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은 큰 것 하나와 이번에 새로 장만한 것 하나, 총 두 개였다. 네 사람 3박 4일 옷가지를 넣고 나니, 가방 두 개는 금세 차버렸다. 큰 여행가방 위에 걸쳐서 들고 갈 가방에는 물총이랑 쪼리, 워터슈즈를 넣었다. 자리를 못 찾은 건 책들이었다. 책은 신랑이 백팩에 넣어 매고 가기로 했다.

신랑은 제주도 안내 책자 하나와 [톰 소여의 모험]을 골랐다. 심심해할 딸롱이에게 들이민다며 아르센 뤼팽 시리즈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딸롱이는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를 골랐다.

 

 

 

 

 

나는 읽고 있던 [여인들의 백화점 1]과 이어서 읽을 [여인들의 백화점 2]를 골랐다. 그리고 시집도 한 권 꼭 넣어야된다 우겨서 [입 속의 검은 잎]을 챙겼다.

 

 

 

 

아롱이는 루미큐브를 챙겼다.

 

물론, 우리가 챙겨간 책들은 모두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알차고, 감동적인 책들이다. 하지만, 책을 읽지는 못 했다. 바닷가에서는 흐린 날씨에도 하늘빛, 물빛이 너무 예뻐 책을 펼친다는게 미안할 정도였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집에 텔레비전 없는 어린이들답게 <아빠! 어디 가!>를 박장대소하며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실적이라면,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게임을 할 수 없어 책을 읽었던 내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갔다는 정도다. 

집에 돌아와 짐을 풀어보니, 책들이 많이 구겨져 있었다. 구겨진 책을 보니, 갑자기 짜증이 밀려왔다.

그러게, 휴가 가면서 왜 책을 챙겨? 휴가철에 책 읽었다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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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8-1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동안 책 읽은 사람중에 저는 없습니다. 아니에요,전.

단발머리 2014-08-18 07:28   좋아요 0 | URL
아하하..... 그런가요~~
혹, 저 몰래 책 읽으신건 아니구요??
저는 휴가중에 책 읽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리고 또 부러워하는 1인입니다^^
 

 

 

1.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출간예정일이 2014년 8월 15일, 다음주 금요일이다.

책소개를 살펴보면,

 

인문학자 8인의 절망을 이기는 인문학 명강의. 이 책은 고전 탐구나 정신 수양의 인문학이 아니다. ‘성난 대중’과 공명하는 ‘성난 인문학’이다. 철저하게 절망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그리고 사회를 바꾸는 것. 이것이 성난 인문학의 본질이다. 상실과 무력감 속에 사는 우리를 위해 이 시대 최고 인문학자 8인이 모였다.

 

 

모두 쟁쟁하신 분들이지만, 관심가는 저자는....

 

 

역시나 강신주

 

 

 

 

간만에 강준만

 

 

 

 

옳타쿠나 고미숙

 

 

 

 

좋아요 정여울이다.

 

 

 

 

아, 로쟈 이현우님도 빼놓을 수 없겠다.

 

 

 

 

 

2. [공부하는 엄마들]

 

 

 

 

 

 

 

 

 

 

 

 

 

 

 

머리말

I 마흔에 다시 시작하는 공부
1. 나는 공부하는 엄마다
2. 오늘도 읽는다
3. 공부를 통한 사람의 길

Ⅱ 공부하는 엄마들
1. 나를 찾아서
2. 왜? 재미있으니까!
3. 공부의 길 위에서

Ⅲ 지금 이 자리의 공부
1. 공부 환경 만들기
2. 어떻게 공부할까?
3. 엄마 공부, 아이 공부

공부하는 엄마가 읽을 만한 책
엄마가 참여할 수 있는 주요 인문학 공동체

 

 

[공부하는 엄마들]도 제목부터 관심을 끈다. 최근의 인문학 열풍을 반영한 책인듯 싶다.

'공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읽어보고 싶다.

 

 

3. [인문학은 자유다]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의 유작!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과정, 클레멘트 코스의 전 세계 수업 현장 대공개!
가난의 날풍경을 묘사한 생생한 보고서이자
인문학의 역할과 가능성을 탐색해나간 성실한 실천의 기록!  

 

[희망의 인문학]을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이 책으로 '얼 쇼리스'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다.

 

 

말복 지났다고 정말 이러긴가. 다음주가 휴가인데.... 너무 서늘하니...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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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8-1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려진 작가들이네요.

ㅋㅋ 저는 요즘 같은 늦여름 날씨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여행하기에 죽이죠.
더우면 물놀이밖에 못하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산책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거든요. 저는 여행을 한다면 5월이나 요즘 같은 날씨에 하고 싶어요.
모처럼 갖는 피서 휴가로는 좀 그런가요?

단발머리 2014-08-17 20:21   좋아요 0 | URL
저는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해서 휴가를 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춥더라구요~~~
남해 바다도 차가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왔어요. 그래도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구요.
페크님, 이런 늦여름 날씨도 잠깐이니까요. 알차게, 즐겁게 만끽하시기 바래요*^^*
 

 

 

 

 

 

1. [모양], 있어 보이는 책

평생을 가도 읽게 되지 않을, 읽을 법 하지 않을 책을 대출했다. 알라딘서재에 이 책이 소개되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아, 책이 너무 있어보인다.’

어렵고 중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그 책을 읽는 사람이 지적으로 변하는 건 아닐 테다. 하지만, 척 봐도 쉽게 읽혀지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쉽게 편안하게 읽어내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그 사람은 너무 ‘있어 보인다’ 혹은 ‘똑똑해 보인다’.

 

 

 

 

 

 

이 책에 대한 느낌이 딱 그랬는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은 책이었고, 그래서 읽게 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도서관 신착도서칸에 잘 정리되어 있어, 대출을 하고 읽기 시작했다. 앞부분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외계인이라니...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려워 보이는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에, 공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있어 보인다. 아니지, 모양 난다.

 

2. [대성당]과 [남해금산]

 

 

 

 

 

 

친구가 책을 사 준다고 했다. 나는 계속 괜찮다고 했는데, 친구는 계속 책이름을 말하라고 했다. 카톡으로 내가 사고 싶었으나 아직 사지 못한 책, 두 권의 사진을 보냈다.

친구가 말했다. “너가 넘 고급져 보여. 너가 나의 친구라니 뿌듯하다.”

내가 답했다. “자랑스럽고 따뜻한 사람이 될게....”

친구가 말했다. “지금도 그려 ㅋㅋㅋ”

교과서 빼고는 읽은 책이 없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이 친구는, 대학교 4학년 때 만났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을 내게 빌려서 다 읽고 나서는, 새 책을 사서 책장에 고이 꽂아두는걸 좋아라 했다. 사람이,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삶에 대한 직관과 통찰력을 소유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

내가 이 글을 올리는 곳은 알라딘서재라, 나는 안다. 뭐, 이런 이야기를...

위의 두 책은 말 그대로 베스트셀러에 속하는 책들이다. 좋은 소설이고, 좋은 시집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많이 읽히는 책들이다. 책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보았고, 알았으며, 이미 읽었을만한 책들이라는 거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평균 성인 1인당 연간 독서량이 9.2권, 하루 평균 독서시간이 23.5분이다. 성인 10명 중 3명은 일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내가 하루키를 읽으면, 음, 하루키 책은 다 읽었지. 내가 밀란 쿤데라를 읽으면, 음, 밀란 쿤데라도 다 찾아 읽었지. [정체성] 이건 못 보던거네, 하는 H언니를 제외하고는, 내 주위 사람들은 대체로 책에 대해 관심이 없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승우의 신간이 나온 것을 모르고, 고병권의 문장이 좋다는 걸 모르고, 대성당의 저자가 ‘레이몬드 카버’인지 모르고, [남해금산]이 시집 제목인지도 모른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렇다.

[대성당]과 [남해금산]을 읽는 나를 ‘고급지다’고 생각하는 내 친구가, 보통의 사람, 그냥 평범한 사람이란 얘기다. 하지만, 친구에게서 ‘고급지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는, 기쁘기도 하고, 조금 우쭐해지기도 했다.

그래, 내가 책 좀 읽지.

[모양]과 [대성당], 그리고 [남해금산]을 앞에 두고 하는 생각이다.

“모양 나는군”에 더하여 “고급져 보이기"까지 한다.

전체적으로는 '고급진 모양새'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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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8-0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해금산이 시집인 줄 몰랐으며, 저 모양이란 책도 지금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단발머리님이 고급져 보인다는 겁니다!!

단발머리 2014-08-08 18:42   좋아요 0 | URL
아하하.... 너무 부끄럽습니다.
다락방님이 고급져 보인다니, 완전 으쓱합니다.
고급져 보이는 걸 넘어서서, 실제로도 고급스러워지도록 노력하겠....... 사와요~~~^^

icaru 2014-08-0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모양, 이라는 책 참말 고급져보여요! 저렇게 뭐랄까요? 미시사라고 하나, 모양이면 모양, 의자면 의자 나무면 나무,., ㅎ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길게~~~ 세밀하게 넓고 깊고 자세하게 풀어쓰는 작가도 그렇고, 그런 걸 즐겨 읽는 독자층도 그렇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성복은,, 시인 김수영을 닮지 않았나요? 외모가? 눈이 퀭~
저도 이성복의 시를 찾아 읽었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 시 하나에 꽂혀서요.
제목도 기억 안나고,, 내용은

비오는 날? 버스에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본래는 내가 저 속(음악)에서 살았는데? 여기서 이렇게...

그리고, 책 안 읽어도 통찰력 있는 사람이야기 대박 공감해요~
ㅎㅎㅎ

단발머리 2014-08-08 18:4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내용도 완전 고급져서 조금 읽어보니, 금방 현기증이 납니다. @@ 슬쩍 훑어본 내용중에는, '얼룩말'이야기가 주의집중되더라구요.

저도, 이성복 시인 외모 좋아하지만, 그래도 김수영에.... 김수영 시인은 참, 당시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아름다운 외모인것 같아요. 사람이 좀, 부족한게 있어야지, 너무 이기적입니다.

아무개 2014-08-0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성당 리뷰 기대합니다요
전 이책이 어디가 왜 좋은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고급져보이는 단발머리님의 리뷰는 어떨지
궁금해요 ^^

단발머리 2014-08-08 18:49   좋아요 0 | URL
아.... 아무개님이 모르시면, 저도 모른다는데 일단 한 표를 던지구요. 그래도 읽어보고는 싶어요.
김연수의 번역이니 더 기대가 되기도 하구요.

리뷰는 쓰게 되겠지만, 기대는 말아주시구요. 궁금은 해 주세요~~^^

2014-08-08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9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트] 닥터 슬립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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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33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3억부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안 되기는 하지만, 정말 엄청난 것만은 확실하다.)

이러한 대중적 인기와 더불어 최근에는 그의 문학성을 새롭게 평가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서, 2003년에는 전미 도서상에서 수여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니까 이런 호러문학도 문학의 일부로 볼 수 있냐는 비판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이제 스티븐 킹의 문학적 업적에 대해 일부나마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작품 중 하나이다. 작법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뭐, 이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웠나, 싶어 스티븐 킹 어머니가 대단하다,고 감탄하게 된다.

스티븐 킹은 작품수가 많다. 다작하는 이유를 본인이 밝혔다.

 

 

 

예전에 인터뷰 기자들에게 나는 크리스마스와 독립기념일과 내 생일만 빼고 날마다 글을 쓴다고 말하곤 했다. 거짓말이었다. 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일단 인터뷰에 동의한 이상 반드시 ‘뭔가’ 말해줘야 하기 때문이었고, 기왕이면 좀 그럴싸한 말이 낫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간이 같은 일벌레로 보이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일벌레라면 또 모를까).

사실 나는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남들이 얼간이 같은 일벌레라고 부르든 말든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쓴다. 크리스마스와 독립기념일과 내 생일도 예외일 수 없다. (어차피 내 나이쯤 되면 그 지긋지긋한 생일 따위는 싹 무시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일하지 않을 때는 아예 아무것도 안 쓴다. 다만 그렇게 완전히 손놓고 있는 동안에는 늘 안절부절못하고 잠도 잘 오지 않아서 탈이다. 나에게는 일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중노동이다. 오히려 글을 쓸 때가 놀이터에서 노는 기분이다. 글을 쓰면서 보냈던 시간 중에서 내 평생 가장 힘들었던 세 시간도 나름대로 꽤 재미있었다. (유혹하는 글쓰기, 186-187쪽)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스티븐 킹다운 대답이다. 어떤 매체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떤 인터뷰에서 ‘어쩌면 그렇게 많이 쓸 수 있나요?’라는 기자의 물음에, ‘그러게요. 나도 그게 궁금합니다. 다른 작가들은 그 시간에 다들 뭐 하나요?’하고 되물었다는 이야기가 세트로 유명하다. 그냥 킹이 되는게 아닌가 보다. 스티븐이 킹이다.

[닥터 슬립]은 그의 대표작 [샤이닝]의 후속작으로, 2013 브람 스토커 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리고 인간은 변한다. [닥터 슬립]을 쓴 사람은 [샤이닝]을 썼던 그 사람 좋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다. 강렬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한다는 관심사는 같지만, 대니 토런스를 다시 발견하고 그의 모험담을 추척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여러분도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꾸준한 팬들이 그래 준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저자 후기, 2권, 409쪽)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솜씨 좋은 스티븐 킹에 의해 대니 토런스의 삶이 다시 펼쳐진다. 이쯤에서, 아.... 나는 고백해야겠다.

나는 이 책을 민음사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았다. 나는 스티븐 킹의 작품을 하나도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는데, 첫째는 무서웠기 때문이고, 둘째는 무서웠기 때문이며, 셋째는, 아,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11/22/63]을 두꺼운 페이퍼백으로 구입한 것도,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일말의 공포를 피해보려는 노력 때문이었으나, 결국은 영어와 공포 내지는 공포와 영어가 합작을 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작품 소개를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으리라, 미루어 짐작했다. 내 예상은 틀렸다.

문제의 단락들은 대략 이렇다.

화장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칙칙한 얼룩이 변기 커버에도 있고 샤워 커튼에도 있었다. 처음에는 대변인가 싶었는데 똥이 누르스름한 자주색일 리 없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살점과 썩은 살가죽이 시야에 들어왔다. 매트에도 발자국 모양으로 그런 얼룩이 남아 있었다. 남자의 발자국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고 너무 앙증 맞았다.

"맙소사." 그녀는 속삭였다.

그녀도 결국에는 싱크대를 쓰는 수밖에 없었다. (1권, 19쪽)

그 후로 여덟살때부터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죽이는 앤드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패스해야겠다. 그 이후로도 어마무시 무서운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 했다. 이유는 상기와 같다. 하지만, 스티븐 킹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특히 [샤이닝]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이 책은 무더운 여름밤의 즐거운 동행자가 되어 줄 거라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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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5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5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4-08-0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이닝을 좋아하고, 스티븐 킹을 좋아해서 저도 오늘부터 이 책 읽어보려고요. ㅎㅎ
그런데 이 책은 원서 표지가 더 멋진것 같아요. ^^

단발머리 2014-08-07 19:16   좋아요 0 | URL
저는 무서워서, 끝까지 못 읽었어요. .... 무섭고, 끔찍하고... 으하하..

저 위에 댓글 다신 분이 저에게....
스티븐 킹, 하면 보슬비님 떠오른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맞아요!! 그랬거든요.
누굴까요~~~~~~~~~~~~~~~~~~~*^^*

보슬비 2014-08-08 20:1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무서움을 많이 타시는군요.^^
전 어릴때부터 무서운 이야기, 공포 영화를 좋아해서 스티븐 킹을 좋아했어요. 크면서 그가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이 썼다는것을 알고 좋아하지만, 그래도 스티븐 킹하면 공포인것 같아요.

단발머리님께서 말씀하신분...
누구신지 알것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 2014-08-08 22:58   좋아요 0 | URL
전 어렸을 때부터 무서운 거를 못 보고, 못 읽고 했는데요.
지금도 그래요. 아직, 철이 안 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오호호... 누군지 아시겠어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합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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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에 보면, ˝코믹 SF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자 최고작으로, 한마디로 말해 `범우주적인 거대한 농담`이다˝라고 하던데. 무슨 농담을 1236쪽에 걸쳐서 하는지 확인을 해 봐야....겠다. 별 하나는 옮긴이에게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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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7-3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시립 도서관에 서가에 꽂혀 있는거 보고 이거 뭐야 이게 책이야? 우와~~~~
하고만 넘어갔드랬었어요. 천쪽이 넘는 농담을 당할 자신이 없더라구요 ^^:::

단발머리 2014-08-01 14:32   좋아요 0 | URL
전 이 책이 집에는 있는데, 글쎄요.
읽게 될지는 모르겠고, 하지만, 이런 책이 있다는 거 자체가 무척 신기하더라구요.
책을 물건으로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보슬비 2014-08-0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권 합본이라 정말 두꺼운것 같아요. 저도 무척 구입하고 싶었는데, 어쩌다가 원서 합본을 구입했거든요.
원서가 훨씬 가벼워서 손목에 부담없어 좋을것 같아요. 암튼... 이 책도 언젠가 읽어야하는데....

단발머리 2014-08-07 19:14   좋아요 0 | URL
우아아앙~~ 원서도 합본이 있군요. 대단하네요~~
언제 한 번 실물 사진 올려주세요~~
저는 아직 비닐도 벗기지 않은 상태예요^^
신랑이 휴가때 읽는다던데, 어떻게 들고 간건지... ㅋㅋ

보슬비 2014-08-08 20:41   좋아요 0 | URL
합본 그리 멋지지는 않아요. ^^
올해 안에 읽고 사진 한번 올리도록 노력해볼께요. ㅎㅎ

단발머리 2014-08-08 22:59   좋아요 0 | URL
사진 기대되요. 전 저 책 읽을지는 모르겠는데, 사진은 한 번 올리고 싶어요.
성경이랑 같이요.
이렇게 두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