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문화론 - 사가판 私家版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인순 옮김 / 아모르문디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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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문화론』을 다 읽었다. 어제 한 일은 왼쪽의 인덱스를 오른쪽으로 옮기는... 왜 진작 사지 않아 이 일을 자초한단 말인가. 저는 읽기 전에 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읽기 전에 산 책이 집에 많이도 있... 더 큰 오해를 막기 위해 더 이상의 언급을 피합니다.




우치다 타츠루의 책을 조금 더 찾아봐야겠다. 일전에 써두었던 부분 중, 1) 한국과 일본 외교 관계의 난맥상 관련 언급과 2) 페미사이드에 대한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그런 태도를 통해 나는 또 중요한 한 가지를 배웠다. 사람이 똑똑해도 모를 수 있다는 것,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지식의 양이나 다른 분야에 대한 통찰과 상관없이 꽉! 막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전문가가 최고다, 나는 또 그런 쪽은 아니다. 뒤에서 봐야 보이는 게 있고, 멀리서 봐야 알 수 있는 게 있다.

우치다의 특장점은 어떤 논의를 대함에 있어 이런저런 가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데 있다. 우리는 각자 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이란 그렇게 딱 정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내 것'이라 할 만한 의견이 필요하고. 그 의견 자체가 조악하거나 부족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 생각엔 이거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나는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유대인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그리고 죄책감 부분을 연결해 논증한 부분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접하는 주장이었는데, 그것이 어떠하다는 판단 너머로(나는 제대로 이해를 못 해서 판단을 못 함) 그런 시도가 대단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싶다. 이제야 들어간다. 우치다의 사가판 유대문화론.

반유대주의의 역사를 추적할 때, 『유대인의 역사』에서는 유대인과 그리스인 사이의 불화가 언급된다.

유대인은 그리스인보다 더 유서깊은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예술이나 몇 가지 분야에서는 그리스인의 상대가 되지 못했지만, 문학만큼은 모든 양식에서 우월했다. 로마 제국 안에는 그리스인만큼이나 많은 유대인이 살고 있었고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비율은 유대인이 더 높았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문화 정책을 주도한 그리스인은 히브리어와 히브리 문화를 인정하지 않았다. ... 그리스인은 이집트 언어에 무관심했듯 히브리어와 히브리 문학, 유대 종교 철학에도 관심이 없었다. 아예 무시하기 일쑤였고 그나마 아는 거라고는 소문으로전해 들은 부정확한 지식이 전부였다. 유대 문화를 멸시하는 그리스인의 태도와 그리스 문화를 대하는 학식 있는 일부 유대인의 애증은 계속해서 긴장을 유발했다. (『유대인의 역사』, 207쪽)

서양 문화의 두 기둥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다, 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을 때는 그게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 책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당시에 유대인을 향한 그리스인의 멸시와 질시는 유대인 지식인들을 자극한 것이 분명하고, 그리스인들 역시 유대인들의 반응, 즉 자신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반유대주의의 역사는 이토록 오래되었다.


이러한 반유대주의 정서가 팽배하던 유럽 사회에 『유대적 프랑스』라는 '기념비적' 반유대주의 도서가 등장한다. 제1주제는 반유대주의적 미신과 유대인에 대한 망언. 제2주제는 아리아인과 셈인 비교. 제3주제는 근대주의 비판이다.

반유대주의적 미신은 이런 식이다. 유대인은 페스트에 걸리지 않으며, 가톨릭 신자의 7배에 달하는 생식능력이 있다는 것.(117쪽) (새삼 궁금하다. 그걸 어떻게 확인했단 말인가) 인종 간 전쟁 사관은 '열정적이고, 영웅적이며, 기사도적이고, 솔직하며, 생각이 짧아 그들의 천직이라면 농부, 시인, 수도사 특히 병사'인 아리아인과는 대조적으로 '본능적인 상인으로, 동료를 속이는 데 천재적이며 남을 수탈하는 짓밖에 하지 못하는'는 것이 셈인의 특징이라 주장이다. 근대주의 비판이란 유대계 시민들을 근대화, 도시화의 원흉으로 보고 전통을 파괴하는 사람으로 규정했다는 것인데, 우치다의 주장에 따르면, 근대화를 원했던 건 그 누구보다 유럽인들 자신이었다. 변화와 진보에 대한 공포. 즉, '미래의 미래성에 대한 공포'(123쪽)가 변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유대인에 대한 부정의 감정으로 집적되었다는 주장이다.

<'과잉'의 유대인>이라는 챕터에서 우치다는 유대인만의 독특한 사고 유형이란 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당연하다. '유대인의 뇌', 특징으로 구별되는 '유대인의 '뇌'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민족 중심주의의 발전은 당연한 것이다. 오리엔탈리즘과 중화사상은 일부 민족의 주제가 아니라, 세계의 모든 민족 집단이 행하고 있는 일이다. 우치다는 '민족적 기습'으로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사고·판단의 근거가 되는 그 사고·판단 구조 자체를 회의하고, 자신은 이미 자기 동일적으로 자신이라고 하는 자기 동일률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태도'를 그들의 '표준적인 지성 습관'으로 수용했다(178쪽)고 보았다.

포인트는 그다음이다. 유대인들은 자신들만의 사고 실험을 통해 '지성적'이라고 하는 하나의 표준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다른 민족들이, 그것을 '지성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우치다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유대인이 특별히 지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유대인에게는 표준적인 사고 경향을 우리들이 인습적으로 지성적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180쪽)

아.... 문득 떠오르는 한나 아렌트의 분석. 아직도 완독하지 못한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내가 제일 굵은 밑줄을 그었던 바로 그 문장.

인종주의자들의 유대인 증오는 신이 선택한 민족, 신의 섭리로 성공을 보장받은 민족이 자신들이 아니라 유대인일지도 모른다는 미신적 우려에서 나왔다. 거기에는 결국 모든 외양에도 불구하고 세계 역사에서 마지막 승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보증을 받았다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민족에 대한 의지박약한 분노가 있었던 것이다. (『전체주의의 기원』, 451쪽)

반복해서 쓰자면, 모든 민족이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특별하다는 생각. 우리 민족은 각별하다는 생각. 이건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내 이야기를 쓰면 책 한 권이 나온다, 는 진짜 책 한 권 분량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걸 넘어서서, 그만큼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세상 온 천지에 사연 없는 사람이 있던가. 이 세상 가장 한가하고 널널해 보이는 어떤 사람에게도 그 사람만의 고뇌와 고통, 그리고 애로사항이 존재한다.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이해가 가장 깊고, 나의 통찰이 가장 훌륭하며, 부족함이 없는 나의 미모를 보라. 나를 보라. 나를 존경하라. 인간 생존을 위한 가장 절절하고 솔직한 외침이다. 그런데, 유대인을 접한 민족들은 이 생각을 넘어서서 다른 생각에 빠져든다. 유대인을 만난 이후, 그들을 직면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내가 아니라 너일 수도 있다는 생각. 진짜 주인공은 너일 수도 있다는 생각. 진짜 똑똑한 사람은 너일수도 있다는 생각. 니가 하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확신으로 확장될 때 분노는 폭발해 버린다. 쾅쾅!

<살의와 죄책>이라는 챕터는 반유대주의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죄책감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데, 그 부분도 상당히 흥미롭다. 만약 어떤 사람이 시간이 너무 없는 관계로 이 책의 일부만을 읽어야 한다면, <제4장 끝나지 않는 반유대주의> 중에서 <'과잉'의 유대인>, <사르트르의 모험> 그리고 이 챕터 <살의와 죄책>을 권하고 싶다.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를 마치고 온 고3 아들의 저녁을 남편이 시키겠다고 해서 밥 차리는 시간을 아껴 세탁기를 돌려놓고, 청소기를 돌리며 머리 속으로 반을 썼다. <살의와 죄책> 부분을 더 자세히 쓰고 싶었는데, 정교하게 쓰기에 에너지가 부족해 아쉬운 대로 여기까지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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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6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여간 세상에 제가 모르는게 너무나 많고 알고 싶은것도 너무 많은데 도대체 어떻게 영생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뜬금)

단발머리 2024-10-16 15:43   좋아요 1 | URL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님의 저속노화를 ㅋㅋㅋㅋㅋㅋㅋㅋ 권합니다.
유튜브에도 많고요. 그렇게 권하는대로 먹으면 저는 인생사 재미없을 거 같기는 해요. 저는 더 건강하게, 더 오래 뭐 이런 건 아닌데 다른 사람 도움 받기는 싫거든요. <요양원 늦게 가는 법> 특별 공개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독서괭 2024-10-16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아드님 곧 수능이군요!! 놀라워요. 단발님은 이렇게 젊으신데..(뒷모습 사진밖에 못 봤지만)
단발님이 적어주신 내용 모두 저는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신기하네요. 유대인들이 그렇게나 똑똑했다고요? 유대인들이 지성이라고 정의하는 걸 우리가 받아들였기 때문에 유대인이 똑똑하게 느껴지는 건가요? 아무튼 똑똑한 건 맞나 본데.. 똑똑한 게 인종 특성이라니 뭔가 반칙 같은데.. ㅎㅎ
살의와 죄책 부분은 다음 페이퍼에서 이어집니까?

단발머리 2024-10-17 09:48   좋아요 1 | URL
제가 이렇게 젊습니다ㅋㅋㅋㅋㅋㅋ 뒷모습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유대인의 특별함에 대해서 들은 적은 있었는데, 그 가운데 그리스인들과의 긴장 관계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결론은 아닙니다만 유대인의 ‘인종적 특성‘이라는 게 없다면(사실 없는 게 정답이고요) 유대인의 특별함은 교육에 있다는 생각을 쪼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 생각은 ‘유대인, 노벨상의 주인공이 되는 이유‘ 쪽으로 흘러가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장 마감했습니다. 살의와 죄책 ㅋㅋㅋㅋㅋㅋ 어렵더라구요. 다른 책, 다른 저자와 연결될 때까지 기다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오며~~

달자 2024-10-16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젠 책을 사셨으니 마음 놓고 땡투를 날릴 수 있겠군요!! 아 단발머리님 글은 정말이지 술술 읽히면서 읽는 내내 허벅지를 탁탁 칠 수 밖에 없네요. 진짜 주인공이 사실은 내가 아니라 ‘너‘일 수도 있겠구나, 나보다 너가 더 잘난걸 수도 있겠구나, 거기서 오는 불안, 그 불안이 가져온 분노, 그리고 혐오. 이 레파토리의 희생자가 특히 유럽에서, 예전엔 유대인이었다면 (물론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만, 예전부터 이어져왔다는 의미에서) 지금은 중국인 것 같아요. 예전에 유대인에게 그랬듯이 오늘날 유럽에서 많이 논의되는 얘기 중 하나가 중국은 이렇다 저렇다,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등등. 근데 자세히 보면 그 적대감 뒤에는 엄청난 두려움이 숨어져 있더라구요.

공쟝쟝 2024-10-17 07:01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서구의 유대인 중국…! 달자님의 통찰에 더 무릎을 칩니다. 거친 일반화를 조심히 하며 이야기를 건네면, 저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이 일종의 거울단계라고 생각하고… (라캉읽는 중 ㅋㅋ 중얼중얼) 그래서 우치다 결론이 ‘어른이 되어라‘인게 정희진의 말 ‘피해자 정체성’을 넘어서라 와 일맥 상통한다 생각해요. 일베의 거울 메갈. (여긴 그 출발이 대 놓고 미러링이죠ㅋㅋ) 둘의 시작은 다를테지만 (어떻게 그리스인의 유대인혐오와 백인의 흑인혐오가 같겠습니까. ) 어떻게 하면 정체성의 정치를 넘어설 수 있는지 저 스스로를 살피면서 계속 고민 중예요! 여성주의적 전략이 공략이 아닌 낙후시키라는 제안에 다시한번 곰곰해 지고요. 일단은 우리 공부를 이어나가도록 합시다. 저는 달자님께 ‘친밀한 적‘ 추천드려요!!!

단발님… 이 글이 너므 멋지고, 4장이 넘나 궁금해서 가슴이 설렙니다. 결혼두번 가능하십니까? 폴리아모리 해주세요!!

단발머리 2024-10-17 09:51   좋아요 0 | URL
달자님 / 달자님~~ 달자님 댓글 읽으면서... 어머, 어머, 진짜진짜 나는 왜 중국인을 생각 못한 거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달자님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딱 알 것 같고, 한국에서도 제주도 관광객부터 시작해서 중국인들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퍼져나가는 양상이기는 합니다.

똑똑한 상대를 알아보고 그에 대한 불편함과 불안이 분노와 혐오로 이어지는 과정은 개인에게도 또 민족 전체적으로도 결국 손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오늘도 달자님 댓글에 한 가지를 더 배우게 되네요. 감사드려요, 달자님!

단발머리 2024-10-17 10:00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 달자님의 통찰에 무릎 치는 사람 저예요. 제가 먼저 무릎 쳤어요 ㅋㅋㅋㅋㅋㅋ 이걸 너무 크게, 아니면 엉성하게 설명하는게 조심스럽기는 한데.... 저는 정체성의 정치와 전략적 본질주의를 어떻게 통합해 갈것인가에 관심이 있습니다. 더 가까운 말로 하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전업주부가 이해할만한 페미니즘 정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혹은 설득해 갈 것인가, 하는 문제요. 권력의 작동이 양방향에서 이루어지죠. 무조건 니 책임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고요.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괴롭힘 당하는 상황에서 제일 강력한 대응 방법이 뭔지에 대해서요. 저는 아직 잘 모르겠고... (곧 답은 정치입니다로 갈 예정ㅋㅋㅋ) 공부는 계속 이어져야 하겠죠?

이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결혼.... 두 번은 좀 어려워요. 은오님의 플러팅에는 설레임이 있었는데 ㅋㅋㅋㅋㅋ 쟝님의 댓글은 뭐랄까. 심심하다고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4-10-17 10:00   좋아요 1 | URL
진심이 없엇기 때문입니다. 본심 결혼생각 없습니다! (밥상 엎기)

단발머리 2024-10-17 10:02   좋아요 1 | URL
😳🫣😜🤣🤪😏
 
교만의 요새 - 성폭력, 책임, 화해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박선아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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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도 그렇겠지만, 기득권의 자리에서, 그러니까 학계에서 인정받는 자리에서 '여성'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회는 여성들에게 공정하지 않지만, 이런 상황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하는 여성은 신뢰받기 어려우니 말이다. 남성이 그 말을 할 때는 크게 칭찬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인 일이기도 하다. 여러 군데 줄을 치고 인덱스를 붙였지만, 오늘의 픽은 매키넌이다. 다른 이들에게 공을 돌리는 사람, 오랜 기간 그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 기다려야 했던 사람, 불편하고 불공정한 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았던 캐서린 A. 매키넌에게 박수를 보낸다. 


  


매키넌이 황야에서 홀로 울부짖는 고독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21 그녀는 거대한 법조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의 일원이었고,그 중에서도 '타이틀 세븐'을 성희롱에서 보호받기 위해 사용하겠다고 마음먹은 이들 중 하나였다. 매키넌은 이론적으로 가장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사람이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많은 공을 돌렸다. 이 일이 매키넌의 어마어마한 통찰력과 변호사로서의 기술을 앗아가지는 않았으나 역사적인 저서를 발간한 후에도 몇 년이 지나도록 법학계에서 정교수 직책을 받지도 못하고 관련 직업을 갖지도 못했던 것을 보면, 법학계에서 외면당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167쪽) 



혐오의 형성은 유형마다 미묘하게 다르다.44 하지만 모든 사회에서 여성만큼은 늘 혐오의 대상이 되어 왔고 남성들이 스스로를 초월적 존재로 정의하는 동안 여성들은 줄곧 가차없이 출생, 성애, 죽음에 연관되었다. 여성의 월경, 수유, 성적 체액, 단순한 분비물과 같이 이미 알려져 있는 혐오의 대상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여성들을 저희의 공간에 가두는 방식들 중 하나였다. - P83

도널드 트럼프는 특히 이러한 비유를 선호했다. 45 투사적 혐오는 학습된 것이라 할지언정 실재하고, 여성의 신체에 진심으로 혐오(종종 욕망과 뒤섞인 유의 혐오)를 느끼는 이들에게는 여성을(직장과 정치에서) 종속시키고 분리시켜야 할 또 하나의 추가적인 이유가 됐다. - P84

투사적 혐오는 교만의 나르시시스트적 사촌이다. 스스로를 초월적이고 청결하고 순수하다고 여기면서 다른 인간 집단을 비인간,동물, 혐오적인 것으로 재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우리는모두 동물이지만 나는 동물이 아니고 당신은 동물이라고 말하는 것은 나르시시스트적 거짓이다. - P84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종속을 가능케 하는 만국 공통의 전략이다. 이는 교만한 자들이 손쉽게 자기들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허구를 만들도록 하며, 피종자들이그들의 종속을 마땅한 것으로 여기게 한다. 그들이 지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열등하다는 이유를 드는 것이다. 식민 지배는 피지배 국민이 아이들과 같아서 단호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정당화‘되었다. - P96

이러한 추론의 기저에는 여성에 대해 오직 두 가지 이미지만 있다는 것을 상정한다. 혼외정사에 대해서는 죽기까지 저항할정도로 순결한 여성이거나 아니면 뭐든지 허락하는 ‘창녀‘이거나.
여성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가 우리 문화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우리가 특정 사건을 보는, 혹은 잘못 보는 방식에 편견을 갖게 한다. - P129

이러한 추론의 기저에는 여성에 대해 오직 두 가지 이미지만 있다는 것을 상정한다. 혼외정사에 대해서는 죽기까지 저항할정도로 순결한 여성이거나 아니면 뭐든지 허락하는 ‘창녀‘이거나.
여성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가 우리 문화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우리가 특정 사건을 보는, 혹은 잘못 보는 방식에 편견을 갖게 한다. - P141

어떤 여성들은 강간으로 큰트라우마를 얻어서 법적 정의에 호소하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지만, 또 다른 이들은 직장, 친구들, 치유 과정, 혹은 그저 삶에 몰두하는 일이 법적인 투쟁보다 낫다고 느낀다. 강도 피해자라면 법의 힘을 빌리는 것으로 재산을 되찾는다거나 적합한 보상을 얻는 등 확실한 이득이 있다. 반면 강간 피해자가 얻게 되는 개인적 이득이라고는 스트레스와 온통 모호한 것들뿐이다. - P150

러빙 대 버지니아(Loving v. Virginia)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흑인들이 백인들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고 백인들이 흑인들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대칭적이지도 중립적이지도 않으며, 그반대로 차별적이며 평등 보호 조항을 위반한다. 이는 부정에 대한역사적, 사회적 의미가 완전히 비대칭적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말을 빌리자면 다른 인종 간에 결혼할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부당한 인종차별로부터 독립적이고 타당한 우선적 목표 같은 것은 없고" "백인 우월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므로, 마찬가지로 여성 고용인들을 남성들의 잠재적인 성적 장난감으로 배치하고,
남성에게 중속되는 방식으로 고용하는 것은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있지 않을뿐더러 여러 해에 걸쳐 젠더화된 권력의 위계 구조를 유지할 뿐이라고 매키넌은 주장한다. - P177

의해 확장된 권력 남용의 형태다. 오랫동안 여성들은 성학대가 일차적으로는 권력과 권력 남용의 문제이고 성별은 부차적인 것이라주장해 왔다. 동의한다. 진짜 문제는 타인에게 동등한 인간 존재로서 완전한 존중을 표하지 않는 교만과 대상화이다. 이러한 결함은남성이라는 성별과 문화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만연한 권력 구조속에서 남성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P227

이런 군비 경쟁에서 특히 내가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지점은선수들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범죄 수사나 형사 기소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시도다. 운동선수들은 불법 약물의 사용이나 판매, 절도, 다른 재산 범죄 및 음주 운전 등 잠재적 형사 범죄들을 많이 저지른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상은 젊은 남성들이다. 이들은 열 살쯤부터 자신들은 피 끓는 남성성의 아이콘이기 때문에법은 자기들보다 못한 남성들에게나 적용되는 것이라고 여기며 자랐다. 그러니 많은 선수들이 성폭행, 성희롱, 스토킹 등 성범죄를저지르는 것이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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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3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3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10-14 0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 캐서린 매키넌 넘나 대단하신 분. 한국 출판계는 얼른 매키넌의 책들을 새로 번역해서 내놓아라!!

읽느라 고생하셨고 다 읽으신 점에 대해 박수 보내드립니다. 짝짝!!

단발머리 2024-10-14 08:47   좋아요 0 | URL
네네, 맞아요~~ 한국 출판계는 매키넌님 책 번역에 박차를 가하라!! 한강 특수 땜에 많이 바쁜 출판사들은 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 많았습니다, 진짜 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박수 잘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버섯책 읽으러 갑니다. 바빠요, 바빠!

햇살과함께 2024-10-14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려요 한강 작가님 챙기시기로 바쁜 와중에서도 ㅎㅎ

단발머리 2024-10-14 09:33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 글게요. 작가님과 동문수학 자랑하느라 목이 타고 막 그랬습니다. 감사해요, 햇살과함께님!

건수하 2024-10-14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완독 축하드려요!!

단발머리 2024-10-14 09:34   좋아요 1 | URL
완독 축하 감사드려요, 건수하님~~ 제가 마사 누스바움을 좋아합니다. 헤헤...

독서괭 2024-10-14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4-10-14 09:34   좋아요 2 | URL
이런 엄지척은 제가 잘 갈무리해서 ㅋㅋㅋㅋㅋ 축하인사 감사합니다!!
 

















지금 내 머릿속은 다 한강 뿐이라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다 한강으로 갈무리된다. 일편단심 사랑의 작대기.







한강 작가님과의 동문수학은 진즉에 밝혀져 많은 이들이 나의 모교를 파묘여고로 알고 계시던데, 김고은 배우님 많이 좋아하지만, 초성이 맞긴 하지만 파묘여고는 아니다. 아니란 걸 굳이 밝혀 드린다. 친구가 사진 보내줬다.








행복한 금요일, 집에 오는 길에는 스벅에 들려 사이렌 오더로 주문한 케잌과 쁘띠 카눌레, 자바 칩 프라푸치노를 픽업했다. 1+1 쿠폰을 사용해 음료는 두 잔이었다. 파티를 해야지! 신나게 집으로 돌아와 우리집 최신간 책이랑 사진을 한 잔 찍고, 한강 작가 아버님의 인터뷰를 큰애랑 같이 보는데 한승원 작가님이 그러시는거다. "... 하룻밤 만에 글로벌적인, 전 세계적인 감각으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갔고, 날마다 주검이 실려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그, 즐거워서 기자 회견을 할 것이냐고..." 어머, 저는 초코케익 가운데 놓고 파티하고 있는데... 파티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요?







그리고 이건 퇴근 전에 찍은 우리 학교 복도 사진. 저기 저, 저 멀리 보이는게 도서관이다. 도서관쪽 들어가는 벽에 붙어있는 걸로 봐서 도서관 사서님이 붙이신 걸로 예상되기는 하는데, 아...한강 작가님 수상에 기뻐하는 사람, 누구세요? 나랑 만나요! 저랑 만나자구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 한강 작가님 인터뷰는 없는데, 나는 한승원 작가님의 인터뷰로도 참 기뻤다. 물론 『채식주의자』를 『초식주의라』라고 하셨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웃었지만(죄송해요. 많이 웃었습니다), 인터뷰 뒷부분에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평해주시는데, "3세대-4세대 문학의 차이는 환상적 리얼리즘 여부", "젊은 소설가들은 '신화적 요소'를 장점으로 생각" 이런 부분이 좋았다. 모두가 기뻐하고 즐거울테지만 한승원 작가님 만할까 싶다.




청출어람 청어람. 부전자전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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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10-13 00: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교보문고에 한강 작가님 책은 다 팔려 없고 ˝한강 작가 그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 모음전˝ 을 하고 있다는 사진 보고 많이 웃었어요ㅋㅋㅋㅋㅋ빈 손으로 가지 말고 이거라도 사가라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한승원 작가님 책도 궁금하긴 해요 노벨상 받은 작가의 아버님 작품은 과연 어떤가하고. 먼저 한강 작가님 책을 몽땅 읽어 보고요^^

독서괭 2024-10-13 08:2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재밌네요~ 저도 한승원작가님도 궁금해지더라구요~

아시마 2024-10-13 19:30   좋아요 2 | URL
아 움… 궁금해 마시라고 권하고 싶은데, 그럼 또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이긴 하죠. ㅎㅎ 1980-90 년대를 풍미한 작가고, 그만큼 고전적이고 정석적이기도 한 글쓰기를 구사하는 작가예요. 대표작 중 하나가 <아제아제 바라아제> 일 정도로 불교적 색채가 가미된 글을 쓰시고요. 한강과는 약간 음 궤가 달라요. 소설 작법의 차원에서요. 그 시대 작법에 충실하시고요, 그래서 2020 년대에 읽기엔 호불호가 좀 많이 갈릴겁니다.

망고 2024-10-13 20:50   좋아요 2 | URL
아시마님 댓글 보니 진짜 더 궁금해집니다ㅋㅋㅋㅋ아제아제 바라아제도 모르는 저ㅠㅠ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번 봐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10-13 21:43   좋아요 1 | URL
망고님/ 망고님처럼 저도 한승원 작가님 책도 궁금하기는 한데, 한강 작가님 책이 많네요. 허허허. 일단은 한강 작가님에게 ㅋㅋㅋ

독서괭님/ 한승원 작가님 궁금한 독서괭님~~ 곧 바빠질 예정ㅋㅋㅋㅋㅋㅋ

아시마님/ 저는 한승원 작가님 기자회견 보면서 뭐랄까. 아, 다른 세대구나.... 연세도 있으시니깐... 그 생각했었거든요. 아시마님 댓글 읽고 나니 아~~ 그럴 수 있겠다,의 확신이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0-13 0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아빠!!!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식주의자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승원 작가님은 원조 초식남이실 거 같다능 ㅋㅋㅋㅋ 저는 쪼기 조 자바 칩 프라프치노 당스파이크 파티에는 스리슬쩍 염려를 올리오며…. 동문수학 정말… 크게 자랑하시기를 바라요. 으하하하하. 파묘여고… 미안합니다! 알고도 드립친거 아시죵?

단발머리 2024-10-13 21:37   좋아요 0 | URL
당스파이크 파티에 가져주신 관심과 사랑 감사드립니다. 제 뱃살의 훌륭한 조력자들이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문수학 더 자랑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시간이 부족합니다. 알아요,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10-13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식주의자요? 진짜? 🤣🤣🤣🤣🤣
그 파티, 달달함으로 가득한 그 파티 찬성이요~~

단발머리 2024-10-13 21:38   좋아요 1 | URL
성대한 파티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4-10-13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모교 사진 멋집니다 ㄷㄷㄷ 평생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사진 잘 봤습니다!!

단발머리 2024-10-13 21:38   좋아요 1 | URL
평생 자랑해도 부족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할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겠죠?

바람돌이 2024-10-13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묘여고 ㅋㅋㅋ 이거 저만 몰랐던 이야기인가요? ㅎㅎ
어쨌든 동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자랑거리 맞아요?
접점이 하나도 없어서 자랑거리가 없는데 어디서부터 파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10-13 21:40   좋아요 1 | URL
지금 온 세상이 한강과 접점 찾기에 빠져있어서 저도 토요일 하루 종일 고민에 고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묘여고는 시장통에 떠도는 소문으로서 ㅋㅋㅋㅋㅋㅋ ㅍㅁ을 유추하다가 생긴 일이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10-13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0-13 21:41   좋아요 0 | URL
이거 진짜 자랑하시면 안 돼요? ㅋㅋㅋㅋ 왜요~~ 왜요~~~ 왜 안되나요? ㅋㅋㅋㅋㅋㅋ 얼른 자랑해 주세요!!

hnine 2024-10-13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 수상 후에 이런 글 읽는 깨알재미가 있어요^^

채식주의자와 초식주의자, 결국 같은 뜻 아닐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단발머리 2024-10-13 21:42   좋아요 0 | URL
뉴스도 포털도 온 종일 한강 뉴스네요. 그 분의 책으로 스르르 관심이 옮겨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와 초식주의자.... 맞아요, 같은 뜻 같기도 해요. 근데 한승원 작가님이 ˝에... [초식주의자], 맞죠?˝ 하실 때 웃긴 건 또 사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잘잘라 2024-10-14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 원서로 읽기 원조 찾아왔습니다. 단발머리님 짱^^

단발머리 2024-10-15 10:42   좋아요 0 | URL
원조 알아봐주시는 잘잘라님께 감사와 영광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 세계에 좀 알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여기가 원조입니다!

그레이스 2024-10-16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세곡동으로 이사한 이제는 남녀공학이 된 그 ㅍㅁ고등학교는 또 시끌한가봅니다.

단발머리 2024-10-17 10:01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는 교문 열어젖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멀리 이사갔다고 하더라구요. 그 곳도 다른 곳처럼 경사 났네요!!
 



너무 속이 탑니다.


노벨문학상, 원서로 읽어요.


이 표현 2024년 10월 10일 8시 13분에 제가 썼어요.


제가 제일 먼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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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10-11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게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포털에서 저 기사 제목 보고 바로 아앗 외마디 소리를 질렀습니다 ㄷㄷㄷㄷ

단발머리 2024-10-12 15:19   좋아요 2 | URL
계속 소리 좀 질러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0-11 18: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알아요! 출처 쾅! 알라디너 단발머리. 한강작가와 동문 수학. 파묘!천재!

단발머리 2024-10-12 15:20   좋아요 3 | URL
쟝님, 나 어디 플랜카드라도 걸까 봐요.

노벨문학상, 원서로 읽어요. 출처 - 알라딘, 단발머리

유수 2024-10-12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어!!
저도 봤어요!

단발머리 2024-10-14 08:43   좋아요 2 | URL
봤죠? 유수님, 봤죠? ㅋㅋㅋㅋㅋㅋ 유수님 일단 증인으로 제가 3찜! 위에 1찜, 2찜 분들 계세요~~~~~~~~~

그레이스 2024-10-16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봤습니다.
원서 꺼내서 보는데,,, 제가 읽었더라구요.^^
형광펜으로 그은 표시가 바래져 있는걸 보고!
읽었었네 했습니다.^^

단발머리 2024-10-19 19:20   좋아요 1 | URL
원서 꺼내서 보는 그 마음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자랑스러우십니까. 게다가 형광펜까지........!!!
저는 안목 없는 저를 탓하며ㅋㅋㅋ다음주에 주문하려고 합니다. 다음주면 주문하자마자 바로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서요.
 













오늘 바쁜데... 뭐라도 쓸 수 밖에 없는 아침이다. 진짜 너무너무 기쁘고 너무너무 신난다. 아... 나의 최애가 한강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한강이 어렵고 힘들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작가라는 이야기(정희진 매거진 10월호)에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렇죠? 제가 낮은 거 아니죠? 한강 작가가 높은 거죠? 막 이러고 그랬다.

나는 『희랍어 시간』을 반 정도 읽었고,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만약 5.18에 대한 책을 한 권만 읽게 된다면 그 책은 꼭 『소년이 온다』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읽기를 내내 미뤄두었다. 그니깐 직면, 고통에 대한 응시가 내게는 아직도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다. 나는 광주를 귀히 여긴다. 나는 민주당의 대표 경선, 총선 득표 상황등을 볼 때 광주를 주목해서 본다. 광주 관련 기사는 찾아서 본다. 그러니까, 내게 광주는 선생님, 지시어, 화살표 그런 의미다. 광주는, 꼴등 노무현을 대선 후보 1위로 만든 곳이다. 죽음의 고통과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사람들, 아니 아직도 그 상처를 후벼파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는, 지지율 30에서 50프로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광주 사람들은 경상도 남자를 대선 후보로 올려주었다. 그러니까, 광주 사람들은 지역 구도를 넘어서는 것 뿐만 아니라, 김대중을 이어갈 만한 사람, 김대중 정신을 계승할 사람을 알아봤던 것이다. 피해자가 이런 스탠스를 갖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광주, 광주가 의미하는 그 모든 것을 존경한다. 지금 내가 '민주주의'라는 공기 속에 살 수 있는 건 오로지 광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광주를 알고 있다.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쓰는 건 다른 일이다. 쓰는 건, 다른 일이다. 깊은 밤, 아니면 이른 새벽에, 혼자 깨어 글자와 글자를 만지고 또 만졌을 그 시간들은, 고통에 정면으로 응시하는 그 시간들은, 얼마나 고되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 나는 한강 작가가 이 수상을 크게 기뻐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니깐, 그 강을, 그 바다를, 그 암흑을 건너온 사람에게 노벨상 수상이라는 건 뭐랄까. 너무 작은,이 아니고, 너무 사소한,도 아니고, 너무 세속의,도 아니고, 너무............................ 가벼운? 가벼운 일일 수도 있겠다. 심연을 봐버렸으니까. 5.18도 무거운데 4.3.을... 아.... 한강 작가에게 존경과 사랑을 바친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서, 다시는 한강을 읽지 않아야겠다,고 한 내 결심은 어디까지나 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 사회가 가졌던, 경험했던 역사에 대해 나는 사실로서만 알고 싶었다. 신문 기사같은 정보로만. 그 속으로, 그 이야기 속으로, 그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너무 두려웠던 거 같다. 하지만, 힘을 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쓴 사람도 있는데, 왜 읽지를 못할까, 이런 마음.

필립 로스에 한참 빠져 로스만 읽던 시절이 있었다. 이번에도 로스 사진 검색하면서 『포트노이의 불평』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뭐, 기사 제목부터 장난 아니다. 밥 먹으면서 그 책 아이들에게 읽어준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이 나다. 나는 아이들 밥 먹이면서 그 책을 읽어줬다. 로스 덕분에 아이들이 웃었고, 덕분에 남은 밥을 다 먹었다.

로스를 읽을 때 느끼는 감정을 두 어절로 표현하자면. "뭐, 이렇게까지..."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구. 뭐 거기까지 가세요. 아이구, 이제 그만... 그 정도면 됐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다른 사람 책을 읽다가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러니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읽을 때나,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가 그랬다. 아이구, 뭐 이렇게까지... 이런 생각. 나는 그게 예술가의 본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파고 들어가는, 더 깊이, 더 아래로. 더더.

나는 한강의 작품을 1.5개 밖에 안 읽어봤지만, 내게 한강은 그랬다. 깊이, 더 깊이. 아래로, 더 아래로. 게다가 한강의 문장은 아름답다. 장담하건대, 빅토르 위고와 버지니아 울프, 주제 사라마구의 문장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노벨문학상의 일희일비하지 않으실거라는 거 알지만, 건강 잘 챙기시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좋은 작품을 써내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맨날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 강수연님을 말씀하셨고, 한 분이 한강 작가님을 언급하셨던 거 같은데, 학교에서 플랜카드 준비중인지 모르겠다. (플랜카드 좋아하는 편/대학동문 아님)

한강 작가님!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드려요!

제가 얼마나 많이 축하받았는지 모르겠어요.

알라딘 친구들 댓글도 많이 받았고 다른 친구들도 단톡방에서 저한테 축하한다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우리의 자랑이에요, 한강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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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0-11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강을 읽겠다 하시는 분들이 어떤 작품부터 읽으면 좋을까, 하실텐데 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소개해준 최근(노벨문학상 수상 전)의 인터뷰에서 ㅋㅋㅋㅋㅋㅋ 작가님께서는............

˝작가는 자신의 최신작을 제일 사랑한다.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읽어주시길 바란다.˝고 하셨고, [소년이 온다]와 [흰], [채식주의자]를 언급하셨다고..........

다락방 2024-10-11 11:28   좋아요 1 | URL
네 단발머리 님. 그런데 작별하지 않는다 읽기 너무 힘듭니다. 그 점을 제가 미리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평에도 썼잖아요. 악몽 꿉니다. 휴... 각오 단단히 하시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이만 총총.

단발머리 2024-10-11 11:32   좋아요 0 | URL
악몽 꿉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무슨 우리 작가님은 얼마나 치열하신지....
글도 쓰고 우리 꿈에도 나오시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터덜터덜)

서곡 2024-10-11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동문이면 ㅍㅁ 출신이신가요? ㅋㅋㅋㅋㅋ (신상털기) 학교 입장에선 자랑거리 맞죠 그것도 엄청난 ㄷㄷㄷ 이게 자랑거리 아니면 뭐가 자랑거리겠습니까

단발머리 2024-10-11 11:56   좋아요 3 | URL
아니 ㅋㅋㅋㅋㅋㅋㅋ 신상털어 주시는 마음. 네 맞습니다. 제가 다닐 때 여고였고 지금은 남녀공학입니다.
이제 오픈되어서 제가 거닐던 때처럼 금남의 장소 아니구요. 은행나무 그대로이고, 교실 그대로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건수하 2024-10-11 15:01   좋아요 2 | URL
오 ㅍㅁ! 이전한 줄은 알았는데 공예박물관이 그 건물인 줄은 오늘 알았네요 ^^

단발머리 2024-10-11 18:23   좋아요 0 | URL
거기 맞아요 ㅋㅋ 바로 거기입니다 ㅋㅋ

공쟝쟝 2024-10-11 18:41   좋아요 2 | URL
파묘? ㅋㅋㅋ

서곡 2024-10-11 18:51   좋아요 2 | URL
알라디너 단발머리님 파묘여고 출신으로 밝혀지다 ㄷㄷㄷㄷㄷㄷ

햇살과함께 2024-10-11 1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무려 ㅍㅁ!! 동문이시라니 자랑 막 하셔도 됩니다!!

단발머리 2024-10-11 12:29   좋아요 3 | URL
진짜요? 햇살과함께님이 하셔도 된다고 하시니깐 ㅋㅋㅋㅋㅋㅋ

제가 동문인데 연차는 조금 차이나서 작가님과 같은 시간에 교정을 거닐지는 않았을거 같아요. 근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님과 같은 국어 선생님한테 국어 배웠ㅋㅋㅋㅋㅋㅋㅋㅋ 배웠다는 게 아니라 배웠을 확률이 완전 높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넘넘 후련합니다. 자랑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10-11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1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10-11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흰 여백 어쩌면 좋아요. 다른데서 쓴 글 옮길 때 3번의 1번 꼴로.......... 나를 탓합니다. 에구....

공쟝쟝 2024-10-11 18: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의치 마세요 ㅋㅋㅋㅋㅋ 매력이십니다 ㅋㅋㅋㅋ

라파엘 2024-10-11 1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 단발님은 고교 동문이시군요! 저는 대학 동문! 저도 연차는 차이 나지만, 한강 작가님과 같은 교수님께 배웠습니다! 😆 🤣

단발머리 2024-10-11 15:48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진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 전 한강 작가님을 가르치셨을(아마도) 국어 선생님께 배웠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만 라파엘님은 같은 교수님께 배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졌구요 ㅋㅋㅋㅋㅋㅋㅋ
한강 작가님 노벨 문학상 타신 걸로 제가 대승적으로 ㅋㅋㅋㅋㅋ 저의 패배를 인정합니다!
너무너무 신나요!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4-10-11 15:53   좋아요 1 | URL
상대에게 져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 👍👍 친애하는 자매님과 좋은 소식에 함께 기뻐할 수 있어서, 저도 정말 기쁘고 영광입니다!! 😆 🎉🎉

단발머리 2024-10-11 15:59   좋아요 2 | URL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승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기쁨을 만방에 전하고 알리고 자랑하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 서점에 사람들 많겠죠?
주말에는 나가지 말아야지 싶긴 한데, 대형 서점들 얼마나 오두방정일지 기대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0-11 16:22   좋아요 3 | URL
라파엘과 단발머리 한강 동문인 것으로 밝혀져.....

단발머리 2024-10-11 18:24   좋아요 2 | URL
노벨문학상 수상에 신상 털기 감행한 이유… 큰 동요는 전혀 없을 것으로 예상돼…

공쟝쟝 2024-10-11 18:42   좋아요 3 | URL
자랑해도 되겟다! 넘나 부럽고 함께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