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지나고까지』 『행인』 『마음은 나쓰메 소세키의 에고 3부작이라고 한다. 춘분 지나고까지에서는 감춰져있던 불안의 원인이 드러나고, 행인에서는 불안이 쌓이고 증폭된다. 마음에서는 자살로 갑작스럽게 진전하는 것을 보게 된다. 행인에서 이치로는 죽거나 미치거나, 아니면 종교에 입문하거나, 내 앞에는 이 세 가지 길밖에 없네라고 말했다. ‘죽거나마음에서, ‘종교에 입문하거나에서, ‘미치거나행인에서 주인공들이 가는 길이다. 이렇게 나쓰메 소세키의 주인공들의 삶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마음의 화자(話者)는 어느 바닷가에서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알게 된다. ‘는 도쿄로 돌아와서도 선생님 집을 찾고, 계속되는 방문과 교제 속에서 선생님의 학문과 사상에 존경심을 갖는다. 선생님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에게 선생님은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나가 떠드는 건 죄스러운 일이지”(41p)라고 말할 뿐, 그 이유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는 과거의 어떤 일이 선생님을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음을 짐작한다. 어느새 는 선생님에게 영향을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의 임종을 위해 떠나오던 날 선생님의 정원에 서있던 목서 한그루는 그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았고,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후에 는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서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암시와 커다란 의미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처음 자신에게 보였던 선생님의 냉담한 태도는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사람에게, 가까이할 만할 사람이 아니니 그만두라는 경고”(24p)였음을 깨닫는다. 고향에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그에게 선생님으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도착하고 선생님의 비밀이 드러난다.

 

갱부의 주인공 청년이 막장에서 사내를 만나고 그의 숙소를 찾으며 한동안 그의 곁에 있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던 것처럼 마음의 화자 역시 선생님에게 비슷한 인력을 느낀다. 막장에서 만난 사내가 그곳까지 흘러 들어오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마음의 화자에게 선생님이 과거를 편지로 고백하는 것도 유사하다. 이렇게 그들은 그들의 삶을 고백함으로 청자(聽者)에게 삶을 바라보는 성숙한 시선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나는 내 과거의 선과 악 모두를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할 생각이네.”(274p)

 

지금의 화자와 같은 나이 때, 대학시절 선생님에게는 친구 K가 있었다. K는 이상주의자였고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K를 돕고자 선생님은 자신이 묵고 있는 하숙집을 소개한다. 하숙집 딸(아가씨)을 사랑하게 된 K의 마음을 알고 선생님은 질투심에 휩싸이게 된다. 초조해진 선생님은 비겁한 선택을 하게 되고, 그의 옆방에서 친구 K는 목숨을 끊는다.

 

행인에서 여인을 두고 지로가 미사와와 벌였던 보이지 않는 갈등과 신경전은 마음에서 K로 인해 선생님의 마음에 일어나는 변화와 병행한다. 처음에는 없었던 아가씨에 대한 감정이 K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 생겨난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인간이다. 행인에서 지로는

거기에 우리가 깨닫지 못한 암투가 있었다. 거기에 인간의 타고난 이기심과 질투가 있었다. 거기에 조화로도 충돌로도 발전할 수 없는, 중심을 결여한 흥미가 있었다. ……나는 걸으면서 내 비겁함을 부끄러워했다. 동시에 미사와의 비겁함을 미워했다. 하지만 비열한 인간인 이상 앞으로 몇 년을 교제한다고 해도 도저히 그 비겁함을 없앨 수는 없으리라는 자각이 있었다. 나는 그때 굉장히 불안해졌다. 또 슬퍼졌다.”(76p, 행인)

라고 생각한다. 불안과 슬픔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예감이다. 왜 우리는 그런 감정의 천박함을 알면서도 사로잡히고 끌려갈까?

 

친구 K의 사인(死因)을 생각하며, 처음엔 실연 때문이라고 단정했지만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갑자기 결심한 것이 아닐까 의심하며, 선생님은 오싹함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 자신도 “K가 걸어간 길을, K와 똑같이 가고 있는 거라는 예감이 때때로 바람처럼 가슴을 가로질렀기 때문”(267p)이라고 한다.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외로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상과 현실을 일치시키지 못한 자의식 과잉 상태의 두 사람은 그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행인의 이치로는 '말라르메의 의자'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껏 의자 하나 잃고 마음의 평화가 흐트러진 말라르메는 행복한 사람이지. 난 이제 대부분 잃었네. 겨우 내 소유로 남아 있는 이 육체마저 거리낌 없이 나를 배신할 정도니까.”

(381p, 행인)

이 세상에 거할 곳이 없는 존재, 그 육체마저도 거절하는 것처럼 느끼는 그는 H와 동행한 여행에서 극도의 불안과 고독을 토로한다. 밥을 먹는 그는 육체의 거절은 극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위태롭다.

 

오랫동안 죽음을 생각하던 선생님은 노기대장의 죽음과 그의 글을 읽고 갑자기 실행에 옮긴다. “노기씨는 그 35년간 죽자, 죽자, 하면서 죽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야.”(273p) 죽을 당시의 고통보다 살아온 35년이 더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결론에 이르자 죽음을 결행한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자들에게 트리거가 될 수 있는 것들은 도처에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 마음을 그 주인을 배반한 다른 존재인 듯 쓰고 있다. 자신을 타자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는 윤리적인 위상과 존재론적인 위상의 이중구조가 있다고 가라타니 고진은 이야기한다. 타자(대상)화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대상화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양심을 위배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당시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윤리적이지 못하다. 시간이 지난 뒤 여전히 과거에 과오를 저질렀던 마음을 떨어뜨려 대상화 하지 못하면 그 안에 갇힌 신경증 환자가 될 수밖에 없다. 반성도 할 수 없다.

 

자기 자신의 힘으로, 그것도 오직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절망을 제거하려고 한다면, 그는 변함없이 절망 속에 있는 것이며, 자신으로서는 얼마간 분투했다고 여길지라도 그렇게 분투하면 할수록 점점 더 절망의 늪에 빠질 따름이다. 절망이라는 차질은 단순한 차질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관계하는 차질, 또 타자와의 관계 속에 놓여 있는 차질이므로, 자기 혼자를 상대로 삼은 관계 속에서의 차질은 동시에 자기라는 관계를 만든 힘과의 관계 속에서 무한히 반영되는 것이다.” - 키르케고어, 죽음에 이르는 병

(31p, 나쓰메 소세키론 집성)

 

실존주의를 거론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용납할 수 없는 절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때때로 몸서리쳐지는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순간이 있고 그것이 오래 지속될 때 우리는 그 절망에 갇히게 된다.

 

신경쇠약을 앓았었던 나쓰메 소세키는 그의 작품 안에서 주인공들에게 그의 자아를 투영하고 있다. 그가 이것을 어떻게 극복했을까는 그의 에세이나 편지글들에서 알 수 있다. 그의 유리문 안에서라는 수필을 보면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이런 만남들, 서신들, 그리고 작품은 그가 자신 안에 갇히지 않고 자신과 잘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깊은 연애에 뿌리내린 열렬한 기억을 빼앗더라도 그녀의 상처에서 떨어지는 피를 시간으로 씻어주려고 했다. 내가 본 그녀에게는, 아무리 평범해도 살아가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늘 삶보다 죽음을 귀중하다고 믿고 있는 나의 희망과 조언은 결국 불쾌감으로 가득 찬 이 삶을 초월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나는 그것을 실행하는 자신이 평범한 자연주의자임을 입증한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도 반신반의하는 눈으로 가만히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다.” (228p 유리문 안에서」『긴 봄날의 소품)

 

오늘 행인마음으로 동아리 회원들과 토론하며, 만일 이 책들을 혼자 읽고 끝냈다면, 감상이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삶에 의미를 생성하는 만남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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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0-22 01: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관계 맺기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쩐지 저는 둘 다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거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은 잘하는 것처럼 본다고 해도...


희선

그레이스 2021-10-22 06:24   좋아요 4 | URL

저도 잘 못합니다.
말씀대로 누구나 다 서툴겁니다.
지금 대하고 있는 그 사람은 유일한 사람이기때문에...^^

persona 2021-10-22 03: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책을 너무 메이지유신으로 인한 과거와 새 시대의 분리랑 관련 지어서 생각했었나봐요. 일본학 수업 때도 그렇게 리포트 써서 내고. 새롭네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10-22 06:27   좋아요 4 | URL
저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읽었어요.
일본학 수업 재밌겠는데요.
나쓰메 소세키 말고 다른 책들도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persona 2021-10-22 12:27   좋아요 0 | URL
근현대 문학 수업이라 시대별로 대표작만 쭉 읽었어요. ^^ 지금 생각나는 건 나중에 극우 정치인이 된 이시하라 신타로의 태양의 계절이랑 카프 문학처럼 좌파로 유명한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공선이 언뜻 생각나네요. 한쪽은 한때 태양족을 양산하며 대히트했다는데 독자들이 무엇에 반한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한쪽은 내용전달에 치중한 나머지 작품성이 떨어진다는데, 이게 팩트였다는 게 충격이라 두고두고 생각나고 좋았어요. 저는 전공투나 육체파 예술사조는 좀 이해를 잘 못했고 주로 여성작가나 전후파 문학을 잘 읽었던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1-10-22 17:22   좋아요 1 | URL
전쟁과 문학, 고바야시 다키시를 읽는다라는 책을 주목했었어요
공산주의자로서 군국주의를 비판했던 작가고 일본의 태평양전쟁을 반대하다가 사형을 당했다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관심이 가는 작가였어요
게공선, 찾아봐야겠네요.

만화로 읽는 게공선이 있네요

persona 2021-10-22 13:32   좋아요 1 | URL
저는 蟹工船이 원제라 게공선이 익숙한데, ‘게잡이 공선’으로도 번역되어 있어요. 지만지 책도 이렇게 번역돼 있더라고요. 문학성 없다고 평가되어 왔지만 그가 취재를 하여 글을 쓰는 작가라 그런 것 같고요. 르포로 읽으면 일본의 조지오웰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 젊은 열정과 진지함이 가득한 작가였는데 이 작가가 오래 살아서 필력이 더 영글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저는 실제 사건이라 해서 생각이 많았기도 하고 감히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읽고 싶으셨다니 더요. ^^

그레이스 2021-10-22 13:35   좋아요 1 | URL
일본의 조지오웰이라...!
더 관심이 가네요^^
자세한 소개 넘 감사합니다.
꼭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10-22 0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아리 재미있을거 같아요~!! 이렇게 한 작품이 아니라 세 작품을 연결해서 페이퍼를 읽으니 소세키의 의식흐름이 잘 느껴지네요. 마음이란 참 어렵고 신비한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10-22 08:33   좋아요 3 | URL
사람들의 감상이 다 각각이지만 또 공감하고 끄덕이는 부분이 일치할때 희열도 있습니다.
토론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 생각이 깊어지는 걸 느끼구요.
마음 어렵죠!

mini74 2021-10-22 0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삶의 의미를 생성하는 만남, 부럽습니다. 미치거나 죽거나 입문하거나. 이 말에 고뇌의 깊이가 딱 느껴져요 ㅠㅠ 그나저나 그레이스님 글 보며 야금야금 모은 소세키책운 언제 시작하나ㅠㅠ 싶습니다 ~~

그레이스 2021-10-22 08:56   좋아요 2 | URL
^^
미니님에게도 소세키 소설 좋으면 좋겠습니다.

레삭매냐 2021-10-22 0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 동아리 모임에 가시는가
봅니다.

저희 달궁 오프는 과연 언제나
가능할 지... 부럽삽니다.

그레이스 2021-10-22 09:59   좋아요 2 | URL
저희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어요
꿋꿋하게...ㅎㅎ

페크pek0501 2021-10-22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 을 언제 읽을지 모르겠네요. 사 놓고 못 읽고 있는 책 중 하나예요.
올해 안으로 읽어야겠다, 로 정합니다. ㅋㅋ

그레이스 2021-10-22 14:03   좋아요 2 | URL
응원합니다~~
으쌰으쌰
리뷰도 기대합니다.
전 사놓고 못 읽는 책이 한수레, 일거서라고 해야할까요. ㅋㅋ

서니데이 2021-10-22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들은 읽고 독서토론을 하시는 거군요.
혼자 읽는 것과는 또 다르다고 하는데, 여러 사람의 생각도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10-22 19:20   좋아요 1 | URL
예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시간 되세요

희선 2021-10-23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주가 참 빨리도 갑니다 그것보다 하루하루가 빨리 가는군요 요새는 해가 짧아져서 빨리 어두워지는데, 여전히 게으르게 지내서... 언제쯤 덜 게으르게 지낼지... 부지런하게 지내자가 아니고 덜 게으르게 지내기예요

그레이스 님 주말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10-23 10:49   좋아요 0 | URL
오늘 상강이 지나고 나면 입동이 오겠죠?

정말 시간이 빨리 갑니다.
한해를 뒤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는 계절이네요.
희선님도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래요~♡
 
우미인초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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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하고 숨막히는 묘사로 시선을 잡아놓는다. 작가의 theory로 끌고가려는 의도때문에 스토리가 단순해졌으나 그것이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묘사와 플롯이 탁월하다. 왜, 우미인의 무덤에 피었다는 꽃, 현종의 양귀비일까? 죽음을 염두해 둔다면 욕망은 도의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전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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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1-10-19 15: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우미인초>입니다.ㅎ
초반에 좀 안 읽혔어요. ㅋㅋ

그레이스 2021-10-19 15:07   좋아요 3 | URL
저는 진도가 잘 안나갔어요
매 장마다 공간과 심리에 대한 묘사가 단번에 읽기에는 너무 좋아서...^^
매번 한편의 시나 에세이 같았어요.

scott 2021-10-19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번역 하신 송태욱님
우미인초 번역 하다가
지구를 떠나 버릴 정도로 고생 했다고 합니다

여러번 읽어야 할 책!

그레이스 2021-10-19 17:59   좋아요 3 | URL
번역 너무 잘 됐어요
우리 말도 어쩜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시는지...!
믿고 보는 번역!!

희선 2021-10-20 02:27   좋아요 2 | URL
scott 님 번역하시는 분도 이 책 힘들었군요 제가 이 책 본 다음에 한번 한국말로 옮겨 봐 하고 했는데, 무척 어려워서 힘들었습니다 읽는 것도 힘들었지만... 제대로 안 하고 넘어간 곳도 많고 그냥 아무렇게나 했습니다 어차피 혼자 하는 거니...


희선

서니데이 2021-10-19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번역이 좋다고 하시니, 다음에 기회 있다면 읽어보겠습니다.
차가운 저녁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1-10-19 19:15   좋아요 2 | URL
예 서니데이님두요~♡

레삭매냐 2021-10-20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제목의 소설이 소세키상
에게 있었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그레이스 2021-10-20 17:53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 전집 읽어가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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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누구나 가끔 우울할 때가 있잖아요.” 하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몰이해라는 벽을 칠뿐이다. 타인의 고통을 경청할 때 쉽게 하는 실수다. 고통을 일반화시킴으로 그들을 의지가 약하고, 참을성 없고, 별일 아닌 것에 징징거리는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일반화의 오류이고 또 다른 가해다.

 

올리브가 아버지에게 보였던 반응은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자살로. 그녀는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바닷가에 세워져있는 케빈의 차에 올라타고, 우연히 만난 니나를 무릎에 누이고, 산책길에 쓰러져있는 잭을 발견하고 그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안부를 묻는 것에서, 눈에 보이는 경치로, 자신의 기억으로 옮겨간다. 그 이야기는 케빈으로 하여금 자신을 탐색하고 들여다보도록 한다.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져서, “잠깐 동안 거대한 코끼리가 곁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82p) 받았다. “인간 왕국의 일원이 되고 싶은 순진하고 순한 코끼리, 앞다리를 무릎에 포개고 기다란 코를 살며시 움직이는 코끼리”(82p) 케빈의 환각으로만 볼 수 없는 올리브의 위력이다. 무감하고 무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 안의 상처가 같은 상처를 가진 타인에게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녀가 어서 떠나주길 바라던 케빈은 마음속으로 가지마세요, 키터리지 선생님. 가지 마세요.”(83p)하고 말한다. 그의 극단적인 선택 뒤에는 두려움이 있었고, 올리브가 그의 공간 안으로 밀고 들어가 함께 함으로 그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해안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 단편들에 올리브 키터리지는 아픔을 찾아내는 탐조등처럼 등장한다. 한마디 지나가는 말로도 자신 가르쳤던 아이들의 삶에도 영향을 준다. 그녀는 자신과 남편을 묶고 인질극을 벌였던 여드름투성이 소년의 얼굴을 떠올리며 소년원에 보낼 작업복을 만든다. 죽음을 떠올린 그들의 얼굴에서 지난날에 놓쳤던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자신의 상처로 다른 사람의 상처를 알아보는 그녀는 가장 가까운 남편과 아들에게는 상처를 남긴다. “그이는 힘든 시간을 겪었어.”(127p) 아들의 결혼식 날 수잔이 한 말을 듣게 된 그녀는 크리스토퍼가 뭐라고 말을 했을까? 크리스토퍼가 무엇을 기억했던 걸까?”라고 생각하며 수치심을 느낀다. 아들 크리스토퍼는 우울증의 원인이 유전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마로부터 받은 감정적 폭력이 원인이라고 말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돌이켜 기억하면서 언뜻언뜻 기억나는 장면들. 그녀의 마음에 박혀있는 이 장면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올리브는 뉴욕에 살고 있는 아들을 방문했다가 이 사실을 직접 듣고 다시 확인한다

 

하지만 아들 뒤에 서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올리브는 때로 이 모든 일 속에서도 깊은 외로움을 느끼던 때가 있었던 걸 기억했다. 그리 오래되니 않은 몇 해 전, 충치를 때우면서 치과 의사가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턱을 살며시 돌리는데, 외로움이 너무 깊어서인지 그것이 마치 죽도록 깊은 친절인 것처럼 느껴져 올리브는 샘솟는 눈물을 숨죽이며 삼킨 적이 있었다.”(403p)

아들 뒤에 서있는 모습, 치과의사의 손가락 때문에 흘린 눈물에서 외로움의 깊이가 느껴진다.

 

남편 헨리와 올리브는 인질 사건 때 서로에 대한 생각의 밑바닥을 다 내보이고 상처를 받았다. 헨리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 것이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떤 생각이나 감정은 내보이면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만약에 아이들이나 남편이 상처를 이야기 하며 내가 아이들에게 쏟았던 시간들을 부정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오래 전 시간들을 기억하며 문뜩문뜩 가슴에 와 박히고 고개를 젓게 하는 어떤 순간들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걸음마를 하던 아이가 창턱의 제라늄을 만지려고 손을 뻗자 올리브는 아이의 손을 탁 때렸다. 하지만 올리브는 아이를 사랑했다! 맹세코 아들을 사랑했다” (262p)

 

산책길에 쓰러져 있던 잭은 몸도 마음도 지치고 약해져 있는 외로운 사람이다. 그는 올리브가 싫어하는 종류의 남자다. 공화당 지지자고, 편견투성이고,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딸이 댁을 미워해요?”라고 메일을 먼저 보내는 그녀는 조금 변해있다.

 

후우, 난 무서워요.” 하는 잭에게 , 그만해요. 난 겁먹은 사람은 싫어요.” 이렇게 말했을 그녀였지만 그저 그 옆에 가서 앉을 뿐이다. 그의 가슴에 손을 얹으며 헨리가 죽기 전 몇 년 동안 자신이 이렇게 헨리를 사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 눈을 감았다.”

, 젊은 사람들은 정말로 모른다. 그들은 이 커다랗고 늙고 주름진 몸뚱이들이 젊고 탱탱한 그들의 몸만큼이나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을”(483p) 하고 생각한다.

 

짐 오케이시에게 사랑을 느끼던 때, 헨리가 데니즈에게 사랑을 느꼈던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던 때, 헨리를 보낸 때로부터 지금 잭과 함께 있는 올리브는 변했다. 노년에서야 알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다. 그저 헨리를 마음껏 사랑하지 못한 후회가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면 자동적으로 마음이가고 손을 뻗게 되는 그녀이기에 잭의 옆 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그녀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기에.

 

20년 전과 현재의 나는 다르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미숙하고 옹졸하고 생각이 거칠었다. 나의 기분에 갇혀서 타인의 말에 상처만 받았고, 다른 사람을 나의 처지에서 판단하고 분류하기 바빴던 생각의 흐름들. 나에게 관대할 수 없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관대할 수 없었던 시간들에 대해 생각한다. 1020년 후의 나는 더 성장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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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0-13 00: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괜찮죠?ㅎ 저에겐 작년 연말에 이 책 읽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던킨도너츠에 맥주 마셨던 아주 좋은 추억이 간직된 책입니다ㅎ 이 리뷰 덕분에 다시 올리브에 도전하고 싶어지네요!ㅎ 굿밤되십시요!ㅎ

그레이스 2021-10-13 00:59   좋아요 4 | URL
던킨도너츠 ^^
예 좋았어요~!
오늘 토론한 동아리분들도 다 좋았다고 하시네요^^
막시무스님도 굿밤요~✨

scott 2021-10-13 0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겨울 음악회 ] 단편이 가장 좋았습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하다니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 ^ㅅ^

그레이스 2021-10-13 01:03   좋아요 4 | URL
아 예 저도 좋았어요
사람들의 스치듯 하는 말에서 온 흔들리는 감정들.
우리의 신뢰는 무엇으로부터 온 것일까 라는 생각!

바람돌이 2021-10-13 0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올리버는 진짜 주변에 있을듯한 사람이었어요. 이 책의 단편들은 문득문득 생각나는 그런 글들이랄까? 아마 올리버의 현실감이 그런 느낌을 주는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레이스 2021-10-13 20:37   좋아요 3 | URL
이 작품 보면서 상처와 아픔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 그 깊이는 함부로 헤아릴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새파랑 2021-10-13 0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단편집인가 보네요. 전 올리브 시리즈(?)는 안읽어봤는데 ㅎㅎ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도 가까운 사람에게는 잘 안된되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걸 조금씩 고쳐 나가는게 성장하는 거겠죠? 😅

그레이스 2021-10-13 08:38   좋아요 4 | URL
단편집처럼 구성되어 있구요
올리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다 읽어야 해요.

각 장마다 제목이 있고 주인공들이 달라요. 올리브 마을 사람들이예요
장편으로 읽혀져요
어른의 성장소설!

늦었지만 강추예요^^

다락방 2021-10-13 09: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좋은 글입니다, 그레이스 님. 덕분에 올리브 키터리지를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올리브 키터리지 역시 제가 여러번 읽은 책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시 올리브]도 진짜 명작이에요. 제 경우에는 [다시, 올리브]가 더 좋더라고요. 올리브가 더 나이들고 그리고 좀 더 변했거든요. 저 역시 제가 늙어가고 있기 때문인지 몰입해서 읽게 되었어요. 올리브 키터리지는 읽을 때마다 감상이 변하고 또 당연하지만 읽는 사람마다 다른 감상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좋은 책입니다. 여기에서 만나서 반갑고요. 올리브 키터리지, 다시 올리브가 있는 세상은 그 책들이 없는 세상보다 훨씬 나아요!

그레이스 2021-10-13 09:55   좋아요 4 | URL
퓰리쳐 상 너무 미국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았어요. <다시, 올리브>도 읽어볼 계획입니다. 감사해요~

레삭매냐 2021-10-13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인스톨은 참 좋아서
두 번인가 읽고, HBO 드라마
인가도 구해서 보고 그랬었
는데...

후속작은 좀 그렇더라구요.
또 세 번째 인스톨도 나온
다고 하네요 -

그레이스 2021-10-13 11:31   좋아요 3 | URL
세번째 나오기전에 두번째 빨리 읽어야겠어요^^

mini74 2021-10-13 16: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다시 읽고싶어지는 올리브. 올리브는 중년여인들의 빨간머리 앤같은 느낌 ㅎㅎ 좀 무뜩뚝하지만 친구하고 싶은 츤데레에 반듯하고 따뜻한. 그레이스님 글 읽고나니 아! 이런 감정이 담겨있었구나 그래서 내가 감동받았나봐 하며 되돌아보게 됩니다 *^^*

그레이스 2021-10-13 18:50   좋아요 2 | URL
중년 빨간머리앤 ㅎㅎ
미니님은 정말 반짝반짝 하시네요^^

프레이야 2021-10-13 1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를 사랑하지 않기란 어렵지요. 제게도 넘나 소중한 인물이랍니다. 드라마 속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정말이지 올리브가 살아나온 거 같잖아요. 약국을 시작으로 4화인데 넘 좋았어요. 특히 다른 길, 에서 헨리와 그 병원 장면. 오금이 다 저려요. 누구나 사람의 바닥이 불쌍하구요.

그레이스 2021-10-13 18:56   좋아요 2 | URL
드라마 얘기들 말씀하셔서 왓차에서 챙겨봤어요^^
저는
공항 검색대에서 찢어진 팬티스타킹 때문에 신발 벗는것 거부하던 올리브의 표정이 너무 생생해서 가슴이 저렸어요 ^^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21-10-13 18:59   좋아요 3 | URL
그죠 그 장면에서 넘 애처로워서 안아주고 싶었어요. 눈을 때굴때굴 굴리며.

그레이스 2021-10-13 19:00   좋아요 2 | URL
🫂

서니데이 2021-10-13 2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았어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지만 소설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은가봐요.
그레이스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밤되세요.^^

그레이스 2021-10-13 21:14   좋아요 2 | URL
저도 여러분들과 공감해서 좋았습니다.
굿밤 ✨ 🌙 요~♡

붕붕툐툐 2021-10-13 2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막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다들 너무 좋다고 하셔서 끝까지 꾸역꾸역 읽은 기분이네요~ 제가 섬세하지 못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그레이스님 리뷰와 다른분들 댓글을 읽어보니 3년쯤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10-13 23:25   좋아요 2 | URL
^^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
이유도 알 것 같은..!😁

희선 2021-10-14 0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뭔가를 처음부터 잘 알면 좋을 텐데, 그게 그렇지 않지요 책을 본다 해도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건 나중에 봐야 그렇구나 하는 것도 있잖아요 그런 게 있었나 싶기는 하지만... 저는 책을 보다 별로면 다음엔 그 작가 책을 안 보기도 하는군요 다른 건 괜찮을지도 모르는데... 책과 사람 비슷한 면이 있기도 하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1-10-14 07:16   좋아요 2 | URL
책은 읽다가 중단해도 되지만, 삶에서 시간은 계속 앞으로만 가니, 모든 것이 처음이고 불완전하지만 성장이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겠죠.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9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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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제목은 그의 제자들이 결정한 것으로 나쓰메는 글을 쓰기 시작한 다음이었음에도 전혀 답지 않아 곤란할 따름이지라고 데라다 도라히코에게 보낸 편지에서 투덜거리고 있다. (377p,나쓰메 소세키론 집성가라타니 고진)

 

툇마루에 앉아있는 소스케는 이봐 날씨가 좋은데하고 아내에게 말을 걸고 장지문 안쪽에 있는 오요네는 네에하는 심드렁한 반응. 평화롭지만 그들은 아직 그럴 만한 나이도 아닌데”(44p) 조용히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부부처럼 보인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그들의 잠잠한 모습은 외부세계로부터 단절되어 있고 그들 안에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 불안은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죄책감은 친구의 연인을 빼앗고, 남편과 다름없는 남자를 배신하고, 가족과 친척에게 등을 돌린 과거에서 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참아야지 뭐서로를 위로하는 듯하나 체념하고, 인내하는 듯하나 희망은 없는 모습이다. “머지않아 또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그렇게 나쁜 일만 계속되라는 법은 없으니까요하는 아내의 위로가 자신을 농락하는 운명의 독설처럼 느껴졌다”(51p)는 소스케의 상태는 새삼 이렇게까지 죄책감의 깊이와 인력이 강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아이를 유산하고 더 이상 갖지 못하는 것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되는 것도 그 때의 선택 때문이고, 그들 자신은 스스로 행복을 바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죄책감의 주체는 소스케이고 오요네는 이 감정에 종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는 오요네의 고통을 놓치고 있다. 소스케가 잃은 우정, 가족, 재산, 사회적 지위에 집중함으로 오요네의 감정은 대상화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소스케를 이 선택과 감정의 주체로 놓고 그가 죄책감을 대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벼랑 밑 집이라는 위태함은 한밤중 울린 소리로 더욱 긴장감을 주고, 벼랑 밑에 떨어진 문갑소리였음을 알게 된다. 그 문갑의 주인인 이웃을 알게 됨으로 그들 부부에게 활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문갑이 떨어지는 소리가 가져온 불안감의 실체는 드러나고, 이 이웃집에 친구 야스이가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소스케의 그 다음 행동이다. 짐을 싸서 수행을 위해 선사로 들어간다. 소스케는 끊임없이 끌어당기는 번뇌에서 벗어나고 싶다. 수행은 끊임없이 찾아오는 망상으로 인해 실패했고, 선사를 떠나오며 그는 생각한다.

 

그는 여전히 닫힌 문 앞에 무능하고 무력하게 남겨졌다. …… 그 자신은 오랫동안 문 밖에 서 있어야 할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 같았다.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지날 수 없는 문이라면 일부러 거기까지 가는 것은 모순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도저히 원래의 길로 다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견고한 문이 언제까지고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는 문을 지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문을 지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아니었다. 요컨대 그는 문 아래에 옴짝달싹 못하고 서서 해가 지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 불행한 사람이었다.”(253p)


자신을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처럼 불행한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집으로 돌아와 야스이가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의 머리를 스쳐 가려던 비구름은 간신히 머리에 닿지 않고 지나간 듯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불안이 앞으로도 몇 번이고 여러 가지 수준으로 되풀이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어딘가에 있었다. 그것을 되풀이하게 하는 것은 하늘의 일이다. 그것을 피해 다닌 것은 소스케의 일이다.”(261p)

 

선사로 떠난 것은 회피였다. 그는 앞으로 되풀이 되는 상황을 이런 식으로 대할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차라리 야스이를 만나서 지나온 시간들이 어떠했고, 과거 잘못한 일로 인해 괴로웠다고 하며 용서를 구하는 편이 그가 되풀이되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닐까? 그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삶에서 이런 식의 회피를 보게 된다. 나 자신에게서도 그렇다. 특히 소스케처럼 사람에 대한 과오를 종교로 해결하려고 하는 시도를 자주 보게 된다. 수평적인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가져가는 것이다.(물론, 구원이라는 문제에 있어서 죄 사함의 문제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타인에게 상처를 준 나의 잘못은 그 당사자에게서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 아닌가?(성경에서도 예배를 드리다 형제에게 잘못한 일이 생각나면 먼저 그와 화해한 후에 와서 예배하라고 쓰여 있다.) 용서의 문제에 있어 이런 회피는 책임을 잊은 이기적인 태도다. 편리한 착각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회피하고 싶다. 불편하지 않으니까.

 

나쓰메 소세키의 주인공들은 왜 이렇게 미루고 회피하는 태도를 갖고 있을까? 나쓰메 소세키의 자아 중 한 면이라는 생각이다. 유년기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에서 겪은 정체성 혼란이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쳤음을 추측하게 된다. 양부모의 친밀한 태도와 거기서 사랑을 느낄 수 없었던 이중적인 감정, 친부모로부터 애정을 받지 못했던 상처가 그로 하여금 인간관계에서 주저하고 미루는 회피하는 태도를 갖게 했을 것이다. 그는 이런 자신의 결함을 그대로 작품 속 주인공에게 부여하여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글을 부단히 썼고 그 자아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 수 있었다. 그가 작품에서 적나라하고 상세하게 자신의 마음을 묘사하고 있음이 그 증거다. 그의 위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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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0-09 01: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루고 회피하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 같아요.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 소설이네요!

그레이스 2021-10-09 08:32   좋아요 4 | URL
편안한 쪽으로 기울겠죠
그래도 한번 더 생각해 보게하는 작품입니다

희선 2021-10-09 02: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세키는 소설에 자기 마음을 많이 나타내고 조금은 나아졌을 것 같네요 많은 사람이 잘못을 마주하기보다 피하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주한다고 해도 그걸로 끝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잘못한 사람한테는 미안하다고 하는 게 좋을 텐데...

그레이스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10-09 08:16   좋아요 4 | URL
^^ 감사합니다.
마음이란게 한가지 감정이 지나가면 이어서 다른 것으로 채워지죠!^^
희선님도 행복한 연휴 되세요.

새파랑 2021-10-09 0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글만 봐도 확 읽고 싶어지네요. 곧 읽을 거라 실눈뜨고 그레이스님 리뷰 읽었어요 😑 전기 3부작 마지막이라니 더 기대가 됩니다. 저도 현암사 책으로 모을걸 후회되네요 ㅜㅜ

그레이스 2021-10-09 10:05   좋아요 1 | URL
혹시 현암사책 모으시려면 새책으로 하세요, 아님 최상으로...
중고로 세권 샀는데 띠지 없는게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그런거에 대범하시면 상관없구요.^^

mini74 2021-10-09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뒤에 숨을 수도 앞에 나와 맞이할 수도 열어 줄 수도 닫을 수도 있지만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인건가요~~ 사과와 용서 그거 다 유치원에서 배운건데 그게 참 어려운 거 같아요ㅎㅎ~

그레이스 2021-10-09 10:07   좋아요 2 | URL
어른들의 태도를 보고 배우는거겠죠 ㅠ
이렇게 말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걱정되는건 저의 못난 모습이...ㅠㅠ

레삭매냐 2021-10-09 1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곧 소스키 전문가가 되실 -

전작 읽기, 경의롭습니다.

그레이스 2021-10-09 12:25   좋아요 3 | URL
전문가라는 말씀은 ^^ 조금 ☺ ;;;
감사합니다 ~
어렵지 않아서 가능한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1-10-09 1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글 보면서 제가 읽을 때 보지 못했던 오요네가 보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그레이스 2021-10-09 14:22   좋아요 2 | URL
^^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오요네가 너무 고통받았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함께 사는 남편이 숨기는 부정적 감정을 모를리 없을테니까요.

바람돌이 2021-10-10 0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 리뷰 올라올 때마다 나도 봐야지 봐야지 마음만요.
저 쌓인 책이 사라지면 소세키를 읽어야지 하는데 책탑이 안 내려와요. 그러고는 오늘도 또 책 주문으로 책탑높이를 올리고 있습니다.ㅠ.ㅠ

그레이스 2021-10-10 08:09   좋아요 1 | URL
저도 비슷합니다.~^^
완전이해!
아니, 완전공감!

페크pek0501 2021-10-10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존히~~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리뷰네요.
˝타인에게 상처를 준 나의 잘못은 그 당사자에게서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 아닌가?˝ - 맞는 말이죠. 그런데 잘못을 저질러 놓고 하느님에게만 잘못을 비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가 잘 되게 해 주십시오, 라고 기도도 했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면책되는 게 아닐 터. 본인에게 먼저 사과해서 마음을 풀어 주는 게 옳지요.
저도 명심하겠습니다. ^^

그레이스 2021-10-10 15:10   좋아요 1 | URL
^^
저도 알면서 잘 못해요

시간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죠
 
그 후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8
나쓰메 소세키 지음, 노재명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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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갯머리를 보니 겹꽃잎동백 한 송이가 다다미 위에 떨어져 있다. 다이스케는 지난밤에 이 동백꽃이 떨어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의 귀에는 그 소리가 천장에서 고무공이 떨어지는 소리만큼 크게 울렸다.”(16p)

 

갓난아기의 머리만큼이나 큰 동백꽃을 바라보며, 다이스케는 자신의 혈관을 흐르는 선홍색 피를 상상하고 생명을 느낀다. 동백꽃에 얼굴을 묻고 향을 맡은 후, 하얀 요 위에 놓는다. 다이스케의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가게 하는 시각, 청각, 후각이 동원된 아름다운 첫 장면이다.

그림 같은 장면은 낮잠을 자는 다이스케의 머리위에 늘어진 은방울꽃, 이 모습을 본 미치요가 가져온 백합, 이 백합을 바라보는 다이스케의 화폭으로 이어진다. 4폭 병풍을 상상하게 한다.

 

무의식의 욕망인 듯 머리맡에 떨어진 붉은 동백꽃은 하얀 요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현실의 괴리된 자의식을 발견한다. 미치요의 등장과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인해 그는 자의식 과잉상태에 빠진다. 그에게 있어 이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마음이 향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전도유망할 수 없는 그는, 러일 전쟁 이후 상공업 팽창에 의해 형성된 신흥 부르주아인 아버지가 부정 축재 하는 것을 비판하면서도 거기에 의존하고 있는 유민(流民)이다. 이중적이다. 이 상태에 빠진 그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사랑과 결혼도 마찬가지다. 정조관념에 붙잡혀 불행과 매번 마주치는 결혼은 거부한다. 그러기에 미치요를 좋아하면서도 히라오카와의 결혼을 주선해주었다. 이제 와서 후회하고,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구속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 또한 모순이다. 그는 분열된다. 미치요의 백합을 보며, 순수한 마음을 따르고 싶은 동시에, 그 향기에 취해 죽고 싶은 두 가지 감정은 그의 신경증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마지막 결정은 폭발로 이어진다.

미치요를 선택하는 것이 친구와 의()를 저버리고, 사회의 규범을 어기고, 가족들과의 단절을 가져올 것을 알면서도 그는 결정한다. 그리고 그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고 불안한 감정에 휩싸인다. 다이스케는 거리로 뛰어나가 전차를 탄다. 모든 것이 빨갛게 물들어 불타고 있는 세상에서 현기증을 느낀다.

 

갑자기 빨간 우체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그 빨간색이 갑자기 다이스케의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와 빙빙 돌기 시작했다. 우산 가게 간판에 빨간 양산 네 개가 겹친 채 높이 걸려 있다. 양산 색깔이 다시 다이스케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빙빙 소용돌이쳤다. 네거리에 크고 새빨간 풍선을 팔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전차가 갑자기 모퉁이를 돌자 풍선이 따라와 다이스케의 머리에 달라붙었다.……나중에는 세상이 전부 빨개졌다. 그리고 다이스케의 머릿속을 중심으로 불길을 내뿜으며 빙빙 회전했다. 다이스케는 머릿속이 다 타버릴 때까지 계속 전차를 타고 가기로 결심했다.”(325p)

 

한 송이 붉은 동백꽃의 이미지로 시작한 소설은 빨갛게 물든 세상으로 마치고 있다. 욕망이 번져 가는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시로그 후인 이 작품에서 산시로의 욕망과 불안이 다이스케에게서는 잠잠해지고, 체념의 정서마저 느끼게 한다.

자의식에 갇혀 있었던 그가 자신의 욕망을 따름으로 자유함을 얻으려 하나, 오히려 불안에 휩싸임을 보게 된다. 어정쩡한 상태를 깨고 욕망을 선택했을 때 그를 엄습해온 불안은 무엇 때문일까? 개인의 욕망과 사회의 욕망이 서로 대립할 때 불안하다. 규범이 세분화되고 강한 사회일수록 정도는 심하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 살 수 없다는 조건을 떠올린다. 다이스케가 말한 것처럼, 정신적, 도덕적, 구조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면 분열적 양상은 더욱 극단적이게 된다. 그렇다면 개인의 선택은 건강한지 질문하게 된다. 이어지는 작품 에서 이 생각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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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07 2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책 , 그 후 넘 좋아요 *^^* 우메코의 따스함도 저는 좋았어요 ~

그레이스 2021-10-07 22:27   좋아요 4 | URL
소세키의 작품에서 형수는 전형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것 같아요
저도 우메코 인상적이었어요
작품에서 역할도 중요했구요

scott 2021-10-07 21: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후 통문장으로 외웠을 정도로 마지막 문단에서 멈춰섰던 감동이 ㅎㅎㅎ

그레이스 2021-10-07 22:29   좋아요 5 | URL
♡♡♡
여러 포인트!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탁월한 묘사때문에 빨려들어가게 되요
중요한 메세지가 있어도
그런 문장들이 없으면 읽기 힘들죠
소세키 작품은 그림 그리듯 !

독서괭 2021-10-07 22: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그레이스님 소세키 쭉쭉 읽어나가시네요!4폭 병풍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라니, 멋진 비유입니다.

그레이스 2021-10-07 22:32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그후, 문 읽은지 조금 됐는데 조금 뜸 들였어요^^
걸러지는 한 포인트만 잡으려고...^^
<문>은 내일 쓰려구요

새파랑 2021-10-08 0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금 <산시로>를 중간쯤 읽고 있는데 왠지 연결이 되는 기분이 드네요. 그 후 너무 좋아요. 약간 비오는 흑백영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

그레이스 2021-10-08 08:59   좋아요 3 | URL
<산시로> 연재 끝내고 <그 후>가 다시 연재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문>으로.
흑백 배경에 색은 선명한 ...^^
🌺

서니데이 2021-10-08 1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1-10-08 19:24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날씨가 좀 서늘해졌습니다.
백신 후유증은 회복되셨는지...
건강조심하세요

희선 2021-10-09 0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에서 나온 붉은 동백 색이, 뒤에서 여러 가지 붉은색이 나오는군요 마지막 부분 보고 이렇게 끝나다니, 다이스케 잘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1-10-09 10:39   좋아요 3 | URL
여러가지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scott 2021-11-05 16: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관왕 추카!추카!

올해는 꼬옥 동백이 보러 남해로 ~~@@@

그레이스 2021-11-05 17:20   좋아요 2 | URL
오동도 가서 동백꽃 보고 게장먹고 ㅋ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1-11-05 16: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11-05 17:1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미미 2021-11-05 16: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관왕 축하드려욤~^^*♥

그레이스 2021-11-05 17:19   좋아요 4 | URL
감사드려요
미미님두요~

mini74 2021-11-05 17: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관왕!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ㅎㅎㅎ 이 말 너무 써보고 싶었어요 그레이스님 ㅎㅎ 당선 축하드랴요 *^^*

그레이스 2021-11-05 17:19   좋아요 4 | URL
ㅋㅋ
갑자기 무거운 듯!
ㅎㅎ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1-11-05 18: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11-05 18:17   좋아요 4 | URL
감사용~♡

새파랑 2021-11-05 1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그레이스님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11-05 18:17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11-05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그레이스 2021-11-05 18:17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

책읽는나무 2021-11-05 1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전집은 언제고 읽어 볼 생각만 하고 있네요.리뷰 읽어 보니 꼭 읽어 봐야 겠단 생각이 듭니다.당선작 되신것 축하 드립니다.제게도 축하해주셔 감사드리구요^^
평안한 불금 되시길 바랍니다^^

그레이스 2021-11-05 18:4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책읽는 나무님도 평안하세요~♡

초란공 2021-11-05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2관왕 축하드립니다~ 소세키 전집 소장은 필수입니다~^^

그레이스 2021-11-05 22:36   좋아요 3 | URL
예 ! 필수입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으니...ㅋㅋ

감사드려요 ~♡

모나리자 2021-11-05 2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11-05 23:4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bookholic 2021-11-06 0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예전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읽고
그 책에 소개된 <그 후>를 읽겠다고 사두었는데,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네요. ㅎ
저도 언젠가는 꼭 읽어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11-06 10:2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저장합니다~

thkang1001 2021-11-06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11-06 13:5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21-11-06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작품에 나오는 동백꽃의 ‘붉은 색‘과 백합의 ‘흰 색‘ 대비 속에서 장예모 감독의 <영웅> 속의 색채 활용을 떠올리게 됩니다. 색채로 표현된 감정이 세상으로 번져가는 것인지, 세상의 격류가 인물안에서 색채로 표현되는지, 혹은 둘 다 일수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현상 속에서 관계성을 찾으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11-06 19:0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말씀하시니 붉은 수수밭도 떠오르네요!

초딩 2021-11-07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그레이스 2021-11-07 14: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1-11-07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관왕도 축하드리고 플친님들의 뜨뜻따땃한 애정의 인사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 북플세계.책좋아하시는 친구님들 다 넘 멋지세요. 다음달도 기대할게여 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1-11-07 12: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러블리땡 2021-11-07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나쓰메 소세키 전집 생각치도 못했던 책인데 그레이스님 글 읽고 관심이 생겼던 기억이 나네요 (소심해서 댓은 잘 못달고 생각만하는 타입이라서요 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11-07 22:18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러블리땡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