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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여 나는 죽으러 간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정난진 옮김 / 신원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언뜻 제목만 보고 불치병에 걸린 남자의 이야기인가?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제목이 무척 독특해서 살펴보니 여행을 떠나면서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은 책이더군요. 아마도 저자가 여행하는 곳이 위험하다보니 이런 제목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아내를 위해 여행을 하면서 겪는 생활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 풍경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곁들어 엽서나 편지로 안부를 전하는 모습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또한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아내에게 설명해주기위해 급조된 스케치의 모습에서 현장감과 함께 정감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아내를 사랑하면 여행에 왜 함께 가지 않지?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유럽여행처럼 관광 여행이 아닌 히말라야나 극지방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탐사를 위한 여행이기 때문이지요. 여러번의 죽을 고비들과 주변의 죽음들을 지켜보면서 그가 얼마나 위험한 여행을 하고 있는지 느꼈습니다.
저자는 세계최초로 오대륙 최고봉 등정 기록을 세우고 북극점과 남극점의 2개의 극으로의 여행에 도전하기 위해 532일만에 재회하기도 했습니다. 극으로의 여행은 개썰매를 이용 단독 여행이라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 그 여행중에 개들이 도망치기도 하고, 차가운 물에 빠지고 북극곰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난관은 자연의 변덕이 아닌가 싶네요.
아내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이런 대단한 여행을 하는 사람은 우리와 뭔가 다를거야 생각했던 감정들이 사라지더군요. 오히려 무척 인간적이면서 아내에게 투정도 부리고 함께 고민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한편, 그런 남편을 두고도 남편의 행동에 용기와 사랑을 보내는 아내의 마음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을 쯤에서 '아내여, 나는 죽으러 간다'라는 제목이 무척 마음에 와 닿더군요. 성공도 있었지만, 연속되는 여행의 실패로 좌절하고 있던 그가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출발한 여행이 마지막 모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편한 길이 있음에도 남들과 다른 삶을 꿈꾸고, 또 다른 인생의 목표를 가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쩜 그들은 '짧지만 굵게'사는 인생을 선택한것이겠지요. 그들의 열정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강렬하게 타오르다 꺼져버리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그런 삶이 더 아름답고 유혹적일지도 모르겠네요.
행복하게 아내의 품으로 돌아온 그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슬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