 그러나 토토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가슴 설레어, 다른 아이들처럼 곧바로 공부를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쪽

오늘 도모에 학원 아이들은 각자 온천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서 학교에 모였다. 다들 교정에 모이자 교장선생님이 말했다.
"다 모였지? 기차도 타고 배도 탄단다. 미아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 자, 그럼 출발이다!"
교장선생님의 주의 사항은 단지 이것 뿐이었다. 하지만 지유가오카 역에서 도요코 선으로 갈아탄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고 뛰어다니는 아이도 없었으며, 또 옆에 앉은 아이와 할 얘기가 있을 때에는 얌전하게 소리낮춰 얘기를 나눴다.
사실 도모에의 학생들은 한 번도 학교에서 '예의바르게 한 줄로 서서 걸을 것!'이라든지, '전철 안에서는 조용히 할 것!'이라든지, '음식물 찌꺼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따위의 주의사항을 배운 적이 없었다. 다만 하루 하루의 생활 속에서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나 약한 사람을 밀쳐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는 것은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이며, 또 어질러져 있는 곳을 보면 자기가 알아서 청소를 하는 등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되도록 삼가는 습관이 어느 틈에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정말이지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수업 중에 창가에서 친동야를 불러 모두에게 피해를 주었던 토토가, 도모에 학원으로 온 그 날부터는 자기 책상에 얌전히 앉아서 공부하게 된 것을 보면 여간 신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튼 지금도 토토는 전에 다니던 학교 선생님이 보면 '아마도 내가 사람을 잘못 봤겠지…?'할 정도로 얌전히 아이들과 같이 앉아서 여행을 하고 있었다.-.쪽

'문자와 말에 너무 치중하는 현대의 교육이, 오히려 아이들이 마음으로 자연을 보고 신의 속삭임을 듣고 또 영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성과 직관을 쇠퇴시키지는 않았을까? 해묵은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 그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비단 시인 바쇼 만이 아니건만…. 게다가 물이 끓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두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 뿐이 아니건만….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도 못하며 더구나 가슴 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 한탄한 교장선생님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으리라 확신하고 수업 내용에 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토토 역시도 마치 이사도라 던컨처럼, 맨발로 달리고 뛰어 다니는 것 자체가 수업이라는 사실이 아주 아주 즐거웠다. -.쪽

분명 토토에 관한 불만이나 노파심섞인 견해가, 아마도 학부형이나 선생님들을 통해 교장선생님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교장선생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토토에게
"넌, 사실은 정말 착한 아이란다."
라고 말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만약 신경 써서 이 말을 듣는 어른이 있다면, 이 '사실은'에 아주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너한테는 사람들이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면이 여러 가지로 많지만, 사실 네 성격은 밝고 아주 착하지. 교장선생님은 그걸 잘 알고 있단다."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은 토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토토가 그 말의 깊은 뜻을 이해한 것은 몇 십년이 훨씬 지나서였다….
그러나 갚은 뜻이야 채 알 수 없었지만, 일단 토토의 마음 속에 '나는 착한 아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준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안 그렇겠는가! 그 후로 항상 무슨 일을 할 때면, 선생님의 그 말씀을 떠올리곤 했으니까…. 다만 저지르고 나서 '앗! 왜 그랬을까?'하고 후회할 때가 가끔은 있었지만 말이다.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인생에서 크나 큰 지침이 된 이 중요한 말을, 토토가 도모에 학원을 다니는 동안 줄곧 들려주었다.
"토토, 넌 사실은 정말 착한 아이란다."라고….-.쪽

도모에 학원에 불이 났다.
밤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학교 바로 옆, 교장선생님 집에 있던 미요와 언니 미사, 그리고 사모님은 다행히도 구혼부츠 절의 연못 근처에 있는 도모에 농원으로 급히 피해 화를 면했다. 하지만 B29는 계속해서 도모에 학원의 전철교실로 폭탄을 떨구었다.

교장선생님의 평생 꿈이었던 학교는 지금 화염에 휩싸여 있다.
선생님이 무엇보다도 사랑했던 아이들의 웃음 소리며 노래소리 대신, 학교는 지금 끔찍스런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있다. 그 불길은 어떻게 손을 써볼 수도 없이 학교를 불태워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유가오카 도처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교장선생님은 그 한 가운데 서서 도모에학원이 불타는 걸 꼼짝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약간 구겨지긴 했지만, 검은 양복 차림에다 윗도리의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모습이 평소와 다름없었다.
오랫동안 불길을 바라보던 선생님은, 이윽고 곁에 있던 대학생 아들인 도모에에게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얘야, 이번에는 무슨 학교를 만들까?"
순간 도모에는 제 귀를 의심하며 고바야시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랬다. 아이들에 대한 고바야시 선생님의 애정이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지금 학교를 휩싸고 있는 저 불길보다 훨씬 강했고 뜨거웠던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은 여전히 건강했다…. -.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 읽은 500번째 책으로 그동안 읽고 싶었던 '창가의 토토'를 선택했답니다.

책 표지 가득 아이의 얼굴을 담은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우리 강아지 이름인 '토토'가 제목에 들어있어서 더 정이 가는것 같아요^^

아마도 올해가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책을 읽은것이 아닌가 싶고, 그런 기회가 흔치 않다보니 올해 목표를 1000권으로 잡았지만 속도로 봐서는 힘들것 같네요. 그래도 책과 함께 한 시간들이 참 좋고 행복한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열려라, 하늘 땅 어린이 동양 신화 1
원재훈 지음, 권신아 그림 / 문학동네 / 2003년 1월
품절


옛날 사람들은 지금처럼 살지 않았어요. 비행기도 없었고, 텔레비전도 없었고, 컴퓨터도 핸드폰도 없었어요. 심지어는 불조차 없던 시절도 있었어요. 사람들은 비바람이 부는 들판에서 사나운 짐승들과 싸우면서 살았어요.
하늘과 땅에 둘러싸여 자연과 더불어 살다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하늘과 땅 그리고 불과 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지요. 특히 홍수를 일으키고 번개와 벼락을 내리치는 자연 현상을 보며 사람들은 위대한 신들이 신비한 힘으로 세상을 다스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놀라운 자연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었다가 신들의 이야기로 지어 내기 시작했지요.
(중략)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이 이야기들은 막 태어난 아이처럼 순수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어쩌면 어른보다도 어린이들이 더 잘 이해할지도 모르지요.-.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