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오래된 엽서오래된 어제 나는 섬으로 걸어 들어간 적 있었다.그곳에서 나는 엽서를 썼다. 걸어 들어갈 수 없는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뭍으로 걸어나간 우체부를 생각했다.바다가 보이는 종려나무 그늘에 앉아술에 취해 걸어오는 청춘의 파도를 수없이 만나고헤어졌다, 그러나 단 한 번 헤어진 그 사람처럼 아프지 않았다.섬 둘레로 저녁노을이 불을 놓으면담배를 피우며 돌아오는 통통배의 만선깃발, 문득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이 걸어간 곳의 날씨를 걱정했다.아주 오래된 그 때 나는 섬 한 바퀴 걸었다. 바다로걸어가는 것과 걸어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다 잠든 아침또 한 척의 배가 떠나는 길을 따라 그곳을 걸어나왔다.아주 오래된 오늘오래된 책 속에서그 때 뭍으로 걸어갔던 그 엽서를 다시 만났다.울고 있다. 오래된 어제 그 섬에서 눈물도 함께 보냈던가.기억 저 편 묻혀 있던 섬이 떠오른다. 아직 혼자다.나를 불러, 혼자 있어도 외로워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던 그 섬다시 나를 부르고 있다. 아직도 어깨를 겯고 싶어하는 사랑도 함께.*안상학의 시 '오래된 엽서'다. 무르익어가는 가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느라 나날이 차가워진다. 그 사이에 엽서 한장 건네도 좋을 틈은 있기에 가을 볕을 놓치지 않아야 하듯 마음을 전하는 일도 놓치지 말자.'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이제서야 가을이다.
지난해는 때를 놓쳐 하지 못했던 거사(?)를 감행했다. 손이 부자연스러운 나는 거들 뿐이지만 대슈인가. 지금부터 한겨울 눈이 내릴 때까지 눈요기며 최고의 군것질 거리다.146개의 우주가 볕을 품는다.
붓을 잡자고 했었다. 여의치 못한 사정에 의해 붓을 놓게 된 아쉬움이 큰 탓인지 기회만 노렸다. 그후 다시 기회가 왔고 한손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다시 잡는다. 이번에 잡은 붓은 사정이 바뀌어도 오랫동안 놓지 않을 것이다.시작이다.
#시_읽는_하루그대 무사한가그대 무사한가다시 기다림은 시작되었다그 아득함이라니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말목젖에 눌러 두었던 말 한마디그대 무사한가들꽃 그대그대 무사한가밤새워 내린 비비바람 속에서 그대는무사한가저 아침 햇살처럼무사한가뿌리 내린 그대 땅처절하게 끌어안은 실뿌리 사랑사랑은무사한가아침이슬 머금은하 많은 들꽃 중에 하필이면맑은 두 눈을 가진 그대그대는*안상학의 시 '그대 무사한가'이다. 시간이 흐르며 맺힌 흔적 모두가 '그대'인 세상이라 그것이 사랑 아니라면 무엇일까. 연일 차가워지는 날씨,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좁혀주는 계절이 무르익는다.'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시_읽는_하루백련사에 두고 온 동전 한 닢누군가 나에게서 떠나고 있던 날나도 내 마음속 누군가를 버리러멀리도 떠나갔다 백련사 동백은꽃도 새도 없이 잎만 무성하였다 우두커니석등은 불빛을 버리고 얻은동전을 세며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손을 모으게 했을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살피고 있었다나도 내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동전 한 닢으로 던져 주었다, 석등은내 안의 석등도 오래 어두울 것이라 일러주었다가질 수 없는 누군가를 버리고돌아오는 길, 꽃등 없는 동백나무 한 그루끝끝내 따라와서 내 가슴에 박혀 아팠다백련사 석등에게 미안했다 누군가에게너무 오래 걸린 이별을 바치며 미안하고 미안했다*안상학의 시 '백련사에 두고 온 동전 한 닢'이다. '누군가'라는 말은 때론 스스로를 표현하는 다른 방식은 아닐까. 내 안의 익숙하여 더 낯선 무엇인가를 떨쳐버리고 싶은 요즘 내게 온 시다.'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