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빨래를 걷고 있었다. 심심하니 인터넷을 잠시했다. 더 플랜이란 이상한 영화이야기가 나온다. 유투브에서 볼수가 있단다. 검색해 보았다. 이상스레 바로 떴다. 밑에 댓글들을 살펴보니 18대 대선비리에 관한 것이란다.

 솔직히 18대 대선 비리를 믿지 않았다. 믿고 싶지 않았다는게 정답에 가깝다. 썩은 것들이지만 그렇게 까지 했을까. 여론 조작 정도겠지. 벤드웨건 효과를 노린. 언론은 이미 mb가 장악했었으니.

 몇몇이 의문을 제기했던 것으로 안다. 51.6%라는게 5.16생각나게 하지 않느냐? 등등 그래도 기계를 믿고 시스템을 믿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야당의 한 의원이 불복선언을 했지만 오히려 같은 야당에서 짬? 당하고 말았다. 탄핵역풍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경험했지 않은가?

 영화는 g선상의 아리아와 함께 개표소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개표원들은 모두 젊은 알바로 보이는데 하나같이 기괴한 과장된 동작을 하고 있다. 조작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영화감독인 김어준은 선거후 이상한 의문을 갖는다. 분명 개표소로 옮기고, 개봉을 하고, 대강의 분류를 하고, 기계가 개표하고, 사람이 수작업으로 개표하고, 이를 확인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는데 300개가 넘는 개표소에서 시간역전이 벌어진 것이다. 즉 사람 수작업 개표중인데 발표가 나거나 , 기계 개표중인데 방송에 발표가 나는 기현상말이다.

 그리고 이상스럽게도 당시 패배자였던 문재인은 패배자이니 당연히 개표초반부터 큰 격차로 지고만 있었다. 나중에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다 잠든 새벽시간이었다. 그래서 개표를 거꾸로 해보니 전국거의 모든 지역에서 이상하게도 문재인의 표는 막판에 집중되었다. 좀 이상하다.

 가장 이상한 것은 미분류표다. 미분류표는 기계가 인식하지 못한 표를 말한다. 즉, 인주가 번져서 인식이 안되거나 애매하게 중간에 찍은 것, 여러개 찍은 것, 혹은 다른 것을 이용해 투표한 경우다. 근데 이 미분류 비율이 무려 3.6%달했다. 100명중 거의 4명이 잘못 기표한 셈인데. 유전적으로 수전증이 있는 집단이 아니고서야 너무 이상하다. 그럼 기계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김어준은 미분류표를 검증했다. 근데 놀라웠다. 거의 하나같이 미분류표에 박근혜의 표가 많았던 것이다. 이상했지만 빼기밖에 모르던 김어준은 과감하게 나누기를 할줄달던 미국의 한국인 대학교수에 통계적 검증을 맡긴다.

 교수는 이 분류표를 나누어 보았다. 그것도 세번을. 식은 간단하다. 미분류표중 문재인 표를 박근혜표로 나누었다. 그리고  기계가 정상처리한 문재인표를 박근혜 표로 나눈다. 그리고 이 두결과를 전자와 후자로 나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답은 1이 나와야만 한다.

 왜냐하면 기계가 미치지 않고서야 정상적으로 처리한 표와 미분류표에서 박근혜의 득표와 문재인의 득표 비율은 같아야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거의 모든 득표소에서. 우리나라처럼 지역과 소득격차, 그리고 세대분표에 따라 투표성향이 극적인 것에서 이 모든 요인과 무관하게 1.5가 나온것이다. 즉, 기계가 정상처리한 박근혜와 문재인의 득표비율에 대해서 미분류표의 경우 박근혜의 득표율은 문재인에 비해 항상 1.5배였단 뜻이다.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오르나, 뭔가 이상했다. 좀 조작스럽긴 한데. 결국 미분류표나 정상표를 합치면 원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굳이 박근혜가 1.5배인건 이상하지만 그래도 결과 조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박근혜와 문재인이 50, 50표를 얻은 지역에서 기계가 정상적으로 박근혜 47표 문재인 48표를 처리하고 미분류에서 확인결과 박근혜가 1.5배인3를 얻고 문재인이 2를 얻어도 조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계가 미쳐서 다같이 그렇게 움직인 것 뿐이지.

 충격은 다음에 나온다. 통계검증결과 기계는 의도적으로 다른 후보의 표나 무효표등을 박근혜의 표로 인식해서 처리한 것이다. 정리하면 위에서 박근혜가 50표를 얻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45표 정도였고, 1.5배를 억지로 맞추기 위해 문재인이나 다른 후보의 표를 기계가 박근혜표로 처리했단 뜻이다. 이렇게 되면 이것은 선거조작의 문제가 된다. 미분류표는 수가 적고 사람이 꼼꼼히 확인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계가 정상적으로 처리한 표에 장난질을 친것으로 보인다.

 교수는 말한다. 1.5배란 것은 자연적으로 있을 수가 없으며 디자인 된 것이라고. 통계학적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정치학적으로는 선거를 조작했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이 다큐에 등장한 여러 자료들은 미국의 중서부학회지에 논문으로 까지 등재된 상태다. 영화에 의하면.

 김어준은 보여준다. 독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개표를. 그리고 말한다. 우리도 수개표를 먼저가혹 이 기계를 수개표에 대한 검증으로 쓰기만 하면 간단하다고. 그져 테이블 하나만 바꾸면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비리를 막을 수 있다고. 테이블 하나만 바꾸면 되는데 반대한다면 바로 그녀석이 범인이라고.

 영화를 다보고 포스토를 찾아보았는데 3부작이란다. 명량 3부작보다 더 기대되는 시리즈가 있을줄은. 그리고 영화내내 흐르던  g선상의 아리아가 이런 느낌인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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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느려도 성장한다
도조 겐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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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책의 저자인 바로 자폐아동 리카의 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거의 삼분의 일 가량이다. 대체 이 이야기를 왜 이렇게 길게 하는것일까? 나는 자폐아동에 대해 알고 싶은데. 그의 일생은 파란 만장하다. 그의 할아버지는 중국 다렌지역에 주둔했던 일본군의 고위 장교. 그 아버지는 유럽의 귀족자제처럼 자라났다. 중국인 하인들의 수발을 받으며

 패전과 동시에 모든 것을 읽었고, 저자의 할아버지는 죽고, 가세는 크게 기운다. 귀족자제같았던 저자의 아버지는 생활고에 몰리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이런 부족함의 대한 아픈 경험이 저자를 돈에 독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독할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은 결국 성공해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직장에 스튜어디스 아내를 얻어 토쿄의 중심가에서 정말 잘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처럼 저자에게 아이가 생겼다 리카라는 아이다. 이쁜 딸아이인 만큼 저자는 아내가 다중언어구사자인 만큼 딸역시 그렇게 키우기로 한다. 달콤한 꿈은 오래지 않았다. 멀쩡하던 딸이 만 한살을 기점으로 이상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더이상 엄마아빠를 보고 반가워하지 않고, 눈마주침도 사라졌으며, 말은 전혀 하지 않는다. 까치발을 발레리나처럼 드는데 저자는 그걸보고 괴물같다는 생각마저 한다.

 하지만 육아는 리카가 처음이고 비교대상은 주위에 없었다. 어린이집에 입학해서야 저자는 리카와 다른 아이가 너무나도 다르다는걸 깨닫는다. 하지만 의외로 어린이집 교사, 주위의 다른 부모들, 그리고 일가친척들은 그져 늦게 크는거라고만 말한다. 또는 심지어 자신들의 육아방식과 사랑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마저 손쉽게 한다. 이는 아직도 자폐아동들의 부모가 가장 자주 지적받는 몰이해한 처사다. 그리고 저자는 딸의 눈을 보며 이 이상하고 아름다운 눈을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을 갔는다. 그 기시감은 바로 자신의 어릴적 초등학교친구의 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아이는 자폐였다.

 병원을 찾아갔다. 이 책의 배경은 비교적 오래지 않은 90년대인데, 놀랍게도 상당한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당시 자폐에 대한 인식은 매우 떨어졌다. 대부분의 소아과 의사들은 자폐진단 자체를 내리지 못했고, 간신히 방향을 찾아 정신과를 찾게 벼락을 맞게 된다. 이미 알고 있지만 선고를 직접 듣는것은 정말이지 다르다. 당신의 딸은 자폐라고.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우여곡적끝에 저자는 행동응용분석기법이란 당시로는 최신의 자폐아동치료기법을 알아낸다. 방식은 분명한 지시와 강화, 촉진이다. 지시는 가급적 다른 미사여구 없이 분분명하게, 즉 이쁘게 여기 앉아봐 따위가 아닌 그냥 앉아. 이고 촉진은 행동을 할때 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게끔 동작을 다소 돕는 등의 행동이고 강화는 성공시의 엄청난 칭찬이나 물질적 보상이다. 이 기법으로 리카는 엄청나게 성장한다. 의사는 말을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고 색에 대한 감각도 없다고 했지만 모두 극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었과, 치료비는 우리돈으로 월 300만원에 달했다. 집은 거의 파산지경에 이르렀고, 저자는 우울증에 빠진다.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생활고에 빠졌고, 리카는 좋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다른 아이들과의 격차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인이 권한 돌고래 체험여행에 참여한다. 돈이 없어 대출이 불가능해 신용카드로 비싼 물건은 300만원에 사서 바로 중고로 팔아 200만원의 여비를 얻는 무식한 방식이었다. 그외엔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에서 깨달았다. 자신의 딸이 엄청난 변화를 했고, 수전노였고, 다른사람들을 도구로만 취급했던 자신이 어려서의 굴레로부터 딸과의 성장을 통해 드디어 벗어났음을. 이게 책의 앞부분에 그토록 저자의 어릴적 이야기가 지리하게 나온 까닭이다. 책은 자폐아동에 대한 치료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한 아버지의 이야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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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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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코의 미소라길래 유난히 많고 인기가 좋은 일본 소설인가 했다. 하지만 한국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총 7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쇼코의 미소는 가장 앞에 나온 것으로 어찌보면 작가의 대표작인 것 같기도 하다. 난 좀처럼 소설을 보지 않는 편인데, 가장 최근에 본 소설이 '플랫랜드'와 '멀리가는 이야기'인걸 보면 그나마도 정통소설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책에 있는 단편들은 모두 재밌다.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가슴속으로 나를 집어 넣기도하고, 주로 배경이 과거이거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많아 오래전 그 날의 비슷한 경험으로 독자를 이끌기도 한다. 그리고 현대사의 굴직한 비극적 사건도 적지않게 다루고 있어 사건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하루아침에 잘못된 국가권력에 의해 모든 걸 잃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아주 쉽게 잊혀진 피해자들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내용을 알면 재미없는게 소설인지라 내용정리는 못하겠다. 하지만 이 7개의 단편소설에는 주인공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여자라는 점이 재밌다. 남자는 어디 까지나 양념이고 주변적 존재이며 단연 중심은 여자의 세계이다. 거기다가 정상적인 여자들도 아닌듯 하다. 살아오면서 가슴 안켠이 어떤 결핍으로 뻥뚤려있고, 대부분 우울증에 걸려 있으며 결혼생활 역시 남편이 죽거나 없는등 혼자인 경우가 많다. 거기다가 물질적으로도 충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뭔가를 통한 자아실현 역시 역부족이다.

 온통 뭔가를 원하지만 결핍된 여자들만 나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소설에 나오는 여자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기대며 살고 있다. 할아버지든, 어디선가 만난 외국인이든. 엄마든, 손녀든 딸이든. 작가는 어쩌면 현대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볼행한 여자들이 뭔가에 기대며 살아가고 싶은 심리를 그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민감한건지 모르겠지만 자주 피부의 정맥혈관이 뭔가를 의미하면서 자꾸 나온다. 마치 김훈소설에서 먹는 장면이나 잦은 빈도로 아주 잘 묘사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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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uvin 2017-04-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은 책인데 아직도 선뜻 손이 안가는. 리뷰덕에 힘을 얻고 갑니다.

닷슈 2017-04-14 10:31   좋아요 0 | URL
네 재밌게보세요 볼만합니다
 
[eBook] 과학을 읽다 - 누구나 과학을 통찰하는 법
정인경 지음 / 여문책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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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과학책을 좀 좋아해서 취미인지 책무인지 사놓고선 그냥 쌓아놓고는 한다. 과학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분야보다 읽는데 정신적 에너지가 확실히 더 드는 편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이 책도 그래서인지 조금 쌓여있었다. 전자책으로 샀기에 이 표현은 부적절하지만 달리 다른 표현도 모르겠다. 과학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다 읽고보니 마치 '사피엔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인간의 진리를 위한 정신발전사를 쭉 훑어본 정신세계의 인류사 같은 느낌이 들어 그런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책은  생각보다 가볍게 잡았는데 무척이나 무거웠고 영혼이 생각보다 좀 더 흔들렸던 책이었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역사, 철학, 우주, 인간, 마음이 그것들이며 관련된 유명저자와 그 책들, 그 의견을 토대로 인간의 정신발전사를 서술해나간다. 저자가 워낙 유명인들의 견해를 자신의 언어로 소화해서 표현하는 듯 해, 인용인지 저자의 의견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어쨌든. 책을 보면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뇌의 탄생이라 말할 수 있다. 조금 자세히 말하면 마음의 탄생이며 조금 더 기원을 올라가면 동물의 탄생이다. 왜냐하면 동물은 항상 방향과 목적을 갖고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는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갈취하고, 다른 동물을 잡아먹거나 피하기 위함인데, 때문에 책에서는 이런 동물의 움직임을 위해서 탄생한 대표적인 감각기관인 눈의 진화를 동물의 광합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참 재밌는 표현이다.

 동물의 이러한 움직임은 당연히 운동성과 지향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외부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신경계가 필요하고 탄생하게 되었으며 그 중심부에는 뇌가 자리한다. 따라서 우리의 뇌와 그 작용인 마음은 목적지향적인 형태가 된다. 외부세계에 대한 생존을 위한 예측과 반응을 하는 곳이니, 외부를 뇌에서 재현하면서 모든 것에 목적과 의미를 두게 되며 이는 인간이 모든 사실에 가치를 부여하는 형태로 자리잡게 된다. 실제로 책에서는 뇌과학의 결과 인간에게 사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관장하는 영역과 가치를 관장하는 영역은 같은 걸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동물은 감각장에 구속되어 있으며 인간은 의미장에 구속되어 있다는 말이 책에 나온다. 인간은 결국 한순간도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목적지향적인 뇌는 끊임없이 의미를 만들고 의미를 가지고 주변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즉, 계속해서 사실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는 사고를 담고 있고 사고를 만들고 제한하는 우리의 언어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우리말에는 없지만 영어권과 유럽의 언어에는 사실에 해당하는 명사를 지칭할때 관사가 항상 붙는데 영어에는 특정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관사가 그리고 유럽 언어에는 성을 지칭하는 관사가 항상 자리한다. 이런 것들은 사실에 가치를 부여한 형태라 생각한다.

 책의 앞으로 돌아가면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상징적인 형상을 지닌 물체를 보면 다른 것을 떠올리는 능력인 상징추론, 자의식과 마음읽기, 언어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이는 인간만의 특질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이런 능력을 자신의 생존을 위한 고통의 해결과 목적지향적이기에 삶의 가치와 목적을 찾기 위해 사용하게 된다.

 그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종교의 발명을 통한 초자연적인 존재인 신을 그려낸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해결책은 철학의 탄생이다. 철학을 통해 인간은 세계는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라른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간다. 그래서 초기 철학은 이데아나 기하하등을 동원하여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그 너머의 원리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형이상학적 형태를 갖게 된다.

 하지만 뉴턴이 과학을 통해 숫자와 기호 도형등을 이용하여 세계를 설명하는 원리를 찾아내자 이 같은 형태의 답변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과거 절대적 신과 형이상학에 의존하던 진리를 인간이 발견하게 된것이다. 이에 철학에는 인간이 인식의 주체로 올라서며 기존의 존재론에 이해 인식론이 추가된다. 인간이 진리를 발견할 수 있고, 이는 인간의 이성과 경험, 감각, 사고에 의존하므로 그것을 다루는 분야가 생겨난 것이다.

 이에 대해 칸트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이성 사용을 엄격히 하는 순수이성비판을 제시하였고,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의 사고를 반영하는 언어의 사용을 엄격히 하는 논리철학 논고를 제시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과학은 더 나아간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시공간을 상대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버렸고, 다윈은 인간의 모든 이성과 감각, 사고, 경험의 근간을 생물학적 인간이라는 유물론에 고착시켜 버렸다. 즉, 존재론과 가치론 인식론에 대한 해답이 인간 외의 것들에서 떠돌다 과학의 이름하에 그 답을 인간 내부의 생물학적 기원에서 찾기 시작하게 된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은 도덕성에 대해 말한다. 책은 동물에게도 감정과 기억, 지능이 있음을 말하며 인간만의 특질로 사회성과 도덕을 제시한다. 인간은 과거 초원에서 여럿이 무리지어 살아가며 서로 의존하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느끼고 배려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그 과정에서 기쁨, 슬픔, 즐거움, 괴로움 같은 감정이 진화하였고, 이러한 감정이 무엇에 좋고 나쁜지를 느끼는 가치판단을 하게 되었다. 즉, 이러한 사회성이 공감능력의 발달과 더불어 도덕성의 기초를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현재 인간의 도덕은 교육과 종교 같은 문화적 요소들에 의해 더욱 진보되어가고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인간의 도덕은 과거 자신과 가족에서 동료로, 다른 인종으로, 사회의 약자들로, 그리고 다른 생물에게로까지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책은 오히려 고리타분하게 도덕적 절대주의를 주장한다. 도덕이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모든 인간이 같은 형태의 생물학적 체계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또한 도덕의 기준은 과거 그 기원처럼 매우 단순하다. 인간의 욕구가 충족되면 도덕적인 것이고 욕구를 해치면 그른 것이다.

 개인적 생각에 도덕성의 그 기원을 맞게 찾았지만 상당히 단순하다는 생각이다. 사회가 확장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욕구의 충족은 상당히 복잡하고 다변화 했기 때문이다. 충돌하는 경우도 많으며 개인과 사회, 집단등 욕구의 수준역시 다층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처럼 욕구자체도 상당히 다층화되어 있다. 물론 가장 강력한 욕구는 가장 본능적인 욕구이겠지만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무엇이 결국 욕구를 충족하는 것인지에 대답은 결국 요원해지고, 문화적 밈과 상당히 관련하므로 결국 생물학적 인간의 몸 밖에서 대답을 찾아 헤메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도덕성의 기원이 결국 인간존재의 생존과 관련한 욕구의 충족에 기원을 두는 만큼 공감과 문화적 발달에 기원한 공감대상의 확대, 즉 도덕의 대상확대도 그 한계가 뚜렷하다. 책에는 인간의 도덕이란 결국 자신과 일체감을 느끼는 사람에 국한된다고 한다. 나치와 일제에 충성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그리 나쁜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피해자들에게 일체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도덕성은 이 일체감이 다른 생물체에게 까지 도달한 상태지만 결국 배부름의 도덕이란 생각이다. 지금의 풍족함과 평화가 깨어져 일체감을 느낄 수있는 집단이 줄어드는 상황에 도달한다면 결국 도덕성의 범위는 매우 본능적인 수준으로 회귀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책의 저자인 이처럼 인문학과 과학을 융합하고 통섭하고자 하는 여러 책을 쓴 것 같다. 이 사람의 책을 더욱 보고 싶은 생각이며 책에서 인용된 저자들과 책 역시 매우 관심이 가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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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7-04-0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인간의 도덕이란 결국 자신과 일체감을 느끼는 사람에 국환된다고 한다. 나치와 일제에 충성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그리 나쁜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피해자들에게 일체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는 악한 사람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학교에서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고 때리는 아이도 강한 아이들(일진)끼리는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 아이에게는 힘이 약한 아이는 일체감이 없는 것이겠지요.

돼지, 닭, 소를 먹지만 강아지를 먹지 않는 저 또한 일체감의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상위포식자인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도 완벽하게 결백한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인지.. 채식주의자, 비폭력주의자(육체적 폭력 반대)여야 결백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채식주의자 또한 식물이라는 살아있는 생명을 빼앗는 것이고.. 비폭력주의자 또한 결국 다른 방식의 폭력을 사용하겠지요..

닷슈님의 글은 항상 깨달음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닷슈 2017-04-08 18:12   좋아요 1 | URL
저도 동물인이상 최상위포식자인이상 그리고 지구라는 한계가 있는이상 인간도덕은 유일하고 대단하긴하나근원적한계있다고 봅니다 환경운동역시 나의 목줄을죄니 시작한감이있죠
 
공생 멸종 진화 - 생명 탄생의 24가지 결정적 장면
이정모 지음 / 나무나무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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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도 좀 얇고, 국내저자란 묘한 편견에, 표지도 좋아하지만 핑크빛인 것이 가벼워 보여 큰 기대 안하고 잡은 책이었다. 하지만 편견이란 나쁜 것이어서 이번에는 다행히 좋은 쪽으로 기쁘게 혼이나고 말았다. 아주 초기 지구의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지금 인간시대에 이르기 까지 생물진화사에서 정말 중요한 지점을 잡아서 설명한 책이다. 하나하나 무겁지 않고 재밌으면서도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무척이나 좋은 책이란 생각이다.

 책의 주제를 굳이 하나로 잡자면 멸종이다. 지구에서는 작은 것 까지 하면 수십차례 큰 것만 따지만 총 5차례의 엄청난 멸종이 일어났다. 6번째 멸종은 지금 인간에 의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중이다. 멸종은 당시 생명체 당사자에겐 엄청난 일이지만 지구사적으로 보면 기회이기도 했다. 멸종의 틈새를 살아남은 종들이 빠르게 채워나갔고 새로운 진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고생대의 대 멸종은 공룡시대를 중생대 말의 대멸종은 포유류의 시대를 불러온 것 처럼 말이다. 멸종시기에는 공통적인 자연조건이 있다. 하나는 운석이든, 지구 지각의 대변혁이든 기온의 급 상승 및 저하이다. 다음은 아마도 그로인해 일어났을 대기 중 산소 비율의 저하, 그리고 대기중 산성가스로 인한 산성비다. 이 산성비가 식물을 절멸시켜 자연스레 다른 생물도 멸종시킨다. 이런 자연적 멸종에 비해 인간에 의한 멸종은 철저히 인간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며 멸종에 가장 취약한 종이 최상위 포식자라는 점에서 인간에게 경종을 울린다. 하지만 바로 자신이 원인인 이런 식의 멸종은 처음이고 자신이 위험하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엄청난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번의 최상위 포식자는 어떤 운명을 맡게될지는 모를 일이다.

 다음은 책에서 매우 재미난 부분이다.


1. 지구에 바다가 남아 있는 이유.

지구에 바다가 엄청나 보이지만 실제 깊이는 4km정도에 불과하고 지구 자체도 그리 큰 행성이 아니라 물의 양은 사실 적은 편이다. 과거 금성과 화성에도 바다가 있었는데 이들은 바다를 잃고 지구에는 바다가 남아 생명의 온상이 되어 주었다. 차이는 산소를 발생시킨 생명체의 유무였다. 태양빛에 포함된 자외선은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시킨다. 이 때 분리된 산소는 지각에 노출도니 철을 빠르게 산화시키며 소모된다. 화성의 땅이 온통 붉고, 우리 행성의 흙이 붉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데 되면 홀로 남은 수소는 무척이나 가볍기에 상승하여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버린다. 이런식으로 바다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지구의 경우에는 박테리아가 산소를 발생시켜, 지각을 산화시키고도 충분히 산소가 남아 상승한 수소와 다시 결합해 다시금 물을 생성하였다. 이로 인해 바다가 지구에서는 유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수소는 그럼에도 매우 가벼워 매년 무려 300만 톤의 수소가 우주공간으로 방출된다.


2. 어째서 석탄이 그리도 많은가

지구상의 석탄은 고생대 석탄기에 생성된 것이다. 당시에는 나무의 뿌리가 무척 약해 하나의 거목이 쓰러지면 도미노처럼 여러개가 쓰러지는 일이 잦았다. 게다가 믿기 어렵지만 당시에는 지상에 미생물이 없어 죽은 나무들이 그대로 열과 압력을 받아 탄화되어 석탄이 되었다. 즉, 지금은 도저히 자연적으로 석탄이 생성되기 어렵단 뜻이다.


3. 공룡이 등장한 이유는

앞서 멸종이 다른 생물에게는 기회의 장이 된다고 했다. 고생대 대 멸종후, 지구의 산소는 14%대로 떨어졌다. 당시 양서류들은 다리가 옆으로 나서 움직이는 동안 폐가 있는 상체가 크게 흔들렸는데, 그래서 무척 호흡이 힘들었고, 떨어진 산소비율은 더욱 치명적이었다.

 공룡들은 이점을 공략했다. 옆으로 나던 다리를 아래로 나게 했으며 초기에 이족 보행 위주로 진화했다. 이족 보행을 하면 하체와 상체가 따로 놀아 호흡에 더욱 유리했다. 또한 앞다리가 놀게되어 쥐고 할퀴는 형태로 변화해갔으며 후에는 날개로 진화하기 까지 한다. 물론 산소비중이 높아지는 중생대 중후기에는 다른 형태로 진화해간다.


4.풀의 등장

당연히 풀이 나무보다 먼저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나무가 먼저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풀이 진화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공룡의 멸종후, 조류형 공룡이 그 자리를 득세하고 있었다. 포유류들은 좀처럼 덩치를 키우지 못해 이들에게 상당세월 고전하고 있었는데, 풀의 등장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풀의 등장으로 초식 포유류가 그 섭취로 덩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하였고, 이를 포식하는 덩치큰 육식 포유류도 등장하였다. 이 육식 포유류가 조류형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5. 네안데르 탈의 멸종

네안데로 탈의 멸종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이 책에서는 네안데르 탈의 짧은 유년기를 원인으로 꼽았다. 네안데르 탈은 집단이 작고 수명이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무척 짧았다. 그 결과 어린아이가 빠르게 성인기로 접어드는 수밖에 없었고, 이는 유년기에 놀이나 문화 전승을 통한 창의성을 말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네안데르 탈은 바늘조차 발명하지 못했는데 그로 인해 추운지역에 살면서도 제대로 된 방한복을 만들지 못해 항상 추위에 약했다. 이는 수명을 더욱 낮추고, 유년기가 더욱 살라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책에서 말하는 원인은 이것이지만 일전에 읽은 책에서는 네안데르 탈의 해부학적 구조가 언어 사용이 어려웠다는 걸 본적이 있다. 언어의 사용 여부는 진화경쟁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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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이후》라는 책이 여섯 번째 멸종의 조짐을 소개하고, 여섯 번째 멸종 이후 인류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생 멸종 진화》에 나온 내용들이 중복되어 있어서 책 후반부만 봐도 됩니다.

닷슈 2017-04-03 12:46   좋아요 1 | URL
잘알겠습니다

커피소년 2017-04-0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는 공부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과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과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과학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면서도 당장에 삶과 맞닿아 있는 사회에 관심이 많이 쏠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모르고 지나간 것들.. 알지 못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닷슈님 덕분에 알고 갑니다..

닷슈님의 재미있고 유익한 글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닷슈 2017-04-08 18:10   좋아요 1 | URL
저도 과학에 관심간지 얼마안됐습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