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의 원천인 태양의 영향력이 가장 두드러진 곳. 어마어마한 태양 에너지로 인해 엄청난 양의 강수량과 엄청난 생산력의 동식물군이 번성한다. 열대우림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 지구 표면의 3%에 불과하지만, 이곳엔 전지구 생물의 15%가 살고 있다. 이곳에 사는 생물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 아직도 인간에 발견되지 않은 동식물들을 헤아릴 수 없다.

극단적으로 다양하고 비옥한. 열대우림의 자연적 특성은 당신의 책 취향을 대변하기에 가장 적당합니다.


  • 밀림 같은 포용력:
    마치 열대우림과도 같은 극도로 다양하고도 조밀한 책 소비 행태를 보임. 그 어떤 극단적인 내용이라도, 그 어떤 괴상하고 수상한 내용이라도 이 취향에선 대체로 기꺼이 소비되는 편. 가장 다양한 종류의 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지적인 대식가' 계층.


  • 태양 같은 직관력:
    중요한 사실은 돼지처럼 무작정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가치있는 책을 정확히 판단한다는 점. 이런 심미적 분별력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보임.


  • 원시적인 진실성:
    당신의 취향은 뭔가 있는 그대로의 진실된 내용과 표현을 선호함. 비록 조잡하고 미숙하더라도, 책이라면 무릇 솔직하게 자신감있게 꾸밈없이 쓰여져야 함.


당신의 취향은 전체 출판 시장의 약 5% 정도에 불과하지만, 소비 규모는 15% 이상일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유명 소설 작가의 상당수가 이 취향에 속합니다. 당신의 취향 중에도 작가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 많을 듯.

다음은 당신의 독서 취향을 자극할만한 거침없는 작가들입니다.

아멜리 노통브
타슈 선생은 자신이 그 무시무시한 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에 걸렸다는 걸 알았을 때 적잖은 자부심을 느꼈다. 속칭 '연골암'이라 하는 이 병은 19세기에 엘젠바이베르 플라츠라는 의사가 카이엔에서 발견해낸 증상이었다. 강간 및 살인죄로 그곳에서 감옥살이를 하던 죄수들 여남은 명이 그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 병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진단을 받고 나서 타슈 선생은 난데없이 귀하신 몸이 된 기쁨을 맛보았다. 뚱뚱한 데다 수염도 없어서 목소리만 아니면 영락없이 내시 같은데, 죽는 것마저 심장 혈관계 질환같은 미련스런 병으로 죽을까봐 저어하고 있던 터였다. 선생은 묘비명을 지을 때 독일인 의사의 고상한 이름도 빠뜨리지 않고 적어 넣었다. 그 덕에 멋진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으니까.
- 살인자의 건강법 中

김영하
오빠가 돌아왔다. 옆에 못생긴 여자애 하나를 달고서였다. 화장을 했지만 어린 티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열일곱 아님 열여덟? 내 예상이 맞다면 나보다 고작 서너살 위인 것이다. 당분간 같이 좀 지내야 되겠는데요. 오빠는 낡고 뾰족한 구두를 벗고 마루에 올라섰다. 남의 집 들어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여자애는 오빠 등뒤에 숨어 쭈뼛거리고 있었다. 오빠는 어서 올라오라며 여자애의 팔을 끌어당겼다. 아빠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둘을 바라보다가, 내 이 연놈들을 그냥, 하면서 방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뛰쳐나와 오빠에게 달려들었다. 오빠의 허벅지를 노린 일격은 성공적이었다. 방망이는 오빠허벅지를 명중시켰다. 설마 싶어 방심했던 오빠는 악, 소리를 지르며 무릎을 꺾었다. 못생긴 여자애도 머리를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계속 당하고 있을 오빠는 아니었다. 아빠가 방망이를 다시 치켜드는 사이 오빠는 크레코로만형 레슬링 선수처럼 아빠의 허리를 태클해 중심을 무너뜨렸다. 그러고는 방망이를 빼앗아 사정없이 아빠를 내리쳤다. 아빠는 등짝과 엉덩이, 허벅지를 두들겨맞으며 엉금엉금 기어 간신히 자기 방으로 도망쳐 문을 잠갔다. 나쁜 자식, 지 애비를 패? 에라이, 호로자식아. 이런 소리가 안방에서 흘러나왔지만 오빠는 못 들은 체 하고는 여자애를 끌고 건넌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물론 방망이는 그대로 든 채로였다.
- 오빠가 돌아왔다 中

커트 보네거트
이 재향군인은 지하실로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 문을 닫고는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결혼반지가 그 요란한 장식에 걸리고 말았다. 엘리베이터 바닥이 내려가자 그는 공중에 매달리게 되었고 천장에 짓눌려 으깨지고 말았다. 그렇게 가는 거지.
그래서 내가 이 이야기를 전화로 불러 주자, 등사 원판을 뜰 그 여자가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그 사람 아내는 뭐라고 했죠?"
"부인은 아직 몰라요." 내가 말했다. "이제 막 일어난 일이니까."
"그 여자에게 전화해서 뭐라는지 알아봐요."
"뭐라고요?"
"경찰서의 핀 경위라고 하면서 안 좋은 소식이 있다고 말해요. 그러고는 그 소식을 전하고 그 여자가 뭐라는지 들어보는 거예요." 나는 그렇게 했다. 그 여자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말을 했다. 아기가 있다. 기타 등등.
내가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그 여자 서기는 순전히 사적인 호기심에서 내게 물었다. 그 으깨진 남자가 어떤 꼴이더냐고.
-제5도살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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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는 별로 안좋아하고....(사실 딱 한개 읽었는데 맘에 안들었음.)
김영하는 그런대로 괜찮아하고...
커트 보네거트는 무지하게 좋아하고,  

정말 이거 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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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1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의 독서취향은 김남길(비담)이 읽어줘야 왠지 어울릴 것 같아요..^^

마늘빵 2010-01-1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대우림이면 저랑은 상반되는 지역이군요! 저는 황량한 사막...

하늘바람 2010-01-1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굉장한데요. 열대우림. 태양같은 직관력 멋져요
ㅎㅎㅎ 메피님의 댓글 넘 웃겨요.

2010-01-16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4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8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1 0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2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8 0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8 0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2 0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7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8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8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9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1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니 별로... 

글에도 썼잖아요. 그냥 적당히 우울하고 적당히 기쁜 나이랄까? 

제 옆자리에 젊은 선생님이 있어요. 2년이나 같이 앉아 있다보니 많이 친해진 사인데 그 선생님 자주 하는 말 

"어떻게 사람이 그럴수가 있어요? 너무 놀랍지 않아요? 너무 심해요?" 또는 "너무 좋죠?" 등등.. 

근데 그 옆에서 전 좋다는건 그냥 맞아 맞아 하지만 뭐 진짜로 너무 좋지는 않아요. 

너무 싫다거나 너무 놀랍다거나 하는건 그 인간 그런거 진짜 몰랐어? 내지는 인간이 원래 그래 뭐 이런 식으로 대답하게 돼요. 

때로 그 젊은 선생님의 열정이나 감각이 부럽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온갖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된게 나름 편하기도 합니다.  

새해 들어 제 우울증도 그렇게 지나가는 일이겠지요. 

김연수의 문장과 이제는 서재에서 만날 수 없게 된 많은 분들의 일이 겹쳐 그냥 적당히 우울한거였겠지요 뭐... 

사실 아이들과 복작거리고 있다보면 그렇게 우울할수도 없습니다. 

오늘은 조카 녀석 때문에 웃었어요. 

좀 있다 개봉하는 영화 아톰의 예고편을 텔레비전에서 본 조카 녀석 하는 말 

"근데 쟤는 왜 팬티만 입고 돌아다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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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06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몸의 일부란다. 벗을 수가 없거든...이 정답이 아닐까 싶네요.

바람돌이 2010-01-06 02:45   좋아요 0 | URL
우리 조카 녀석의 지적은 팬티가 아니라 왜 옷을 안입는가 일걸요. 고 녀석은 집 바로 앞에 있는 가게에 갈때도 제대로 옷 다 갈아입는, 그러니까 철저하게 집에서 입는 옷, 밖에서 입는 옷 구분하는 녀석이거든요. 아무데나 내복입고 돌아다니는 우리집 녀석들하고는 다르답니다. ^^

Mephistopheles 2010-01-06 02:49   좋아요 0 | URL
로봇은 냉각이 필요한 생명체란다. 껴입고 있으면 열받는 존재거든. 이걸로 정답 바꿀래요.

바람돌이 2010-01-06 02:51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중요한걸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조카가 이제 7살됐는데 그것도 11월생 7살이라는... 냉각, 생명체, 열받는, 존재 모두 설명해도 뭔 말인지 모를테니 좀 더 쉬운 말로 바꿔 주세요. ^^

Mephistopheles 2010-01-06 09:30   좋아요 0 | URL
로봇은 맨날 덥단다. 이러면 되겠죠..? ㅋㅋ

바람돌이 2010-01-07 00:32   좋아요 0 | URL
오우 정답입니다. 이런 쉬운 결론이... ^^

2010-01-06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7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10-01-0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옆 자리의 젊은 선생님처럼 말하고 다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게 나름대로의 기준이라고 믿고 살았는데, 그래서 말이나 글이나 행동으로 내게 찍힌(?) 사람에겐 가차없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며 살 때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젊음과 어리석음이 가질 수 있는 특권 같아 그런 사람 보면 귀엽기도 하답니다.
사람이 늙지 않고 영원히 젊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느낌입니다.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건 반갑지 않지만, 마음도 넓어지고, 세상 사는 이치의 다름도 알아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아서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만으로도 주름을 상쇄해주는 선물인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돌이 2010-01-07 00: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이들면서 어떤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칭하지 않고 단정짓지 않게 되는것 좋은 선물이죠? 근데 전 그게 좀 모자란 것 같아요. ㅎㅎ
혜덕화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01-06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7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0-01-0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고 참 사실 어제 못들어와서 정확히 무슨일인지 아직 감이 안잡히네요. 모두 헤어지기 싫은데 말이에요 님 힘내셔요

바람돌이 2010-01-07 00:37   좋아요 0 | URL
별거 아녜요. 그냥 좀 우울한 티 한 번 내본거죠. ㅎㅎ 하늘바람님도 태은이랑 옆지기님이랑 모두 행복한 새해 되세요. 태은이가 좀 더 자라니 그만큼 엄마를 더 많이 기쁘게 해주겟죠. ^^

전호인 2010-01-06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로못에게 팬티가 왜 필요한 지 아직까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치게 사람처럼 그려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만 생각하고 있지요. ㅋㅋ

바람돌이 2010-01-07 00:38   좋아요 0 | URL
팬티가 없으면 로봇의 성을 결정해줘야 하잖아요. ㅎㅎ
 
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곧 새해입니다. 

알라딘 사장이신 신밧드님의 해명 글이 올라온지도 꽤 여러날이 지났습니다. 

어쩌다보니 불매운동을 하게 됐고 편지쓰기 카페까지 개설하게 됐네요.
조유식 사장님의 글을 보고 난 이후 카페 개설자로서 재빠르게 뭔가 입장표명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 저 역시 많은 부분에서 아쉬웠으니까요.
뭐가 아쉬웠는지는 다시 말하지 않으렵니다.  
저보다 더 조리정연하게 바람구두님, 드팀전님, 턴레프트님등등 여러분께서 말씀해주셨으니까요.
그분들보다 잘쓸 자신도 없고 다르게 더 쓸 내용도 없습니다.  

다만 편지쓰기 카페를 개설한 사람의 입장에서 신중해야 한다 싶었습니다.
어쨌든 책임자의 해명글이 올라왔으니 불매운동의 중대한 고비는 넘긴것일테고 그렇다면 서재인들의 생각을 다시 모으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알라딘측 해명글에 만족하신분도 만족하지 못하신분도 더 해야 할 말이 있을것이고 그것을 모두 풀어놓는 것에 이 카페가 끝까지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 아이들과 휴가를 갔다왔었고 그 기간동안 알라딘 서재내에서 알라디너들간의 격력한 논쟁이 한차례 지나간 것도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이 서재를 닫았고 불매운동을 장외로 옮기는 것도 보았습니다.
다들 나름의 뜻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또한 그 나름의 의미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불매운동을 접으신 분들 또한 충분히 공감가는 말씀들을 해주셨습니다. 
다만 오고가는 의견들이 의견의 공유나 토론의 범위를 벗어나 알라디너들간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 싸움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분명히 알라딘이라는 회사, 그리고 알라딘의 사장이신 조유식사장님이라는걸 다시 한 번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알라딘에서 서재라는 걸 만들고 이런 저런 글을 써대기 시작한지 5년입니다.
그 5년동안 중에서 처음으로 서재를 접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저 개인에게 그렇게 큰 일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도 처음 했습니다.
그럼에도 미련이 남는건 5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정이겠지요.
떠나는 사람도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람도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남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아서 고객센터든 뭐든을 통해서 조유식사장님의 약속이 어떻게 지켜지는지를 지켜보는 사람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제 불매운동은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완전한 중단이 아니라 일시중단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 한 달, 조유식 사장님이 약속을 지켜주시리라 믿습니다. 
지켜보고 여쭤보겠습니다.
부디 제게 남은 5년간의 쌓인 남은 정까지 없애는 일은 없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모두들 새해에는 묵은 감정일랑 털어버리시고 행복한 새해를 맞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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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1-0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복잡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10-01-05 01:23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잡하다면 복잡한거고 아니면 아닌거고 뭐 세상일이 그렇지요.

2010-01-02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5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1월은 정말 한 달 내내 몰아치듯이 일이 닥쳤다.
맡은 업무가 3학년 관련인지라 아이들 원서작성 기간내에 맞춰라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더 빨리 일을 마쳐주기 위해서 정말 눈썹이 휘날리도록 일했다.
거기다 내가 큰 사고를 하나 쳐놓은게 뒤늦게 발견되는 바람에 그거 바로잡고 수습하느라 또 난리를 치고.... (그나마 사고를 친게 나지만 그걸 발견해낸 것도 나인지라 윗사람들이 별 말은 안하더라.... 고칠 수 있을 때 발견한게 다행이다 정도의 멘트만.... 하지만 아마 속으로는 어휴 멍충이 하지 않았을까? ㅠ.ㅠ)  

어쨌든 지난주 수요일쯤?
하여튼 거의 모든 일이 끝났다. 3학년 담임이었다면 이제부터 아이들 원서쓰고 상담하느라 여전히 12월까지 정신없을 터이지만 나는야 올해는 비담임.
즉 올해 해야될 없무는 모두 끝났고 수업은 3학년 거의 진도끝이라 여유만만이고 결국 아주 아주 프리해졌다는 것이다.
음~~ 내가 바쁜 한달동안 나에게 열심히 커피를 타주었던 주변 선배 후배 선생님들에게 다시 커피타는 커피순이 정도가 내 일이랄까? ^^ 

그런데 아뿔싸!
이제 룰루랄라 이런 페이퍼를 올리고 11월동안 거의 못본 책도 읽고 하려는 나에게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옆지기 신종플루 확진이라니.....
솔직히 한 이틀 동안은 진짜 아파해서 불쌍하고 안됐었다.
하지만 그 이틀이 지나고 별로 아픈데 없이 그냥 요양만 하면 되는 단계가 되니 정말 하다 하다 별짓을 다한다라는 생각이 더 모락모락이랄까? 

울 옆지기는 참 자주도 아프다.
뭐 지병이 있는건 아니다.
그렇다면 걱정이 태산일텐데 다 그냥 치료하고 나면 끝나는 병이었다.
병원입원 수술도 여러번이었고... 그때마다 간병에 애들까지 참 힘들었다고....
결혼하고 옆지기, 친정엄마, 시어머니, 시아버지 번갈아가며 병원을 도셨던듯....
딱 한 번 친정엄마가 아주 심각했었던 것 빼면 아주 심각한 경우는 없으니 다행이지만 그 뒤치닥거리가 다 내차지인 내 입장에서는 사실 좀 많이 힘들었다.
근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횟수를 자랑하는게 옆지기구나... 

결혼하고 내가 아팠던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소소한 감기 말고...)
교통사고로 한 쪽 다리를 기부스했을때! ( 이 교통사고도 내가 뒷문열고 물건 꺼내는걸 몰랐던 옆지기가 주차한다고 차 후진시키면서 내 다리를 깔아뭉갰던 것다.)
하여튼 마누라 다리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으면 목숨걸고 충성을 다해야지말이야
그때도 옆지기는 갑자기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정말 꼼짝도 못하고 집에 누워있었다.
내가 기부스한 다리로 옆지기 밥해먹이고 애들챙기고 정말 눈물나게 힘들었다고.... ㅠ.ㅠ 

이러니 내가 어찌 신종플루까지 걸려온 옆지기가 예쁘겠냐고 말이다.
일단 아이들과 나는 친정으로 대피하고 나 혼자서 아이들 챙기고(친정어머니 해외로 놀러가셨다), 집과 친정을 오가며 두집살림을 살아야 했다.
정말 휴일이 휴일이 아닌 날들이라니... 

이제 드디어 12월이다.
옆지기는 오늘까지 쉬고 내일이면 출근한다.
즉 신종플루 끝이라는 얘기.
내일 집안 대청소는 일단 일이 너무 많으니까 같이 하고, 나는 그 다음부터 한달간 정말 공주처럼 지내고야 말거다.
집안일? 옆지기가 알아서 하겠지... 저도 미안한줄 알면말이다. ㅎㅎ
학교일? 다 끝났다고 얘기했잖아... 

오늘 주문한 여우님과 바람구두님의 책이 배송되어 오고 있단다. 
그 전에 지식e 5권을 지금 손에 들었고....
거실한켠에 우당탕탕 쌓아둔 내 책들을 이제 쓸어주고 안아주면서 읽으며 공주처럼 12월을 보내리라.... 

기대 만땅인 책들 

  근데 바람구두님도 내 생각에는 충분히 혼자서 책을 쓸 능력을 갖춘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혼자만의 저서가 없는 아쉬움이라니..... 

 여우님의 뒤를 이어 곧 바람구두님의 새 책도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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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9-12-0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바쁘게 하루하루 보내셨네요,
옆지기님이 병이 다나으셨다니 다행이구요,
님도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구요,
바쁜일 모두 끝내놓으셨으니 편안하게 쉬세요,,이제 곧 방학이겠네요,
딸래미 식단표보니 한 40일을 정도 방학인것 같던데,,
저도 저 두권 찜해두었는데,,ㅎㅎ

바람돌이 2009-12-01 16:11   좋아요 0 | URL
한 20일 그냥 늘 있는 일들만 하면 되고 그리고 방학. 2월에 잠시 출근하지만 담임이 아니니 그리 바쁠일은 없고... 하하 정말 황금같은 3개월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호시적은 다시 올 수 있는게 아닐테니 즐겨야지요. ㅎㅎ

순오기 2009-12-0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별별 치레를 다하시는 분이시네요.ㅋㅋ
님은 정말 고생하셨고요~
바람구두님 책이 또 있었는데 나는 전에 나온 것만 주문했네요.
뭐~ 전작부터 읽고 천천히 가야지요.

바람돌이 2009-12-01 16:12   좋아요 0 | URL
그쵸? 울집 옆지기 정말 어떻게 반품 안될까요? ㅎㅎ
아 이글 보면 또 슬퍼할텐데....ㅠ.ㅠ

마노아 2009-12-0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정말 공주마마 왕비마마처럼 지내셔야 해요. 옆지기님이 이번 방학 때는 부디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해요.^^

바람돌이 2009-12-01 16:12   좋아요 0 | URL
저의 공주작전에 동의해주셔서 감사 감사~~~ ㅎㅎ
근데 잘될까요? ㅎㅎ

조선인 2009-12-01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가 병약하면 힘들어요. 동감 백배!

바람돌이 2009-12-01 16:13   좋아요 0 | URL
집안에 아픈 사람없는게 제일이다는 말은 당해본 사람은 백배 공감할 수 밖에 없죠. ㅎㅎ

하늘바람 2009-12-0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도 옆지기님이 나으신 걸 축하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참 힘드셨죠?
바람구두님 책 궁금하네요 저도. 파란여우님 책 부럽고요.

바람돌이 2009-12-01 16:14   좋아요 0 | URL
뭐 저는 부럽지는 않습니다. 특히 파란여우님은 저 정도 책을 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갔을지 말입니다. 그런 공을 들일 자신이 전혀 없는 저는 부러움보다는 축하하고픈 맘이 더 많네요. ㅎㅎ(아 능력이 안된다는 말은 그래도 안할려고요. ㅎㅎ)

무스탕 2009-12-0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가 수시로 감기 앓고 넘어지고 그러는 사람이라서;;; 할 말이 없어요.
바람돌이님의 우아한 12월을 같이 기대해 볼께요 ^^

(근데 바람돌이님이랑 바람구두님이랑 형제분? +_+ 가나다 순으로 해도 누님 못되셨습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09-12-01 16:15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평소에 옆지기님을 왕자로 모셔주세요. ㅋㅋ
근데 같은 바람인데 바람돌이랑 바람구두는 왜 이렇게 이름에서조차 느껴지는 포스가 다를까요? ^^;;

Kitty 2009-12-0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도 좀 쉴만 하니 옆지기님이 누우셨다는 페이퍼 본 것 같은데 신종플루라니 ㅠㅠ
그래도 다 나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바람공주님으로 12월을 보내셔요~~~ ㅎㅎㅎ

바람돌이 2009-12-02 15:59   좋아요 0 | URL
그쵸? 좀 쉴만하면 아픈거 울집 옆지기 특기입니다그려....ㅠ.ㅠ
어쩌면 12월 제 페이퍼에 공주일기가 올라올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마냐 2009-12-0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이거이거 그래도...어느 정도 플루만연 이후라 다행임다. 초기엔 약간 패닉, 공포였죠... 수고하셨어용 ㅎ 글구 구두님 저서 있는데...저도 못본 처지라 뭐라 ㅎㅎ

바람돌이 2009-12-02 16:12   좋아요 0 | URL
정말 초기엔 공포부터였죠? 근데 지금도 자꾸 사고들이 생기니 마음이 아주 편치만은 않네요. 구두님 책은 두권인걸로 아는데 둘다 공저거든요. 혹시 제가 모르는 책이 또 있나요? 본인은 아무말 없던데요????

꿈꾸는섬 2009-12-02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어요. 12월 한달동안 공주아니 왕비님으로 사시길 바래요.^^

바람돌이 2009-12-02 16:13   좋아요 0 | URL
음~~ 여기 댓글들을 우리 옆지기에게 꼭 보여줘야겠어요. ^^

세실 2009-12-0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부턴 진짜 공주가 되시어요~~~ 공주마마님^*^

바람돌이 2009-12-02 16:13   좋아요 0 | URL
세실님 오랫만이에요. 제가 뭐 그동안 부실한거였지만.... ㅎㅎ
뭐 전 진짜 공주가 된 듯합니다. 이 시간에 알라딘에서 놀고 있으니 말이죠. ㅎㅎ
 

우리집 애들은 쑥쑥 크고 있습니다.
집의 장롱을 바꾸게 되었어요. 뭐 새로 사는 건 아니고 지인이 이번에 이사가면서 필요없게된 장롱이랑 세탁기를 준다네요. 우리집것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빨빨한 새것들인지라 낼름 받게 되었습니다.
새 장롱에 대해 아이들에게 한마디 훈수를 했죠.
"얘들아 인젠 장롱에 스티커 붙이고 낙서하는 건 그만하자 응?"
나름 간절하게 부탁했는데 예린이가 그러더군요.
"당연하지 엄마~~ 우리가 앤줄 알아? 그런건 어린애나 하는 짓이잖아..." (내 참 지가 어린애가 아니랍니다. 많이 컸습니다. 9살입니다. ㅎㅎ) 

그런가 하면 어제는 해아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저를 부릅니다.
그러고는 아주 진지하게 저에게 그러더군요.
"엄마! 이제 나 아기 취급좀 하지 말아줘. 난 7살이잖아. 응?"
7살은 아기가 아니라는군요. 그러면서 응가는 왜 엄마한테 닦아달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대답은 "그래" 해줬습니다. ㅠ.ㅠ 

책은 거의 못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서재도 빈집이구요.
무지막지 바쁘긴 한데 그래도 끝이 보입니다.
제 일은 이번 주가 피크입니다. 아마도 이번주 금요일쯤이면 끝날 것 같군요.
제 예상대로라면 다음주 부터는 제가 진짜 오랫만에 한가한 날들을 구가할 것 같습니다. 대신 지금은 저 혼자 바쁩니다. 지금 요 시간도 3일전부터 내달라고 그렇게 간곡하게 부탁한 서류를 다른 사람들이 어찌나 안내주는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잠시 휴식이군요.
그나마 내주는 서류도 오류가 어찌나 많은지 다시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실수야 있을 수 있는거지만 이번에는 좀 심하군요. ㅠ.ㅠ 덕택에 일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낮에 하루종일 종종거리고 일하고 나면 저녁에는 그냥 퍼집니다. 책도 보기 싫고 글도 쓰기 싫어요.   

사소한데 목숨걸기 싫은데.....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네요.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과 트러블이 자꾸 생깁니다. 아닌걸 아니라는데 자꾸 우기니까 이게 참.... 하루에도 몇번씩 뚜껑이 열렸다 닫혔다 합니다. 그러면서 자괴감이 듭니다. 왜 나는 자꾸 이렇게 사소한데 목숨걸게 될까 싶어서요.
이 나라도 그렇더니 주변 일상도 그렇습니다. 혹시 제가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지는 요즈음입니다.  

그래도 나를 웃게 만드는 이들은 내 옆의 아이들입니다.
수업시간에 토론과제가 "일본인 학생이 ~~~이라고 질문했다. 나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까"였습니다. (주제가 식민지시대 독립운동입니다)
그런데 한모듬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우리는 일본어를 못해서 일본인 학생과는 대화가 불가능했다. 고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라니...  내가 이것들을 어떻게 쥑여야 할까요? ^^;; 

또 한편으로는 마적 얘기가 나왔습니다. 애들이 마적이 뭐냐고 해서 산에 사는 도둑놈은 물으니까 산적이랍니다. 바다에 사는 도둑놈은? 하니까 역시 해적이라고 하네요. 그럼 마적은 뭘까?라고 물으니 "마을에 사는 도둑놈"이랍니다. 내참~~(이거 절대 농담 아닙니다.아주 진지한  중3녀석들의 답변이라고요. ㅠ.ㅠ) 

어쨌든 저는 살아있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살기가 그렇게 녹녹치 않다는 느낌들이 많이 들고 힘든 날들이 많지만 그래도 웃으며 살고 있습니다.
 알라딘 서재에서도 수다떨고 웃을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처음으로 한가한 학기말이 될 예정인 다음주부터를 열심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

아! 그리고......
잠깐 눈팅만 했지만 그동안 여우님과 바람구두님이 책을 내셨군요. 두 분다 축하드리러 가야 하는데.....그래도 기대만땅입니다. 알라디너들의 책들은 언제나 만족스러웠거든요. 
그리고 두분 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니 더더욱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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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1-17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웃을 일에 예린이와 해아의 작품 (그림, 시)들이 도움이 많이 되어요. 어서 바쁘신 일 끝내시고 오세요.
일단 별 큰 일 없이 잘 계시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입니다.

하늘바람 2009-11-1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일하느라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그래도 예린이 해아이야긴 너무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어찌나 이쁜 공주님들인지~

꿈꾸는섬 2009-11-1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참 궁금했었는데 잘 지내고 계시군요.^^
근데 요새 아이들 정말 재미있어요. 우리도 그랬을까 싶어요.ㅎㅎㅎ

울보 2009-11-1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게 살고계셨기에 그동안 소식이 뜸했군요,,
그래서 이쁜 해아와 예린이 이야기도 많이 못듣고,,
아무튼 바쁜 모든일이 빨리 끝나고 책도 마음껏 읽으시고 즐거운 소식도 많이 들려주세요,

BRINY 2009-11-19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준비로 논문 다시 팽개치고, 이사 스트레스를 잊기위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사준비하면서 다시금 꼭 필요한 책만 사자고 다짐...

저희 애들은 나름 중학교때 상위권이었던 인문계 고1인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몽고반점]이 원 간섭기에 원의 영향으로 생긴건 줄 알았다는 녀석도 있습니다.

순오기 2009-12-0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이 진즉 올라왔는데 저만 몰랐군요.^^
바빠서 예린이랑 해아 소식이 없었으니 다들 궁금해서 학의 목이 되어 간다는 전설이...ㅋㅋ

바람돌이 2009-12-0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부터 다시 알라딘마실 열심히 다니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