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대의 유대인들에게(카프카와 모리츠 골트슈타인은 벤야민보다 겨우 열 살 연상이었다), 가능했던 반역 형태가 시온주의와 공산주의였다. 그들의 아버지들이 종종 공산주의 반역보다 시온주의 반역을 더신랄하게 비난했다는 것은 참작할 만하다. 양쪽 모두 가상에서 현실로의, 허위와 자기기만에서 정직한실존으로의 탈출로였다. 하지만 되돌이켜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 벤야민이 처음에는 미온적으로시온주의를 시도하고 그다음에는 마찬가지로 미온적으로 공산주의를 시도했을 당시에, 두 이데올로기의 추종자들은 최고조의 적대감으로 서로 마주하고있었다. 공산주의자는 시온주의자를 유대인 파시스트라고 헐뜯고, 시온주의자는 젊은 유대인 공산주의자를 "붉은 동화주의자"라고 부르고 있었다. - P100

벤야민은 여러 해 동안 자신에게 두 경로 모두 일어놓고 있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가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으로 가는 길을 고집하고 있었고, 마르크스주의에경도된 친구들, 특히 그들 중 유대인 친구들의 의견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기서 분명히 알 수 있듯이, 둘 중 어느 쪽 이데올로기의 "긍정적 측면도그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으며, 두 경우 모두 그에게 중요한 것은 기존 상황의 비판이라는 "부정적" 요소, 부르주아적 가상과 허위로부터의 출구, 문학적이거나 학문적인 기득권층 바깥에 있는 위치였다.
이처럼 근본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 그것이 결국그를 어떤 고립과 외로움으로 이끌고 갈지 십중팔구생각해보지 않은 채 - 채택했을 때 그는 꽤 젊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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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8 0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나 아렌트가 쓴 발터 벤야민이군요. 뭔가 좀 정리가 잘 되어 있을 것 같아 저도 관심이 가네요. 조만간 찾아봐야겠어요. 철학자가 제대로 철학을 하려면 기존의 모든 권위로부터 외부인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에 어쩌면 벤야민은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

그레이스 2021-08-08 00:20   좋아요 4 | URL
예 맞아요
벤야민은 자신의 위치를 비평가로 놓았고 삶의 순간마다 위태한 위치에 놓음으로 해서 어려움을 겪게 되고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되었다는 ...
아렌트의 입장에서는 벤야민의 선택들이 안타까웠나봐요.

그레이스 2021-08-08 00:22   좋아요 4 | URL
책은 얇은데 인용이 많아서 시간이 걸려요
그래도 이전 번역보다는 좋고 잘 읽혀요.^^

바람돌이 2021-08-08 01:08   좋아요 2 | URL
철학책은 정말 번역이 중요한데 번역까지 괜찮다고요? 보관함으로 쑥 하고 보냅니다. ^^

그레이스 2021-08-08 07:16   좋아요 1 | URL
철학책까지는 아니고 아렌트가 본 벤야민의 삶과 주의, 저술.등 이예요
벤야민이 스스로를 철학자라고 규정하지 않았고 아렌트 역시 마찬가지!
 

문인들은 비록 쓰이고 인쇄된 말의 세계 안에서 살았고, 특히 책들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직업적으로 생계를 위해 글을 쓰거나 읽어야 했던 것이 아니고 그럴 의향도 없었다.
권위자, 전문가, 공무원으로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위락과 배움을 위해 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식층과는 달리, 문인들은 언제나 국가와 사회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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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이 동시대 저자들 가운데서 프루스트 다음으로 카프카와 가장 가까운 개인적 친연성을 느꼈다.
고 말할 때, 숄렘은 확실히 옳다. 그리고 "[카프카의]생산물에 대한 이해는, 다른 것도 있겠지만, 카프카가 실패자였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어"라고 썼을 때,벤야민은 틀림없이 자신의 작업의 "폐허 내지는 재앙의 현장"을 생각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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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8-0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가 인정하는 훌륭한 작품이란 없는 것 같아요.
대작가 셰익스피어의 잘못된 글을 지적한 책도 있으니 말이에요.

그레이스 2021-08-06 16:39   좋아요 0 | URL
^^
 

텍스트 자체를 주시할 경우, 나는 두 가지에 눈길이 갔다. 하나는 아렌트가 벤야민의 독특한 사고방식으로 확인하고 있는 은유적 내지는 시적인 사고이며,
다른 하나는 아렌트가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는 벤야민의 위치다.
이 "위치"라는 단어는 발터 벤야민」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등장한다. 벤야민의 운명과 긴밀하게 얽힌 그 위치는 처음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결정적인 것으로 판명 난다. 처음에 그것은현실 감각이라고는 없는 벤야민에게 주어지지 않은어떤 현실적 위치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누구보다도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벤야민에게 주어진 비현실적인 위치로 확인된다. 처음에 벤야민은 안전한 곳을 찾아 파리를 떠나 "전투 없는 전쟁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심각하게 위험했던 바로 그 몇 안 되는 장소"(39쪽)로 향했지만, 나중에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 시대의 가장 노출된 위치로 나아갔으며 고립이라는 충분한 대가를 치른 소수의 사람들" (108쪽)중 한 명으로 판명 난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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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05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더운 기운이 가득한 8월 첫주예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8-05 20:2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건강하세요~
입추가 이틀 남았습니다.^^
 

18세기 이후 러시아 문학의 흐름을 잘 설명해 놓았다. 까람진의 낭만주의 문학으로부터 푸시킨, 레르몬또프, 고골
그리고 리얼리즘. 오블로모프, 투르게네프(니힐리즘),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순서를 따라가며 읽는것도 좋을듯
이 기회에 정리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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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03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시아 문학 읽기 전에 읽으면 좋을 책 같습니다.
그레이스님, 오늘도 많이 덥습니다.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8-03 23:13   좋아요 1 | URL
예 맞아요
러시아 문학 번역을 많이 하신 조주관님의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

2021-08-04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4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더북 2021-08-05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도 러시아 문학 읽을 때 종종 옆에 끼고 읽는 참고도서 중 하나예요^^

그레이스 2021-08-05 11:38   좋아요 1 | URL
아! 반갑네요
참 정리를 잘 해놓았죠?!
저도 이번에 고골 다시 볼 기회가 있어서, 꺼내 참고했습니다.

원더북 2021-08-05 11:43   좋아요 1 | URL
네! 이 책이 표지나 출판사 때문에 덜 알려져서 그렇지 소장가치 있는 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