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왕국의 성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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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 가운데 읽은 책, 미야베 미유키의 <사라진 왕국의 성>.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크게 세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리얼리즘 사회파 미스터리,

둘은 에도시대 배경 미스터리, 셋은 가벼운 라이트노벨 계열이다.

이 순서대로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데, 이번 책은 세 번째 부류다.

어느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성이 그려진 그림을 발견하는데,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설정-부터가 그렇고.

누구나 어릴 때 꿈꾸는 이계와의 접촉, 모험을 스토리로 만들었다.

건전하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고등학생 정도가 읽으면 딱 좋을 라이트노벨 계열.

 

따뜻하고 밝고 훈훈한 이야기여서 술술 읽었는데,

그래도 역시 남자아이 캐릭터가 담백하고 쿨해서 즐거웠다.

 

지금 일본 판 표지(일본 여고생이 칠판에 그린 성 그림이 그려진)를 주는 이벤트를 하는데

그걸 끼워놓으면 전혀 다른 느낌의 책이 된다!

 

현대물 단편집 <비둘기피리 꽃>과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표지와 장정이 비슷하다.

북스피어에서 만든, 소장할 맛 나는 시리즈.

  

 

 

아래는 이벤트로 주는 칠판 그림 버전 표지.

이쪽이 책의 분위기와 더 어울리는 듯도.

 

 

하지만 신은 취하고 흥분해 있었다.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았으니까. 현실이 아닌 장소의 하늘을. 거기에는 적요를 풍기는 아름다운 고성이 있고, 탑 속에는 작은 여자아이가 있고, 그 여자아이가 창살에 매달려 있었으니까.
이런데도 침착할 수 있다면 남자로 태어난 보람이 없을 것이다. 남자는 그런 법이다. 하지만 여자는 냉정하고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 서두르는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다.
1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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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시리즈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권일영 옮김 / 검은숲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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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에서 2016년 2월 출간된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권.

일본 추리소설 1세대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는, 공포소설의 거장 '애드거 앨런 포우'를 차용해 필명을 지었고

동서문화사에서 발간된 <외딴섬 악마>, <음울한 짐승> 등으로 알려졌다.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은 권일영 번역으로, 1권에서는 국내에서 소개되지 않은 장편 1편, 단편 3편을 수록하고 있다.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 / 애벌레 / 천장 위의 산책자 / 거미남 

 

가장 놀라운 건 책의 디자인이다. 초판 한정판에 한해 분권-사철 형식으로 제공된다.

케이스 디자인도 아름답고, 사철 제본이라는 특이한 형식이 최근 종종 눈에 띄는데

추리소설계의 고전인 에도가와 란포의 이미지에 잘 들어맞는다. 

 

 

 

 

2009년에 두드림이라는 출판사에서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2, 3>권을 발간하면서

별도의 한정판을 제작한 적이 있다.

성경 느낌 나는 제본인데 수록 작품들도 막강하고 귀한 책이라 같이 꺼내 보았다.

언제 시간 날 때 찬찬히 빠져서 읽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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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2-23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머! 배째님 ㅋㅋㅋㅋ (죄송해요,,,농담입니다. 함 웃겨보려구요^^;;;)
아니 베쯔님... 저도 두드림에서 나온 란포 선집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눈부신 금박이 책 상단에만 칠해져 있어 조금 아쉬워요..물론 이번에 나온 사철형식 란포 결정판도 구입했습니다...

제가 남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자면요....사실 소생은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은 아직 단 한편도 읽지 않았다는......ㅜㅜ

베쯔 2016-02-23 17:05   좋아요 0 | URL
아..ㅋㅋㅋ베쯔를 그렇게 불러주신 분은 처음입니닷 ㅋㅋ
게으른 베짱이의 준말이니 사실 배째!일 수도요~~^^
저는 동서문화사 책들은 다 읽었고 란포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만~~ 이런 한정판은 소장하는 맛이죠 뭐!!

북깨비 2016-07-09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쯔님 에도가와 란포 내용 무섭나요? 겁이 많아서 ㅠㅠㅠ 낱권으로 출간된 책들은 표지도 으시시하고요

베쯔 2016-07-09 19:28   좋아요 1 | URL
음 으스스하긴 한데 공포물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추리물이어서 그다지 무섭지는 않아요. 하지만 개인차가 있을 듯요. 요코미조 세이시 정도의 무서움이랄까요..^^

북깨비 2016-07-10 12:27   좋아요 1 | URL
헉 저는 안되겠어요 ㅠㅠㅠ 요코미조 세이시를 몰라서 검색해봤더니 이 분 작품들도 표지지 만만찮게 으시시한걸요. 😰
 
괴수전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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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발간된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소설, 괴수전.

제목 그대로 어떤 산 속에 사는 괴물(괴수)에 대한 이야기다.

괴수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도 힌트를 얻었다고.

주인공이 여럿이어서 복합적 시점으로 전개되다가 하나로 모아지는 형식인데

그 시점들을 잘 따라가야 재미있다.

정치적인 문제와 얽혀 있는, 여러 계층 사람들의 삶을 폭넓게 들여다보는 솜씨는 여전하고.

무찔러야 할 대상이긴 하지만 '마음'을 가진 존재로 묘사되는 괴물에 대한 묘사는 흥미롭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다소 교훈적인 느낌이 들어서 재미는 좀 덜했다.

그러고 보니 늘 교훈적 시점-을 견지해 왔던 것도 같은데 이번에는 좀더 도드라진다.

좀더 잔인하고 무서운 괴물 이야기를 원했던 걸까.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의 무서움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한,

교고쿠 나츠히코의 <무당거미의 이치>를 읽고 있는데- 사실 어두움의 밀도로 따지면 그쪽이 좀더 취향인 것 같기도.

사람 마음이란 꽤 잘 만들어진 거라고 했다.
"말하자면 커다란 그릇처럼 기억을 담아 두는 역할을 하는데, 그 안은 다시 작은 방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방마다 담아 두는 기억도 다르고 이용하는 방식도 다 다릅니다. 방마다 뚜껑을 덮었다 열었다 할 수도 있고요."
187p

"그때 동굴 같은 곳에 머리를 처박고 하룻밤 보낸 것 같더구나. 그러니 목이 뭉칠 만하지."
베개를 잘못 베어 목이 뭉친 것과 비슷한 거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요."
엎드린 미노키치는 콧등을 다다미에 대며 말했다.
"다른 데가 더 아플 때는 느끼지 못하지. 사람 몸은 아주 잘 만들어졌어. 여러 군데가 동시에 아프지는 않아."
2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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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틀 스타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
배명훈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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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길에 들고 간 유일한 소설, 얇다는 이유도 한몫 함.

배명훈 작가의 '가마틀 스타일'은 SF 장르로 분류할 수 있겠다.

하드SF는 아니어서 쉽게 읽히는 편. 부담없는 분량의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전투용으로 개발된 가마틀이라는 로봇의 자아와 마음을 다룬 이야기로,

어디까지나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뿐-이라는 점이 이 소설을 SF 너머의 다른 장르로 끌고 간다.

배명훈 작가는 주목받는 SF 작가(본격인지는 판단 보류)로,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비행기가 뜨면서 읽기 시작.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마저 읽다.

여행의 기분.

 

 

겉표지는 이런 모습.

 


 

 


 

 

 

 

 

 

 

 

"그 사이 공간에 가마틀의 자아가 있다고?"
"그래. 정해진 프로세스와 안절부절못하는 태도 사이 공간. 그 공간에서 판단이 일어나는 거야.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한다고. 그렇게 자아 앞에 거울을 들이댈 줄 안다는 건 자아가 깨어 있다는 증거야." 60p

두 아이가 미술관 어느 그림 앞에 서 있습니다. 한 아이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와 작풍, 미술사적 의미를 줄줄 읇어댑니다. 다른 아이는 단지 입을 벌린 채 한마디 말만 내뱉습니다. "아!" 하고 말이죠. 둘 중 누가 더 똑똑한 아이일까요? 두 아이를 본 어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게 일반적일까요?
가마틀은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멍하니 바다 위로 떨어지는 해를 마음에 옮겨 담고 있었습니다. 하늘 폴더에서 마음 폴더로. 아날로그 지구의 하늘로부터 디지털 자아의 마음속으로.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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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17 미래의 문학 3
새뮤얼 딜레이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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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SF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SF의 세계도 참 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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