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시노다 나오키 지음, 박정임 옮김 / 앨리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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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범한 회사원이 1990년부터 2013년까지 몇십 년간 기록한 식사 그림일기-를 읽고 싶은가?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가 던지는 질문이다. 디테일이나 사소한 데를 파는 집요함에서 지극히 일본다운 책인데 그려진 음식들도 다 일본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이라, 출판사는 뭘 믿고 이 책을 냈지 싶긴 하다.
재미있는 건 그림으로는 아마추어인 저자의 음식 그리는 실력이 확실히 뒤로 갈수록 늘다가, 다시 정체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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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지식여행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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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목욕탕에 갔다가 술집에 가서 낮술을 마신다-는

뻔뻔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에세이집인데, 저자가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다.

사실 요즘은 목욕탕이 흔하지도 않고 낮술 마시는 아저씨가 흔하지도 않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술집, 술 집 안 풍경, 안주, 심리에 대한 묘사가 흥미롭다.

굳이 사볼 것까지는 없으나 애주가라면 좋아할 책.


일드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 매 회 마지막에 음식점 탐방을 하는 1분짜리 코너가 있다.

원래 <고독한 미식가> 속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술을 못 먹는 설정인데,

구스미 마사유키는 애주가인지 꼭 술을 곁들여 마시는데, 그 설정이 이해가 되는 책이다.


지식여행이라는 출판사는 처음 보는데, 책 편집이나 디자인이 조금 아쉽다.

 

행복하다. 이것을 행복이라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한 인생일꼬.
마셔야지. 봄날의 저녁나절, 활짝 핀 벚꽃에 건배.
돼지내장조림과 뽀빠이가 먹는 시금치나물을 시킨다. 멀쩡한 꼰대가 뽀빠이.
맥주를 다 마신 후에는 사케를 시켜야지. 다음 안주는 이 집에서 손수 만든 고등어가 어떨까. 회도 좋고, 초에 절인 조개도 있다. 붕장어튀김도 괜찮겠네.
이 순간이라면 뭐든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어떻게든 될 수 있다. 나는 자유다.

기본안주로 가다랑어 다타키와 꼴뚜기유채된장식초절임이 나왔다.
가다랑어는 살짝 식초 맛이 나는 간장과 간 생강을 뿌려 풍미가 있다.
나는 가다랑어라면 봄다랑어도 가을다랑어도 다 좋아한다.
다타키도 회도 식초에 절여서 밥에 섞은 회덮밥도 좋아한다.
가다랑어 내장을 소금에 절인 ‘술도둑’도 최고지. 술도둑을 안주로 내놓는 술집은 대체로 좋아한다.

가게 안을 둘러본다. 너덜너덜하다. 기쁘다. 왜 그럴까.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가격으로도 여태까지 버텨낸 그 역사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만 너덜너덜한 분위기에 맛이 없으면 그 가게는 거의 백퍼센트 망한다.
무너지지 않았던 배경에는 오랜 시간 가게를 꾸려온 주인의 한결 같은 ‘오늘’이 있었다. 이 가게가 좋아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었다.
번뜩이던 젊은 시절의 욕망이 다 빠져나간 다음의 여유로움도 있다. 맛에도 서비스에도 한눈에 보기에도.
나는 만화나 음악을 대하며 그런 생각을 한다.
이 일에서 ‘멋’, ‘돈’, ‘지혜’를 바라서는 재미없다고.
만화잖아. 노래잖아. 읽는 순간, 듣는 순간 잠시 즐기면 그만이잖아.

오, 노렌의 디자인 감각이 상당히 근사한 내장구이 ‘도리카츠’다.
오래된 듯하다. 꽤 후줄근하다. 그러나 이 또한 믿음이 가는, 기대할 수 있는 후줄근함이다.
술꾼은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지. 사랑받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후줄근함을.

"어떻게 할까?"
나도 시치미를 뚝 뗀다. 당장이라도 마시고 싶은 주제에. 그래서 이쪽으로 걸어아고 있소만.
"어쩐지 좀."
점잔 빼며 운을 띄운다.
"그러게요."
구리 짱도 무슨 말인지 뻔히 알면서 은근히 견제한다. "마시자"는 말이 내 입에서 먼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어디 문 연 가게 없을까?"
이윽고 내가 속내를 드러낸다. ‘마시자’거나 ‘술’이라는 말을 바로 내뱉고 싶지는 않다.
술꾼이란 늘 이렇다.
결국 마시고 만다. 반드시 마신다. 술집이 보이지 않으면 편의점 주류 코너로라도 돌진하면서. 솔직하게 마시러 가자고 말하지 못하는 멍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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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요리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해롤드 맥기 지음, 강철훈.서승호 옮김 / 백년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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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볼 수 있는 해롤드 맥기의 <음식과 요리>.

1984년에 초판이, 2004년에 개정판이 나왔고 국내에서는 2011년에 출간됐다가, 지금은 절판됨.

고기, 육류, 곡식류 등 음식의 기본적인 재료들, 그 성분과 조리시 성분 변화 등 학구적인 관점에서 씌어진 글이라

읽고 있으면 뭔가 지식을 습득하는 느낌을 주는.

총 1,328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 두고두고 참조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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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2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중고가, 엄청 비싸겠는데요.. ㅎㅎㅎ

베쯔 2016-08-24 13:28   좋아요 0 | URL
네 이십만원 정도 하던데요 ㅎㅎ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 - 지니어스 덕이 660일간 먹고 그린 음식들
김윤주 글.그림 / 컬처그라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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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삿포로에서 600여일 체류하면서 방문한

114개의 음식점을 소개한 책 <행복의 맛, 삿포로의 키친>.

식당의 건물, 요리를 그린 흑백의 일러스트와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요란한 가게 홍보나 메뉴 소개, 사진이 없다는 점에서 개성이 넘친다.

손맛 나는 담백한 일러스트는 매력적이지만, 컬러링이 안 되어 있어서 시각정보로서의 역할은 불충분하다.


현지에서 살면서나 가볼만한 숨겨진 음식점들을 많이 알 수 있다는 점은 좋은데

자세한 정보는 안 실려 있기 때문에 가이드로서의 역할은 부족하다.

컬처그라퍼라는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좀더 기획적으로 다듬을 부분이 있지 않았나 아쉽다.

밋밋한 제목도 그렇고 편집도 그렇고, 좀더 팔릴 만한 책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삿포로에 여행할 게획이 있거나 가봤거나, 심플한 에세이를 즐긴다면

 

한번 찾아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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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 가고 싶은 카페에는 좋은 커피가 있다
구대회 지음 / 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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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산문집을 펴내는 출판사 달-에서 나온 책.

구대회의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커피를 좋아해서 원두를 구입해 핸드드립해서도 마시지만,

직장 동료들과 카페에도 종종 들르게 된다.

카페마다 커피맛이 좋은 곳, 분위기가 좋은 곳, 공간이 좋은 곳, 디저트가 맛있는 곳 등 개성이 다양하다.

하지만 그래도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아이스아메리카노의 맛이다.

너무 쓰지도 연하지도 않아야 하고, 원두의 풍미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카페는, 카페 많은 동교동에서도 흔치 않다.

 

구대회의 이 책은 카페 창업을 도와준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보다 나는 저자가 카페를 준비하면서 했다는 전세계 원두 생산지 여행에 더 끌렸다.

또 카페를 열고 나서 일본의 여러 내공있는 카페를 돌아본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커피를 찾아 떠난 여행

-커피와 가까워지는 시간

-카페를 열기 전, 체크리스트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와 2부가 더 흥미롭다는 이야기.

언젠가 도쿄에 있는 카페 데 엠브르에도 가보고 싶어졌고.

쿠바의 커피농장에도 할머니 되어서 가보고 싶다.

 

아무튼, 커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작은 카페를 하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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