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님되는 법
진산 지음 / 부키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을 접하는 순간, 솔직히 제 생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를 위해주는 남편을 종종 저는 노예라고 불렀거든요. -.-

이 책은 저자가 인터넷에 올린글을 추려서 책으로 엮은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인터넷어와 같은 표현들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었고, 부부 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사실, 이야기꾼답게 조금은 미화하거나 과장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놓는 방식과 책 중간중간 아이에 관한 삽화 역시 단순하지만, 부모의 사랑의 듬뿍 들어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은 상황이 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언뜻 평등을 가장해 또 다른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진짜 속 내면을 들여다보면 두 부부가 얼마나 서로를 위해주는지를 알수 있었어요. 그래서 결혼을 앞둔 부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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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잉글리쉬 보이
왕강 지음, 김양수 옮김 / 푸른숲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페이지에 대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발랄해 보이는 제목과 책 겉표지에 매료되어 읽게된 책이랍니다. 정말 책을 다 덮을 때까지 손을 뗄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제가 제대로 된 선택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화대혁명이 있었던 중국의 1960년대를 배경으로 우루무치에 사는 위구르족인 류아이의 성장기를 그린 책이예요. 중국은 문화혁명과 정치적인 소용돌이에서 표면적으로는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지만 실제 내부는 언제 터져 휘몰아치는 정치적인 상황과 사춘기의 소년인 류아이의 심정과 왠지 비슷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인지 류아이의 성장기가 발랄하고 유쾌한듯 하면서도 슬프고 분노스럽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상 이제는 위구르어가 아닌 영어를 배우게 된 류아이는, 도시에서 온 영어선생 왕야진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의 독특한 외모와 류아이가 좋아하는 황쉬성이라는 소녀가 선생을 좋아하고 편애하는 것 같아서 왕야쥔 선생님을 싫어하고 질투하지만 곧 영어선생님과의 아름다운 우정을 갖게 되며 양아쥔은 류아이의 멘토가 되어줍니다..

류아이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계는 무척이나 냉소적입니다. 황쉬성의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보이는 어른들의 태도, 특히나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부모님이 남의 불행에 기뻐하고 안도해하는 모습이나, 어머니와 교장선생님과의 불륜 그것이 평등관계가 아닌 권력의 힘일지라도 뒤의 어머니의 태도에 대한 실망은 어느덧 부모에 대한 신뢰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영어 선생님이 들어서게 됩니다.

물론, 어른들의 타락한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이 어른의 잘못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한때 그들도 문학을 이야기하면 낭만을 꿈꾸던 사람들(류아이의 아버지, 교장선생님, 판주임등)이었지만, 시대적, 정치적, 주변 상황들로 인해 그들은 예전의 자신의 꿈과 추억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지금의 인물로 만들어지게 되었지요.

아이들 역시 순수함을 무기로 어른보다 더 큰 죄를 저지르지만 그들은 자신의 죄가 그다지 큰 죄라 인식하지 못합니다. 어쩜 인간은 처음부터 남을 비방하고, 질투하며 그들을 밟고 올라갈수 있는 비열한 야망을 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류아이의 실수로 영어 선생님은 교직을 잃고 10년형을 받게 됩니다. 솔직히 여자 목욕탕을 훔쳐 본 죄가 그리 큰가 싶기도 하지만, 그전부터 그의 사상을 의심해 왔고, 괘씸죄 같은 이유로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되었네요. 그 당시에는 말 한마디로 인해 죽을수도 있었으니 시대적인 희극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비록 비극적인 결과이지만, 류아이는 부모의 바람대로 대학에 가지 못하고, 왕야쥔 선생님처럼 우루무치에서 영어 선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에서 왕야쥔 선생님과 재회하게 되지요.

읽으면서 잔잔한 미소와 때로는 서글픈 분노를 느꼈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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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되는 법
진산 지음 / 부키 / 2002년 6월
절판


'성격이 나쁘다' '성격이 더럽다'는 말은 쓰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 잘하고 사소한 일에 시비 잘 걸고 핑계 잘 대는 성격을 더럽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경우 '성격이 더럽다'는 것은 욕이다.
우리들 사이에서는 성격이 더럽다는 말은 욕이 아니다. 한 사람이 자기 고집을 지키며 타협하지 않고 싫은 일을 거부하면서 살아왔다는 뜻으로 통한다.
좋은 마님, 좋은 삼돌이가 되기 위해서는 적당히 성격 더러울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혁명가는 진창에 들어가기를 꺼려서도, 손에 피 묻히기를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고.-.쪽

각진 삼돌이가 좋은 삼돌이다.

이 원칙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구에게 뭐라도 줄 것 같은 남자, 항상 웃는 남자, 심한 소리 못하는 남자가 좋은 삼돌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자고로 효자 남편 두면 시집살이가 고달프다고 했다. 남들 보기에 성깔 있어 보이는 사람이 가정에서는 오히려 좋은 남편이나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사람은 누구에게도 잘 못해주는 사람이다. 좋은 남자 콤플렉스란 좋은 여자 콤플렉스 이상으로 괴로운 것이다. 차라리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남자가 좋은 남자다.
물론 '각진' 것에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무조건 심술만 많이 부린다거나, 달뜨는 밤이면 왠지 식칼 들고 빨간 속옷 입은 여자 뒤를 따라가려고 하는 것은 각이 졌으되 몹쓸 각이 진 것이다. 이런 재료는 조용히 폐기처분하는 게 낫다.
한 마디로, 칭찬만 듣는 게 버릇이 되었다거나, 욕먹는 것을 두려워한다거나,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유야무야 넘어간다거나, 엘리트로 자라 정해진 행로를 벗어나는 것을 꺼리는 타입의 재료는 좋은 삼돌이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쪽

낯선 가족이란, 낯선 타인보다 훨씬 더 부담스러운 존재다.
낯선 가족과의 서먹함과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내 성격과 실정을 고려한 끝에 그냥 정직하기로 결심했다. 100점짜리 며느리의 가면을 쓰기란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설령 어느 정도 속일 수 있다고 해도, 가면을 쓸 때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삼돌이에게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 가지 않을 가면 대신 오래 갈지도 모를 정직의 다리를 택했다.
시댁 분들은 내가 얼마나 덜렁대는지, 꼼꼼하지 못한지, 무신경한지를 잘 알고, 어떤 부분은 포기하고 어떤 부분은 섭섭해 할 것이다. 오래오래 살아도 여전히 우리는 서로에게 낯선 가족일 테지만, 살다보면 포기하고 수긍하고 서로 받아들이는 부분은 점점 많아질 것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불만스러운 것 중에 타협을 보게 되는 것도 생기리라.
낯선 가족이라는 존재를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과 정직 그 이상의 약은 없는 것 같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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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구판절판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들인 어린이들이 구조적 부조리에서 제일 먼저 당하게 되는 사회적 사건을 기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구조적 병폐는 국가 내부의 이유로 발생하기도 하고, 국제적 관계 혹은 식민지 유산에서 발생하기도 하며, 때로는 국제기구를 둘러싼 권력관계에 의해서 오히려 재생산되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의 구조악이 발생할 때마다 그 이유와 경로는 다양하지만, 부모들이 굶어죽은 아이들을 가슴에 묻게 되는 일도 흔하게 벌어진다. 지글러의 표현대로 "어린이 무덤"은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가해진 구조적 폭력을 상징한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지글러가 어린이 무덤에 바치는 참회록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생산할 수 있는 곡물 잠재량만으로도 전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프랑스의 곡물생산으로 유럽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전세계적 식량과잉의 시대에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연 제 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쪽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06년 10월 로마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005년 기아로 인한 희생자 수를 집계했다.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1분의 1에 이르는 8억 5천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기아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2000년 이후 1,200만 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블랙 아프리카의 상황은 특히 열악하다. 아프리카에서는 현재 전 인구의 36퍼센트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쪽

1919년에 막스 베버는 "부란 일하는 사람들이 산출한 가치가 이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오늘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늘날 부, 즉 경제력은 다혈질적인 투기꾼들이 벌이는 카지노 게임의 산물이다.
(중략)
세계 225명의 대재산가의 총자산은 1조 달러가 넘는다. 이것은 전세계 가난한 자들의 47퍼센트(25억 명)의 연간수입과 맞먹는 수치이다. 빌 게이츠의 자산은 가난한 미국인 1억 600만 명의 총자산과 맞먹는다.
(중략)
이런 숫자의 배후에는 고통과 절망으로 가득 찬 세계가 존재한다. 불평등이라는 부당한 역동성이 현재의 세계질서를 결정하고 있다. 한쪽에는 민족을 초월한 소수의 과두체제에 지배되는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 학문적, 군사적 힘의 집중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삶, 몇 억 인구의 절망과 기아가 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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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이 되는 법에 대해서 알 필요 없지만, 그래도 살짝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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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5-0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동생이 시집가기 전에 읽으라고 강력추천하던 책이군요. ㅎㅎ

보슬비 2007-05-07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전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재미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