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4
유일한 지음 / 청어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이번편은 여러 단편들로 이루어졌네요. 솔직히 초반에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단편인지라 전반적으로 잔인할거라 예상했는데, 후반은 대체적으로 사랑에 관한 몽환적인 내용을 담았습니다. 솔직히 그점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여러 단편중에 아무래도 ‘창밖의 여자’가 가장 기억 남는 것은 제일 호러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낭만적인 제목과는 달리 선혈이 낭자한 이야기지요. 예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엘리베이터 귀신 이야기도 살짝 등장하며 가장 식상한 것이 진실이 일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센스도…^^;;

그래도 밤늦게 혼자 엘리베이터 타는 것은 무서워요. 아침에는 잘못된 화장이 없나 살펴보는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도 밤에는 누군가의 시선으로 느껴져 어찌나 무섭게 느껴지는지… 같은 사물이라도 낮과 밤이 이렇게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 참 묘하지요.

그 외에 기억에 남는 단편이 있다면 바로 ‘1분간의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뇌성마미의 주인공이 기적과 같은 계약으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정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날수 있게 되는데요. 악마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고 비록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연출하는 모습에서는 가슴이 묘했어요. 게다가 그의 사랑은 그 자신 밖에 모른다는 점이 더 안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포와 환상이 어울려져 책을 읽는동안 시간 가는줄 몰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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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4
유일한 지음 / 청어 / 2003년 8월
절판


7층에서도 역시 엘리베이터는 멈췄지. 이번에야말로 내려서 계단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어. 그런데 내려서 복도 저쪽 끝에 있는 계단을 보니, 전등이 나갔는지 완전히 칠흑 같은 어둠 그 자체였어. 아직 7층에는 입주자가 하나도 없는지, 복도에는 불빛 한 점 없는 거야. 단지 복도 끝의 비상구라고 쓰여 있는 파란불만 보일 뿐, 바로 앞도 안 보일 정도였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가볼까 했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공포감은 평소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어. 난 도저히 그 암흑 속으로 발을 떼어놓을 수가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그 기분 나쁜 엘리베이터에 다시 올라탔지. 그때까지 엘리베이터는 마치 나를 기다리는 듯이 올라가지 않고 있었어.

-> 정말 보이지 않는 공포는 자신의 심장을 갉아먹는것 같을것 같네요.-.쪽

"믿고 안 믿고는 너희들 자유야! 나도 알아! 내가 보고 경험한 것이 얼마나 흔하고 빤한 얘기인지! 그런데 어떡하니? 나는 정말로 그런 일들을 경험했는데……. 너희들 잘 생각해봐. 그런 떠도는 무서운 이야기들이 다 지어낸 것일까? 혹시 누군가가 경험한 얘기가 퍼지고 퍼져 사람들이 흔히 알게 되는 얘기가 될 수도 있잖아. 나도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 너희들과 똑같은 생각을 했지. 내가 생각해도 너무 뻔한 귀신 얘기를 내가 경험하고 있더라고. 마치 무슨 흔해 빠진 삼류 공포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관습적인 귀신 얘기를 몸소 체험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미칠 것 같았어."-.쪽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는 교실로 귀신이 지나가면 갑자기 아이들이 조용해진다는 사실을 일본에서 심령학자와 통계학자가 과학적으로 증명한 기사도 읽은 기억이 났다. 60명이 이야기하다가 동시에 소리가 그칠 확률은 100만분의 1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언어의 음절 수, 말의 평균 길이 등을 감안한 계산 결과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100만분의 1이란 희박한 확률과 종종 마주친다는 것이었다.-.쪽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1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그러다 보니 삶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1분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시간이리라. 하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1분은 나의 지난 전 생애보다도 더 값진 시간이었다.
숫자 12에서 출발했던 시침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결국 1분은 그렇게 끝났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1분이 지났는데요. 지금은 3시 46분이에요."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늘이 몇년도 몇월 며칠이지요?"
그녀는 나의 뚱딴지 같은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또박또박 대답해 주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이렇게 되겠군요. 2002년 5월 13일 3시 45분부터 46분까지 나는 당신과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 둘이서……. 이 시간은 아무도 내게서 빼앗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마저도……. 정말 감사합니다. 나에게 이처럼 소중한 추억과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그녀는 처음엔 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들은 것 같았다.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띠곤 나를 경계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럼, 행복하십시오."
나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고개를 드니 병원에서 보았던 일한이라는 사내가 저편에서 바삐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에게서 질투를 느끼지 않았다. 나에게도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비록 1분에 불과했지만, 난 불성실한 사람이 평생을 바쳐서 한 사랑보다 더 깊이 그녀를 사랑했노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마음속은 더없이 평온했다. 그동안 험악하게 몰아치던 분노와 시기의 태풍도 피눈물을 동반한 비바람도 멎어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행복을 간절히 빌었다. 나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처럼 행복했다. 이제 그녀의 행복을 빌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도 아주 짧지만 그녀 인생의 일부를 소유하게 되었으니까……. 아무 여한도 없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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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3
유일한 지음 / 청어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점점 날씨도 더워지고 하니 또 다시 공포소설이 저를 부르네요^^ 예전에 ‘어느날 갑자기 1,2편’을 읽었는데, 예상외로 재미있어서 뒷편들도 다 읽어야겠다..생각했어요. 그리고 오늘 갑자기 그 뒷편들이 생각나서 읽게 되었지요.

이번편은 도서실 괴담을 바탕을 쓴 이야기랍니다. 사실 한번쯤은 학교괴담과 함께 도서실 괴담 많이 들어보셨을거예요. 학생들이 공부에만 갖혀 있는 생활을 어쩜 그런 괴기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불판들을 표출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라지는 아이들과 함께 매일 자정만 넘으면 이상한 소리와 유령들이 출몰하는 도서실. 어찌보면 무척 단순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 학창시절에 밤 늦게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다보면 가끔 누군가 나를 보고 있을 것 같은 섬뜻한 상상을 한번쯤 하셨던 분이라면, 아무도 없는 텅빈 도서실 그리고 컴컴한 구석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 상상만으로 섬ㅤㅉㅣㅅ함을 느낄거예요.

귀신이 나온다는 도서실인데도 그곳에 갈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현실이 더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드라큐라를 연상케 하는 아이들의 행동들을 보면서 그래도 100% 귀신들만의 소행은 아닐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귀신과 함께 희대의 살인마의 등장은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자신의 권력을 위해 자식들의 잘못된 행동에 양심을 가책을 느끼기는커녕 버리는 비정한 부모의 모습이 더 놀랍고 섬ㅤㅉㅣㅅ했지요.

결국 사건은 해결되는듯 했지만, 또 다른 희생자들이 나올거라는 암시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마치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이지요.

그 외에 짧은 돌케이트 단편도 인상적인데요. 사라진 살인마의 시체가 비오는 밤이면 또 다른 피의 제물을 찾는 다는 소재는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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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3
유일한 지음 / 청어 / 2002년 8월
구판절판


시간이란 마약은 참 대단한 것임을 다시 느꼈다. 그 끔찍하고 괴로웠던 사건이 이제는 예전과는 달리 가끔씩 꾸는 악몽거리로 전락하였다. 망각은 인간이 가진 최고의 간사함과 편리함이라고 느끼며 감사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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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권은 예전에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점점 더워져가서인지 몰라도 공포물이 땡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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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4-24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긴 초여름으로 접어드나 봐요? 우리나라 공포물인 모양인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후기 기다릴께요~

보슬비 2007-04-25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보다는 차라리 가을 같아요^^ ㅎㅎ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서 긴팔을 입어야하지만 오후에는 더워서 나시를 입어야한답니다. 한국공포소설 맞구요. 아마도 인터넷으로 연재되었던 소설 같아요. 대체로 귀신들이 나오는 미스터리 심령물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