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밤을 건너 온 달의 인사가 맑고도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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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나무가 햇살에게

바람 타는 나무가 더러 운다고 해서
사랑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지 않았고
그 어느 눈보라에도 속까지 젖지는 않았으니

구름 타는 햇살이라 더러 울기야 하겠지만
나에게 이르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날리지 않아서 내 잎새에 이르렀고
그 어느 추위에도 얼어붙지 않아서 내 가슴에 스미었으니

어느 날에는 햇살 속에 살겠네
어느 날에는 나무 안에 살겠네

*안상학의 시 '나무가 햇살에게'다. 며칠 파아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의 온기가 참 좋다. 구름 몇개 있더라고 파란색감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 그 햇살 때문인듯 싶다. 온전히 내 안에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내어주는 일, 서로를 품는 시작일 터이다. 가을 햇살 속 나무처럼?.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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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게 도둑질이라 했던가. 대문에 걸어두고 오시는 분들 반갑게 맞이할 눈맞춤 도구를 하나 만들었다. 밝고 따뜻한 분위라면 좋을듯 싶어 서로 밝혀줄 과감한 색을 선택했다. 문 옆에서 시간의 무게를 담아 자연스러워 지는 과정에 사람들의 온기가 함께하길 소망한다.

머물고, 들고 나는 이들의 안녕과 수호의 의미를 담아 솟대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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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한 호흡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문태준의 시 '한 호흡'이다. 생명이 일어났다 지는 동안 무수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길게 생각하면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사람의 한 호흡도 꽃이 피고 지는 것이나 이슬이 맺혔다 사라지는 것과 다르지 않은?. 한 호흡 동안 한 숨을 쉬는 것.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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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日淸閑一日仙
일 일 청 한 일 일 선


어느 하루 맑고 한가로우면
그 하루의 신선이 된다


나도 살아야겠다고 큰 숨을 내쉬었던 섬진강을 다독이듯 다시 비가 내린다. 그날의 생채기는 여전히 한숨을 동반하지만 하루하루 일어서는 것은 강가의 나무나 그 강에 깃들어 사는 사람이나 다르지 않다. 서로에게 시간이 약일 뿐이다.

긴 시간을 돌아와 온 하루를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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