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지도로 읽는다
바운드 지음, 전경아 옮김, 미츠다 타카시 감수 / 이다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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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하면 개인적으로는 이문열 작가의 역서인 10권짜리의 도서가 먼저 떠오른다. 원저자인 나관중보다 오히려 더 그런데 이 책을 전부 읽어보진 못했다. 늘 3권 즈음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춘 채이고 결국 이제는 나의 독서 리스트에 아주 오래 전부터 올라와 있는 책들이기도 하다.

 

등장인물이 많고 그 관계가 상당히 복잡해서 사실 초반 집중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핑계 아닌 핑계로 들면서 읽은 이들이 전하는 꼭 읽어보라는 추천을 들으며 내심 완독한 이들의 이야기에 부러워만 하고 있는데 최근 그나마 조금이라도 『삼국지』시리즈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가 그 주인공이다. 아마도 제목을 들으면, 역사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이 책이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다미디어에서 그동안 선보인 '지도로 읽는다 시리즈' 중 한 권이기 때문이다.

 

184년에 발생한 황건의 난을 시작으로 280년에 오나라의 멸망이 있기까지 무려 약 100년(보다 정확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실제론 96년의 역사를 다룬다)에 걸친 중국의 삼국시대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책은 두께가 제법 있는 편이다. 비록 500쪽은 안되지만 판형이 제법 큰 사이즈라는 점을 고려하면 만만하게 볼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도를 통해 후한 왕조를 붕괴시킨 원인 되었던 황건의 난이 발발한 184년(~187)부터 시작해서 삼국지하면 떠오르는 많은 영웅들의 등장했던 시대의 이야기까지(206년)가 1장에 나오며 2장은 조조의 적벽대전 참패와 함께 삼국지라는 역사의 무대에 유비가 등장했던 시기인 2017~208년에서부터 삼국지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어찌보면 유비보다 더 큰 존재감을 보였던 조조와 유비와 도원결의를 맺었던 의형제 중 한 명인 관우의 죽음에 이르는 219~220년까지가 2장에 자세히 그려진다.

 

끝으로 3장은 221년부터 약 100년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할 280년까지가 등장하는데 이 시기에는 제갈량이 북벌을 하고 진나라에 의해 삼국이 통일되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5천년 중국사 중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지극히 일부에 속하겠지만 『삼국지』라는 책이 지닌 매력을 생각한다면 분명 의미나 흥미도 면에서만큼은 그 어느 시대에도 뒤지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책에서는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글로만 읽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게 좀더 이해가 높아지고 재미면에서도 더 높아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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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도시적인 삶 - 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황두진 글.사진 / 반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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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나와 화제가 된 '무지개떡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사실 방송분을 보지 못해서 '무지개떡 건축'이 뭔가 싶었다. 워낙 알쓸신잡이 화제이다보니 이 말은 들어보았는데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된 점도 좋은것 같다.

 

건축이라고 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라는 의식주의 하나로 최근에는 주거의 목적보다는 투기의 목적이 강해 문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생활하고 그런 사람들의 살 공간이자 일과 생활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도시 속에 자리한 다양한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러한 도시의 일원으로서도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상가 건물에서부터 시작해 빌딩, 주상복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 실제 건축물의 이미지를 대거 책에 실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점도 책을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유익하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고 이후 건축사무소에 입사해 일을 하다가 2000년 이후로는 독자적인 사무실을 개업한 뒤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서울대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를 가르치면서 언론 매체 등에 기고도 하고 있다니 이 책은 그런 활동의 결과물 중 하나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생활하는 곳과 일하는 곳이 가까이에 있는 도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온 저자가 이 책에서 담아내고 있는 건축들은 서울 시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상가아파트이다.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사전 조사를 비롯해 답사, 사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구성으로 독자들은 편안히 저자의 탐사기를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저자가 주목한 무지개떡 건축에 대해서도 단독형 · 단지 결합형 · 시장 결합형으로 나누어서 국내의 건축 사례를 보여주고 있고 이어서 해외 도시(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방콕, 시드니)의 무지개떡 건축 사례도 추가하고 있는데 흥미로로운 것은 평양의 상가아파트도 담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각 건축에 대한 무지개떡 지수를 입지 · 규모 · 복합 · 보행 · 보행 · 형태라는 요소로 점수를 매기고 있고 총평도 함께 실고 있기 때문에 건축학도이거나 건축과 관련한 일을 하거나 아니면 건축에는 문외한이나 방송을 통해 궁금했던 분들도 읽어보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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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 - 의도된 선택인가, 어리석은 판단인가! 선택이 만들어낸 어리석음의 역사
제임스 F. 웰스 지음, 박수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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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제목이 인상적이면서 또 그 이상으로 내용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가 바로 그 책이다. '어리석음'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책으로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잘 하는 것, 긍정적인 것 등에 주목해서 그렇게 하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어리석음에 주목하고 있는 경우는 처음이라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가 너무나 궁금했다.

 

특히나 이 책에서 말하는 어리석음은, 인간의 어리석은 판단에 대한 이야기로 왜 인간은 역사적으로 어리석은 판단(결정 또는 선택)을 되풀이해오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느껴진다.

 

한 개인에게도 돌이켜보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소위 스튜핏한 행동이자 이불킥을 날릴 어리석은 선택이 존재할텐데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차원을 범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넓은 의미에서 때로는 그 어리석은 선택하나가 한 나라, 나아가 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수도 있는(심지어는 이미 위험하게 했거나)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라고 끝맺긴 보단 왜 이런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책은 가장 먼저 어리석음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이런 어리석음이 때론 집단적 사고에 맹신을 초래해 발생시키는 문제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지만 어리석음이 잘못된 학습에서 도래했고 문명화 되었다는 표현은 실로 의아함을 넘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어서 이런 어리석음이 세계사 속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가 그리스, 로마, 중세,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는데 어리석음의 세계사를 만나보는것 같아 독특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이미 배웠던 세계사 속의 어리석음을 발견해 이를 집중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고 우리가 소위 온고지신의 정신을 자주 이야기하는 역사 속에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미래를 대비하자고 하는 것도 결국 이런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여서 의외로 재미있는 책을 만나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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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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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 한문학과 관련된 최근의 도서를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정민 선생님(사실 교수님이라 불러야 마땅하겠지만 왠지 선생님이라는 용어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은 익숙할 것이다.

 

 『돌 위에 새긴 생각』은 한국을 대표하는 한문학자 정민 교수가 이미 지난 2000년에 출간했던 도서의 개정판으로서 이 책에 담긴 글들은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의 일부를 전각과 글, 그리고 정민 교수님이 덧붙인 평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의 원문이라고 할 수 있는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란 무엇일까? 이는 명나라 말엽에 살았던 장호라는 사람이 옛 경전에서 좋다고 생각되는 글들을 간추려서 그 당시의 뛰어난 전각가들에게 그 글을 새기게 했고 이를 다시 엮은 책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정민 교수님은 이 '학산당인보學山堂印譜'의 원본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는데 2000년 처음 이 책을 출간한 이후 2012년에 하버드대학교의 옌칭연구소에서 1년간 머무르며 그곳에 있던 희귀본 서가에서 이 글의 원본을 만났던 것이다.

 

오죽 좋았으면 이 책을 출간했을 정민 교수님이 원본을 보았을 때의 감격은 실로 대단했을테고 실제로 그 순간 한 장 한 장을 촬영해서 그중 새롭게 골라 낸 내용들을 이렇게 무려 17년이 흘러 추가해 개정판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종이에 붓으로 글자를 써도 잘못 쓰면 새로운 종이에 다시 써야 하는 것인데 돌에다 새긴다는 것은 종이에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섬세함과 집중력이 필요할 것이고 또 그렇게해서 완성된 글귀가 가진 무게감은 확실히 남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상당히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다. 원문을 전각을 찍은 이미지와 그 아래 전각의 한자를 썼고 이를 다시 우리말로 뜻풀이 했으며 끝으로 정민 교수님의 평설이 나오는 순이다. 작품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수많은 전각의 이미지를 한 권의 도서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한편으로는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라고 생각되며 그중에는 그 뜻이 정신을 일깨우는 말들도 있어서 한자로 전각을 감상하고 한자를 읽어보고 그 의미와 평설을 읽음으로써 그 글이 지닌 가치를 여러 번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책에 실려 있는 전각들이 전부 다른 글씨체여서 이를 감상하는 것도 참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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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온도 - 지극히 소소하지만 너무나도 따스한 이덕무의 위로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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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간서치(책 바보)라는 별명 아닌 별명으로 더욱 익숙한 사람이 이덕무라는인물일 것이다. 그는 북학파 실학자로서 이미 여러 차례 도서 등을 통해서 그가 책에 대해 보여 준 애정을 만날 수 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롤모델'이라고 하여 더욱 유명해졌다는 조선 최고의 에세이스트이자 독서가인 이덕무의 글을 다시금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은 이덕무의 문집인 『청장관전서』에 수록되어 있는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의 글을 편역자가 번역한 것으로 먼저 우리말 편역이 나오고 그 아래 한자 원문이 나오며 문장의 출처가 나온 뒤에 편역자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하나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짧은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는 글이고 또 편역자가 쉽게 읽히도록 해놯기 때문에 현대인들도 결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문장에 담긴 의미가 참 좋아 빠르게 읽어내려가기 보다는 한 장 한 장 마치 글의 따뜻한 온도를 음미하듯 읽어내려가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 영/정조 시대에 활약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읽어도 충분히 어색하지 않은 문장들이 참 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마치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느 에세이스트가 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글들을 보면서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글, 그런 문장들의 힘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것 같다.

 

주변의 풍경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대해 솔직하게 담아내는 글은 역시나 시대가 흘러도 깊은 감흥을 선사하게 아닐까 싶으면서 아울러 최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글쓰기와 관련된 방법론으로 접근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보면 '온몸으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덕무식 글쓰기 방법론이 펼쳐지는데 천하의 에세이스트도 마음을 말과 글로 표현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걸 보면 쉽지 않겠지만 좋은 글을 많이 접해본다는 것도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일것 같아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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