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는 영화로 만들면 꼭 소장하고플것 같은 그런 소설이다.
애잔함과 잔잔한 감동이 40년이라는 시간을 교차하면서 진행되는데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주요무대인 빅토리아식 저택인 '파두아'의 내외적인 모습이나
앤서니가 분실물들을 가져다 놓는 서재의 풍경이 상당히 매력적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잃어버린 것들을 수집하는 앤서니의 또다른 직업은 소설가이다. 그는 40여 년 전
결혼을 앞두고 사랑하는 연인인 테레즈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것을 목격한다. 가장 행복하던 때에 가장 불행한 남자가 된 앤서니는 그녀와의 행복한
삶을 꿈꿨을 공간인 파두아를 마치 그녀가 죽기 전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놔둔채 외출을 했다가 누군가가 분실한 물건들을 집으로 가져오게
된다.
다른 이들에겐 아무 쓸모없는 물건이라 해도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 테레즈가 죽기 전 그녀에게 받은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것이다. 마치 그 일에 대한 속죄이자 보상의 의미로 잃어버린 물건을 모으기
시작했고 주인들에게 물건을 찾아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아직까지 주인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런 그에게 이젠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고 앤서니는 누구보다 파두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이
남긴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며 그것들을 주인에게 돌려주고자 노력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 자신의 비서이자 가정부인 로라에게 자신이 간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로라는 학창시절 우아함을 가르치는 학교를 다녔으나 자신의 그 우아함과 고상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빈스와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끝내고 우울증으로 병원을 오가던 중 6년 전우연히 한 잡지의 광고에서 앤서니의 구직광고를 보고 파두아에서 일을 하게
된 인물이다.
파두아는 로라가 그동안 추구하던 삶과 너무나 닮아 있고 스스로도 파두아에서 보내는 시간을
행복해 했다. 그리고 앤서니는 그런 로라의 자세와 마음을 제대로 파악했던 것이다.
또다른 인물은 테레즈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던 그때 그 공간에 있었으나 취업 면접으로 긴장해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가 면접 이후 사무실을 나오던 중 무엇인가를 길에서 줍게 된 유니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은 이처럼 수집가이자 소설가인 앤서니, 그의 비서이자 앤서니에 이어 잃어버린 것들의 주인을
찾아워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맏게 된 로라, 그리고 40여 년 전의 비극의 상황에서 앤서니가 잃어버린 그것을 우연히 줍게 된 유니스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과연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무엇이길래 앤서니로 하여금 40 년이 넘도록 수집가로서의 삶을
살게 했을까를 읽는 묘미도 있고 또 한 가지는 소설가인 앤서니가 자신이 주워온 물건들에 마치 생명을 불어넣듯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 물건들이 어떻게 해서 주인과 헤어지게 되었는지를 앤서니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단편 소설)로 풀어내는데 이 것을 읽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개인적으로 영화로 꼭 제작되었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