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제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 꿈결 청소년 소설 1
기타바야시 우카 지음, 조찬희 옮김 / 꿈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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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사는 이야기, 감동적이야~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가 없다면…….

사춘기에 부모의 이혼을 겪게 된다면…….

사랑하는 가족마저 병들게 된다면, 얼마나 외롭고 슬플까.

자신을 무조건 사랑해주는 한 사람의 어른만 곁에 있어도 문제아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외롭고 쓸쓸한 고무기에게도 그런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여고생인 고무기는 도쿄를 떠나 이바라키의 외갓집에 와 있다. 리빙 잡지 기자로 도쿄 생활을 하는 엄마와 헤어져 쇼헤이 외할아버지에게로 온 것이다. 초등학교 졸업할 무렵,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는 집을 나갔고 기다렸다는 듯 아빠는 새 여자를 데리고 왔다.

 

고무기는 고등학생이 되어 이바라키로 전학을 했으나 이미 개학식도 끝난 사월 중순이어서 친구들과 섞이기 힘들어진다. 때를 놓친 전학생이지만 친구들과 친해보려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더니 더욱 친구들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받게 된다.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학교생활에 점점 고통과 외로움으로 지쳐가는 고무기.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쉬고, 혼자서 하늘 보고…….

고무기가 등교거부를 하면서 숨어든 곳은 송사리 학교다. 송사리 학교는 수풀이 많은 강가의 나룻배였고, 고무기의 최고 아지트였다.

 

도쿄라는 정체불명의 거대도시가 무서웠는데, 이젠 고등학교까지 싫어진 고무기에게 희망이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불안해지고 싫어지는 현실은 점점 뭔가에 짓눌린 듯 갑갑하고 무거워지는데…….

 

할아버지는 회사에 다니면서 수박, 옥수수, 호박 농사 등을 짓기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고무기가 학교 가기 싫어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시는 분이다.

할아버지가 농사짓는 모습, 할아버지의 대화를 통해 점점 마음을 열어가고 있는 고무기. 고무기에게도 봄은 올 것인가.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하면 메마른 흙뿐이던 그 밭에서 이렇게나 많은 수분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걸까. (책에서)

 

하지만 현실의 무게가 너무 무거운 걸까. 고무기는 아침에 잠을 깨면 정체모를 묵직한 납덩이에 다시 눌리게 된다. 자신의 고민을 누구에게라도 털어놓는 게 힘든 걸까. 아무도 고무기의 고민을 눈치재지 못한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쓰러지게 되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할아버지를 고쳐보고자 엄마는 좋다는 병원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희망은커녕 약물로 인한 통증으로 할아버지는 더욱 고통스러워한다.

고무기는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미치루씨에게 그림을 전달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그곳에서 비슷한 또래인 치사 언니를 알게 되고, 할아버지의 그림이 미치루 씨의 동화에 들어갈 그림임도 알게 된다. 미치루 씨의 첫사랑이 외할아버지였다니...... 그림 속 빨간 옷을 입고 기도하는 남자아이는 아무래도 할아버지 같은데……. 게다가 미치루 씨의 동화책은 미완성인데다가 궁금한 내용 투성이다. 하얗고 동그랗고 푹신푹신한 방울의 비밀은 무엇일까.

 

간호학교 학생인 치사 언니의 도움을 받아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오면서 할아버지의 통증도 완화되어간다. 진정한 완화치료는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가정간호 전문 의사야마시로 선생님의 말에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미치루의 만남도 이어지고...... 먼 길을 돌아 생의 막바지에 소원을 이룬 첫사랑과의 해후는 한 편의 동화같이 뭉클하게 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고무기에게 남긴 편지를 읽으며 고무기는 쪼그라들었던 마음을 활짝 펴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세상은 살만한 것 같다. 고무기에 대한 외할아버지의 응원처럼.

병간호를 하는 엄마의 지친 어깨를 보며 새삼 엄마가 존경스럽다는 고무기가 사랑스럽다.

 

옥수수를 쪼아 먹는 까마귀 그림 할아버지의 그림엽서에서는 생을 달관한 여유가 느껴진다.

-인생을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습니다. 그게 산다는 것입니다.

치사 언니의 말도 고무기를 위로해 주었을 것이다.

-아무도 없기는 왜 없어. 가족이 있잖아.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읊조리는 고무기의 독백은 진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죽는다는 건 마지막까지 꿋꿋하게 사는 거였어.

 

누구에게나 죽음은 평등하게 찾아온다. 그렇기에 죽음 앞에 좌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생을 온전히 살다가 가는 게 맞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만나게 될, 외로움, 슬픔, 이별, 첫사랑, 아쉬움, 후회, 낭만에 대한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얇은 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묵직한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인생의 의미를, 삶의 의미를, 외로움의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삶은 서로에게 사이좋은 시간을 선물하고,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선물하겠지.

일생이 연극이라고 생각했는데, 동화 같은 삶도 있구나 싶다. 외할아버지와 미치루 이모처럼…….

책을 펼치면 의외로 빨려들게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묵직하면서도 따듯하고 감동적인 책, 삶에 대한 통찰, 죽음을 맞는 자세까지 포근한 기운이 감싸 듯 흐른다. 아리가토 대상 수상작! 설명이 필요 없는 책이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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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탐 청소년 문학 11
강미 외 지음 / 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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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별일 많은 아이들 이야기~~

 

 

십대들의 세상에는 별일이 참 많다.

우정도, 사랑도, 공부도, 미래도 자신들의 손을 떠나 어른들의 손에 잡혀 있기에 우울하고 슬픈 일상이겠지. 모든 꿈은 먼 미래의 일처럼 손에 잡히지 않아 더욱 당황스럽겠지.

낯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현실탈출을 꿈꾸게 하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은데......

 

십대시절을 통쾌하게 지낼 수는 없을까.

십대의 청소년들이 유쾌하고 상쾌하게 이 시기를 넘기는 해법은 무엇일까.

7인의 작가들이 수놓는 일곱 빛깔 무지갯빛 해법이 궁금해진다.

 

처음에 나오는 소설은 강미의 <오시비엥침>이다.

독일식으로 발음하면 아우슈비츠인데, 원래 폴란드어로는 오시비엥침이라고 한다.

유대인 학살의 현장으로 유명한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쑤진 샘이 교사로 있는 여행학교는 학기 단위로 매번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다.

이 여행학교는 학력 인정조차 되지 않지만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의 대안학교다.

공부 내용은 머무는 곳에 따라 달라지지만 공연은 필수다.

대본에서 연기까지 모두가 나서서 만드는 것이 수업인 셈이다.

쑤진 샘과 함께 여행 온 아이들은 십대 후반인 또래의 일곱 명이다.

 

이들은 쑤진 샘과 함께 폴란드에서 체코 프라하로 넘어간다.

하지만 선영과 정은, 찬은 폴란드의 강마마 카페에 남게 된다.

체코의 프라하 여행을 포기하고 이들이 선택한 것은 강마마 카페의 벽화작업이다.

하지만 폴란드의 옛 수도인 크라쿠프에서의 그라피티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를 운영하는 강마마는 성격대로 일사천리로 벽화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아이들은 세척과 도안 아이템 문제에서 서로 맞지 않아 의견 충돌하게 된다.

벽화 도안 하나에 싸우는 아이들.

 

어쩌면 모르는 게 답일 수도 있어. 나도 여기 5년 째 살고 있지만 모르겠거든......(책에서)

 

이것 봐 몇 달씩이나 여행을 다니면 뭐해? 여전히 스스로 만든 틀 속에만 있어. 과거에 묶여 한 걸음도 못 내딛고 있잖아. (책에서)

 

쑤진 샘의 딸 선영은 정은이와 의견충돌을 빚자 울컥한 기분에 지갑만 챙겨 아우슈비츠로 가는 기차에 올라탄다.

그녀는 여권도 핸드폰도 없이 마냥 오시비엥침으로 가고 있다.

영화 <글루미 썬데이>,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리스트>, <피아니스트>의 배경이기도 한 유대인 포로수용소.

포로수용소에는 머리카락으로 짠 기괴한 양탄자, 가스실, 고압선, 산처럼 쌓인 가방과 안경 무더기들이 있다. 언젠가 와 본 곳이지만 피해자들의 잔해를 보며 선영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 동시에 친구 동주의 죽음이 떠올라 미안함에 울어 버린다.

꽁꽁 감추었던 친구의 죽음, 학교 자퇴, 엄마인 쑤진 샘과의 갈등도 떠올려 보게 된다.

 

카페로 돌아 온 선영은 정은, 찬, 강마마와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그러자 모두들 평생 갇혀 있을 줄 알았던 이야기들을 쏟아 낸다. 선영이는 친구 동주 이야기를, 찬이는 아빠와의 갈등, 정은이는 친구와의 은따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서로의 방황을 이야기 한다.

 

털어놓고 나면 별일이 아닌 것처럼 아이들은 맑게 갠 하늘을 보며 그라피티를 그리기 시작한다.

카페의 벽에 정은이가 밑그림을 그리면 찬과 선영, 강마마가 함께 나무를 채워간다.

열매에는 한글로 가득 채우며 마무리를 한다.

 

얄리얄리얄라성, 뿌리 깊은 나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그리고 동주까지.

 

선영은 윤동주를 빙자한 친구 오동주의 이름을 남기며 친구 동주에게 뒤늦은  화해의 제스처를 내밀게 된다. 

 

혼자만의 여행은 자신을 그대로 들여다 본 시간이었을까.

여행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성숙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유쾌함을 느낀다. 

친구 동주와 엄마 쑤진 샘과 세상에 대한 화해의 이야기가 뭉클하면서도 공감이 간다.

 

작가는 학교에서 내쫓기는 아이들을 그린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학교를 벗어나 설 곳이 없는 아이들이 여행을 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행을 통해 자신들의 방황을 매듭지게 되는 이야기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담히 담은 소설이다.

이런 여행학교가 어딘가에는 있겠지. 아마도.

 

이 책에는 이외에도 김혜정의 <유자마들렌>, 반소희의 <팩트와 판타지>, 은이결의 <두드ing>, 이경화의 <나우>, 잠미의 <내 사랑은 에이뿔>, 정은숙의 <영재는 영재다>가 있다.

청소년들의 사랑, 가족 간의 갈등, 친구와의 우정, 꿈에 대해 이야기들을 담은 위풍당당 청소년소설집,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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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다루 사거리의 거북이 12
김성종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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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다루] 천재 소년과 늑대의 모험과 사랑 이야기!

 

 

평소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소설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작가들이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한 편씩만 써도 아이들이 읽을거리가 풍성할 텐데......라고 생각했다.

오늘 기존 작가의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만나서 정말 반갑다.

<여명의 눈동자>저자로 유명한 김성종 작가가 청소년들을 위한 모험과 신비의 이야기를 썼다.

늑대소년 다루.

 

 

송중기, 박보영이 나온 영화 <늑대소년>과 비슷한 내용일까 싶었는데, 전혀 다른 방향에서 쓴 이야기다. 늑대와 천재 소년의 모험에 대한 이야기다.

 

다루는 3년 전에 간암으로 어머니를 잃었고 지금은 아버지와 누나랑 살고 있다.

아버지는 앨비스를 흉내 내던 음악인이었지만 지금은 목을 다쳐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처지이며 막노동자로 살고 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병치레를 하느라 남은 빚이 고스란히 아버지의 부담이 되었고 지금은 집도 없이 비좁은 캠핑카에 산다.

 

 

어느 날, 다루는 집으로 가는 길에 비닐에 버려진 한 쪽 눈이 없는 강아지를 발견한다.

죽은 엄마도 교통사고를 한쪽 눈을 잃은 후 늘 안대로 가리고 있었기에 강아지에게서 연민을 느끼며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이름을 케르베로스라고 붙인다. 지옥을 지키는 개, 케르.

 

다루 가족의 사랑으로 케르는 건강하게 커간다. 가끔 늑대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다루 가족에겐 그냥 가족의 일원일 뿐이다.

 

열두 살인 다루는 또래보다 더 많은 책과 신문을 보며 점차 천재성을 띠게 되는데....

비록 캠핑카에 살고 있지만 전교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기에 모두들 그를 천재 소년이라고 부르고 있다.

천재 소년 다루와 감각이 뛰어난 늑대 케르는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이나 동물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데......

 

늑대 케르는 다루의 심부름으로 슈퍼마켓을 다녀오다가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하려는 여자를 구해주기도 하고 다루는 아이와 다른 혈액형으로 고민하는 집의 문제도 해결해 준다.

다루가 야산에 있는 새끼를 밴 어미 토끼를 물고 오자 토끼 굴을 찾아주고 태어난 새끼들을 정성으로 돌보기도 한다.

 

어느 날, 다루네 가족은 지리산 종주를 떠나게 되고,  감각이 예민한 케르가 6.25격전지를 발견하게 된다. 다루는 그곳에서 발견한 것들을 국방부 유해 발굴 감식단에 보내게 된다. 그 유골 중에는 대기업 총수의 아버지 유해도 있었는데......

이 일로 다루네 가족은 국방부로부터 포상도 받고 대기업에서 보상도 받게 된다.

 

늑대인 케르와 천재 소년 다루가 펼치는 활약이 소소하지만 이웃들에게 따뜻함과 문제해결을 제공한다. 이 둘은 마치 탐정 커플처럼 마음을 맞춰 여러 가지 일들을 해결해 낸다.

셜록 홈즈 시리즈처럼 다루와 케르의 활약이 계속 시리즈로 나온다면 어떨까.

재미있을 것 같은데......

 

동물에 대한 사랑과 가족 간의 사랑, 이웃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다루와 늑대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외눈박이 늑대개 케르는 마치 엄마의 환생인 듯, 다루 가족에게 행운을 선물하고 도움을 주는 모습이 짠하다. 다루에게 충정을 보이는 케르, 케르에게서 엄마의 빈자리를 찾은 듯 안정을 보이는 다루의 관계가 매우 인상적이다.

병들고 약하다고 버리면 안된다는 메시지에 유기견을 생각하게 된다.

 

천재 소년 다루가 밝히는 혈액형의 과학적 오류, 로마의 탄생, 빨치산의 유래, 6.25전쟁의 치열한 전투에 대한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상식도 얻게 되는 소설이다.

인간의 동물에 대한 사랑, 동물의 인간에 대한 충성을 생각해 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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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스토리콜렉터 1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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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사이보그가 된 신데렐라 이야기, 완전 재미있다.^^

 

 

신더.

 

명작동화 신데렐라의 미래판 사이보그 버전이다.

의붓어머니,의붓 자매, 구박덩어리 신세, 황태자와의 우연한 만남, 황태자의 무도회 초대, 자매들의 질투가 그대로 살아있지만 전혀 새로운 동화다. 21세기 버전이다.

 

 

 

 

 

근 미래사회에 등장할 사이보그들, 로봇 점원, 빌딩 사이를 나는 호버 택시, 넷 스크린, ID 스캐너, 포토 스크린, 안드로이드, 망막 디스플레이, 인조 뼈, 금속척추골, 홀로그램들이 등장하는 SF 동화다.

 

 

 

11살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린 십대 사이보그 소녀 신더는 동방연방제국의 신베이징에서 안드로이드를 고치는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정비공이다.

양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양어머니와 의붓 언니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의붓 어머니는 곧 있을 축제에 참가하려 드레스를 맞추는데 신경을 쓰면서 신더에게는 호버를 고쳐야만 갈 수 있다며 엄포다. 법적후견인인 양어머니에게 경제권마저 빼앗긴 신더는 이 집의 실질적인 가장이지만 늘 미움만 받는다.

 

 

어느 날 정비하는 노점에 황태자가 나타나서 구형 교사 안드로이드를 고쳐달라고 한다.

모든 소녀들의 아이돌인 핸섬 가이인 황태자를 눈앞에서 보고 신더는 잠시 들 뜬 마음이 되지만 자신은 몸의 36.28%가 개조된 사이보그일 뿐이다.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이보그에게 황태자와의 사랑이 가당키나 한가.

 

 

 

 

 

 

 

 

 

 

 

 

 

 신더가 여러 가지 부품을 구하러 폐품 처리장에 갈 때 함께 간 의붓동생 피어리는 전염병인 레투모시스에 감염되고 만다. 이 푸른 열병은 현재 전 세계적 유행병이며 치료약이 없다. 나라에선 전염병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사이보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데...

 

피어리가 전염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화가 난 양어머니는 신더를 전염병 연구 프로젝트에 돈을 받고 자원시켜 버린다. 그곳에서 살아온 사이보그는 여태껏 없었다는데…….

 

 

황실 연구팀인 얼랜드 박사가 신더를 스캔해 보니 독특한 형태로 수술되어진 것을 발견한다. 금속척추골, 인조 뼈, 심장, 뇌, 신경까지 개조된 것이다. 더구나 두뇌제어판은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완벽한 조합이다. 복잡한 전선으로 얽힌 신비의 사이보그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균을 투여해보니 병원균이 사라진다. 신더는 자신에게 푸른 열병에 면역이 있음을 알고, 치료약이 개발되면 동생도 치료해줄 것을 부탁하고 연구에 참가하게 된다.

 

 

 

어느 날 신더는 황실 연구팀에 들렀다가 황태자와 다시 재회하게 되고 황태자의 무도회 요청을 받게 된다.

세계평화 126주년 기념일에 연례무도회에서 결혼할 상대자를 뽑는다는 소문에 나라의 모든 소녀들이 흥분하지만 신더는 갈 수가 없다. 지긋지긋한 양어머니의 손에서 벗어나 동방연방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편 동방연방을 삼키려는 루나제국의 레바나 여왕은 카이토 황태자와 결혼하려하고…….

루나제국의 공주 셀린이 지구에서 실종되어 몰래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 레바나 여왕은 체포령을 내리고.....

신더는 누구일까.

황태자의 무도회 초청에 수락할까.

황태자와 춤을 출까.

 

 

 

 

사이보그동화답다. 청각 인터페이스를 조절해 조용한 배경음악을 듣는다거나, 사람의 생체전기를 감지하고 조종할 수도 있으며 상대방의 눈에 보이는것, 느끼는 것, 심지어 사랑의 감정까지도 조작할 수 있는 루나인의 설정이 재미있다.

 

 

 

 

십대들을 위한 로맨스소설 같은 설렘도 주면서 첨단 기기들에 대한 호기심도 일깨운다. 그러면서도 SF적인 요소들이 양념처럼 곁들여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연방으로 하고 있다는 점, 일본 색채가 나는 이름, 막걸리 등의 등장이 아시아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일까.

어쨌거나 잘 빠진 명작동화 한 편에 푹~빠져 버린 하루다.

 

 

저자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중 <신더>가 첫 번째다. 다음에는 <빨간 모자>, <라푼젤>, <백설 공주>가 차례로 각색되어 나온다고 한다. 기대가 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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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기다리는 아이들 개암 청소년 문학 19
홀리 골드버그 슬론 지음, 박우정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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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리들의 태양![태양을 기다리는 아이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이 때로는 엽기적이거나 호러적인 면이 있어서 권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가슴이 먹먹하고 안타깝고 따뜻해지고 경이로운 소설이기에.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푹~빠져 들지 않을까.

 

원래 제목은 <I'll Be There>다.

소설의 처음과 끝부분에 마이클 잭슨 형제들인 잭슨 파이브가 부른 ' I'll Be There' 가 울려 퍼진다.

 

 

잘 생긴 외모에 음악을 좋아하는 샘은 폭력과 범죄를 일삼는 때로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버지와 자폐아 증상이 있는 동생 리들과 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아빠에게 휘둘려 살아왔기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 지도 모른다. 병약한 동생을 지키며 보호하는 것이 그의 일과일 뿐인 아이다.

 

사는 곳은 버려진 집이거나 낡은 트레일러 안이 고작이고, 아빠가 경찰에 좇기는 신세가 되면 무작정 떠나는 일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다. 학교는 2학년까지 다닌 게 전부여서 샘은 혼자서 기타도 배우고 바다수영도 배우고 쓰레기장을 뒤지며 먹을 것을 얻는 방법과 생존법을 터득한다.

 

샘은 자신이 푸른 눈, 조각 같은 이목구비에 강건해 보이는 체격을 지닌 멋진 외모라는 사실도 모르거니와 음악을 잘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간다. 단지 음악을 좋아해서 일요일이면 교회에 가지만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어서 늘 외톨이다. 가난뱅이인 샘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은 교회 뿐 이니까.

 

어느 일요일에 들어간 커다란 교회에서 성가대 반주에 맞춰 부르는 에밀리의 'I'll Be There'(잭슨 파이브의 노래)에 빨려들게 된다.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이기에.

 

나 그대에게 손을 내밀게요.

그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믿을 거예요.

그냥 내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돼요.

그러면 내가 그대 곁에 있을게요.

그대 곁에서 그대를 위로할게요.

.....

나 그대의 힘이 될게요.

변함없이 그대를 지킬게요.

당신의 마음을 기쁨과 웃음으로 채워 줄게요.

내가 원하는 건 당신과 함께하는 것뿐이에요.

내가 필요할 때면 언제나 그대 곁에 있을게요. (본문에서)

 

 

샘은 자기를 바라보며 위로의 노래를 부르는 소녀에 감동하고 에밀리는 진심으로 노래를 들어주는 소년에 빠져든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사는 세계가 달랐기에 아무리 찾아 다녀도 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던 에밀리는 절망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길거리를 지나가는 샘을 다시 만나면서 에밀리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게 된다.

 

 

에밀리의 집에 온 샘은 에밀리의 아빠의 지하실을 구경하게 되고 거기서 기타를 연주하게 된다. 음악대학 교수인 에밀리의 아빠는 샘의 실력이 남다름을 알고 샘에게 빨려든다. 자기만의 음악을 할 줄 아는 천재를 처음으로 만난 것이다. 한편, 병원 응급실의 간호사인 에밀리 엄마는 자폐아 증상을 보이는 리들에게 관심을 보인다. 리들이 전화번호부에 그려놓은 그림 솜씨가 놀랍고 요리에도 관심을 보인다는 것과 주변 사물에 대한 기억이 천재적 수준임을 알고 놀라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샘의 아빠를 만나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에 아이들이 사라져 버린다. 에밀리와 그녀의 가족들은 절망 속에서 아이들을 찾아보지만 흔적을 알 수 없어서 애태운다.

 

범죄자인 아버지 밑에서 사회의 주변부를 맴도는 삶을 살아가는 아이인 샘과 리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외톨이로, 은둔자로 살아가는 것만 배워온 아이들이었는데…….

아버지의 폭력과 무지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무력하게 살아왔던 아이들은 이제 에밀리 가족을 그리워하게 된다. 한 순간이나마 맛본 가정의 따뜻한 온기를 잊지 못하게 된다.

 

 

멀고 먼 길을 돌아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샘과 리들은 에밀리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된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아이들이 겪은 험난한 과정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언제쯤 이들에게 희망이 올까, 언제쯤 에밀리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될까를 가슴 졸이며 읽다보니 어느새 이야기의 끝자락이다.

 

 

 

세상의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무책임한 아빠, 어른들의 사랑에 굶주린 재능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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