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
우종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2월
품절


'골리수(骨利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입니다. 지리산에 가면 고로쇠나무를 볼 수 있지요. 골리수란 바로 그 고로쇠나무의 수액이랍니다. 그냥 고로쇠물이라고도 하지요. 동파된 나무줄기에서 흘러나오는 그 물을, 사람들은 뼈에 이로울 만큼 값진 보약이라며 받아먹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줄기를 타고 흐르는 수액을 작은 통에 받아 마시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어느 해 봄, 저는 지리산에서 아주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윙 하는 기계 소리가 들리더군요. 깊은 산중에 웬 기계 소리인가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커다란 나무 앞에서 장정 서넛이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손에 드릴을 쥐고 있더군요.
그들은 이른 봄 나무가 뿌리로부터 물을 올리는 것을 틈타 고로쇠나무에 억지로 구멍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고로쇠나무에 손가락 한 마디가 넘는 깊은 구멍이 뚫렸지요. 그리고 그 구멍엔 수액이 흘러내리도록 링거 줄이 꽂혔습니다.
그리고 곧 그들은 나무 앞에 무릎을 꿇더니만 링거 줄에 입을 대고 수액을쭉쭉 빨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만큼 수액이 나오지 않았는지 이내 포기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대신 줄 끝에 작은 양동이 하나를 걸어두더군요. 다른 고로쇠나무를 찾아낼 생각인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들은 곧 그곳을 떠났습니다.
-.쪽

저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그들은 양동이가 채워질 무렵 다시 나타날 겁니다. 그리고 그걸로 끝일 테지요. 뚫린 구멍에 벌레가 들어도, 빗물이 들어 썩어도…….
저는 문득 흡혈귀가 떠올랐습니다. 나무에게 있어 이른 봄 뿌리로부터 올라온 수액은 사람으로 치면 피와 같은 것입니다. 그걸 무작정 뽑아내는 건 사람 몸에서 억지로 생피를 뽑아내는 것과 다를 게 없지요. 더구나 사람과 달리 나무의 수액은 항시 생겨나는 게 아닙니다. 수액은 이른 봄 곡우를 전후해서 잠깐 생겨납니다. 그래서 나무는 그 잠깐 생긴 수액을 일 년 동안 아끼고 아껴가며 새순도 올리고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수액을 무참히 빼앗긴다면 결국 나무는 말라 죽고 말겠지요.-.쪽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나, 너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는 것:내 것, 네 것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내 것'이 '네 것'보다 많은 것

사람들이 사는 사각의 돌상자 안에는 그들 각자가 욕심을 내어 '내 것'으로 만든 수많은 물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살아감에 있어 그게 꼭 필요한가 봤더니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살면서 몇 번 쓰지 않을 온갖 장신구와 주방을 가득 메운 식기들, 게다가 먹지 못해 버리는 음식은 또 얼마나 많던지……. 제 눈에 비친 사람들의 삶은 누군가의 말처럼 '죽도록 벌어서, 죽도록 사들인 다음, 죽도록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디에 쓸지 생각지도 않고, 그저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아우성을 치더군요. 그 결과 그들 곁에 있는 모든 사물은 하나같이 다 '누군가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평생 가야 다 밟지도 못할 만큼 땅을 가진 이는 단 하룻밤 쉴 곳이 없는 이웃을 위해 한 평도 안 될 잠자리조차 내놓질 않습니다. 두 손 가득 빵을 안고 있으면서도 먹지 못해 버릴지언정 눈앞의 굶주린 사람은 못 본 척합니다.
그러면서 밤이 되면 그들은 불안에 떱니다. 밤사이에 자기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기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며 말이지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보다 더 가지기 위한 방법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쪽

본다고 다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안 보인다고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으로 보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무심한 눈으로 그저 보이는 것만을 좇고 있는 당신. 당신의 마음은 어디로 향해 있나요? 당신 눈에 비친 저는 어떤 존재인가요? 당신은 나무 키우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데, 저를 제대로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요?-.쪽

얼마나 괴로울까?
저렇게 많은 돌을 머리에 이고…….
더러는 베개만한 바윗돌을
가슴에 안고 있다.

장난 삼아 던진 것이겠지.
철모르고 한 짓이겠지.
그러나 이건 참 너무 심한 장난이다.
말도 못하고
달아날 수도 없고
대항도 아니하는 약한 자에게
생각 없이 던지는 돌장난.

인간은 풀보다 나무보다 못하다.
보아라, 그 무거운 골병감 돌들을
푸른 잎으로 덮어서 감추고
하늘 우러러 서 있는
학교 울타리 탱자나무를!
-이오덕 님, <탱자나무 울타리>-.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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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왠지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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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책에 대한 명성도 모른채 그냥 네버랜드 클래식 시리즈라 구입했었어요. 구입하고 나서야 꽤 유명한 동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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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네버랜드 클래식 11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타샤 투더 그림,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7월
구판절판


남들에게 고마워하거나 누가 자기를 위해 어떤 일을 해 주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에 익숙지 않았으므로 메리의 말투는 조금 딱딱했다.
"고마워."
그러고 나서 메리는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을 삐죽 내밀었다.
마사 역시 이런 일에 익šG지 않아서 내민 손을 쥐고 어색하게 약간 흔들었다. 그러더니 마사는 웃음을 터뜨렸다.
"시상에! 아가씨는 괴상하기 짝이 Ÿ?힐망구 같어이. 우리 엘리자베스 엘렌이라면 나헌테 뽀뽀를 했을 텐디."
메리는 아까보다 더 뻣뻣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뽀뽀해 주면 좋겠니?"
마사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 메리의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예요.-101쪽

우리 엄니가 그러는디, 어린아이헌테 일어날 수 있는 질루 나쁜 일 두가지는유, 절대루 지 마음대로 허지 못허게 허는 거하구 은제나 지 마음대로 허게 해 주는 거래이. -249쪽

이 세상이 시작된 뒤로 세기마다 근사한 것들이 발견되었다. 지난 세기에는 이전의 어느 세기보다도 더 놀라운 것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이 새로운 세기에도 수백 가지의 훨씬 더 놀라운 것들이 빛을 받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낯설고 새로운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으려 하다가, 그것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라기 시작하고, 그러고 나서는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그런 뒤에야 그 일은 이루어지고, 그 일이 이루어지고 나면 온 세상이 왜 몇 세기 전에 그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궁금해하게 된다. 지난 세기에 사람들이 알아낸 새로운 일 가운데 하나는 생각이 단지 생각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전기만큼이나 강력해서 어떤 이에게는 햇빛처럼 좋고 어떤 이에게는 독약처럼 나쁘다는 사실이다. 슬픈 생각이나 나쁜 생각이 마음 속으로 들어가게 내버려 두는 것은 성홍열균이 몸에 들어가게 내버려 두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그러한 생각이 몸 속에 들어간 다음에도 그대로 노항 둔다면, 살아 있는 동앙네 결코 회복하지 못하루 사도 있다.-382쪽

자기가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증오심과, 다른 사람들을 못마땅해하는 성질과 어떤 일에도 결코 재미있어하거나 즐거워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마음 속에 꽉 들어차 있는 동안에 메리 아가씨는 얼굴이 뇌랗고, 골골거리고, 따분해하고, 비참해하는 아이였다. 그러나 메리를 둘러싼 환경은, 메리 자신이 결코 깨닫지는 못했지만, 메리 아가씨에게 무척 좋았다. 환경은 메리를 좋은 쪽으로 밀어 대기 시작했다. 메리의 마음 속에 차츰차츰 붉은가슴울새, 아이들이 우글거리는 황무지의 오두막, 별나고 심술궂은 늙은 정원사, 평범하고 어린 요크셔의 하녀, 봄날, 날마다 되살아나는 비밀이 뜰, 그리고 한 황무지 남자아이와 그 아이의 '동물들'이 들어차게 되면서 메리의 간과 소화에 영향을 끼쳤고, 메리를 누렇게 뜨고 지치게 만드는 좋지 않은 생각들은 들어설 틈이 없데 되었다.-383쪽

콜린이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서 두려움과 병과 자기를 쳐다보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만을 곱씹으며 매 시간마다 혹과 죽음을 생각하고 있을 동안에, 콜린은 햇살이나 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자기가 하려고만 하면 병이 나을 수 있다거나 제 발로 설 수 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는, 반쯤은 돌아 버린 신경질적인 꼬마 우울증 환자였다. 새로 아름다운 생각들이 예전의 끔찍한 생각들을 밀어 내자 콜린에게는 삶이 되돌아오기 시작했고, 피가 건강하게 혈관을 돌았으며, 힘이 홍수처럼 몸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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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를 수 있는 용기
조양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1월
품절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이 두려웠던 것은 내 쪽에서 먼저 변하는 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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