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和중화

그대 마음에 늘 평화가 함께 하기를

*새 모양의 유인遊印과 함께 얻은 두인頭印이다. 두인은 글씨나 그림의 첫 머리에 찍는 도장을 말한다.

중용中庸에

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
發而皆中節謂之和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을 중中이라고 하고, 이미 일어나서는 모두 중中으로 돌아가도록 조절하는것을 화和라고 한다.

중中이란 천하의 큰 근본이고, 화和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道다.

*우여곡절과 함께 부침이 심한 한해를 보냈다. 표면상으로야 일상의 그 첫머리에 놓인 것이 꽃花이겠지만 한발 들어가 보면 벗友이 있었다.
깨지고 찢기고 갇힌 시간이었지만 겉보기와는 다르게 마음의 동요는 없었다. 과정에서 놓친 것이 무엇일까?

새해 첫날, 그 첫머리에 올해의 화두 삼아 중화中和를 새긴다.

'어제 같은 오늘이면 좋고 오늘 같은 내일을 소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토록 짧았던 한해도 없었고 이토록 길었던 한해도 없었다. 격리에서 벗어나자 다치는 일이 있어 꽤 오랜시간을 갇혀 살았다는 것이야 개인적인 일이라 그러려니 하겠지만 거리 두기를 서로에게 강요하는 시간에다 새로운 세상으로 한걸음 내딛기 위해 수많은 이들의 무거운 마음들이 힘겨워한 끝에 겨우 건너온 시간이었다. 그 끝자락에서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인사 건네던 나무 품에서 맞이하는 해를 본다.

다시 날은 밝았고 밝아온 그 시간의 중심으로 묵묵히 걸어간다. 어제도 그래왔고 오늘도 그 길 위에 서 있으며 내일이라고 다르지 않으리라. 어설픈 마음이 애써 구분하고 구분한 그 틈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것이다.

끝과 시작이 따로 있지 않다. 여전히 그 길 위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뭇사람들의 어께에 기대어 함께 가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_읽는_하루

꽃을 드리는 이유

끝없이
정말 끝없이
여기가 천국의 끝이거나
한 것처럼
오만해질 것

그리하여
어느 날
눈 화안하게 트여 오는
순정한 지평 하나를 볼 것

*곽재구의 시 '꽃을 드리는 이유'다. 밤사이 눈이 왔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그대로 꽃이다. 이 꽃을 드립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_읽는_하루

마음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 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진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곽재구의 시 '마음'이다. 누구나 형태와 장소는 다를지라도 `그곳`은 마련해 두고 있다. 간혹 방치하는 일이 있어도 언제라도 닦으면 빛날 자리라는 것은 안다. 그 자리에 그대가 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_읽는_하루 기다림 이른 새벽 강으로 나가는 내 발걸음에는 아직도 달콤한 잠의 향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럴때면 나는 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바람중 눈빛 초롱하고 허리통 굵은 몇 올을 끌어다 눈에 생채기가 날 만큼 부벼댑니다 지난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강둑에 매인 채 출렁이고 작은 물새 두 마리가 해 뜨는 쪽을 향하여 힘차게 날아갑니다 사랑하는 이여 설령 당신이 이 나루터를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다 해도 내 기다림은 끝나지 않습니다 설레이는 물살처럼 내 마음 설레이고 또 설레입니다 *곽재구의 시 '기다림'이다. 누군가는 "지난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라고 읽겠지만 누군가는 이제 새로운 희망을 봅니다. '기다림'의 값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