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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 수업
알퐁스 도데 외 지음, 유혜영 엮음, 정마린 그림 / 시간과공간사 / 2017년 4월
평점 :
사랑만큼 흥미로운 주제가 있을까? 사랑이 뭐 밥 먹여 주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 때문에
식음을 전폐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있을테니 누군가에게는 목숨보다 귀한 것이 사랑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사랑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사랑을 소재로, 또 주제로 한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비롯해 노래, 영화
등이 존재해왔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을 것이다. 그중에는 비단 행복하기만 한 사랑 이야기는 물론 사랑의 반대말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랑과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17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랑학 수업』은 흥미롭게
느껴진다.
'사랑학'이라는 말에서 마치 사랑을 하나의 학문처럼 접근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 또는 사랑 이후의 이별로 아파하는 사람들에게도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을 담아냈다고 할 수 없지만 다양한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에서는 총 3부에 따라 사랑 이야기를 분류하고 있는데 1부 '내 사랑의 셰프는 나'에서는
제목 그대로 사랑의 주체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데 그 예로 '기 드 모파상'의 「의자 고치는 여인」을 보면
이야기 속 주인공인 여자는 의자를 고치는 부모를 따라 다니며 유랑생활을 하게 되는데 가난하고 어려운 살림의 그녀는 동네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다 한 약국 집 소년과의 만남을 통해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후 자신이 어렵게 모은 돈을
소년에게 계속해서 가져다준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던 여자는 노파가 되고 죽음을 앞둔 순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제는 약사가 된 그 소년에게
남긴다.
하지만 평생을 받쳐 사랑한 소년은 의자 고치는 여인의 사랑을 거부하고 오히려 그녀가 남긴
유산에 더 큰 관심을 보임으로써 자신의 존재마저 희생한 사랑이 과연 진정한 사랑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2부의 '이별까지 사랑이다'는 최근 사랑하던 연인이 이별을 고했다는 이야기로 보복성 폭행을
서슴치 않는 사례를 보면서 충격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그보다는 약하겠지만 잘 헤어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끝으로 3부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기적, 사랑'이라는 부제로 보다 폭넓은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각 이야기의 끝에는 제목과도 연관이 있는 사랑학 수업 형식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아빠와 딸이
해당 이야기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부분이 나온다. 사족일수도 있지만 이야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심도있게 파헤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