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너에게 장미 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조앤 그린버그/챕터하우스]환자의 고통은 병이 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외면에서 오는 것~

 

 

환자의 고통은 병이 주는 것보다 타인의 외면에서 오는 것일 때가 많다고 한다.

정신분열증도 사람들의 무시나 외면에서 차별을 느낄 때 더욱 충동조절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충동조절에 문제가 발생하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거나 자살로 이어진다고 한다.

    

우울증에 관한 자전적 소설은 읽었어도 정신분열증에 대한 자전적 소설은 처음이다.

유대계 미국 소설가인 조앤 그린버그가 쓴 이 소설은 영미청소년문학의 대표작이다. 미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고전이라고 한다. 작가의 자전소설이기도 하다.

 

창살이 둘러쳐진 정신병원에 사춘기 소녀가 입원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6세 사춘기 소녀 데버러 블로는 다면적 인격을 지닌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이며 자살을 기도한다. 부모인 제이컵 블로와 에스터 블로는 자신의 딸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맡기게 된다.

데버러 블로는 지능지수가 140~150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사고 체계가 약간 혼란한 소녀다. 검사 결과, 데버러는 강박증과 피학대증이 있으며 심리검사에서도 완전히 주관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게 된다.

 

데보러는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 프라이드를 만나면서 3년의 치료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제각각이기에 프라이드는 관찰에 집중하며 대화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의사다.

데보러는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주며 대화를 거듭해오는 프라이드를 점차 신뢰하게 된다.

-너의 의사를 존중할게.

 

의사 프라이드는 환자 데보러에 대한 관찰과 대화를 통해 그녀의 우울증이 환경에서 왔음을 파악하고 그녀의 입장에서 병에 대한 공감을 하게 된다.

부모의 우울과 분노, 혁명으로 인한 왕조였던 가문의 몰락, 그로 인한 감정의 혼란, 어렸을 적의 종양수술 등이 그녀의 정신분열증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된다.

 

더구나 프라이드는 거짓말에 민감한 데버러의 성격 파악, 현실과 상상이 오락가락하는 데버러에 대한 배려, 데보러가 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 등을 통해 데보러가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힘쓴다.

마음을 치료하는 데 좋은 울음, 어린 시절 기억 중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내는 일 등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끌어간다. 불행을 이기는 힘은 행복했던 순간을 자꾸 떠올리는 것일까.

 

프라이드는 데보러가 원하는 건 두려움이 아닌 희망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과정 검정고시에 도전하게 되는데......

    

     

이 책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다. 영화나 연극으로도 발표되어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환자들이 받는 제일 큰 고통은 질병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로부터의 소외감과 외면이라고 한다. 정신분열증이야말로 주변의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병이다.

특히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병이다. 환자들의 순수한 열망은 병 치료 이전에 자신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라고 한다. 사랑과 공감을 원하는 것은 모든 환자들의 순전한 바람일 것이다.

아픔이 불행을 몰고 오는 것이 아니라, 아픔에 대한 이해부족이 고통을 더함을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근육이 근질근질 가렵고 자존심 강한 통(짱)의 전학일기!

 

책표지를 보면 한 남학생이 바다를 배경으로 어깨를 쫙 펴고 서 있다.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턱은 위로 올리고 두 눈은 아래로 깔며 사선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건들지 말라는 포스, 복잡한 건 싫다는 눈길이다.

네가 부산 짱이냐?

통이다.

통?

(책에서)

 

천하의 이정우는 부산에서는 통이었다. 부산에서는 아무도 건들지 못하는 절대 지존이었고 짱이었다. 하지만 서울로 전학 오게 되면서 전쟁 같은 전학생의 역사를 쓰게 된다. 이 소설은 7주 만에 마감한 전학생 정우의 파란만장 통의 역사다.

 

전학생이 오면 위계질서를 잡으려 권력다툼이 일어나는 가 보다.

정우는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첫 날부터 시비를 걸며 자신을 환영하는 아이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밟히지 않으려면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초장부터 세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 정우는 자신 위에 튀어 오르지 않게 모두를 밟아주게 된다. 정우는 현란한 발놀림과 빠른 움직임으로 학교의 짱들을 제압하게 되면서 전교에 소문이 나게 된다. 천하에 신화를 쓸 놈으로.

 

우리하고 판을 깔자.

넌 출세할 수 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

 

거절하겠다.

잘 들어라 날 건드린 대가는 비쌀 것이다. 내가 너희들을 처벌라버리겠다.

나는 통이다. 어느 때이든지, 어느 곳이든지, 그것이 진리다.

 

정우의 흔들리지 않는 말투도 위압적이지만 실전에서의 몸놀림은 감히 범접할 상대가 없을 정도였다. 정우의 활약이 삽시간에 소문이 나면서 학교의 선배들, 이웃학교의 짱, 조직폭력배까지 연합의 손길을 뻗쳐오는데.......

 

조직들의 잇따른 스카우트를 거절한 정우는 초장에 확실히 밟아주려고 하다가 많은 도전을 받게 된다. 그리고 옥상에서 벌인 3학년 인범과의 싸움에서 칼을 맞게 된다. 인범의 칼에 맞고 길을 헤매다 나중에 교생으로 오는 윤정임의 도움을 받게 된다. 반칙을 쓴 상대를 확실히 제압하고자 정우는 부산 친구들까지 끌어들이게 되고.......

 

정우는 그렇게 학교를 장악하게 되면서  조직에 발을 들이게 된다. 하지만 정우의 겁 없는 행동, 빠른 몸싸움, 대담함에 점점 견제의 그림자가 몰려온다. 결국 자신을 살리려 했던 친구 정현의 죽음, 자신을 보통의 삶으로 돌리려고 했던 교생 윤정임의 죽음을 보면서 정우는 깨닫게 된다. 이 모든 죽음과 혼란이 자신으로 인해 시작된 것임을. 앞으로는 정현과 윤정임의 몫까지 대신 살아야 함을 말이다.

근육이 근질거리는 시기의 아이들, 신뢰를 주지 못하고 폭력을 쓰는 학교의 모습, 남자답게 살고 싶어 하는 치기어린 시절, 7주 만에 마감한 전학생 정우의 파란만장 통의 역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 속 강덕중 선생님의 말처럼 공연히 힘자랑하고 싶은 시기, 저항하고 일탈하고 싶은 시기, 지나고 나면 유치한 추억으로 기억될 시기를 통과해야 하는 아이들의 운명 같은 반항을 생각한다. 이 가렵고 근질근질한 시기를 현명하게, 무사하게 지날 수 있으려면 어른들의 관심과 배려가 필수임을 생각한다.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 작은 권력세계를 만들어가는 아이들 이야기, 불의의 권력에는 저항하는 이야기, 액션이 시원하게 그려진 이야기다. 통쾌하고 짜릿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액션 청소년 소설이라고 할까. 생생한 표현에 재미는 있으나 마음은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치도록 가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치도록 가렵다]불안과 혼돈의 시대, 지금은 가려운 시대.

 

김선영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 <아주 특별한 배달>은 아직 읽을 기회가 없었다. 말썽장이 중2학생들과 도서관 선생님의 한판 겨루기라기에 기대를 했던 책이다. 다루기 힘든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라서 결과가 궁금했던 책이다.

이야기는 양대호와 강도범의 살벌한 만남으로 시작한다.

도범은 학교 대항 담력시험이란 명목으로 오토바이 절도사건으로 저지르게 된다. 경찰에게 걸리면서 퇴학을 면하는 조건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그런데 인천으로 전학 왔더니 라이벌 대호가 있었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한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젠 문제 학생으로 낙인찍히기 싫은 도범은 대호를 피하기만 하는데…….

 

형이 군대 가면서 양아치 같은 짓 그만하라며 엄포를 주었고, 아버지는 자식 잘못 키운 죄로 자신의 뺨을 치는 불상사가 발생했고, 엄마의 무표정과 냉대를 보며 도범은 결심했던 것이다. 다시는 깡패 같은 철없는 짓을 하지 않겠다고. 그랬는데, 하필이면 그곳에서 라이벌 같은 적수 대호를 만날 줄이야.

 

그런데 놈을 보는 순간, 그간의 결실이 무참히 깨지는 것 같았다. (14쪽)

 

두 무릎을 꿇었던 아버지의 모습, 평범하게 살라는 엄마의 당부, 군 제대할 때까지 조용히 있으라는 형……. 가족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도범은 참을 인자를 새기지만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다.

한편 도서관 사서교사 수인도 형설중학교로 발령 나는데……. 학교폭력으로 유명해서 기피학교 1호인 이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재잘대는 세호, 얻어맞기만 하는 곰 같은 해머, 예사롭지 않은 포스의 도범, 날카로운 표정의 대호, 논리적인 핑계의 대사 준표까지 방과 후 학교 독서회에 가입하게 된다.

자발적이 아닌 아무 것도 신청하지 않은 겉도는 아이들로 채워진 독서회, 배운 데로 하지 않는 아이들과의 대화, 독서반을 운영하기 위해 아이들과 밀당 하는 수인의 보면 덩달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거기다 거짓말까지 하니? 뛴 것을 다 봤는데 안 뛰었다고 딱 잡아떼니?

-샘은 뭐, 살면서 거짓말한 적 한 번도 없어요?

-넌, 아주 말을 딴 데로 돌리는 데는 선수구나. 이제껏 그렇게 하면 넘어 갔나 부지?

선생님한테는 안 통해. (71쪽)

 

수안과 율의 애정 전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장벽이 너무 없어도, 오래되어 밋밋해도, 문제가 너무 없어도 문제인 걸까. 전혀 감동도 없고 긴장도 없고 그렇다고 신뢰가 확실한 것도 아닌 두 사람은 점점 애매모호한 관계로 갈 뿐이다.

 

관계는 감동이 없으면 이어지기 어려운 법이다.

감동이 사그라지면 관계도 흐지부지 끝나게 되어 있다.

처음 만난 사람이 유독 끌리는 이유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일생에 감동하기 때문이다.

(중략) 가장 무서운 것은 애틋하고 친밀했던 관계가 무감동으로 가는 것.

미움도 연민도 반가움도 없는 것. (97쪽)

 

수인은 도서관의 자연채광을 위해 교무실로 옮기자고 교장에게 건의하기도 하고, 도서관의 신간예산도 어디론가 빠져나가는 낌새를 느끼고 건의한다.

교사들과의 관계, 교장과의 관계, 아이들을 다루는 것 모두가 점점 고난도의 숙제 같은 느낌이다. 학교에서의 관계가 점점 난이도를 높이면서 무섭고 두렵고 떨리는 난제들이 되고 있다.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을까.

하지만 수인은 아이들과 일대일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불안으로 가려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해머를 챙기고, 모두가 거리를 두고 있는 도범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 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겠냐. 너한테 투정 부리는 겨. 가렵다고 ,

크느라고 가려워 죽겠다고 투정부리는데 아무도 안 받아주고

가려워서 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몸부림치는 놈들 한티,

대체 왜 그러냐고 면박이나 주고,

꼼짝없이 가둬놓기만 하는데

어떻게 견딜 수가 있었냐.(216~217쪽)

 

불안과 경쟁. 이기심과 체면이 모두를 미치도록 가렵게 했던 걸까.

 

중요한 건 자신을 내치지 않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밖에서 아무리 찧고 까불어도 끄떡없어요.

밖이 뭐가 중요해요. 안이 중요한 거지.

스스로가 채워지지 않았는데 밖에서 아무리 채우려고 해보세요. (183쪽)

 

'너브(nerve)는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다른 뜻으로는 용기이다.

두려움은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206쪽)

 

살아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불안은 잊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무엇이 불안을 넘어서게 할 수 있을까>(207쪽)

사춘기 아이들을 다룬다는 것은 난제다. 사춘기 쇼크, 중2병이라는 말이 시대의 화두가 될 정도로 심각하니까. 하지만 불안해서 가려운 거였고, 가려워서 투정하는 아이들이었음을 생각한다면…….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들어주고, 귀 기울인다면 가려움증은 해소될 텐데……. 모두 가려워하는 사회, 서로를 긁어주는 사회를 바라며......

 

함께 사는 삶을 완성하는 즐거움은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자기 행복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23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케첩 클라우즈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7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케첩 클라우즈]아슬아슬한 사춘기의 사랑, 어른이 되는 과정은 혹독해!

 

*내인생의책 서평단*

 

 

2014 에드거상 수상작!

2013 워터스톤즈상 수상!

ALA(YALSA) 청소년 부문 베스트북 선정!

2012 카네기 메달 후보에 올랐던 에너벨 피처의 작품!

20여 개의 문학상을 휩쓸다.

가장 주목받는 신예 소설가에게 주는 브랜포드 보스 어워드를 수상!

 

표지 글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책입니다. 십대의 사랑은 흔히들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이라고 하죠.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연한 핑크빛이 아니라 검붉은 정열의 사랑일 수도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일 수도 있고, 비뚤어진 사랑일 수 있겠지요. 우정을 조금 벗어난 순진한 사랑일 수도 있고,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혹독한 사랑일 수도 있겠죠.

이 소설에서는 경험이 없기에 미숙한 사랑, 서툰 감정들이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하게 흐릅니다. 급기야 급류가 되어 흐르다 상실의 아픔까지 주는 혹독한 사랑입니다.

글의 시작은 소녀 조이가 교도소에 갇힌 사형수 해리스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하네요.

한 소녀가 사랑한 형제 이야기, 쉽게 말하면 삼각관계인 거죠. 조이는 방학이 끝날 무렵 파티에 참석했다가 한 소년 애런에 끌리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다가온 소년은 다른 사람 맥스였죠. 나중에 두 사람이 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이, 자신이 만나는 상대는 동생이지만 좋아하는 상대는 형임을 깨닫게 됩니다. 매력적인 두 사람이지만 처음부터 끌렸던 사람도 형이었고 변함없이 좋아했던 사람도 형이었어요. 결국 그 사실을 눈치 챈 동생은 죽게 되는데요. 피할 수 없는 갈등 상황에서 한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할까요?

 

물론 조이가 직접 살인한 것은 아니지만 맥스의 사고에 대한 책임론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기에 괴로워합니다. 맥스 죽음의 원인제공자라는 자책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거죠. 그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조이는 아무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에게 털어 놓기로 한 거죠. 사형수의 동생과 사형수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알고  아내를 살인한 거죠. 삼각관계 속에서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이 비슷한 경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감을 얻고 싶었던 거겠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죽음을 앞 둔 사형수에게 털어놔야 하는 현실이 어깨를 짓누를 텐데 말이죠.

 

어른이 되는 과정은 혹독하네요. 첫 눈에 들어온 소년에게 사랑을 느꼈지만 사귀게 된 건 동생이었고, 알고 봤더니 자신도 첫 눈에 들어온 소년을 내내 좋아하고 있었던 삼각관계. 그 철없던 삼각관계가 이른 죽음을, 영영 이별을, 깊은 상처를 남겼기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입니다.

케첩 클라우즈는 으깬 감자에 케첩이 듬뿍 뿌려진 모습, 해 뜰 때의 빨간 구름 같다고 하는데요.

어찌할 수 없었던 철부지의 위태로운 사랑 같기도 합니다.

 

읽고 있으니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과 느낌이 겹쳐지네요. 전혀 다른 내용이고, 케첩 클라우즈가 더 순수한 면이 있지만 말입니다. 빨갛게 피어난 장미에 반해 가까이 가다가 가시에 찔려 상처가나고 그 상처가 깊어지는 모습이 비슷하네요. 읽을수록 끌려들고 빨려드는 십대들의 소설입니다. 영화로 나와도 좋을 듯 한데요. 어쨌든 청소년들이 좋아할 소설, 맞네요.

네이버 카페 <내인생의책>에는 독서지도안도 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 해바라기 - 더 이상 죽지마 단비청소년 문학 6
갓파 외 지음, 고향옥 옮김 / 단비청소년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 해바라기]10대가 쓴 10대들의 이야기, 아오키상 수상작!

 

10대의 생동감이 전해지는 아오키상 수상작!

 

아오키상은 10대 청소년만 응모 가능한 신인문학상이다. 줄거리와 단 1화만을 응모조건으로 제한하는 특이한 문학상이다. 10대가 쓴 10대들의 이야기여서, 10대들의 고민과 아픔이 잘 담겨 있다고 할까. 세 편의 단편소설 <겨울 해바라기>, <방울소리>, <Over The Bridge>. 모두 작가가 다르다.

겨울 해바라기.

별똥별을 보며 우정을 나눈 세 친구, 가이토, 다이카, 사키.

삼총사는 다이키의 안내로 자살을 많이 한다는 아파트에 매직과 스프레이로 해바라기를 그린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게 해달라고 빌면서 말이다.

 

우리 세 사람의 관계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때 본 별똥별처럼 그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15쪽)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우정은 한순간에 깨져 버린다. 순식간에 괴한에게 죽임을 당한 다이키와 사키를 보면서 가이토는 혼자 살아남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눈앞에서 절친을 잃은 슬픔은 늘 자책과 가책, 무기력한 생활로 이어진다.

 

-왜 나만 살아남았을까.

 

가이토는 사고 이후 병원을 퇴원하고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 친구인 유코 아주머니의 농사일을 거들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겠다거나 삶을 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도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을 기억들은 가이토를 괴롭게 한다.

 

어느 날 가이토는 유코 아주머니의 과거를 듣게 된다. 부모님 없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손에서 행복하게 자란 유코 아주머니도 마음 한구석은 늘 외로웠다고 한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버텼는데,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은 지금의 남편인 유키였다고.

 

가이토는 새벽마다 해바라기 낙서를 위해 집을 나서게 된다. 그리고 아주 울창한 숲을 발견하게 된다. 그 숲은 다이키가 죽기 전에 가고 싶어 했던 숲이었다. 가이토는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며, 자살하려던 사람들의 마음이 바꾸길 기원한다.

어느 날 숲 속에 낙서하러 갔다가 자살하러온 여자애 아오이를 발견하게 된다.

 

-딱 한 달만, 너의 목숨을 나한테 빌려 줄 수 있겠니?

 

유키 아저씨가 한 것처럼 자신도 아오이에게 제안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오이를 살리게 된다. 세월이 흘러 어머니가 건네준 다이키의 편지에는 그림보다는 진짜 겨울 해바라기를 피우고 싶다는 소망이 적혀 있다.

 

산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이 무겁게 다가온다. 하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다이키의 겨울 해바라기 이야기, 가이토와 아오이의 사랑이 슬픔을 극복하게 하고 희망을 바라보게 한다. 삶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 현실에 당당히 맞서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결국 슬픔을 이겨내게 한다는 소설이다.

 

<방울소리>는 교통사고로 여자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는 이야기다.

<Over The Bridge>는 왕따 이야기다.

 

10대가 썼다는 소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끈한 소설, 10대 특유의 여린 감성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