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인간
요미사카 유지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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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인간』은 2010년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본격 미스터리 대상'에서 화제가 된 요미사카 유지의 작품으로 마치 어느 도시에나 한 두개 쯤 존재하고 도시마다 여러 변형을 거치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존재하는 도시 괴담의 일종처럼 느껴진다

.

그중에서도 전기인간이 특이한 것은 우리가 생활하는 곳 대부분에서 전기제품은 존재하고 이는 결국 도체를 타고 이동한다는 전기인간이 언제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기본 전제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어쩌면 도시괴담 중에서도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공포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인간 내면에 도사린 공포는 어떻게 보면 좀더 구체화되고 현실화 되어 도시괸담으로 변형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낸것 같다.

 

아키토리는 대학에서 민속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자신의 전공, 그리고 출신지인 토오미시의 괴담이 맞물려 전기 인간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오롯이 토오미시에서만 존재하는 전기인간에 대한 도시괴담. 그 특수성에 주목한 아키토리는 그 괴담은 근원지라 알려진 한 초등학교의 지하방공호로 가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시체로 발견되는데...

 

수사당국은 아키토리의 죽음에 크게 의문을 품지 않은채 심장에 문제가 생겨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으려 하지만 그녀의 연인인 히즈미가 죽기 직전 아키토리가 조사했던 전기인간에 대한 내용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본격적인 추리로 전개된다.

 

그러는 사이 또다른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전기인간에 대한 공포와 함께 반대편에서는 추적이 시작되는 것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같기도 하고 전기인간이라는 실체 없는 존재에 대한 도시괴담이라는 측면에서는 SF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고 전기인간의 존재가 제2차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선 또 이를 넘어서는 이야기라 한 가지만의 장르로 구별되기 보다는 여러 장르가 결합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 자체는 분명 흥미로운 설정이며 잘 다듬어서 제작한다면 영화로 만들어도 충격과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것 같다. 다만, 책의 디자인이 좀더 가독성있게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하는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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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 지구를 사랑한 소설가가 저지른 도보 여행 프로젝트
올리비에 블레이즈 지음, 김혜영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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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뛰는것 보단 걷는 걸 좋아하고 그래도 지구력은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트레킹이나 순례길 등을 걷는 도보 여행을 해보고 싶은 바람도 있어서인지 『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에 더욱 눈길이 갔던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인 올리비에 블레이즈가 프랑스의 출판 전문 잡지로부터 '당대 최고의 소설가들' 중 한 명으로 꼽힌바 있고 권위있는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12권의 소설을 발표한 바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도보 전문 여행가라기 보다는 소설가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리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지난 2010년부터 1년에 한 달씩 도보 여행을 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그가 이런 도보 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나사에서 찍은 '지구돋이'를 보면서 우주와 지구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걷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내만을 걷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의 작은 마을인 팡플론에서 부터 시작해 리옹, 알베르빌, 스위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헝가리에 이르는총 5개국의 8개 도시에 대한 도보 여행기를 담고 있다.

 

어딘가로 편안하게 놀러가는 여행이 아니라 특히나 도보 여행이라는 점에서 필요한 것도 많겠지만 동시에 스스로가 배낭을 짊어지고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으로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만만치 않아 보이는게 사실이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은 한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도전해보고픈 길로 꼽힌적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과연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약 800km나 되는 거리를 완주했을 때는 어떤 느낌일까하는 궁금증이 있다.

 

그리고 저자의 도보 여행기를 보면서 그 길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가 사실 궁금해졌던게 사실이다. 그 길을 누가 어떤 사연을 안고 누구와 함께 걷는지에 따라 또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스스로가 정한 규칙을 최대한 지키면서 우직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 다시없을 경험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길 위에서의 풍경을 사진으로 만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길 그 자체, 길을 걷는 그 행위에 집중해보길 바라는 마음 같아 소설가의 도보 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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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kim 2017-07-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이네요. 해보곤 싶지만 용기부족,의지박약으로 남이 한 여행기나 읽으며 대리만족 해요.저는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걷는다‘가 좋더군요.
 
케미스트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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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스트』는 은색 표지에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더욱이 이 책의 작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대단한 흥행성적을 거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저자인 스테프니 메이어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확실히 눈길을 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에서는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그녀의 이름은 줄리아나. 사실 이외에도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과학자인 동시에 전직 비밀 요원이기도 하다.

 

줄리아나 박사로 불리던 그녀는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처절한 노력을 보이는데 그녀의 직업적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녀는 정부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쫓기는 신세이다. 자신이 만든 자벡제를 이용해 신문하는데 일가견이 있던 그녀였으나 현재는 스스로가 도망자가 되어 목숨을 위협받는 상태에 놓인 것이다.

 

그런 줄리아나에게 옛동료는 수많은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테러리스트를 잡아줄 것을 부탁하고 그녀는 고민을 거듭하지만 결국 자신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조건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테러리스트와의 대면. 대니얼이라는 남자는 평범한 교사로 보일뿐인데 그녀는 점차 대니얼에게 빠져들게 되고 그를 심문하면 할수록 그녀가 위험에 처했음을 깨닫게 된다. 누구도 믿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조심을 하고 집안에 들어가서 침실에 눕기까지도 여러 테스트 아닌 테스트를 하며 조심해 온 그녀가 오히려 더 큰 문제에 직면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움을 더해간다.

 

아울러 그와 동시에 과연 그녀에게 이런 일을 하게 만든 이는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이렇게 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은 이제는 알렉스로 이름이 바뀐 줄리아나와 함께 고민하게 된다.

 

정부를 위해 일했던 그녀가 아이러니 하게도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자신의 신변을 위험하게 만들고 그녀가 만든 자백제가 곳곳에서 사용되는 가운데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여자 에단 헌트를 떠올리게도 한다.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때문에 내용만 보면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쓴 작가와 동일한 작가가 쓴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기도 힘들지만 대단원의 첩보 영화를 보는것 같은 분위기는 분명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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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군함도 세트 - 전2권
한수산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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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는 개인적으로 내 마음에 참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품게 한 작품이다. 너무나 궁금했고 그래서 꼭 읽고 싶었던 작품이였던 마음 반면에는 적게나마 실재로 이곳에 징용을 다녀 온 분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서인지 차마 읽기가 무서워졌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떻게 사람에게 이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일제 치하에서 일본이 조선인들에게 보여 준 여러 극악무도한 일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나가사끼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바다 위에 군함 한 척이 떠있는 모습 때문에 불리는 이름 군함도(하시마 섬)의 해저 탄광에서의 참혹한 현실은 왜 군함도가 지옥섬이라 불리는지를 알 수 있다.

 

이야기는 군함도에 소위 브로커로부터 사기를 당해 탄광에 일을 하러 오게 된 조선사람인 명국, 태복의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어느덧 군함도에서의 생활에 적응은 해가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고통스런 나날이 괜찮은 것은 아니기에 태복은 함께 일하다 알게 된 경학, 삼식이와 함께 군함도를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명국에게도 함께 가길 권했지만 괜히 지옥섬이라 불리는 곳이 아니기에 살아서 나가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도망을 치다가 잡혀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망망대해 한폭판에 있는 섬의 특성상 헤어쳐가다 죽기가 부지기수였다.

 

결국 셋의 탈출은 실패로 끝나고 경학만 그 행방이 모호한 가운데 삼식은 죽고 태복은 부잡혀와서 온갖 고초를 겪다 일본인을 젓가락을 찔러 죽인 죄로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그렇게 또 친구를 잃은 명국은 매일 매일 같은 나날을 보낸다.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날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처음 물자를 수탈하던 것에서 이제는 강제징용으로 사람들을 잡아가다시피 하고 빠르게 친일파로 돌아서 부를 일궈온 하성은 결국 토사구팽 격으로 자신의 큰 아들에게도 징용장이 내려오자 차남인 지상을 보내려 하고 결국 지상 역시도 집안의 장자인 형은 대를 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자진해서 자신이 가고자 한다.

 

그리고 임신한 아내인 서형을 두고 기차를 타고 강원도에서 서울, 다시 부산을 거쳐 시모노세키를 거치는 과정에서 여러 조선인을 만나고 또 서로 길이 갈리며 결국 군함도에 도착한다. 강원도에서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순진무구하게 살았던 지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본이라는 나라는 결코 자신이 처음 견딜만할 것이라 생각한 곳과는 달랐고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지상의 이상은 점점 더 지독한 현실 앞에 무너진다.

 

군함도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결국 지상은 함께 방을 쓰게 된 명국과 탈출을 계획하지만 그 직전에 탄광이 무너져 명국이 다리를 절단하는 사고를 당하면서 한차례 좌절된다. 그러다 징용을 오는 중 알게 된 동향의 우석이 탈출을 제안하고 그동안 사람들 틈에서 바보 취급 받던 필수가 사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셋은 탈출을 목전에 둔다.

 

군함도는 하나의 나라처럼 느껴진다. 치외법권, 오로지 그곳만의 법대로 운영되는 이곳에도 아파트, 신사, 학교, 술집 등이 있다. 그러나 먹을거리는 없어서 외부로부터 배로 들어오지만 조선인들은 이를 사먹기도 먹차다.

 

게다가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일본은 조선인들을 군함도에 데려왔지만 막상 월급날이 되면 온갖 명목으로 돈을 떼어가고 그나마 남은 대부분의 돈도 저금 명목으로 주지 않는다. 결국 돈은 돈대로 받지 못하고 일은 3교대에서 2교대로, 그나마도 탄광에 들어가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나오지 못하는 시스템이라 상황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그런 가운데 또다시 탈출자가 생기고 우석이 그 과정에서 다리를 다쳐 낙오되고 우석을 좋아했던 조선인이자 유곽에서 일하던 금화가 그들의 탈출을 도왔다는 이유로 고초를 당한 뒤 우석이 제대로 도망친 줄 알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렇잖아도 힘들고 부당하다 여기던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같은 조선인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자 뜻하지 않게 동포애가 생겨 파업에 이른다.

 

그사이 지상과 필수는 무사히 탈출에 성공하나 헤어지게 되고 지상은 맘씨 좋은 일본인 노부부의 도움을 받아 나가사키에서 일본으로 온 조선인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는 일자리를 구하게 되지만 군함도에서 일어난 파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우석은 이 난리에 또다른 사람들과 함께 군함도를 탈출한다. 그 당시 군함도는 물론 나가사키 일대는 미쯔비시 회사가 거의 먹여 살리는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기에 이들은 비록 군함도는 탈출하나 어쩌면 넓은 의미에서 여전히 미쯔비시 중공업의 그늘 안에 놓여 있는 셈이 된다.

 

군함도에 여전히 남아 있든 무사히 탈출에 성공해 그곳을 벗어났든 결국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래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재회해 사람답게 자유롭게 살고자 했던 일생일대의 목표가 되어버린 이 모든 이들이 결국 미국의 원자폭탄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의 허무를 느끼게 한다.

 

곧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 <군함도>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책은 영화의 내용과는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둘 모두가 그저 픽션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여전히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자가 존재하고 일본은 지금도 자신들의 잘못한 부분은 감추려 한채 군함도의 근대화시설 부분만 부각시켜 조선인들에게 지옥의 섬이라 불린, 실제로 죽는게 더 낫겠다는 말이 나오게 한 이곳을 유네스코에 등재시켜 세상을 향해 눈가리고 야옹하는 격으로 피해자들에게 여전히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일본과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군함도의 진실을 제대로 알게 될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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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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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나이를 들어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 보다는 어쩌면 지나간 시간 속에서 경험했던 소중한 이들과의 추억은 앞으로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힘이 되어준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했던 추억들... 그런데 만약 하루하루 이런 순간과 추억, 기억,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잊어간다면 과연 어떨까?

 

국내에서는『오베라는 남자』로 무려 2015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1위에 등극했던 프레드릭 배크만이 선보이는『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낸다.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이미 사별한 아내와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솔직하게 나누고 또 어쩌면 점점 더 가까워져 오는 죽음에 대해 두렵고도 그리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 할아버지가 숫자를 좋아하는 자신과는 너무나 달랐던 글짓기를 좋아했던 아들 테드의 어딘가 모르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서로를 이해하기가 너무나 힘든 그래서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대화의 부분, 그리고 할아버지가 너무나 사랑하고 자신을 닮아 숫자를 좋아하는 손자 노아와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으로 크게 나뉜다.
 

특히 노아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 아무래도 많은데 평소 할아버지는 노아를 꼭 '노아노아'라고 부를 정도로 애정을 보인다. 그러나 순가순간 둘은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할아버지는 알츠하이머 특유의 기억을 잃어버린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지만 필연적으로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소중한 사람들, 그와의 추억을 잊어가는 할아버지는 그 상황이 두렵고 이런 감정은 이미 사별한 아내와의 대화 속에서 솔직하게 드러난다. 주변의 가족들 역시도 할아버지의 변화가 두려울테지만 당사자인 할아버지만큼은 아닐 것이다.

 

그런 할아버지를 할머니는 잘 다독여 준다. 마치 너무 두려워 말라는 듯이, 그래도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사랑 또한 우리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할아버지가 노아와 나누는 대화는 오랜 세월 살아 온 삶의 지혜를 잊어버리기 전에 전하고자 하는것 같기도 하고 그 자체로 노아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 같아 뭉클해지는데 이때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만나고 또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노아에게 들려주는데 책의 종반부에 가서는 이제는 성장해 아이를 둔 아빠가 된 노아가 이 모든 추억을 잊어버린 할아버지에게 예전의 약속대로 두 분의 사랑 이야기를 상기시켜주듯 할아버지에게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 뭉클함이 더욱 커지는 느낌이다.

 

등장인물들의 어떠한 인물설정이나 집안의 풍경,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나 갈등 보다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할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이 나누는 대화와 이야기가 중심이라는 점이 한편으로는 특이했지만 좀더 그들의 심리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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