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 2 -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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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작가이다.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을 관찰하여 솔직하게 표현하는것 같아 좋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잔잔한 하루하루의 일기를 보는것 같은 기분이라 더욱 좋은데 『오늘의 인생 2』에서도 이런 모습은 여실히 드러난다.

 

책은 총 4년에 걸친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첫 이야기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을 담은 그림에서 시작하며 이후 2017년부터 시작해 2018년, 2019년, 2020년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일력처럼 그해 모두의 날들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나 에피소드를 기록하듯이 뭔가 일상적이지만 그속에서 깨달은 바가 있었던 하루의 기억을 그려낸것 같다.
 


비교적 짧은 만화형식이지만 가만히 길을 걷다가도 마주했던 소중한 일상들, 그리고 우연히 들린 카페 등에서 옆자리에 앉은 이의 대화 속에서 느낀 깨달음, 그리고 길을 걷는 중 앞서 걷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얻게 된 이야기 등이 자유롭게 그려진다.

 

그림도 간결하다. 담백함 그 자체라고 봐도 좋을 내용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당연하지만 어쩌면 잊고 살았던 이야기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잘 캐치해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일상에서의 일도 있지만 간혹 황금 연휴 등에 도쿄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을 했거나 아니면 아예 해외여행을 통해서 경험한 일들을 담고 있기도 한데 먹고 자고, 보고, 즐기는 그야말로 마스다 미리식 일기장 속 이야기 같은 책이다.
 


그속에는 일본 문화의 특이한 점도 만나볼 수 있고 알지 못했으나 이런 곳이라면 한번 가보고 싶다거나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어떨까 싶었던 곳도 있는데 서점이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음료도 마시고 책을 보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서점도 중간에 긴 테이블을 두어서 서점을 방문한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고 서점 내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를 두고 책이 상한다거나 하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는데 일본의 이 서점은 아예 입장료가 있고 책도 구매해 갈 수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 사태를 담은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언젠가 코로나가 끝이나면... 이라는 글은 어쩌면 지금 전세계 모든 이들이 바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그동안 일상을 얼마나 소중하게 살아왔는가 싶은 생각도 든다. 마스다 미리는 지금 자유롭게 보내지 못하는 예전의 일상들을 그래도 스스로 잘 보내왔다고 말하는데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그녀가 일상을 소중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그렇게 살았던게 맞구나 싶어진다.

 

그러면서 그녀의 책 속 이야기처럼 코로나가 끝나서 우리가 일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다면 산책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그렇게 편안하고 걱정없이, 그리고 마스크없이 온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평범하지만 간절한 생각을 해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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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 : 성형수 기기괴괴
오성대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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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도 제목도 그야말로 기괴한 작품, 『기기괴괴-성형수』이다. 이 작품 이외에도 총 5권이 출간된 상태인데 내용들이 하나 같이 비현실적으로 보이나 묘하게도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내용들이라 더욱 눈길이 가는것 같다.

 

 

책속에는 총 6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표제작이기도 한 「성형수」는 예쁜 외모를 바라던 예지라는 여성이 수술없이 미인이 되게 해준다는 성형수라는 제품을 보고 자신도 이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의 외모에 대한 지나친 평가, 낮은 자존감,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 맞물려 한 인간을 얼마나 변모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데 비단 이는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스토리와 변해가는 과정에서의 충격적인 스토리는 섬뜩해질 정도이다.

 

 

「Lex Talionis」는 마치 함무라비 법전을 떠올리게 하는 탈리오 법칙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힌만큼 내가 딱 그대로 돌려받는다는 이야기, 이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논쟁도 분명 있겠지만 어쩌면 피해자가 얻은 고통을 알자는 취지의 글이 아닐까 싶다.

 

「귀신 잡기」는 마치 짧은 스릴러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새롭게 구매한 집이 귀신들린 집이지만 이미 전재산을 쏟아부었기에 물리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 유일한 방법은 이 집을 다시 자신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되팔아야 하는 가운데 점차 그 집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이 인간의 몸을 얻고자 한 가족을 죄어오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다.

 

이외에도 평소 자신이 당하던 괴롭힘을 되돌려주고픈 아이의 마음을 담아낸 「제이스의 펜」, 인간의 탐욕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미스터리한 이야기 「상자 키우기」, 집안의 물건이 점차 사라지는 「도난」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표제작을 제외하고는 길지 않은 분량이다.

 

그러나 분량에 상관없이 인간의 탐욕, 그리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에 대한 논쟁적 생각, 그리고 괴담 같은 오싹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상당한 흡입력을 보인다. 왠지 어딘가에 있음직한, 그러나 나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기도 한 그런 섬뜩한 이야기들이라 이런 장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 될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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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기념 칵테일
버추얼 베리 지음, 청달 외 그림 / 메이킹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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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기념 칵테일』이라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이 작품은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오히려 징계처럼 쫒겨나다시피한 주인공 민정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거니 하지만 여전히 여성 직원에 대한 은근한, 또 어쩌면 아예 대놓고 저질러지는 성추행과 성희롱 속에서 주인공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 카테일 바를 발견하게 된다.
 

 

정말 우연히 발견한 그 바를 보면서 기분전환이나 할까 싶었던 민정은 낯선 칵테일 이름에 당황한다. 그러나 친절한 직원의 소개로 '깔루아 밀크'를 받지만 '블루문'이라는 가게 이름의 유래를 듣게 된 후 자신도 '블루문' 칵테일을 주문한다.

 

그렇게 나온 블루문을 마시며 오랜만에 마음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회사일을 생각하니 속상해 눈물을 흘리는 민정. 울고 있는 그녀에게 블루문의 사장은 휴지를 건내며 민정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는데...

 

그러다 사장의 제의로 블루문에서 일을하게 되고 고민 끝에 망설임도 잠시 자신의 느낌을 따라가기로 결심하며 블루문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비록 칵테일에 대해선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제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바로 바텐더 시험에 응시하기로 한 것. 칵테일 바에서 일하며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편견도 벗어버리고 점차 칵테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던 차에 주변에서 권유를 한 것이다.

 

이에 결국 민정은 벼락치기지만 열심히 노력을 하게 된다. 그 시간들 속에서 민정은 회사를 다니고 퇴직하는 과정에서 떨어졌던 자신감을 회복해 가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솜씨를 발휘해 칵테일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또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스스로 여러가지 칵테일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책은 그렇게 민정이 만드는 칵테일의 레시피를 함께 담아내고 있는데 의외로 쉬워 보여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칵테일 바에서 초보의 이미지를 벗고 어느덧 직원으로 성장해가는 민정 앞에 과거 자신이 이 블루문을 처음 찾아왔을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한 여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당시 블루문 사장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민정이 그녀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게 된다. 그녀가 민정이 경험했던 변화를 경험할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들어올 때의 우울했던 마음과 답답했을 현실에서 조금이나마 해답을 찾았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참고로 이 작품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20 다양성만화 선정 지원작이라고 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더 이야기가 있을것 같은 기분도 드는 책인데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녀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야기이며 이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정말 많은 힘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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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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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오는 월간 샘터는 조금 더 빨리 새해를 맞이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의 12월 새해의 월간 샘터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작은 월간지 안에 참으로 많은 세상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월간 샘터 1월의 <내일을 여는 사람>에서는 요즘이니깐 가능하다 싶게 만드는 핸디포토 작가 장동원 씨가 소개된다. 사실 핸디포토 작가가 뭐하는 사람이지 싶은게 솔직한 마음이였다.

 

그런데 보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해서 유명해진 분이라고 한다. 과연 어떤 사진을 찍었길래 싶어 샘터에 실린 사진들을 보니 놀라울 정도. 진짜 이걸 스마트폰으로 찍었나 싶다. 기능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사용자의 능력치도 무시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예술작품 같은 멋진 풍경이 아름답다. 마치 색칠을 한 것 같은 사진들이라 신기할 정도이다. 장동원 작가는 이런 비법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사실 많은 연습과 감각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특집 기사는 매월 그 달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는데 2021년 새해, 첫 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작'이라는 키워드에 맞는 글들이 눈길을 끌고 이 글들을 통해 나 역시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되새겨 본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는 점이 참 좋은데 사물에 깃들어져 있는 이야기, 시조, 지구촌 이야기, 짧지만 지면을 통한 간접 여행을 경험하게 해주는 여행 이야기, 누군가의 인생과 추억이 어린 할머니의 부엌수업도 나온다.

 

비지찌개 자체를 잘 먹어보질 않아서인지 좀더 궁금하지 않았나 싶고 일상의 디자인을 통해 깊은 의미가 있는 나무 숟가락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웠다.

 

작고 얇은 책 속에 세상 이모저모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어서 풍성한 선물을 받은것 같은 새해 첫 호 월간 샘터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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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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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의 특성상 보통 해당 월보다 빨리 출간되는데 이번 호는 12월이라 그런지 기분이 남다르다. 샘터 (월간) : 12월 [2020]는 평소의 포맷은 유지하되 새로운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데 과연 한 해를 마무리를 하는 마지막 달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지 궁금해진다.

 

역시나 눈길을 끄는 것은 특집 기사. 매달 하나의 주제에 맞게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들이 소개되는데 이번 호에서는 연말과 어울어져 <떠나보내고 싶은 한 가지>라는 주제로 쓰여져 더욱 눈길을 끈다.

 

누군가는 코로나 19를, 누군가는 오래 전 아버지로부터 받은 서운함을, 또 다른 누군가는 사춘기 딸이 겪는 어려움 등을 담아낸다.

 

할 수만 있다면 나도 코로나 19를 보내는게 아니라 아예 없애버리고 싶다. 아무렇지 않게 보냈던 일상이 이토록 소중했는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요즘이다.

 

이외에도 <내일을 여는 사람>에서는 래퍼 치타 씨의 음악과 인생 이야기가 소개되고 창간 50주년을 맞이한 샘터의 연중 기획 기사도 만나볼 수 있다. 반세기를 함께 한 월간지라니 놀랍고 대단하다. 소소하지만 읽는 묘미가 있는 <행복일기>도 역시나 좋았다.

 

또 근대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길모퉁이 근대건축>의 경우에는 군산의 이영춘 가옥을 소개하는데 일본식, 서양식, 한국식이 어울어진 내외부의 모습이 특이하고 외부 모습은 산장 같은 분위기이기도 해서 멋스럽다.

 

다양한 콘텐츠의 이야기를 매달 새로운 이야기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참 좋고 읽을거리도 많은 월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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