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세기 한국 미술을 공부하기 전 전통미술의 상징'을 먼저 배우고 있다(옛그림을 보는 법』으로). 서양화로 말하면 도상학인 셈이다. “그림은 소리 없는 시이고, 시는 형태 없는 그림이라고 했던 곽희나 그림가운데 시가 있고 시 가운데 그림이 있다고 했던 소동파의 말 속에 담긴 시화일체사상(詩畫一體思想)과 기원의 상징이 된 생물과 기물들을 담은 그림 감상법에 대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19세기까지 화가들에 대해서도 익히게 된다


18세기 후반 광통교 일대에는 서화판매점들이 생겼다. 왕실과 사대부들이 향유하던 미술문화가 서민들에게까지 확장되면서 민간에 미술시장이 만들어졌다. 술을 좋아했다는 오원 장승업(1843~1897)이 광통교 주변에서 그림을 그리고 다녔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 지역에서 미술품 거래가 활발했음을 알려주는 일화다.

광통교에 서화 가게가 생기게 된 것은 그 근처에 있던 도화서의 존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19p)”

도화서 화원들이 궁궐 외로 주문을 받았던 양반들은 대부분 북촌에 살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북촌과 광통교를 잇는 인사동이 서화골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우연히 읽게 된 이 경성의 화가들근대를 거닐다』 두 권(북촌편서촌편)은, 전통 미술 계보를 잇고 서양화를 받아들인, 근대 화가들의 이야기를 북촌과 서촌이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북촌과 서촌은 미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북촌은 조선시대 명문 집안의 후손들이 살고 있었고, 서촌 지역은 주로 역관들이 자리를 잡고 있던 곳이고, 일제강점 이후 궁궐이나 총독부와 관련 있는 신흥 부자들이 살고 있어서 경제적 여유가 있던 지역이었다. 이들은 미술계의 고객과 후원자 역할을 했다. 점차 많은 미술가들이 북촌과 서촌에 몰려들었고, 화숙(畵塾)들이 생겨났다.

 

종로구 청진동에서 태어나고 살았던 심전心田 안중식(1861~1919)은 오원의 적통을 잇는 화원이었고 새로운 미술운동의 중심에 있던 동양화단의 좌장(23p 북촌편)”이었다. 그는 그의 집에 경묵당(耕墨堂)’이라 이름을 붙이고 개인 화실을 만든다. 그의 화실에서 3년을 배웠던 고희동(1886~1965)은 도쿄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한 최초의 서양 화가다. 안중식은 1911년 설립된 최초의 근대적 미술교육기관인 서화미술회를 이끈다. 서화미술회출신 이용우(1902~1953), 오일영(1890~1960), 이한복(1897~1944), 김은호(1892~1979), 박승무(1893~1980), 최우석(1899~1964), 노수현(1899~1978), 이상범(1897~1972) 등은 훗날 근대화단의 중심인물들이 된다.

 

저자는 북촌과 서촌을 중심으로 거주하며, 화숙을 열고 창작활동을 했던 동양화가와 서양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석영의 형 서화가 지운영, 김정희의 제자 오경석의 아들인 전각의 명인 오세창, 마지막 내시 출신화가 이병직, 임금의 초상을 그린 인물화의 귀재 김은호, 산수화의 거장 배렴, 월북 작가 중 북에서도 명성을 누린 이석호, 김기창, 장우성 등은 북촌편에 소개되고 있는 작가들이다. 그 중에서도 춘곡(春谷) 고희동은 끝까지 하지는 못하고 동양화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서양화의 첫발을 내디딘 작가로 이름을 알린다. 이병직의 얌전하고 단정한 그림과 글씨는 시선을 끈다. 스승 김규진의 필치를 벗어나 자신만의 기법을 갖춘 그림들이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미술계도 새로운 구조로 재편되는데 서양화에는 김관호, 이인성, 오지호, 동양화에는 안중식과 조석진의 제자들로 김은호, 이상범, 이한복, 이용우, 등이 당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이 이름을 내고 있었다. 순종의 어진을 그린 천재화가 이당 김은호는 권농동 낙청헌화숙을 연다. 17세의 김기창이 찾아간 곳이 이 낙청헌이다. 그 후 그는 낙청헌을 떠나 도쿄미술학교에서 유학한다.

 

일제강점기에 많은 화가들이 중앙고와 휘문고를 거쳐 도쿄미술학교로 유학을 했다. 그들의 등용문은 조선미술전람회였다. 이 전람회 주최는 총독부였고, 재능 있는 화가지망생들을 지원했다. 이때 설립된 미술가협회와 교육기관 역시 일본의 후원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 전람회에서 요구하는 그림의 주제 역시 식민 통치의 방향에 적합해야만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낙청헌출신 장우성의 <귀목>이란 그림을 들 수 있다. 1935년 제 4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한 작품이다. 식민지 한국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묘사하여 당시 조선총독부가 주창한 향토색을 구현한 전형적인 작품이다. 진취적 기상보다는 원초적 풍습과 소박한 풍경을 담은 그림을 통해 미개함을 주지시키려는 의도를 담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같은 낙청헌출신 백윤문은 일본인을 비하하는 듯한 그림을 출품해서 불려가 조사를 받고 기억상실증에 걸려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서촌편에서는 서양화가들이 많이 소개된다. 아무래도 역관들이 자리 잡았던 동네라는 성격과도 통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을까싶다. 이 서촌 편에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내용은 도쿄 여자미술전문학교 동문 나혜석, 천경자 두 사람의 여류작가들과 월북 작가들에 대한 소개다. 북촌편에서 박래현이 김기창 편에서 잠깐 소개된 것이 아쉬웠었다. 많은 지식인들이 사회주의에 경도되어있던 시절 예술계에도 광복 후 자신의 사상을 분명히 드러낸 작가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정현웅, 동양화가 이여성 서양화가 이쾌대 형제 들이 그 예다. 북촌편에서 소개되었던 이석호와 달리 그들은 월북이후 화가로서 공명(功名)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경복고등학교는 많은 서양화가들의 산실이 되었는데, 일제강점기 시절 2고보였던 이 학교에서 가르쳤던 야마다 신이치와 사토 구니오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야마다 신이치는 조선미술협회를 설립한 일본인 3인 중의 한사람이다. 야마다 신이치의 뒤를 이어 부임한 사토 구니오의 지도를 받아 화가로서 성공한 인물들이 유영국, 장욱진, 임완규, 김창억, 이대원, 권옥연 등이다. 서촌을 중심으로 활동한 서양화가로는 미국유학을 다녀온 장발(張勃 1901~2001), 프랑스에 유학한 이종우, 도쿄미술학교 출신 이제창 ·공진형 등 이다. ‘옥동패라 불린 이승만, 김중현도 서촌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누하동, 사직동, 옥인동 등에 살던 그들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이웃하고 교류했다.

 

추사 김정희를 추앙해서 추사체를 구현한 이한복, 김정희의 세한도를 되찾아온 손재형은 오늘날 추사 연구에 큰 기여를 한 동양화가들이다. 이상범이 누하동에 청천화숙을 열고, 많은 제자들과 동양화가들이 서촌으로 모여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근대미술사에도 역시 우리 역사와 함께 걸을 수밖에 없다. 예술가들의 삶도 함께 흔들리고 상처와 불운으로 쓰러지고 잊혀지기도 했다. 그림과 글씨에 탁월했던 이완용의 작품, 총독부의 지원을 받은 많은 화가들의 작품과 삽화들을 보면 예술적 재능에 대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분단과 전쟁 속에서 북으로 향했던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침묵과 저평가, 봉건적인 가부장제에서 비운의 삶을 마감한 여성 예술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작품을 그려냈던 그들의 운명과도 같은 열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집들은 허물어지고 자취는 사라져도 작품들이 남았다. 그들의 작품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평가를 받는다.



한국근현대미술전 관람을 가기 전 읽은 두 권의 책은 작품을 감상하는 다른 시선을 갖게 해주었다. 근현대미술사의 맥을 짚게 해주었고, 이번 전시 5개의 섹션 1.우리 땅, 민족의 노래, 2.디아스포라, 민족사의 여백, 3.여성, 또 하나의 미술사」 「4.추상 세계화의 도전과 성취」 「5.조각, 시대를 빚고 깎고중 앞의 3개의 섹션을 장식하고 있는 화가들(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이인성, 구본웅, 이쾌대, 나혜석, 천경자, 박래현, 김환기, 유영국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깊이를 더하게 해주었다.

이쾌대 <자화상>

이쾌대<군상>

이번 전시에서 오래 머물렀던 작품들은 두 번째 섹션 분단미술사에서 족적을 남긴 변월룡과 이쾌대의 작품이다. 변월룡은 러시아에서 태어나 한때 북한의 미술계를 이끌었던 화가다. 이쾌대는 형과 함께 월북 작가로서 가장 저평가되었고, 언젠가 재평가되어야 할 주요작가라는 인식되더니, 급기야는 가장 중요한 근대작가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의 대표작 <자화상><군상>이 전시되었는데 그런 평가들을 납득하게 한다. 그가 거제 수용소에서 보낸 편지 글귀를 읽으며, 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들, 그 암울한 현실 속에서 빛나는 그의 작품 속 인간의 모습과 메시지가 안타깝기만 하다.

 

5관까지 갔다가 아쉬운 마음에 다시 거슬러 올라가 오래도록 감상한 작가가 박래현이다. 함께 전시되어있는 나혜석이나 천경자의 작품들이야 워낙 자주 만났었고, 그들에 관한 책들도 많이 접했었다. 박래현은 김기창에 가려서 저평가된 작가라고 한다. 부부라 그런지 그림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그들은 작품 변화의 흐름도 함께 했다. 작가의 앵포르멜, 비구상 작품들을 보며 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납득하게 되었다.

박래현 <이른 아침>


<박래현의 비구상 작품들>


나는 근대사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 앞에서 오래 머물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여전히 그 역사의 숙제를 유산으로 물려받은, 그 정서를 공유한 자의 인지상정이 아닐까?




보고 있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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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4-24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분노 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화숙이란 단어가 좋게 들립니다...

그레이스 2023-04-24 20:06   좋아요 1 | URL
화숙은 도제식으로 그림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라고 하네요^^

그레이스 2023-04-25 06:26   좋아요 2 | URL
아!
백윤문의 <분노>는 장기판을 뒤엎는 사람이 일본 의상을 입고 있어서, 일본인 비하의도가 있다해서, 고초를 겪고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하네요 ㅠ
오랫동안 작품을 그리지 못하다가 말년에 돌아왔는데 예전 실력으로 회복되지 못했다고 해요.

페넬로페 2023-04-25 22:02   좋아요 2 | URL
저도 ‘화숙‘이란 단어가 좋게 들리네요.
이 단어에 이런 뜻이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그레이스 2023-04-25 22:07   좋아요 2 | URL
~♡
저도 화숙이란 단어 뜻 처음 알았는데, 그곳에 달린 이름도 너무 좋았어요.
~!^

서곡 2023-04-24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쯧쯧쯧 설명 감사합니다~~

가필드 2023-04-25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한국근대미술전 다녀오셨군요
책 정리도 잘 해주셔서 보기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거 같네요 ^^

그레이스 2023-04-25 07:45   좋아요 1 | URL

마침 좋은 책을 읽고 있어서,,, 얼리버드 예매를 해놓긴 했었는데, 다녀오니 읽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4-25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감상기 잘 읽었어요. 이쾌대나 박래현에 주목이 가네요.
책과 전시까지 한번에... 일석이조의 효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짬을 내서 다녀오고 싶어졌어요!

그레이스 2023-04-25 13:00   좋아요 2 | URL
전시도 좋았구요
미술관옆 카페에서 몽촌호 바라보면서 커피 한잔 하는것도 넘 기분 좋았어요^^

yamoo 2023-04-25 19: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대미술 전시....이거 어디서 하나요? 설에서 하면 주말을 이용해 보러가야겠어요!

귀한 후기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3-04-25 19:13   좋아요 1 | URL
소마미술관이예요~~
8월27일까지 합니다^^

yamoo 2023-04-27 13:5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희선 2023-04-26 0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북으로 간 사람은 잘 모르기도 하네요 작가도 그렇고 화가는 더 모르는 것 같습니다 있군요 여성 작가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다니... 박래현 그림 좋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3-04-26 07:49   좋아요 1 | URL
예!
저도 박래현 그림 찾아보게 되네요^^

서니데이 2023-04-26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시를 보러 가기 전이 미리 한번 예습하고 가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대충 보고 빨리 지나가게 되더라구요.
옆에서 도슨트 설명을 들으면서 가는 것도 좋지만, 시간 여유있게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4-26 16:34   좋아요 1 | URL

오늘 춥네요 ㅠ

페크pek0501 2023-04-27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은 공부가 되는 페이퍼입니다. 페이퍼를 읽은 저도 공부가 됐는데 여러 책을 읽고 이 페이퍼를 작성하신 그레이스 님은
더 많은 공부가 되었겠습니다. 한 분야를 파는 공부의 매력이 퐁퐁~~ 느껴집니다. 저도 열공하고 싶은 마음이 솟습니다.^^

그레이스 2023-04-27 16: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파는 것까지는 못하고 몇일 붙들고 있다 쉬었다 다시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페크님~♡
 
페르메이르 - 빛으로 가득 찬 델프트의 작은 방 클래식 클라우드 21
전원경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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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진주 귀고리 소녀라는 소설을 읽고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와 화가 얀 페르메이르를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화가의 이름을 베르메르라고 표기했었다. 그때만 해도 그림에도 화가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는 파란색을 만드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다른 작품 여인과 일각수에서도 태피스트리와 염색에 관한 묘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그 후 미용실이나 뜬금없는 장소에 붙여져 있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브로마이드를 자주 목격했다. 그리고 소설과 같은 내용의 영화가 있다는 사실도, 네덜란드 화가 페르메이르의 명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진주 귀고리 소녀가 소설과 영화의 소재가 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아마도 초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의문과 달리 이 그림은 초상화가 아니라고 한다. 17세기부터 있었던 트로니라는 장르로, 인물의 표정 연구를 위한 그림이다. 램브란트나 프란스 할스의 그림에도 인물의 표정과 얼굴, 헤어스타일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그린 그림들이 많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가 터번을 쓰고 있는 머리 장식이 그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 소녀의 표정과 얼굴에 비치는 빛의 효과 때문에 관람자들은 시선을 빼앗긴다. 그의 트로니는 성공적이다.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1663~1664,  네덜란드 국립미술관


페르메이르를 좋아하게 된 것은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을 본 후이다. 여인이 입고 있는 옷의 옅은 푸른색이 일으킨 감동이 잊혀 지지 않는다. 임신한 듯 넉넉한 상의를 입고 있는 그녀의 단정한 자세와 꼼꼼히 읽어 내려가는 손 모양과 편지에 집중하는 표정은 그 푸른색과 어울려 짙은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를 가득 안고 있었다. 지도, 편지, 임신한 모습 이런 기호들을 읽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비친 푸른색은 그동안 어떤 그림에서도 본 적이 없는 색이었다. 의자 등에 사용된 짙은 파란색 역시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우유를 따르는 하녀>의 눈이 시릴 정도로 환한 파란색보다 <편지를 읽는 푸른 옷 여인>의 신비로운 푸른색에 더 매료되었다. 나는 페르메이르의 파란색에 푹 빠지고 말았다.

 

페르메이르가 사용한 파란색은 당시 금보다 더 비싼 라피스라줄리로 만들어낸 색깔이라고 한다. 라피스라줄리를 갈아 분말을 만들고 이것을 녹일 때 호두 기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슈발리에의 소설 속 하녀가 이 작업을 한다. 호두 기름은 빨리 마르지 않는다. 페르메이르의 작품들의 크기가 작고, 많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화가는 최소 서너 달 이상을 고심해가며 최고의 안료와 캔버스, 기름을 구했다.(143p)” 재료가 비싸고 작업과정이 더디기 때문이다.

저자 전원경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만나기 위해 네덜란드의 미술관들과 <골목길><델프트 바닷가 풍경>의 장소로 안내한다. 네덜란드의 역사와 그가 살았던 17세기 정치, 외교, 경제, 종교, 생활상과 당시 화단(畫壇), 화풍(畫風), 화가(畫家) 들을 소개한다. 네덜란드의 황금기 시대에 화가들 역시 황금기를 맞이하지만 페르메이르는 델프트의 외에서는 그리 유명한 화가는 아니었고, 많은 작품을 그리지 못하는 그의 특성상 그림으로 경제적인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다. 처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30대 후반까지의 평온했던 삶은 1672년 프랑스의 침공과 함께 재난을 만난다. 프랑스의 침공을 막기 위해 네덜란드는 수문을 연다. 이로 인해 처가 소유의 농지가 물에 잠기면서 페르메이르 일가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게 된다. 프랑스와의 전쟁에 패배하게 되면서 국가 경제는 위축되고, 자연히 그림도 팔리지 않았다. 1675년 파산한 페르메이르는 마흔셋의 나이에 쓰러졌고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소유하고 있었던 그림들은 헐값에 팔리거나 외상값 대신 건네졌다. 그의 후원자였던 판 라위번이 소유하고 있던 20점의 작품들은 그의 딸 막달레나 부부가 죽고 경매에 한꺼번에 출품되었고, 여러 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그의 작품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까지는 200년이 걸렸다.

 

저자는 네덜란드와 미국, 영국 등의 미술관으로 흩어진 페르메이르의 작품들을 주제나 시기별로 소개해주고 있다. 성서, 교훈, 사랑, 가정, 일 등의 주제들은 그 시대 화풍에 담겨있는 정신을 엿보게 했다. 이런 주제들을 담고 있지만, 나는 그의 그림에서 그만의 차별화되고 고아한 취미를 발견한다.


<저울을 든 여인>, 1664, 미국 국립미술관 


이 책을 읽으며 만나게 된 또 하나의 작품이 <저울을 든 여인>이다. 아마도 저자의 감상과 해설이 와 닿지 않아서 자꾸 바라보다가 마음에 와 닿게 된 듯하다. 빈 저울을 손에 들고 있는 여인이 있는 그림이다. 숨은 의미를 찾으려면 그림 속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한다. 여인의 뒤 벽에 걸린 그림은 액자가 약간 비뚤어져 시선을 끌고 있다. 그 그림의 내용은 최후의 심판이다. 앞에서 저울을 들고 있는 여인은 법의 여신을 떠올리게도 하고, 그녀가 잉태한 영혼의 무게를 달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해설을 하고 있다. 나는 여인에게서 그런 두려움이나 기원(冀願)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여인의 무심한 듯 나른한 표정 뒤에 뭔가 채워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스듬히 기울인 고개, 빈 저울을 올려 보는 손동작, 저울을 바라보는 무심한 얼굴은 서운함과 우울함이 어려 있는 것으로 보였다.

 

화가의 아내 카타리나는 열한명의 아이를 낳았다. 결혼생활 중 많은 시간 임신한 상태였다. 임신한 여성은 불안하고 우울할 때가 많다. 화가는 무심하게도 그런 그녀에게 모델을 서달라고 했을까? 그리고 여인의 뒤 배경에 최후의 심판주제의 액자를 그려넣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교회는 세상의 마지막과 심판에 대해 경고하지만, 사람들은 그 날이 오지 않을 것처럼 결혼도 하고 임신도 하고 일상을 살아간다. 심판이라는 무거운 경고 앞에서도 작은 일에 마음을 두고 서운해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상상일 뿐인데 화가의 의도가 얄궂게 느껴진다.^^ 내가 아무래도 임신기간에 서운한 게 많았나보다.

 

그림은 가끔 놀라운 일을 일으킨다. 감상자의 마음을 건드려 눈물을 쏟게 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서사를 끄집어내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도 한다. 페르메이르와의 처음 마주침에서는 서사가 필요 없는 색으로만 전달되는 감동이 있었다. 이번 만남은 작가의 삶과 그림 속 인물들의 감정에 나의 기억과 감정을 조응하게 했다. 깊은 여운이 남는 마주침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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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1-15 14: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의 작품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까지는 200년이 걸렸다˝. - 너무 많이 걸렸네요. 본인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겠어요.
주목을 끄는 일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그림에 빠져서 한때는 음악보다 그림을 더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은 하나를 선택하라면 음악이지만요...ㅋ

그레이스 2023-01-15 14:2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사후에 재평가를 받는 화가들 안타까워요
저도 음악 쪽으로 기울게 될까요?^^

새파랑 2023-01-15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로니‘라는 장르가 있다는걸 첨알았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나 배웠습니다~! <진주 귀거리를 한 소녀>너무 매력적인데 초상화가 아니었군요 ㅋ

그레이스 2023-01-15 17:49   좋아요 2 | URL
^^
저도 처음 알았어요
매력적이긴 하죠.
이 그림이 너무 여기저기 붙어있어서 눈에 많이 익죠^^

서니데이 2023-01-15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르메이르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부터 본 것 같아요.
그 때는 베르메르로 소개되었는데, 작가나 그림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어요.
많이 본 건 아닌데, 다른 작품들도 섬세한 느낌이 느껴져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따뜻한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3-01-16 14:43   좋아요 2 | URL

몇 작품 안되는데 도난당한 것도 2점이나 되더군요;;
예~ 따뜻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3-01-16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진주 귀고리 소녀》 소설을 봤네요 시간이 지나고 페르메이르라고 해서 같은 사람인지도 몰랐습니다 클래식 클라우드, 이 책 나온 다음에 알았던 것 같아요 파란색 물감을 좋아해서 빚을 많이 졌다는 것도... 그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서 없어진 그림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본래 많이 그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림도 거기에 그려진 걸 잘 봐야 할 텐데, 눈에 딱 들어오는 것만 볼 때가 더 많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3-01-16 11:52   좋아요 2 | URL

갑자기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그림이 있어요.
그게 제 최애 그림인거죠^^

페넬로페 2023-01-16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베르메르와 페르메이르가 같은 사람인거죠.
잃.시.찾에서는 베르메르라고 나와서요.
저는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 영화가 넘 강렬했어요^^

그레이스 2023-01-16 18:01   좋아요 3 | URL
예~
같은 사람이예요~^^
 

"폴록이 미국에서 격렬한 표현적 제스처로 형()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을 때, 유럽에서는 앵포르멜이라는 흐름이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형태에 대한 공격, 물질성에 대한 관심, 즉흥적 화법, 표현적 제스처 등은 전전(戰前)의 기하학적 추상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전후 표현적 추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두 흐름이 서로 상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대서양의 양안에서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전후 추상의 이 두 흐름은 전전의 모더니즘 기획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공통된 인식의 산물로 보인다.(진중권『 Postmodernism』65p)"

 

미국과 달리 프랑스 사회는 종전 후 나치 점령의 상처를 처리해야 했다. 앵포르멜 운동은 이 이중의 역사적 외상(잔인성, 수치)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방어로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것은 점령의 조건 하에서 개인의 실존에 관한 물음이었고, 철학에서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에서 찾았고, ‘앵포르멜에서 승화되었다.

 

장 뒤뷔페(Jean Dubuffet 1901~1985)는 앵포르멜의 대표 작가다. ‘형태를 허물고 물질을 부각시키는 것이 당시로서는 도발이었다. 1946, 같은 화랑에서 열린 뒤뷔페의 전시회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비평가 앙리 장송은 다다이즘 다음은 카카이즘이라고 혹평했다. 화면에 두껍게 발라진 물감 층의 물질적 느낌이 그에게 대변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앙리 장송은 연상되는 이미지를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뒤뷔페는 실제로 염소똥과 약간의 모래를 섞어 만든 반죽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이 무정형의 취향에서 바타유의 기저유물론이 소환된다.(71p)” 뒤뷔페는 정신병자나 어린아이들의 그림을 날것 그대로의 거친 예술이라는 뜻에서 아르 브뤼(Art Brut)’라고 불렀다. 그의 작품에는 어린아이의 것과 같은 그림이 많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Postmodernism』참고]


장 뒤뷔페 전시에 다녀왔다이번 전시는 뒤뷔페와 함께 빌레글레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두뷔페의 유작

1관에는 그가 1962년부터 1974년까지 작업했던 우를루프(L’Hourloupe)’ 연작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를루프는 늑대의 울음을 흉내 낸 의성어라고 한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실재 형태를 찾기는 어렵다. 두꺼운 테두리를 가진 구불구불한 원시적 형태의 연속은 흑백과 세 가지 색으로 채워져 있다. 그 안에서 어떤 존재를 찾기도 하고 아무 의미도 없는 비존재를 상상하기도 한다.


이 우를루프 연작은 쿠쿠바자-애니메이션(Coucou Bazar-Un tableau anime)’으로 발전한다. 쿠쿠새에서 따온 것으로 새의 모습이 원시적이고 신비하다. 뒤뷔페가 만든 배경 속에서 그가 직접 만든 의상을 입은 배우가 움직이는 회화를 연출한다. 놀이로서 승화된 작품은 유토피아를 지향하고 있다.


<뒤뷔페의 스튜디오 작품들>

우를루프의 방황을 끝내고 이 연작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그는 스튜디오를 차리고, 소속된 아티스트들이 영사기를 이용한 드로잉 작업을 한다. 이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한다.

 

3관에는 자크 빌레글레(Jacques Villeglé, 1926~2022)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뒤뷔페의 포스터를 발견하고 이것을 떼어 자신의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다. 이를 위해 뒤뷔페와 연락을 취함으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번 우를루프 전시의 포스터를 내 작업에 사용해도 될까요? 당신이 허락해주면 굉장히 영광일 것 같습니다.”(1975323일 편지의 일부 내용)

뒤뷔페와 빌레글레는 25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활발히 교류하며 우정을 쌓아갔다.

자크 빌레글레는 이 작품들을 1985년 <우를루프의 귀환>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다. 자세히 보면 우를루프 연작의 형태들이 보인다. 마치 뒤뷔페의 형태들이 찢어진 벽보 사이로 내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들도 있다.

자크 빌레글레<까르푸 몽마르뜨-렁뷔토>1975,  <모리스 컹탕 광장>1975

<벽보를 떼고 있는 빌레글레>

자크 빌레글레 <레오뮈르 거리 - 베르튀 거리>1984

자크 빌레글레는 비회화 속의 회화작업을 한다. 당시 파리는 선전과 상업용 벽보로 넘쳐나는 곳이었다. 이 벽보들을 이용하여 데꼴라주décollage 작업을 했다. 재료를 붙여서 만드는 것을 꼴라주라고 한다면 데꼴라주는 붙여있던 것을 떼어 내서 다시 붙이는 작업을 말한다. 그는 여러 개의 벽보를 뜯어내어 다시 붙이고, 거기에 거리의 이름을 작품의 제목으로 붙인다. 스스로를 벽보 강탈자라고 표현했던 그는 나이가 들고 쇠약해진 후 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글쓰기에 전념했었다고 한다. 2022년 올해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작품 안에는 그가 살아왔던 당시 프랑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빌레글레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전시되는 것이라고 한다.

 


4관에는 뒤뷔페의 초기작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공간이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도슨트는 파리의 뒤뷔페의 퐁피두전시를 그대로 옮겨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한다. 이 공간에서의 감상은 오래 걸렸다. 진중권의 앵포르멜 장에서 소개된 모든 작품들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회화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전시에 온 보람이 있었다. 이 초기작품들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얼굴과 노란 금반지를 낀 몸이다. 순수한 어린이의 그림처럼 보인다. 흙과 같은 재료를 두텁게 덧칠한 질감도 특별했다.

장 뒤뷔페<유령들에게 월출>1951

장 뒤뷔페<모나리자(Jaconde, 여자의 큰 두상)>1948

장 뒤뷔페<금반지>1958

현대 미술의 무대가 뉴욕으로 옮겨가고, 여러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여러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앵포르멜이 있었다. 최근에 공부하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퐁피두에서 그의 작품을 일부러 찾아보는 것이 더 어렵다.(파리에서 볼게 얼마나 많은가?^^) 뒤뷔페와 빌레글레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의미있는 전시회였다.

 


날씨도 너무 좋고 미술관이 위치한 올림픽공원 풍경도 너무 좋았다소마미술관 건물도 경관을 고려한 특별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 공간으로서의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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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5 00: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뒤뷔페 좋아 합니다
퐁퓌두 전시할 때 사온 도록 소즁하게 간직 😊
사진 콜라쥬 영화까지 널리 영향을 끼쳤죠☺

그레이스 2022-10-15 00:25   좋아요 5 | URL
저는 초기작품에 더 마음이 가요.
반갑습니다 ^^
퐁피두 갔었어도 못 봤던것 같아요
워낙 전시실이 많아서@@

이 전시에서도 콜라주 영화 상영해요
인상적이었어요

희선 2022-10-15 02: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장 뒤뷔페뿐 아니라 빌레글레 모르지만, 이번주 라디오 방송에서 장 뒤뷔페 전시회 이야기해서 들었습니다 전시회 이야기 한 건 아니고 전시회 하니 티켓 신청하라고 했군요 그레이스 님은 갔다 오셨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10-15 07:39   좋아요 5 | URL

저도 빌레그레는 처음 알았어요^^
영감을 주는 좋은 작품이 많았습니다
전시 전에 슈퍼얼리버드 가격으로 사니까 7000원(원래는 2만원)이더라구요.
영화티켓보다 싸네?! 했어요 ㅋ

책읽는나무 2022-10-15 06: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 그림 넘 귀여워요.
좋은 가을 날, 좋은 전시 다녀오셨군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그레이스 2022-10-15 10:09   좋아요 4 | URL
가을 되니까 여기저기 전시회가 열리네요. 또다른 전시회도 기다리고 있어 기대가 됩니다

미미 2022-10-15 11: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즐거우셨겠어요^^*
진중권님의 정치행보와는 별개로 그의 글은 읽어볼만 하겠습니다.
자크 빌레글레의 나란히 놓인 두 작품은 최근에 본 ‘나의 눈부신 친구‘라는 (엘레나 페렌테 원작)
드라마에서 릴라가 자신의 결혼의 비참함을 사진을 찢어 작품으로 표현했는데
많이 닮아있어서 신기하네요. 그녀의 시도 역시 설명해주신‘앵포르멜‘의 가치관을 실현한것 같아요.
<금반지>는 너무 귀여운 얼굴인데 몸이 역동적으로 휘몰아치는 눈보라처럼 보입니다ㅎㅎ

그레이스 2022-10-27 06:49   좋아요 5 | URL
미학을 전달하는 글솜씨, 진중권만한 사람 드물죠! 정치행보와는 별개로^^

빌레글레! 저는 아니 에르노의 작품에 담겨있는 동시대의 역사를 떠올리게 되는 영감을 받았어요
인물은 무채색에 가깝게 하고 금반지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서, 재밌기도 하고 메시지도 좋았습니다.

cyrus 2022-10-15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보려고 하는 전시회인데, 생생한 후기 잘 읽었어요. 뒤뷔페에 관한 책이 국내에 단 두 권뿐이에요. 그중 한 권은 전시회 도록인데, 두 권 모두 절판되었어요. 이렇다 보니 중고가 가격이 엄청 비싸요. 뒤뷔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의 작품을 보면 니체의 철학 또는 그가 선호한 예술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

그레이스 2022-10-15 12:29   좋아요 5 | URL
전시도록 팔고 있었어요
비싸서...
그냥 왔습니다.
싸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 가깝다고 합니다^^
평일에 11시30분에 도슨트 해설이 있어요.
먼저 가서 한바퀴 돌고 들으니까 좋았어요. 먼저 혼자 돌때는 h포인트 앱으로 3000포인트 있어서 지불하고 앱으로도 들었어요

서니데이 2022-10-15 12: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전시회 다녀오셨군요. 사진을 많이 보여주셔서, 전시회 다녀 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오늘 날씨가 햇볕이 따뜻하고 좋아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0-15 14:01   좋아요 5 | URL
조형이나 퍼포먼스도 있는데, 그냥 적당히 올렸습니다^^
서니데이님도 맛점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바람돌이 2022-10-15 21: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마 미술관에서 뒤비페 전시회를 하는군요. 그레이스님 글 보니까 전시회를 진짜 가고싶네요. 저는 소마 미술관도 좋아해요. 미술관 보고 나와서 백제 초기 성곽지 따라서 하는 산책도 좋아하고요.
미술관 홈페이지 들어가보니까 아직 관람기회가 많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싶네요.

그레이스 2022-10-15 21:52   좋아요 4 | URL
예 1월까지 한다고 하네요

소마미술관 공간 너무 좋죠!
몽촌토성도 좋구요~♡

서곡 2022-10-16 0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뷔페 뒤뷔페 뒤피가 뒤섞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ㅎㅎ 풀네임으로 생각해 버릇하니까 안 헷갈리고 뒤섞어 말하는 현상이 사라졌습니다~ㅎㅎ

그레이스 2022-10-16 01:02   좋아요 4 | URL
서로 헷갈리는 이름들이긴 하죠^^

persona 2022-10-16 15: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뷔페 좋아하는 작가인데 전시를 또 하는 군요. 빌레글레 소개도 감사드립니다. 뒤뷔페 연작처럼 느껴져서 같이 보면 좋을 거 같네요. 저도 공연기간 내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0-16 17:37   좋아요 4 | URL

어떤면에서는 빌레글레의 작품이 이야기거리가 더 많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어요^^
감사해요 ~~♡

2022-10-19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9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4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4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9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0-20 21: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왜 이 리뷰를 이제야. ㅠㅠ 넘 좋아요 그레이스님 ㅎㅎ 뒤뷔페는 들어봤지만 빌레글레는 처음입니디. 넘 좋은데요

그레이스 2022-10-27 06:50   좋아요 5 | URL
작품들이랑 미술관이랑 파란하늘이 너무 좋았어서,,,, 계속 기억이 나네요

yamoo 2022-10-21 1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딱 제 취향 저격을 하는 페이퍼^^

아주 잘 읽고 갑니다~~

뒤비페 도록을 갖고 있어요..ㅎㅎ 저두 어덯게 갖고 있는지 모른다는...^^;;

그레이스 2022-10-21 14:34   좋아요 4 | URL
뒤뷔페는 몇년 전에 전시를 했었다고 합니다^^
도록! 망설여지긴 했는데 그냥 참았습니다^^

독서괭 2022-10-21 16: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소마미술관에서 하는 전시군요? 올림픽공원 자주 갔었는데, 최근에는 통 못 갔네요. 정말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같이 귀여워요.^^

그레이스 2022-10-21 17:00   좋아요 3 | URL
요새 올림픽공원 자주 가요.
모임이 자주 있어서... 날씨가 좋으니까 딸이랑 책읽으러 공원 안에 있는 카페도 가구요.

소마미술관 넘 기분좋은 곳이예요~♡

2022-10-24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4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2-10-26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뒤뷔페 그림 멋지네요 :>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그림이 제 스탈이네요 ^^

가까우면 가보련만, 멀어서
아쉽네요.

그레이스 2022-10-26 13:46   좋아요 3 | URL
^^;;

멀리 있는 전시는 안타까워요
조만간 다른 멋진 전시도 많겠죠..!

프레이야 2022-10-26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중권 서양미술사 한때 좋아했는데 말이죠.
멀리 살아서 슬픈 ㅎㅎ 내년 1월까지니 시간이 좀 남아 있네요 불끈! 올림픽공원 그 동네 가까이 사시나 봅니다 그레이스 님. 부러워라요~

그레이스 2022-10-27 06:39   좋아요 2 | URL
아주 가까이는 아니구요
같은 관내이긴 하지만 여긴 변두리에 해당하죠^^
저도 올해 많이 가봅니다. ^^

청년 2022-10-26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진중권씨 책 다 버렸습니다 사람이 변해도 지켜야 할 가치와 관점은 존재하건만

그레이스 2022-10-27 06:53   좋아요 2 | URL
저도 한때 그런 충동을 느꼈습니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와 ‘인물과 사상‘의 진보논객으로 글은 당시 정말 칼날같이 시원하고 좋았는데...
안타깝죠.
최근 나오는 미술관련 책들도 실망스런 부분이 있기도 했구요.

아직 미술 관련 책들에서 배울 점이 있어서... 결국은 찾게 되더라구요.ㅠ
 

가끔 글을 먼저 읽은 후, 직접 저자의 강의를 듣게 될 때, 글에서 받았던 이미지와 달리 낯설 때가 있다. 그러다가 강의 중에 글에서 끌렸던 생각의 방향이나 열정을 느끼게 되면 그 강사와 저자는 한 사람이 된다. 새삼 글쓰기의 매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강사의 책 2권을 읽고 2회에 걸친 강의를 들었다. 그의 시선이 좋았다.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에서는 우리 옛 그림을 보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가 서양화 감상법으로 우리 그림을 보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우리 그림에서 색, , , 형상 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조선 그림은 사의화(寫意畵). “지식인의 호사스러운 취미의 그림이 아니라 묘사 대상에 자기의 정신세계를 담은, 즉 정신에 무게를 둔 그림이다.”(9p,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화가 개인의 삶과 사회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마음을 움직여서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을 따라 거닐다가, 그의 세상에 말을 걸고, 인생을 만날 것을 권한다.

 

작가는 더 보고 싶은 그림에서 그림을 더 깊이 있게, 확장시켜 본다. 보이는 그대로 보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고, 나의 눈으로 보는 감상을 소개한다. 내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방법은 '나의 눈으로 보기'이다. 감상자의 사상과 철학, 세상을 보는 시선이 그림을 담는 그릇이 된다. 저자는 독서에 대해 직접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지만 그가 수록한 그림들과 감상을 통해 독서를 통해 인문적 소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함을 전달하고 있다.

실제로 그림을 보는 방법은, 텍스트를 읽고 작가를 읽고 나를 읽는, 독서의 단계와 통한다. 저자와 함께 그림을 보다보면, 그림의 서사를 읽고, 화가의 시대와 메시지를 읽고, 감상하고 있는 나의 시대와 나를 불러오게 된다.

 

이 책들은 두 개의 그림을 비교하는 형식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조선의 그림과 서양화를 비교하는 형식이다.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시선의 미학을 보다에서는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를 비교한다. 흘러가는 물과 고여 있는 물, 멀고 가까운 거리의 차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 한다. 관조하는 시선, 어지러운 삶의 문제들도 다 잊은 듯한 고사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게 된다.

 

윤두서의 그림을 좋아한다. 이 책들에서도 윤두서의 작품들에 많은 시간 머물러 있었다.

윤두서 <진관타려도>1715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에서는 윤두서의 <진단타려도>를 소개하고 있다.

진단타려고사의 내용은

희이(希夷) 진단은 중국의 격동기였던 당나라 말에서 송나라 초까지 살았던 학자다. 당시는 당나라가 주전충에게 멸망한 수, 자고 일어나면 정권이 뒤바뀌는 510국이 난립하던 시기였다. 관상학과 수상학에 조예가 깊던 진단은 새 왕이 나타날 때마다 군주상이 아니라며 나라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흰 나귀를 타고 길을 가던 중에 한 나그네에게서 조광윤이 송나라를 세웠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진단은 후주의 장군 출신 조광윤이 왕위에 오를 것과 그로 인해 태평성대가 열릴 것을 이미 예언한 적이 있었기에, 자기의 예감이 맞았다고 크게 기뻐하다가 나귀에서 떨어진 것이다.”(158p,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실제로 조광윤은 송을 세우고, 그의 통치 시대는 한 나라 이후로 가장 평화로웠다고 평가받는다. 진단 선생은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고 은둔한다. 윤두서는 이 고사를 읽고 <진단타려도>를 그린다.

윤두서 <자화상>18세기초


숙종의 환국 정치로, 당쟁이 극심했던 난세에, 입신양명의 길이 막힌 남인이었던 윤두서는 고사의 유머러스한 장면을 그림으로 자신의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나귀에서 큰 대자로 떨어진 진단의 얼굴은 윤두서의 얼굴이다. 놀란 듯 우스꽝스러운 표정은 그가 그린 <자화상>과는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염원을 해학적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자화상>에서도 화면을 꽉 채우는 얼굴과 치켜 올라간 눈과 눈썹에서 엄격함이나 진취적인 성품보다는 따뜻한 눈빛을 본다. 이 전에 <돌깨기><밭갈기>와 같은 서민들의 고단한 노동을 그린 그의 시선 때문이었을 것이다.

윤두서 <돌깨기> 18세기 초

윤두서 <나물캐기>17세기 말?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에서 윤두서의 <나물캐기>를 통해 춘궁기 서민들의 배고프고 고단한 삶과 여인들의 노동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더 보고 싶은 그림에서 이 그림을 더 깊게 감상하고 있다. 그는 <나물캐기>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을 비교한다. 그림을 감상하다 문학을, 문학을 읽다가 그림을 자연스럽게 연상한다. 나 역시 에밀 졸라의 대지를 읽으면서 밀레의 그림을 떠올렸다. 동양 문화권에는 이미 서화동원(書畫洞源)의식이 있었다. “그림과 글은 삶의 근원을 묻는 언어적 역할을 하는 유사점이 있다.”(145p) 가파른 비탈길에서 식용 나물을 찾고 있는 여인들의 야윈 모습과 구부리고 허리를 펴는 힘없는 동작에서 굶주림의 시기를 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윤두서는 비탈을 가파르게 함으로 이 곳 험준한 지역까지 먹을거리를 찾아올라올 만큼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땅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는 흰 천을 쓴 여인은 이삭 줍는 여인들을 연상시킨다. 수확의 시기에 땅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 식량을 삼아야했던 가난한 여인들의 고단하고 비참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 비참함은 이 여인들의 뭉그러진 손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손이 기형이 되도록 일하더라도 그 노동이 자신의 소유의 땅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나마 좋았겠지만, 남의 땅에서 손이 터지도록 한 일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에도 모자란다. 17세기 말 조선이나 19세기 프랑스의 가난한 여인들의 삶은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인다.


윤덕희 <독서하는 여인> 18세기

윤두서의 따뜻한 시선은 아들인 윤덕희에게도 흘러간 듯하다. 저자는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에서 윤덕희의 <책 읽는 여인>을 소개한다. 슈테판 볼만의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에 수록되어 있는 프라고나르의 그림을 비교한다. 조선시대 그림 중 저자가 본 유일한 여성의 독서를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양반 여성을 위한 교훈서에는 여성의 할 일로 여공(女工)’치산(治産)’을 말하는데, ‘여공은 가사 일을 말하고 치산은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것을 가리킨다. 가사일과 남편의 공부를 뒷바라지하며 살림을 일구는 것이 여성의 할 일이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난했던 이덕무의 부인이 바느질로 하루하루 끼니를 댔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더구나 진보지식인이었던 이덕무조차 언문소설을 읽는 여성들에 대해 경계하는 글을 썼다고 한다.


윤덕희가 살았던 조선 양반가 여성의 이런 상황에서 이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인을 보는 그의 시선은 따뜻하다. 손으로 짚어가며 읽고 있는 이 책은 여인의 행실을 써놓은 여사서』 『여범첩록』 『여계』 『여논어와 같은 종류가 아니라, 언문 소설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평상위에 한가로이 앉아 몰두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감동을 준다. 여인이 살고 있던 시대적 상황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녹우당 어디쯤이었는지…, 다시 가보고 싶다.

 

두 책에 수록하고 감상한 그림들에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바라본 화가들의 시선이 있다. 그림을 보는 저자의 시선 역시 사람을 향하고 있다. 그 방향성 때문에 글을 읽는 나의 마음은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그 그림들을 지나 저편의 사람과 삶을 향해 간다. 그림을 보는 것은 사적인 사건이다. 동시에 그림 속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다른 감상자들과 교감하고, 상황과 나를 잇는 시공을 초월한 사건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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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9-10 08:41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담주에 봬요~~

책읽는나무 2022-09-13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관왕!!
그림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 중 한 분이시니까요^^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09-13 14:0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거품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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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던 호안 미로 전시에 다녀왔다. 초현실주의 공부하면서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전시회는 처음이다. 참고할 책이 있나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적었다. MoMa에서 주요작품 위주로 나온 얇은 책,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와 시공아트의 시리즈로 나온 책 2, 사다리아래에서의 미소라는 소설뿐이었다. 절판된 책이 2권이다. 미술관으로 출발하며 갖고 있던 시공 디스커버리098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을 들고 집을 나섰다. 미로는 바르셀로나 출신이고, 성장기에 미술에 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그의 아버지는 그를 사업가의 길을 가도록 회계학 공부를 시킨다. 이내 신경쇠약에 걸린 아들에게 손들고, 미술학교 입학을 허락한다. 그리고 초기작품. 여기까지 읽고 버스에서 내려 미술관으로 갔다. 한 시간 정도 도슨트의 해설을 들었다. 공부한 짧은 지식 덕에 보람 있는 몇 번의 순간을 경험했다.(^^) 이번 전시는 미로 후기 40년 동안의 작품을 위주로 전시한다. 관람을 하고 나오면서, 앞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을 책으로 읽고 함께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빠졌다.

 

“‘자동기술은 자신을 외부와 분리시킨 상태에서 떠오른 생각을 이성의 통제 없이 가능한 한 빨리 받아쓰는 것을 말한다. 브르통은 19241차 선언에서 이 기법을 아예 초현실주의와 동일시했다.”(213p 서양미술사 모더니즘진중권)

 

미로가 1912년 입학한 프란시스코 갈리의 미술학교는 “19세의 젊은 미로가 자유로운 자기표현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갈리의 수업은 반()관학적이었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예술적 표현과 독창성을 계발하는 데 주력했다”(18p,미로추상과 기호의 장인시공디스커버리098) 미로는 눈을 감고서 물체를 손으로 만지면서, 기억을 더듬으며 그리는 법을 배웠다. 초현실주의가 채택한 자동기술법이다.

 

브르통에 따르면, 미로의 사유와 감정은 애초에 유아적 단계에 고착되어 있어서, 억지로 즉발성(spontaneity)의 상태로 들어가야 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철저히 자연스럽게 거기에 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미로가 마송을 능가할 수 있었던 것은 즉발성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가공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미로의 반자동주의를 통해 초현실주의는 문학에서 풀려나와 비로소 회화고유의 수단에 도달한다.”(223p, 서양미술사 모더니즘진중권)

 

미로의 초기 그림은 야수파, 인상파, 입체파의 화법이 혼합되어 있다. 1918년 열린 개인전에서는 단 한 점의 작품도 팔리지 않았다. 1919년 그린 <자화상>에는 입체파의 화법이 보인다. <자화상>은 피카소가 끝까지 간직했다. 1920년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파리에서 미로는 피카소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피카소는 카탈루냐 동향인의 창조적 재능에 주목했으며, 언제나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로에게 있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몬트로이그, 마요르카 섬은 성지와 같다. 바르셀로나는 그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고, 몬트로이그는 가족의 별장이 있는 곳이다. 마요르카는 외가가 있는 섬으로 후기 작업이 여기서 이루어졌다. 이 세 지역 외에 파리는 그가 고백했듯이 화가로서의 여정에 중요한 장소다.

 

나의 진정한 지적 교육이 이루어진 곳은 파리였습니다. 프랑스어 역시 내게는 지적 작업과 사색의 언어였지요. 어떤 계획을 구상할 때면, 나는 프랑스어로 생각합니다.……사색에 잠겨 무언가를 만들려 하면, 곧바로 프랑스어가 움직거리지요.…… 나의 모든 교육은 파리에서 이루어졌습니다.”<이것이 내 꿈의 색이다> (31p,미로추상과 기호의 장인』, 시공디스커버리098)

 

1921년 두 번째 파리여행에서 미로는 파리 보에티가에 있는 라 리코른화랑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다시 실패했고, 다시 몬트로이그로 돌아가 여름을 보냈다. 그곳에서 미로는 거의 6개월 동안 <농장>(1921~1922)의 제작에 매달렸다. “세밀 화가처럼 단일 색조로 디테일을 묘사하면서 그것을 단순화하고 세밀하게 열거하는 데 진정한 즐거움을 느꼈다.”(23p) 그러나 <농장>은 팔리지 않았고, 실의에 차 있던 미로는 어느 날 저녁 농장을 몽파르나스의 한 카페에 전시했고, 당시 파리에 머물던 헤밍웨이가 5000프랑에 이 작품을 구입했다.

 

택시 지붕이 열려 있던 탓에 , 바람이 순풍을 맞은 돛처럼 캔버스를 부풀려놓았다. 일행은 운전기사에게 천천히 가자고 부탁했다. 집에 와서 그림을 벽에 걸었다. …… 결코 나는 이 그림을 세상의 그 어떤 그림하고 바꾸지 않을 것이다. 미로가 우리 집을 방문했고, 그는 이 그림을 보고서 당신이 <농장>을 갖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여러분이 스페인에 갔을 때 스페인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여러분이 스페인에 없을 때나 스페인에 갈 수 없을 때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도 들어있다. 그 어느 누구도 완전히 다른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예술지, no1~4, 1934

(35p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시공디스커버리098)

 

<농장>과 함께 미로의 사실주의가 끝났다. 그에게 다다이즘은 매력적이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었고, 회화를 뛰어넘는 곳으로 그를 인도했다. 1923년부터 1924년까지 카탈루냐의 농장에서 제작한 <경작지>, <사냥꾼>, <전원>, <가족> 네 작품은 물체와 형태의 양식화라는 특성에 지배되고,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될 것임을 예고했다.”(38p) 특히 <경작지>(1923~1924)<농장>(1921~1922)에서 발전된 작품이다.


파리에서 그가 활동했던 블로메가 그룹이 초현실주의로 옮겨갔을 때 그는 즉시 환영했다.

<아를르캥의 사육제>(1924~1925)는 초현실주의적 착상에서 나온 작품이다.

“1925, 나는 순전히 환각을 좇아 그림을 그렸다. 종종, 기아(饑餓)상태가 이 환각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한동안 작업실의 회칠한 벽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서, 종이나 캔버스 위에 이형태들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1925년 파리의 피에르 화랑은 처음으로 미로의 전람회를 개최했다. 브르통은 그를 우리들 중 가장 초현실주의적 작가로 간주했다. 그의 작품은 더 추상화되었고 특히 비이성적 자극과 반수 상태의 환영이 등장했다. 곤충, 도마뱀, 행성, 식물, 그의 카탈루냐 도상학의 전형적 요소들은 기호로 표시되었다. 이 시기 작품들 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달을 향해 짖는 개>(1926)이다. 검정색의 배경에 떠있는 달, 어딘가를 향한 사다리, 짖고 있는 개는 고독감, 탈출, 두려움이 전해진다. 나는 두 공간 중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 사다리가 닿아있는 공간으로 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이 검정색의 공간 안에 머물고 싶은 것일까?


1930회화 살해욕구를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혁명의 도구가 되어버린 초현실주의와도 멀어진다. 야성적인 경향을 띠어가던 그는 전쟁과 파시즘에 대한 비판 정신을 담은 콜라주 작품에 열중한다. <밧줄과 인물들>이 보여주는 회화의 상징성은 정치투쟁뿐 아니라, 육체의 투쟁을 조명하고 있다.” 1937년 파리 국제 박람회에 그는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함께 <엘세가도르(민병)>라는 프레스코화를 출품한다. 손에 낫을 들고 두 팔을 쳐들고서 항거하는 카탈루냐 농부를 표현하는 그림이다. 박람회가 끝나고 미국으로 보내졌던 <게르니카>와 달리 그의 작품은 발렌시아 사령부로 보내지고 파손되어 사라진다.

 

미로 전시회의 주제는 여인, , 이다. 후반 40년 동안의 작품들을 전시했다고 하니 1940년 성좌시리즈를 시작으로 그가 본격적으로 집중했던 주제들이다. 1940년에서 1942년까지 전쟁을 피해 마요르카 섬에 머물렀다. 지중해의 섬에서 본 새벽, 바다, , 알무다이나 궁전, 고딕양식의 성당은 그의 후기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성좌연작의 첫 작품에서 마지막 작품의 완성까지 전제작기간에 해당하는 극도의 혼란기에 미로는 가장 순수하고 변질되지 않는 긴장과 이완을 통해 자신의 음역 전체를 펼쳐 보이고자 했다. -앙드레 브르통 미로의 성좌, 1959”(67p 미로, 추상과 기호의 장인시공디스커버리098)


 

첫 번째 섹션은 기호의 언어. 미로만의 기호가 명확하게 잘 전달되는 그림들이다. 이 섹션의 도입부에 위치한 <무를로 인쇄 공방의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무를로 인쇄공방은 당대 유명한 화가들이 석판화 공방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모자를 쓴 여인>에 오리 같기도 하고 사슴뿔 같은 형태의 검정색 두꺼운 선들과 선 안을 채운 색의 의미는 미로가 붙인 제목과 함께 살아나 명확한 기호가 된다. 레몽 크노와 함께 작업했다던 <앨범 19>의 작품 2개도 전시되어 있다.


 

두 번째 섹션은 해방된 기호. 기호들이 변형되고 재창조의 과정을 거치면서 명확하게 알아볼 수 없는 형태를 띈다. <2+5=7>이라는 작품은 그림 안에서 숫자를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심상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고 후에 그림을 보면서 떠오르는 제목을 붙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전시된 것들 중 가장 큰 작품 <풍경 속의 여인과 새들>에서 기호는 겹쳐지고 생략되고 변형되어 재생산된다. 즉흥적인 작업을 한 후에 다음 단계에서 주의 깊게 계산을 한 반자동법이 보이는 것 같다.

 

세 번째 섹션은 오브제. 미로는 한 동안 입체 구성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주변에 버려진 물건들을 가져와서 조합한 후 청동 주물 작업을 했다. 못이 박힌 나무와 크로와상, 접시, 못을 조합한 <, 여인>은 작가의 어린아이 같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탈출하는 소녀>라는 제목의 조형물은, 다리를 꼬고 있는 자세와 탈출이라는 제목이 모순되어 보이나, 수도꼭지가 상징하는 생각의 분출·흐름을 생각해보면, 소녀의 탈출은 공상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브라테이심6>이라는 작품에서는 <밧줄과 인물들>에서 단단하게 묶여 있던 밧줄이 풀어져 있는 것을 통해 조금은 자유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인상을 받게 된다. ‘소브라테이심(Sobreteixim)’이란 카탈로니아어로 크고 작은 천 조각으로 엮은 섬유를 뜻한다. 전쟁기간 동안 캔버스를 구할 수 없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업하면서 대중적인 예술에 더 가까이 갔다.


네 번째 섹션은 검은 인물이다. 그의 기호들은 더욱 추상적으로 표현되어있다. 검은색의 면적이 더욱 많아지고 화면에는 삼원색으로만 채워지고 있다. 한 가지 눈길을 끈 작품은 사람 시리즈 중 하나인데 붓을 빤 물통의 물을 캔버스에 뿌리고 탁한 그 위에 검은 색으로 선을 그려나간 작품이다.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이 떠오른다. 미로의 다른 작품에서도 이렇게 물감을 뿌리고 흐르게 한 작업들이 보인다. 실제로 잭슨 폴록이 미로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와 팔마에 위치한 미로 재단과 말년에 얻은 꿈의 작업실 사진, 빨간색 크레이트로 전시는 끝이 난다.


전시 관람하는 김에 정리해보자고 들었던 '시공디스커버리 총서' 『미로』의 내용은 사이즈처럼 결코 소책자 분량이 아니었다. 도판은 작고 겹쳐져서 어지럽지만 적응되고 나면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로에 대한 세세한 정보들과 그의 글들, 비평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와 관계된 인물들과 사건들을 새롭게 알게 된 책이다. 시공아트의 호안 미로도 기회가 되면 비교해봐야겠다. 스페인의 3대 화가로 피카소, 달리, 미로를 꼽는다고 한다.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피카소만큼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구할 수 있는 책이 2권밖에 없으니.

 


내 생각에 그림은 섬광 같아야 한다. 그림은 아름다운 여성이나 시처럼 매혹적이어야 한다.……예술은 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술이 대지 위에 씨를 뿌렸다는 것이다.”

<나는 정원사처럼 일한다>20세기, no.1, 19592

 

내게 섬광 같았던 그림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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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3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풍경속의 여인과 새들>의 여인은 누구신가요? ^^ 역시 그림은 어렵지만 전 <사람, 새>가 맘에 드네요. 호안 미로 잘 기억해 놔야 겠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3 22:35   좋아요 4 | URL
다녀왔다는 인증 사진이어요 ㅋ
사람, 새 인상적이죠?
마치 서예의 획처럼 붓질로 새를 그리다니...^^

미미 2022-07-13 2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 반쪽 얼굴도
너무 반가워요!!♡.♡ ㅎㅎㅎ
역시 미술전시는 공부하고 가서
봐야 더 잘 보이고 재밌는데 저는
일단 가서 보고 궁금하면 대충 찾아보는..ㅜㅜ 도슨트 해설도
들으시고 미술에 대한 남다른
그레이스님의 애정에 오늘도 감탄, 존경을 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07-13 22:38   좋아요 3 | URL
어디까지 잘라야 좋을까 고민많이 한 사진입니다. ㅋ
가볍게 정리하면 되겠지 하다가 너무 자료가 많아서... 의욕은 있었으나 ! 여기까지가 제 한계인것으로!
감사합니다 ~~~

singri 2022-07-13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옷 호안미로.
좋아하는 화가인데 전시 중인줄은 몰랐네요. 그레이스님 글로 눈호강합니다.

그레이스 2022-07-13 22:52   좋아요 2 | URL
삼성역 마이아트 뮤지엄입니다.
도슨트도 좋았어요^^
정우철 도슨트가 인기 많은것 같던데, 전 채보미라는 분 해설 들었어요.
좋았어요^^

서니데이 2022-07-13 2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전시 잘 보고 오셨나요.
호안 미로는 잘 아는 작가는 아닌데, 전에 진라면 패키지에 디자인이 나오면서 조금 더 친근해졌어요.
전시를 가서 보면 도판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어서 좋더라구요.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13 23:24   좋아요 3 | URL
맞아요
진라면에서 콜라보했어요
지금도 진라면 봉지에 미로의 그림이 있어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요^^

아!
해설사분이 국민은행 심벌 별에서도 미로의 별이 보인다고... 하시네요^^
조금 다르게 생겼지만 !

희선 2022-07-14 0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버지가 처음엔 다른 공부를 시켰다니... 그래도 다시 바라는 걸 하게 해줬군요 그건 다행이네요 잭슨 폴록이 호안 미로 그림에 영향을 받았군요 잭슨 폴록도 잘 모르지만... 그림 전시 보러 가시면서 공부도 하시고, 그 뒤 그림 보셔서 더 잘 아셨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07-14 07:48   좋아요 3 | URL
^^
감사합니다
공부하는 재미가 있네요^^

hnine 2022-08-06 0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전시 다녀오셨어요.
추상과 기호의 장인이라는 책 제목이 미로에게 딱! 이네요.
저는 미로의 그림이 어딘가 우리나라 화투장 그림이랑 닮은데가 있다는, 제 멋대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
댓글 읽어보니 미로의 그림이 우리 생활 여기 저기 의외의 곳에 들어가 있는 곳이 많군요. 숨은 그림 찾듯이 관심 갖고 봐야겠어요. 한달에 두번씩 서울에 갈 일이 있는데 전시가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저도 가보고 싶어요. 되도록 도슨트 설명도 들을 수 있도록 시간을 맞춰봐야겠어요.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실제로 전시 다녀와서도 이렇게 자세히 정리해서 포스팅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일텐데요.

그레이스 2022-07-14 15:56   좋아요 2 | URL
실제로 화투를 연상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해요. 아마도 두꺼운 검정색 선과 원색때문일듯요.^^
전시는 9월12일까지 있어요.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7-14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미로 전시회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스페인이 진정한 예술의 나라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피카소와 달리 그리고 미로까지^^
예술 속에 그레이스님까지~풍경속의 여인이 바로 그레이스님!!!
반갑네요^^
덕분에 시공사 책 표지 그림도 이제 눈에 들어오구요. 진라면 라면 봉지랑 국민은행 별도 다시 잘 찾아봐야겠군요.
잘 봤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4 12:28   좋아요 3 | URL
바르셀로나 전체가 미술관이라고 하던데, 가봐야겠단 생각이!
읽고 싶은 책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

2022-07-14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4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4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4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7-15 2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미로같은 그림을 그려서 이름이 미론가 했던 ㅠㅠ ㅎㅎ 대단하세요 그레이스님 전시회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읽으신건가요. 조금 보이는 얼굴 만으로도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ㅎㅎ진라면 먹고싶습니다 ~~

그레이스 2022-07-15 22:11   좋아요 4 | URL
^^
미로 같은 그림^^
마침 초현실주의 공부를 하던 차에...전시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면서 미로를 더 읽었어요.
저도 뿌듯하네요^^
진라면 봉투 버릴때마다 고민할듯요.
하나 남겨둘까 하구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7-15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초복인데, 그렇게 많이 덥지는 않을거라고 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시원하고 좋은 금요일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16 00:10   좋아요 3 | URL
벌써 초복인가요?
날짜 가는줄도 몰랐네요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2-07-16 17:05   좋아요 3 | URL
초복인데 삼계가 아니라 황계, 황금계라는 신문기사들이 올라오네요

서니데이님 그레이스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16 17:08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도 맛있는 보양식 드시고,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 바래요~~^^

얄라알라 2022-07-16 1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7월의 당선작 찜!

그레이스님 덕분에 ˝마이아트뮤지엄˝ 위치 파악했습니다!
같은 전시회를 보아도, 사전 공부가 충실한 분 그리고 도슨트의 해설과 전시 디테일까지 기억하는 분의 리뷰는 격이 다르구나 싶네요.

그렇게 관련 책이 적다니 놀랍습니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는 애퍼타이저 같으리라 추정하고, 진중권의 이론서,....말씀하신대로 피카소 등에 비하면 번역서가 무척 적나보네요?

담에 또 놀러와서 미술사 공부하고 가겠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6 17:06   좋아요 3 | URL
^^
감사합니다.
칭찬덕분에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

scott 2022-07-18 16: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로 작품 보다 그레이스님 맑은 얼굴 빛이 더 빛나네요

후안 미로가 일본 미술과 서예 광팬이여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스페인에도 미로 작품 잔뜩 있지만

프랑스 파리 퐁피두 전시장 강추!^^

그레이스 2022-07-18 16:13   좋아요 3 | URL
퐁피두 갔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ㅋㅋ
뉴욕에도 유명한 작풀들이...
초기 작품은 스페인이 아닌 파리와 미국에 있는듯요
후기에 일본미술 영향을 받았다고 읽었습니다^^
그래서 감상하는 분들이 화투를 연상하는지도^^
그 부분은 패스했습니다. 당시 화가들의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해야할까요?!

서니데이 2022-07-18 1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날씨가 더운데, 내일이 더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18 17:37   좋아요 4 | URL
예~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7-19 0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군요. 멋집니다. 그레이스 님 눈도 보이고요. 숨은 그림 찾기 ㅎㅎ 마티스 전이랑 웨스 앤더슨 전을 이곳에서 보았더랬어요. 가보고 싶어집니다 으앙. 섬광 같고 대지에 뿌려진 씨앗 같고!

그레이스 2022-07-19 08:47   좋아요 2 | URL
저는 이번이 두번째인데 접근성이 좋은 것 같아요. 근처에 최인아책방도 들렸다 오구요 ~^^

미미 2022-08-10 1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 페이퍼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당선 넘넘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2-08-10 19:0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미미니임~~

서니데이 2022-08-10 2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8-11 12:1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오늘은 서니데이이기를^^

희선 2022-08-11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또 축하합니다 스페인 3대 화가에서 피카소 달리는 이름을 알지만 미로는 처음 알았네요 어쩌면 제가 보고도 잊어버린 걸지도...


희선

그레이스 2022-08-11 12: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3대화가... 그렇다더라구요!
대가의 반열에 오르려면 조건이 있다고 하던데, 그중 오래사는것도 포항되는걸로 알고 있어요^^

페넬로페 2022-08-11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축하드려요.
얼굴의 반과 심지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미인 인증!

그레이스 2022-08-11 12:1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2-08-12 0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로 글,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역시!!! 축하드립니다^^
얼굴 절반이었지만 전체공개가 되는 날도 곧 당선을!!^^;;;

그레이스 2022-08-12 07:0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8-12 0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근 당선확실을 운명처럼 느꼈던 페이퍼 ㅎㅎ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 2022-08-12 07: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