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선운사를

다른 누군가는 오동도를

어떤이는 남해안 바닷가를

또 다른 사람은 ..

.

.

사람들은 자신의 그림움을 담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달래곤 한다.

 

육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먼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붉디 붉은 속내를 가만히 내려 놓는 곳마다

꽃으로 피어난다.

 

간절함이 얼마나 사무친걸까?

붉은 속내를 가득 안고 피어나

목숨을 통채로 떨구고서도

멈출 수 없는건지

붉은 향기는

봄 바람에 자신을 내 맡기고 있다.

 

나에게 그 붉은 마음은

백수해안도로 한 모퉁이에서

툭...떨어져 나뒹굴던

그리움이었다.

 

지금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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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조선 프린스 - 조선왕실 적장자 수난기
이준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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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운명의 무게에 넘어진 세자들

법적으로는 신분제가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왕자라는 존재에 대해 상상하는 것은 사람들의 바람이 가미된 상상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왕이 존재하는 영국이나 일본 등 몇몇 나라들에서 왕자의 신분도 절대 왕권의 시대와 비교하면 많이 달라진 것 또한 사실이다. 모든 것이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현대사회에서 왕이나 왕자, 공주 등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진 것이 당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왕이나 왕자에 대한 호기심이나 부러움 등은 존재한다.

 

경제력이 거의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현대사회에서는 부의 정도가 신분을 대신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달라진 이미지가 있으나 그들에 대한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왕권의시에 왕자의 신분으로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는 왕자의 모습이 우리가 아는 왕자의 삶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닌 현실에서 수 백 년 전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글자 속에 담겨진 인물들을 현실로 불러오는 일이니 어쩌면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리라. 그렇기에 우리들에게 왕자의 이미지는 현대인의 눈으로 재해석된 극이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까?

 

‘비운의 조선 프린스’는 왕조시대인 조선의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왕자들 중에서도 차기 정권의 주인공으로 낙점 받은 세자들의 이야기다. 부귀영화, 명예, 권력을 모두 차지할 예정자로 내정된 왕자이기에 그들의 삶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실제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제목처럼 세자로 책봉된 왕자들의 삶은 만만치 않았다. 흔한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세자의 모습도 궁궐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싸움에 피해자로 그려진다. 조선 왕조의 권력세습 구도는 왕이 죽으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왕권의 승계 보장도 확실치 않았고 거기에다 파벌간의 정치싸움에 희생되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왕권을 이어야 할 중요한 인물이었기에 궁궐 생활 전반에 대한 다양한 장치에 의해 통제도 세자의 삶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세자들로는 불노와 지운, 양녕대군, 월산대군과 제안대군, 영창대군, 소현세자 등이다. 저자가 이들에게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자로 책봉되고도 부왕보다 먼저 죽거나 폐세자가 된 사연들이 그들의 고단함 삶을 표현해 주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이 책은 조선 왕조의 권력세습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세자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한 기준은 태종 이방원이 만든 왕조의 권력세습 구도인‘적서차별’과 ‘적장자계승’의 원칙이 어떤 작용을 하였는지를 살펴 왕자들의 삶을 무너뜨렸는지를 중심으로 그들의 비극적인 사연을 살펴보고 있다.

 

역사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의 판단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시대에 역사를 보고 이해하는데 필요한 시각은 무엇일까? 아직 해결되지 못한 근현대사의 문제를 도외시하고 그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어쩜 사실상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세자들의 삶을 이해하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인조왕의 소현세자의 경우 청나라에 볼모생활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평가와는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당시 조선이 처한 국제정치 권력의 이행기에 어떤 시각으로 당시 조선의 현실을 봐야 하는지 등에서 소현세자의 볼모생활 중에 소현세자와 청나라와의 관계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분명한 것은 역사는 지난 시간의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는 점이다. 역사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점의 문제와 직결되며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가 바라보는 시각이 옳고 그름의 문제를 판단하기에 앞서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질문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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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
김의기 지음 / 다른세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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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깊이 읽기의 정석을 보여 준다

책읽기에 대한 정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다양하게 표현되는 책읽기에 대해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굳이 이유를 따지기도 전에 책을 손에 쥐고 살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지만 또 딱히 왜 책을 읽는지 따져 보지도 않은 듯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특별한 취미를 가진 것도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 늘 혼자가 좋은 시간에 그나마 내게 잘 할 수 있는 것이 책읽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더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하나의 도피처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외로움을 이기는 방편으로 책읽기를 선택하고 그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받아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것으로 나의 책읽기를 이야기 한다면 내 주변 사람들은 뭐라고 할지 내 얼굴에 다소 미안한 미소가 지나간다.

 

그러다 보니 책읽기에 목숨 건 사람처럼 책을 손에서 놓지 않지만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나 저자에게 빠져 목을 매는 경우는 아니다. 이런 책읽기이기에 그런지도 모르지만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면 텅 빈 머리가 되어 그동안 읽었던 내용이 모두 사라지고 없다. 그러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책을 읽어가는 도중에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을 만나는 그 순간의 감정이입에 도취된 것이 아닌가 한다. 마치 영화를 보고 곧잘 울기도 잘하지만 영화관의 문을 열고 나오면 영화제목도 감독 이름도 심지어 주인공도 깡그리 잊어버리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 문득 감동 받았던 그 느낌이 살아나 내 가슴과 영혼에 단비를 적셔주는 것처럼 책도 마찬가지라고 하면 미안한 마음에 대한 변명이라도 될지 모르겠다.

 

책읽기에 빠진 것은 같지만 책을 대하는 태도가 나와는 사뭇 다른 사람들이 많다. ‘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읽기’의 저자 김의기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국제통상 전문가로서 WCO, WTO 등 국제기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김의기의 책읽기는 한마디로 ‘깊이읽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문학평론가의 범주에 든 사람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어 저자의 시각을 통해 다시 한 번 책읽기에 도전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과 북클럽을 통해 한 번 걸러진 책에 대한 소개는 그래서 개인적 시각을 벗어나 세계인의 보편적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김의기에 의해 선택된 책은 ‘닥터 지바고, 적과 흑,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채털리 부인의 연인, 데카메론, 전쟁과 평화,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밤은 부드러워, 위대한 개츠비, 호밀밭의 파수꾼, 레 미제라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돈키호테, 국가론, 햄릿, 안나 카레니나, 무기여 잘 있거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보바리 부인, 싯다르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오이디푸스 왕, 이방인, 파리떼, 인간의 굴레에서, 수레바퀴 아래서, 구역질, 군주론, 팡세’ 등 세계인이 즐겨 읽는 서른 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모두가 너무도 유명한 문학작품이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로 너무도 익숙한 책들이다.

 

‘새 책을 읽으면 새 애인을 만나는 것 같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옛 애인을 만나는 것 같다’고 책읽기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의 책읽기에 혀를 내 두를 지경이다. 이런 독자를 만나는 저자는 어떤 기분이 들까? 대단히 행복할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품에 대한 책임감으로 더 무거운 가슴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그저 책이 좋아 책을 읽는 만만한 독자로써 유쾌한 책읽기가 뭘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유명하고 익숙하기에 그만큼 다가가기 쉽기도 하지만 반대로 나름의 장벽을 가진 작품이 아닐까 한다. 언론이나 사람들의 시각에 걸러진 작품에 대한 이해가 그 장벽일 것이다. 그렇기에 유명하고 익숙하기에 더 접근이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지만 김의기에 시각으로 보면 또 그렇지 않다. 반드시 읽어봐야 할 명작이라는 것이다. 이런 작품 속에 숨겨진 시대상황이나 주인공들의 인물상을 통해 책읽기의 본질인 사회와 사람들을 이해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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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터[448]번째 책이야기

조선의 숨겨진 왕가 이야기 / 이순자

내가 몰랐던 책 책이야기 텍스터(www.texter.co.kr)
조선의 숨겨진 왕가 이야기 / 이순자
왕가란 무엇인가?
궁(宮)은 왕족이 사용하는 장소로 왕가, 궁집, 궁가, 궁방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기능에 따라 잠저, 사당, 제택으로 나눌 수 있다.

잠저
잠저는 왕의 서열이 아닌 왕자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던 집을 말한다. 만약 세자가 아닌 왕자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 궁궐 밖에서 살다가 궁궐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왕이 살던 옛 집을 ‘잠저’라 한다. 잠저는 《주역》에서 유래한 ‘잠룡(潛龍)’에서 비롯된 단어로 ‘잠겨있는 용’, 즉 ‘숨어 있던 왕이 즉위한다’는 뜻이다. 세조가 혼인하여 살던 영희전, 광해군이 살던 이현궁, 인조가 살았고 효종이 태어나 살던 어의궁, 영조가 살던 창의궁, 고종이 태어나 살던 운현궁이 잠저에 속한다.

사당
왕비가 아닌 후궁에게서 태어난 왕자가 왕이 될 경우 왕의 어머니는 왕비가 아니므로 죽은 후에 신주를 종묘에 모시지 못한다. 또 왕위 계승자가 아닌 왕자가 왕이 되었을 때 그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왕의 어머니와 아버지, 즉 사친(私親)을 모시는 사당을 궁이라 불렀다. 궁에는 어머니의 사당인 육상궁, 연호궁, 저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과 아버지의 사당인 도정궁, 경모궁, 누동궁이 있다.

제택
혼기가 차서 출가한 왕의 자녀들인 왕자가 살던 집과 공주나 옹주가 혼인 후 남편과 살던 집도 ‘궁’이라 불렀다. 그 예로 용동궁, 계동궁, 사동궁, 창성궁, 죽동궁 등이 있다. 그리고 왕가의 특별한 행사를 위해 지은 ‘별궁’으로 안국동별궁이 있고, 요절하거나 후사 없이 죽은 왕자와 공주를 위한 수진궁도 있었다.
◆ 참가방법
  1. 텍스터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2. 서평단 가입 게시판에 "조선의 숨겨진 왕가 이야기 서평단 신청합니다"라고 써주시고 간단한 서평단 가입의도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3. 자신의 블로그에 서평단 모집 이벤트(복사, 붙여넣기)로 본 모집글을 올려주세요.
  4. 자세한 사항은 텍스터 서평단 선정 가이드를 참고하십시오.
※ 문의 : 궁금하신 점은 lovebook@texter.co.kr 메일로 주시거나 텍스터에 북스토리와 대화하기에 문의사항을 적어주시면 빠르게 답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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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설 연휴를 마치는 시간 모처럼 시간 여유가 났다.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일찍 집에서 떨어져 생활하는 딸아이와 함께 곡성 집으로 가는 길에 나들이를 하기로 한다.

어디로 갈까? 

 

완도에서 곡성으로 가는 길,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을 골라 길을 나섰다. 보성 녹차밭으로 가는 길에 딸아이가 어렸을 때 함께 했던 그 시간이 떠오른다. 그때는 봄날 따스한 햇볕이 반겨주었는데...지금은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분다. 대한다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한국차박물관으로 올라간다. 시간이 지난 만큼 그때는 보지 못했던 시설들이 많이도 들어서 있다. 우리처럼 휴일을 맞아 나들이 온 사람들이 제법 있다. 산 골짜기에 자리잡은 한국차박물관의 넉넉한 품이 추운 겨울 따스하게 반긴다.

 

자동화된 입장권 구입에서 다소 생소함이 느껴진다. 사람의 손이 필요치 않고도 입장이 가능한 곳들이 이처럼 늘어 난다.  바닥에 난 발자국을 따라 들어선 곳이 차 문화관이다. 차를 이해하고 보성차를 비롯한 세계 차 산업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차나무는 실화상봉수라고 하여 꽃과 열매가 같은 시기에 한 가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여 붙인 이름이다. 이를 바탕으로 화목을 상징하는 것이 차나무라고 한다.

 

차문화관에는 기본적으로 차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차와 인간의 몸에 유익한 점, 보성차의 현황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차 생산현황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차의 색과 맛, 향이 베오나는 듯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차한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1층의 차문화실을 나와 2층 차 역사실로 자리를 옮긴다. 고대부터 근 현대에 이르기까지 차의 발자취와 차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각종 차 도구가 실물로 전시되어 있어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주목 받을만한 곳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에서 국보급 보물로 인정 받고 있는 보성덤벙사발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3층 차 생활실에는 일상생활에서 차를 마시고 즐겼던 세계 각국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또한 차와 함께 예를 배울 수 있는 차문화체험공간이 있어 저렴한 가격에 차 한잔 할 수도 있다.

 

전망대에 올라 멀리 보이는 율포 바다를 보며 바람에 실려 오는 봄 기운을 느껴 본다.

주변에 산재한 다원들을 둘러볼 여유가 있다면 더 넉넉한 나들이 길이 될 것이다.

 

한국차박물관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1197

T. 061-852-0918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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