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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담은 배 -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별을 담은 배』는 32003년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품이다. 지난 20005년
국내에서 출간되었던 것이 올해 다시 새 옷을 입고 출간되었는데 나에게는 이래저래 처음 보는 책이라 선택하게 되었고, 여섯 편의 단편들이 얽히고
설켜 있으면서 결국 하나의 퍼즐로 완성된다고 하니 과연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했었다.
특히 일본 문학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여느 작가보다 더 익숙한 이름인 김난주 번역가가
재번역을 근 10년 만에 재번역을 한 작품이자 번역가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한 책이여서 더욱 기대된다. 해외 도서를 읽을
때 번역이 어떤지에 따라 느껴지는 내용이 천양지차로 다른데 그런점에서 볼 때 김난주 번역가는 일본 문학 번역의 대가로 작가만큼이나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요소일 것이다.
장편소설이자 연작소설로 '미즈시마 가(家)'에 얽힌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데 아버지 시게유키와
어머니 시즈코, 큰아들 내외인 미쓰구와 요리코, 둘째 아들 아키라, 셋째 딸 사에, 막내딸 미키, 손녀 사토미에 이르기까지 총 3대에 걸친
6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데 이 이야기는 제각각이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전쟁에 참전했다 돌아온 뒤로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변한 아버지 시게유키, 전쟁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의 변해버린 모습이 갖고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이것이 곧 가족이 해체되는 결과에 이르렀음을 깨닫게 된다.
시게유키의 두번째 부인인 시즈코는 첫째와 둘째 아들인 미쓰구와 아키라를 키웠고, 시게유키와의
사이에서 사에와 미키를 낳는다. 아키라는 사에를 사랑하게 되는데 사실은 이복동생이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사에는 결혼을 앞두고
있음에도 아키라를 잊지 못한다.
그리고 보여지는 모습과는 다른 어둠을 간직하고 있는 미키. 베이비붐 세대로 50대인 큰아들은
정년을 앞둔 불확실한 미래나 권태로운 일상에 놓여있고, 그의 딸인 10대의 사토미는 어머니와 바람과 자신의 꿈이 충돌하는 등의 그 또래가
경험하는 고민을 겪고 있다.
이렇듯 책속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그것은 가족간의 갈등이기도
하고, 자신의 나이대라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일들, 자신들만의 특수한 고민와 아픔, 상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결코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섯편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가족이지만 서로 긴밀하지 못한 관계처럼 보였던 이들을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로 하나로 얽히게 만드는 것 같아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또다른 가족들의 이야기, 또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날 수 있는
책이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