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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어디에
오수완 지음 / 곰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미드를 보면 탐정의 존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탐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존재하는 탐정이라는 존재는 상당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어서 일반인 발견하지 못하는 것도 놓치지 않고 사건
해결에 이용하는 경우를 볼 수는 있지만 현실에서 어쩌면 우리가 알지는 못하지만 존재할지도 모를 탐정이라는 존재들이 과연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지는 만나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오수완 작가는 솔직히 내겐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존재이다. 하지만 오수완
작가의 첫 작품이 2010년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작이기도 한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마치 외국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 작품이 바로 오수완 작가의 작품이였고, 이 책은 이후 3년 반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였던 것이다.
책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책이 작가가 쓴 책을 서점과
같은 곳에서 구해 읽는 요즘과는 달리 거대책의 시대가 시작되고 100년이 흐르고 책이 작가가 아닌 각각의 공장들에게 만들어진다는 설정이 상당히
흥미롭다.
공장의 기술자가 다양한 책을 만들고, 책의 장르에 따라서 만드는 공장도 다르며, 이렇게
만들어진 거대책에 대응하는 독자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게다가 유명한 책의 경우에는 대접이 달라진다는 설정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색다르고
흥미롭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탐정은 어디에』는 중편소설 네 편으로 구성된 연작 장편소설로서 책속에 『탐정은
어디에』가 등장한다는 점이 재미있는데, 네 편 중 1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에서는 탐정국 조사원인 X라는 인물이 거대책을 만드는 공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밝혀가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2부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은 바로 북 시티라는 공간에서
사람과 책이 함께 살아가는데 이 책이라는 존재가 사람과 같이 생명이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나 역시도 책을 사랑하지만 만약 내가 가진 책들이
나와 같이 완벽하게 생명을 얻어 나와 경쟁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무서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책이 인간과 같은 생명을 있고, 경쟁을 하니 여기에서는 책을 납치, 감금, 매매하는 존재도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찰리라는 인물이 그러하다. 2부에서는 책 탐정 제이크의 활약이 하드보일드한 탐정물과 관련해서 그려진다.
3부에서는 책 사냥꾼 반디와 또다른 책 사냥꾼인 볼라라는 여자아이가 등장하며, 도서관 행성에서
『탐정은 어디에』라는 책을 찾아다니다 『세계의 책』과 만나게 되는 내용인데 반디는 그 과정에서 본인의 운명을 발견하게 되고, 볼라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탐정인 '나'가 『탐정은 어디에』를 쓴 베일에 가려진 작가 '두란'의
정체를 파헤쳐 나가다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 그려지는데 전체의 내용을 읽다보면 마치 한 권의 이야기를 읽는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책과 관련해서 이런 상상력을 표현해 낼 줄 아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해 보이는
작품인데 어떤 면에서는 모든 것이 마치 한여름 밤의 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확실히 묘한 느낌을 선사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