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달라지긴 했겠지만
특히 우리나라처럼, 아직까지도 ‘정(情)’을 중시하는 문화가 팽배한 경우에는 타인의 부탁이나 제안을 선뜻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한번 보고 말
사람이면 좀 쉬울지도 모른다. 다시 볼 일 없으면 더 쉽겠지만 사실 사람 일이란게 어디 뜻대로만 흘러가는가.
살다보면 또 어떤 때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볼지 모르니 마주하는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이는 ‘거절’이라는 부분에서도 확실히 영향을 미치는데 나중에 내가 어떤 상황에서 그 사람에게 부탁을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거절이 쉽지 않다.
게다가 이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힘들어서 간혹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이다. 또한 상하관계가
뚜렷한 경우에는 소위 을에 해당하는 사람은 더욱 거절이 어렵다.
하지만 막상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결국 자신은 어찌됐든 그
제안을 해결해야 하니 여러모로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시간과 함께 대체적으로 돈(비용)이 쓰이고 여기에 더 나아가 몸이 피고하고 마음은 더 피곤하고
힘들어진다.
그렇다면 이런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즉 구체적으로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거절 잘해도 좋은 사람입니다』는 우리가 거절을 잘 해야 하는 가장 큰 목적이자 최종 이유로서 나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심리적 경계선’ 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개인주의적 성향도 확실히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왜 거절을 잘 못하는가에 대한 원인을 총 5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분석하고
있는데 ‘예스걸’ 유형/부모의 정서적 배우자’ 유형/‘피곤한 스파이더맨’ 유형/‘구원자 소녀’ 유형/‘인간 ATM기’ 유형이다.
딱 하나의 유형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5가지 유형이 둘 또는 그 이상으로 조금씩 섞여
있는 경우가 더 많을거란 생각이 든다. 몇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서 보여주니 확실히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는 쉽게 구별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근원적으로 우리는 왜 거절을 잘 못하는 것일까? 저자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남이 날 너무 이기적으로 보진 않을까? 너무 나쁜 사람으로 보진 않을까? 다른 사람들 일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
등등...
하지만 의외로 확실히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거절을 해주는게 오히려 상대방에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괜히 자신이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픈 마음에 능력 이상의 일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는 오히려 해주고도 욕먹기 딱 좋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거절한다면 상대방은 그 일을 진짜 해줄 수 있는 상대를 제대로 찾아낼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쉽진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하면서 동시에 내 마음도 편할 수 있는 심리적
경계선을 구축하는 마음 독립 연습 방법을 제안한다.
5단계의 내재적 변화 연습을 통해 의지력을 고취시킨 뒤 이를 외재적 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2단계
연습이 구체적으로 잘 제시되어 있으니 조금씩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