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산수화 테마 한국문화사 6
고연희 지음 / 돌베개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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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정선의 <금강전도>를 보여주면 극소수의 특이한 애들을 제외하고는 뭐 시큰둥하다.
그런데 다음편에 바로 금강산의 촬영사진을 보여주고 그림과 비교해주면 바로 탄성이 새어나온다.
즉 <금강전도>의 금강산 그림이 실제 금강산의 산수화 많이 닮았다는걸 인정하는 탄성이다.
그러면 그 그림은 순식간에 잘 그린 훌륭한 그림이 된다.
그런데 이런 기준을 들이대고 우리 산수화를 보면 감탄할만한 산수화는 거의 없어져 버린다.
서양화가 끊임없이 물질세계를  모방하고자했던 것과 달리 동양화는 물질적세계보다는 그 반영으로서의 정신세계에 더 비중을 두고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미감은 어느 새엔가 서양 미술의 미감쪽으로 많이 틀어져 있는 듯하다.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뭐 서양을 베끼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우리의 근대사에 일단 책임의 많은 부분을 돌릴것이며, 또한 우리 미술의 정신을 제대로 보존하고 가르치고 대중화하지 못한 미술계와 교육계에 나머지 책임을 돌릴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돌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터이고...
결국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미감을 되찾는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미감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산수화의 미술적 아름다움이나 예술적 성취에 대해서 미적분석을 하는 책은 아니다.
각 시기별로 어떤 산수화가 주로 그려졌으며 그런식의 산수화가 그려진 사회적 지적 배경이 무엇인가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표현하는 시대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산수화의 사회사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든다면 위에서 조선초기의 산수화가 청산백운을 주요 소재로 그려졌던 것은 극심한 정치적 혼란기에 개혁을 주도했던 사대부 계층들이 자신의 이상향을 반영한 것으로서 읽어야 한다는 식이다.
조선 중기 산수화는 엄격한 사림학자들에 의해 설정된 산수이미지였다.
현실이 혼란하면 마땅히 돌아가 몸을 깨끗이 보신해야 하는 공간이요, 현시로가 격리된 공간이었다.
그리하여 그곳은 은자가 거할 만한 깊은 산이거나, 은자가 보란 듯이 버티고 앉은 공간 혹은 주자와 제자들이 노니는 무이산이었다.
진출과 후퇴를 거듭했던 사람파들에게는 아마도 딱 맞는 그림의 주제였으리라....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에는 산수화에 대해서도 물론 적용된다.
그런데 가끔은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안드는 것도 아니다.
별로 잘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림들이 있다.
그건 동양화에도 있고 서양화에도 있다.
하지만 그림을 보면 볼수록 드는 생각은 서양화는 뭔가 설명을 듣고 공부해야 맘에 와닿는게 많은 반면,
한국미술의 경우에는 그림이든 다른 미술품이든 아무것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맘을 때리는 게 더 많다는 것.
그건 어쩌면 우리가 서양화의 길을 그렇게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속에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미의식의 원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진리라는 것은 그런 미의식의 원형도 갈고 닦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뎌지고 무뎌져서 결국은 그 잔해조차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것일게다.
굳이 우리 문화가 다른 문화에 비해서 뛰어나고 어쩌고를 논할 필요는 없다.
문화란게 원래 그런 우월비교의 대상이 될수 없으니 말이다.
다만 우리가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의식이기에 그것은 서양화나 다른 곳에서 온 것보다는  우리 생활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게 더 쉬울것이다.
우리 문화 우리 예술을 알자고 하는것은 내게는 그정도의 의미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미술이라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말이다.

서양화에 비해서 너무나도 제대로 알려져있지도 않고 대중화도 안되어있는 한국화 분야에서 소중한 책 한권을 건졌다.
훌륭한 도판들과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조선의 산수화와 선비들의 세계로 나를 인도한다.

덧붙여
돌베개 출판사에서 펴내는 테마 한국미술사 시리즈는 훌륭한 기획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별로 돈도 될것 같지 않은 이 시리즈를 계속 펴내는 무모함에 박수를 보내고,
또한 정말 정성을 다해 만든 것이 명백히 보이는 그 수고로움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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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7-05-0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꼭 보고싶었던 종류의 책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 좋아라... ^^

바람돌이 2007-05-0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하는 쪽들이 대부분 예술도 사회사로 보는쪽으로 관심이 많죠? ㅎㅎ 저도 그래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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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는데 왜 하루에 10만명이,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이런 끔찍한 질문에 대답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이다.
때때로 내 아이의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눈물겹도록 고마워해야 될 일임을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바로 이런 글을 만나고 이런 뉴스기사를 접하고 할때이다.
제 자식 귀한것에 눈먼 에미는 한편으로 내 자식이 이런 상황이 아님에 안도하고 감사한다.
또한 한편으로 남의 불행에 빗대어 자신의 행운을 감사하는 이기심에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내 옆에 굶주리는 친구가 있다면? 또는 바로 내 이웃의 아이들이 굶어죽고 있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그 상태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집에서 쌀이며 반찬이며를 퍼다 줄 것이며, 또 누군가는 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아봐줄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옆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그런데 그것이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멀고 먼 남의 나라 또는 그리 멀지 않더라도 어쨌든 내 눈에 직접 보이는 것이 아니라면?
그건 그 나라의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내가 도운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다고?
그래 그렇게 우리는 딱 떨어진 거리만큼 무감각하고 무책임하다.
아니 애써 없는듯 모르는척 눈을 감는것일게다.

끊임없는 내전에 시달리는 소말리아는 기아구제를 위한 정책은 커녕 국제사회의 지원조차도 불가능하게 만듬으로써 의도적인 살인을 벌이고 있다.
오늘도 브라질이나 필리핀의 대도시에서는 부자들이 먹고 버린 쓰레기를 뒤져 먹을 것을 찾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고...
심지어 그런 상황을 바꾸고자 최소한 국민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들은 식량생산과 유통 소비를 통제하는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식량이 인간의 기본 생명을 지키기 위한 역할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파괴하고 이윤을 위한 무기가 되는 체제를 과연 정상이라 부를 수 있을까?
자본주의 체제의 무서움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윤 창출 즉 돈이 되는 것이라면 내가 더 많은 돈을 쌓을 수 있는 것이라면 하루에 10만명이 굶어죽든지 말든지 남는 식량을 불태워 없애버릴 수 있는 비정함.
그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그것이 자기 탓이 아니라 돈이 없는 그들의 문제라고 큰소리칠수 있는 죽일놈의 뻔뻔함.
정말로 말도 안되는 이 체제는 오늘도 잘 굴러가신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저 체제에 구멍을 내는건 가능하기나 할까?
그건 모르겠다.
다만 내 옆의 사람이 굶고 있는데 내입에 내 자식의 입에 밥들어가는것만 기특하다 훌륭하다 되지 않는것처럼 좀 떨어진 그들의 고통 역시 외면하면 안된다는 것 밖에는....
그걸 흔히 인지상정이라고 하는거 아닌가?

유엔조사관이었던 저자가 아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것처럼 나는 또 내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아마도 더 이상의 굶어 죽는 아이들이 없어질때가지 이 책은 유효기간을 가질 터...

부디 바램이 있다면 지금은 어린 내 아이가 중학생쯤 되어 이 이야기들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될때는 더 이상 이 책이 읽지 않아도 되는 그런 책이 되기를......
그저 역사책 속에서 과거에는 그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났대라고 넘어갈 수있기를 바라는건 너무 큰 바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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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8 21:59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다가 알라딘 리뷰 선발 대회 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내 관심분야가 달라져감을 느낀다. 총평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못 사..
 
 
마노아 2007-05-07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때에 그런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ㅠ.ㅠ

바람돌이 2007-05-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아이가 중학생쯤이 되려면 한 7년쯤 남았군요. 이윤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인간적 사고에 의한다면 충분히 가능할텐데.... 그 전에라도 할 수 있는걸 찾아야겠죠..

홍수맘 2007-05-0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과 같은 큰 바램을 가져봅니다.

책읽는나무 2007-05-0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그랬음 좋겠어요.

바람돌이 2007-05-0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나무님 모든 사람이 이런 바램을 가지겠지만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아마 더 크게 다가설것 같아요. 저도 제가 처녀적에는 이런 문제가 이론적인 또는 정책적인 문제로 해결해야 될 문제로 다가왔었는데 지금은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아파지던걸요.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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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것인가라니?
경제성장과 풍요는 같은 개념이 아니었던가?
경제성장은 우파든 좌파든 그 이데로로기적 지향에 관계없이 누구나가 동의하는 목표가 아니었나?
경제를 살리자, 경제가 어렵다는 말 한마디면 온 초목이 벌벌떨듯 덤비는 이 세계에서 말이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 그대로 이 책은 우리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며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정체에 대해서 다시 제대로 묻고자 한다.
당연한 상식, 패러다임은 정말로 당연한 것이고 올바른 것인가?

국가에 주권, 교전권, 군사권을 부여하면 사회질서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줄것이다라는 거짓말.
일본의 헌법은 교전권을 부여하지 않는단다. 뭐 일본이 원해서 그런 헌법이 생긴건 분명히 아니지만...
그래서 일본은 교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에서...
그래서 일본 군대의 이름도 자위대다.
하지만 자위권을 뺀 교전권이라면 침략권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데 현대사회에서 침략권을 헌법에 규정한 국가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이 지구상의 모든 전쟁은 자위를 위한 전쟁이라고 불리워진다. 모든 침략자들에 의해서...
자위권이라는 명목하에 국가에 폭력행사 권리를  부여한 결과는 엄청나다.
군대의 총부리는 외국에 대해서 겨눠지는 것 보다 훨씬 더 자주 훨씬 더 많이 자국민을 향해서 겨눠진다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0년동안 국가에 의해서 살해된 사람은 약 2억명, 그 중에 자국의 국가에 의해 살해된 사람이 약 1억 3천만명이란다.)
자 이정도쯤 되면 군대가 과연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가 명백해지지 않을까?
국가에 폭력허가증을 발급한 결과는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통해 살인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 그 경험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또한 군대를 통한 상명하달식의 군사문화의 보급이 끼치는 영향은?
평화교육은 아직도 미미한데 한쪽에서 평화를 얘기하면서 지구상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정 정반대되는 살인기술을 계속 가르치고 있다는 이 모순.
그런데 더더욱 위험스러운 것은 자위권이라는 명목하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대 자체의 폐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보수든 진보든 군대의 민주적 개편이나 민주화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군대라는 존재 자체에 의문을 품고 그것이 페지되어야 할 악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 혹시 생각은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먼 미래에 실현될지도 모르는 하나의 이상으로서만 바라본다는 것.
이 정도면 자위권, 군대라는 개념은 신성개념이 돼버린듯하다.

경제발전은 어쨌든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다 줄것이라는 거짓말.
1949년 트루먼은 미국의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미국에는 새로운 정책이 있다. 미개발의 나라들에 대해 기술적 경제적 원조를 행하고, 투자를 하여 발전시킨다"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발전'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국가정책이 되었고, 제3세계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야한다는 미국의 당위가 성립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의 힘에 기대서 이 논리는 전 세계로 퍼져갔고 이제 제국주의는 사라진다.
아니 제국주의가 발전이라는 논리로 옷을 갈아입고 변신을 한것이다.
그런데  이 말이 주는 효과는 마법적일정도로 환상적이어서 이제는 침략도 착취도 모두 발전을 위한 것으로 미화돼고 심지어는 착취를 받는 대상들 조차도 그것이 발전이라는 환상속에 빠져버리게 된것이다.
모두가 노력하면 언젠가 발전할 수 있다는 환상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두가 미국이 말하는대로 발전한다면 지구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을 것이며,
그것이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들이 원하는 바도 전혀 아니라는것이다.
경제성장은 결코 빈부의 격차를 해소할 수 없으며 오히려 빈곤을 이익이 나는 형태로 고쳐만드는 빈곤의 합리화만을 초래할뿐...

제로성장? 혹은 마이너스 성장?
경제성장 수치가 1%만 내려가도, 수출액이 조금만 줄어도 온나라가 금방이라도 망할 듯 난리다.
그러므로 수치의 상승을 위해서는 생명줄 농업을 내주더라도 자동차 몇대를 더 팔아야 한단다.
그러나 문제는 그 수치속에는 사회전체의 양적인 풍요만을 얘기할 뿐
그것이 누구를 위한 풍요인가? 진정으로 인간의 삶을 복합적으로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줄것인가의 의문은 들어있지 않다.
그리고 누구도 잘 묻지 않는다.
일단은 성장하면 빈곤 문제도 좀 나아지지 않겠냐? 파이가 커지면 어쨋든 하층민이 분배받는 부분도 좀 더 커지지 않겠는가라고 강변할 뿐....
하지만 조금만 달리보자.
우리 경제는 아무리 불경기고 힘들고 어쩌고 해도 어쨌든 수치상으로는 전체적으로 주욱 성장해왔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박탈감은 커지며 노동강도는 갈수로고 강해지는지....
이 당연한 의문을 우리는 왜 못해봤는지...
혹시 성장 또는 경제발전이라는 패러다임에 우리가 눈멀고 귀먼건 아닌지...
의문은 저항을 낳고 그것이 느리더라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첫걸음이다.

민주주의라는 거짓말
민주주의는 더 이상 정신이 아니라 하나의 제도로 - 몇번의 선거와 정치형태로서의 공화제- 화석화되어버렷다.
대의정치를 민주주의라고 착각하는한 일부 세력에 의한 지배의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
가장 극단적인 억압의 기제인 군대가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져 무력감에 젖어있고, 자신과 관련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결정에 참여할 여유가 전혀 없는 사회.
그럼으로써 일부가 그 모든것을 누리고 결정하고 향유하는 사회를 민주주의라고 누가 이름붙였는가 말이다.

언어적 개념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지만 한 번 만들어진 개념은 인간의 의식을 속박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진리들이 환상이라는것을 보여줌으로써 이제 우리는 거기서 벗어날 첫걸음을 내딛었다.
그 발걸음을 내딛을지 아니면 그저 환상에 안주해버림으로써 기만속에 자신을 가두어버릴지는 아직은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자연환경은 이미 붕괴되고 있고 그것은 조만간 우리에게 총체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남은 것은 이제 우리가 더 이상 늦기전에 즉 최후의 순간 이전에 그것을 알아채고 변화시킬 것인가
아니면 너무 늦음으로써 자멸할 것인가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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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7-05-0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번지르르한 거짓말 참 많습니다...-.-;;;

바람돌이 2007-05-02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 거짓말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믿어지는게 웃기면서도 슬프죠. ㅠ.ㅠ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
로버트 카파 지음, 우태정 옮김 / 필맥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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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원래 좀 거리있게 떨어져서 볼때 뭔가 더 있어보인다.
영웅이 영웅다운건 또는 스타가 스타다운건 그가 손이 닿을 수없는 저 먼 어딘가에 있을테다.

스페인 내전, 중일전쟁, 2차대전....
그리고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폭사하기까지 그는 늘 전쟁의 한가운데서 전쟁의 순간과 가장 가깝게 있었다.
이런 소개가 주는 이미지는 그야말로 영웅이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라는 그의 말은 또 얼마나 영웅적인가?
자신이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어디까지도 가장 가깝게 사건의 한복판에 있겠다니....
이정도면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며 대의를 위해 달리는 전사의 이미지가 그에게 겹친다해도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그 자신이 말하는 로버트 카파는?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참전 취재기인 이 책은 그야말로 카파가 보는 카파다.
그는 어떤 존재일까?
그는 좀 더 자신을 그럴싸하게 꾸며도 됐을듯한데 그 자신은 거기엔 별로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는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직접 취재전의 긴장을 풀기 위해 다른 병사들이 그러하듯이 질게 뻔한 바보같은 포카게임에 뛰어들어 홀라당 돈을 잃기도 하고,
승리로 탈환한 지역에서 만날 스카치 위스키에 열광하기도 하며
또한 전쟁의 최선두에 섰으나 두려움에 떨며 그 현장을 벗어나고 싶어 안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괴감에 시달리는 모습도 누구나가 가지는 모습일게고....
또한 남보다 더 빨리 특종을 건지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은 그가 언제나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가 보여주는 카파는 너무 솔직해서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지는 존재다.
옆에 있다면 같이 스카치 위스키를 나누며 어깨동무를 하고 싶은 그런 존재.

그러나 그의 사진이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다르다.
언제 어느때라도 그는 전쟁의 최선봉에 있다.
그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전에서도 그는 제일 먼저 상륙한 부대에 섞여서 같이 상륙했다.
지금이야 2차대전의 결정적 승기를 잡은 위대한 작전으로 칭송받지만 상륙작전이란거 자체가 성공하기 힘들고, 또한 엄청난 인력을 희생양으로 퍼부은 위에서만 가능한 작전이다.
그야말로 전우의 시체를 밟고 밟아야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상륙작전에 첫번째 투입됐던 부대는 거의 절멸당했다.
마지막 절멸의 순간에 그는 운이 좋게 후퇴할 수 있었을 뿐이고......
그리고 남은 것은.....
표지의 저 사진이다.

그의 관심이 항상 전쟁의 한가운데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쟁이 남긴 휴유증, 상처에도 그의 눈길은 같이 머문다.
전쟁의 마지막 전사자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그의 연민
독일에 협력한죄로 삭발을 당하고 마을에서 ?겨나는 여인의 모습을 찍은 모습에도 그의 연민은 느껴진다.
특별한 설명이 없더라도 그 사진을 찍을때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가 느껴지는 것.

그의 글이 보여주는 카파! 그의 사진이 보여주는 카파!
이 둘의 다르면서도 절묘한 조합으로 인해 이 책은 카파라는 위대한 기자를 옆에서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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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덧붙임

책의 제목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라는 제목에서 내가 연상한 것은
전쟁의 참혹함을 취재하면서 분노에 떨었다거나 슬퍼 오열했다거나 하여튼 뭐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 제목은 그런거하고는 전혀 상관없었다는 것.
이 제목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보면서 혼자서 어이없고 웃겨서 키득거렸다.
뭐 궁금한 사람은 책을 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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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카파전을 보고 왔어요. 사진이 주는 감동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Slightly out of focus 라는 말이 나온 특별한 뭐가 있나보죠.
님이 키득거렸다니 궁금해 미치겠어요. 살짝 알려주시와요.

바람돌이 2007-04-2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보고싶은 전시회가 있다고 늘 서울을 들락거릴수 있는 것도 아니고.... 참아야겠죠? 배혜경님은 다녀오셨다니 부러워 죽을 지경입니다. ㅎㅎ
님의 서재로 가서 살짝 알려드릴까요? ^^

waits 2007-04-2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회 소식 듣고 잠시 책장을 째려봤었는데, 동명의 책이 새로 번역되었나 봐요. 님의 '쓸데없는 덧붙임' 덕에 한 번 읽어볼까 싶어지네요.ㅎㅎ

바람돌이 2007-05-0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님/아 이 책이 예전에 출간되었던건가 봐요. 전 이 책이 호들갑떨며 과장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았던것 같아요. 쓸데없는 덧붙임도 한번 보실겸 보세요. ㅎㅎ
 
[보드게임몰] 고피쉬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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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뛰어다니고 활동적으로 노는 아이들과 일일이 맞춰서 놀아주는건 내 체력에 너무 버겁다.

보드 게임같은걸 같이 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딱히 마땅한게 없어서 그냥 어영부영 하다가
알라딘 상품에서 요걸 발견했다.

설명보니 게임도 간단할 것 같고 또 3세 이상이면 가능하다고 해서 구입했다.

결론은 우리집 애들은 완전 열광!!!

안에는 물고기카드 36장과 낚싯대, 그리고 카드를 꼽을 수 있는 보트가 있다.
상품소개에 보면 나와있는대로....

일단 좋은 점
1. 아이들 수준에 딱 맞다. - 만 3세 이상이면 정말 누구나 가능할정도.
                                                어른한테는 조금 시시하지만 그렇다고 재미없어 죽을정도는 아니다.
                                                 7살짜리와 5살짜리가 거의 대등한 조건으로 놀 수 있다.
                                                1게임당 걸리는 시간도 15분정도로 적당한편.

2. 운과 능력이 적당히 배합되어있다. - 다른 사람이 뭘 찾고 어디에 놓았는지를 잘 봐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만 본다고 무조건 1등을 할 수 있는건 아니다.
                                                                   그뒤에도 운이 상당히 순위를 좌우한다.

3. 아이들이 좋아하는 낚시놀이를 할 수 있다. - 낚시놀이 싫어하는 애들은 없죠? ^^

 

아쉬운점
1. 낚싯대가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
2. 낚싯대 끝에 빨판이 있어서 카드를 집게 되어있는데 힘이 약하거나 요령이 없는 어린아이의 경우 조금 힘들다. 아주 어려운건 아니지만..... 약간 아쉬움.

집에서 책읽어주기는 몸이 힘들고 그렇다고 tv보는것 방치하기는 싫고 더더욱 몸이 힘들어서 체력이 달릴때 아이들과 함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결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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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04-2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님 영우도 할 수 있을까요??^^;;;;;

바람돌이 2007-04-2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영우는 좀 더 커야할 것 같은데요. 영우나이는 게임규칙을 아는게 불가능한 나이가 아닌가 싶은데.... 알도랑은 즐겁게 하실수 있을거예요. ^^

미설 2007-04-2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우가 못하면 알도도 못하게 된다는 현실땜에 ㅠㅠ

클리오 2007-04-2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저도 괜찮은 보드 게임 없나 눈독들이고 있었는데... 내 후년쯤이면 예찬이랑 할 수 있겠죠? ^^

바람돌이 2007-04-2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둘째의 딜레마죠? 그저 영우야 빨랑 빨랑 커거라.......
클리오님/내 후년이면 예찬이가 3살???? 쬐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정도 나이 애들은 규칙이란거 자체를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해아가 주사위 놀이가 가능했던게 4살은 돼서였던 것 같으니.... 저런 상품에 나이는 보통 만 나이더라구요. ^^

국경을넘어 2007-04-2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아새끼들 낚시 좋아합니다. 가끔은 지 아빠도 낚을려는 무모한 짓을... 저거 사주고 이젠 엄마 잡아보라고 해야겠습니다 ^^

바람돌이 2007-04-26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낚시 싫어하는 애들은 없죠? ㅎㅎㅎ 특히 남자애들이라면 더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오늘도 연속으로 4게임을 해줬더니 지겨워죽는줄 알았습니다. ^^;;

책읽는나무 2008-01-05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성민이가 좋아할텐데...둥이들땜시 또 포기해야되는군요.ㅠ.ㅠ

바람돌이 2008-01-0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둥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오빠랑 아주 재밌게 할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