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 어이없고 황당하고 늘 후회하면서도 또 떠나고야 마는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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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곳이 있기에 우리는 어쩌면 마음 놓고 어딘가로 떠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채 여행이라 부르기엔 긴 시간 동안을 체류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 낯선 세계로 떠나 여행을 한 뒤 다시금 익숙한 일상으로 되돌아오는 패턴을 보인다.

 

최근에는 전문 여행작가 아닌 사람들도 많이 여행을 떠난다.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시간이 넘쳐나서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 중에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두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몇 년 째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고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결국 그들에게 진짜 필요했던건 익숙하게 살아온 나라를 벗어나겠다는 용기와 도전 의식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을 쓴 저자에게 있어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익숙한 공간, 더이상 새롭지도 않고 조금 둘러보면 모든게 그대로인 좁은 세계에서 보다 넓은 세계로 떠나는 일종의 로망처럼 여겨졌을것 같다. 적어도 그 시작은 말이다.

 

누구보다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지녔던 저자는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당당히 그속으로 들어간다. 여유로움 보다는 아끼고 아껴서 떠난 경우가 더 많아 보이고 결혼 이후 남편의 실직에 스스로는 현실도피라 이름 붙여 두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떠나기도 한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낯선 세계에서는 일상에서라면 결코 겪지 않을 불편과 사건 사고가 자연스레 따라오고 때로는 현지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혹은 사기나 소매치기 등을 당할까봐 걱정을 하기도 한다. 인도에서 만난 한 티베트 승려가 보인 낯설고도 지나친 친절은 자연스레 초보 여행자를 속이려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감과 함께 결국 그곳을 떠나게도 하지만 곧 미안함을 가져오고 시간이 흘러 한국에 온 그와 극적인 상봉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그 당시로서도 드물었을 해외출장 후 돌아오면서 007 가방에 담아오신 온갖 해외 여러 도시의 물품들에 얽힌 이야기는 자연스레 시간이 흘러 이제는 배낭여행을 떠나는 딸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지고 대학시절 어떤 목적도 열정도 없이 1여 년간 배웠던 프랑스어와 교수님에 얽힌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우연한 기회에 파리를 찾았을 때 다시금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말로 저자는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온갖 일들을 겪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면 또다시 여행을 떠나는것 같다. 마치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낯선 세상을 보고 겪은 뒤 다시 익숙함으로 돌아와 위로를 얻는 과정, 이 모든 일련의 과정과 둘의 지속적인 순환이 저자에겐 바로 여행이자 한편으로는 이상하지만 끊임없이 바라게 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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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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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본격적인 여름과 휴가 시즌이 되면서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지만 멀리 떠나지 않고 집근처에서 흉가를 즐기겠다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서 본 적이 있는데 이맘 때쯤이면 공기마저 서늘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나 소설을 찾는 사람들도 많을것 같다.

 

그중에서도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시즈쿠이 슈스케의『범인에게 고한다』2편이라 알려진 『립맨』을 휴가철 추천도서로  제안한다. 이 책은 레드박스에서 선보이는 <미스터리 더> 시리즈의 열세 번째 작품으로 전작이 135만 독자를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그 2탄이라 불리는 이 작품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이 생겼던게 사실인데 처음 시작은 분명 전화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범죄였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립맨에 의해 유괴 사업이 되어 사건이 더욱 심각해져 가는 가운데 관련자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그려진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기승을 불리고 있고 더욱 치밀해지고 있는 보이스 피싱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 사기에 가담하고 있는 도모키와 다케하루 형제는 립맨으로 불리는 아와노와는 보이스피싱 영업소에서 만난 관계이다.

 

두 형제는 목소리만 비슷할 뿐 모습은 판이하게 다르고 성격은 더욱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데 그들의 삶이 한데로 묶이게 된 것은 갑작스런 부모님의 교통사고 이후 형제만 남겨지고 동생이 학교를 자퇴하고 일찍이 폭력단의 세계로 빠져든것과는 달리 도모키는 남겨진 유산으로 대학 학업을 계속하고 어려운 시기에 졸업 전에 입사가 결정되는 행운을 누리지만 졸업 즈음 이 회사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경영이 어려워지자 신입사원 채용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졸지에 구직난에 놓이고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던 가운데 동생인 다케하루, 그와도 안면이 있으면서 역시나 이미 범죄의 세계에 들어선 샤모토 연을 맺게 되고 이후에는 보이스피싱에 뛰어들게 된다.

 

타깃에 대한 치밀과 정보 조사와 조직화된 영업소의 계략으로 사람들로부터 돈을 갈취해내는 이들이다. 그중 아와노는 평소 다케하루가 그 인상에서 어딘가 모르게 섬뜩함을 느끼고 있던 인물로 이 이름은 본명인지도차 알 수 없는 상태로 마치 전화기 뒤에서 연기를 통해 사람들을 속이듯 그의 정체 또한 모호하게 느껴진다.

 

그 댓가로 금괴를 요구하고 경찰이 개입하면서 이는 TV를 통해 공개수사로 변하고 이 수사에 과거 연쇄살인마였던 배드맨을 체포한 바 있는 마키시마 후미히코 경시가 참여하게 된다.

 

립맨의 정체, 도모키 형제의 점점 더 복잡해지는 상황, 아들을 유괴한 범죄자들과 경찰 사이에서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장,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들의 움직임까지 여러 상황에 놓여 있는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각기 다른 행태가 하나로 어울어져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전작에 이은 재미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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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피곤한 세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용기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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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라니, 마치 모 광고의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카피가 생각나는 책이다. 어딘가 모르게 반항심마저 느껴지는 이 책에서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란 나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아닌 사회가 강요하는 트렌드나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p.10) 를 말한단다.

 

그러니 이 표현대로라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의미하는 말일 것이다. 이 책은 최근 TV 속에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는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의 정희재 작가님의 두 번째 에세이다. 지난 2012년에 이미 출간되었던 책의 개정판으로 제목도 그대로이듯이 내용면에서도 대체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진 상황이나 글과 세부적인 레이아웃의 변화를 제외고하고서는 말이다.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것이 미덕이라 알아온 사람들 그렇게 해서 소위 말하는 성공을 이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제목 그 자체부터 어딘가 모르게 불온한 책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책에 담긴 이야기를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순간이란 우리에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전환기가 되어줄 소중한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하나 둘 제외하다보면 남는 것은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어찌보면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아닌 사회와 타인이 강요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변의 강요, 세상의 트렌드가 아닌 나의 바람과 나의 원함에서 시작된 무엇인가를 할 권리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는 책인 것이다.

 

멈춰서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공식이나 세상의 잣대로만 찾을 수 없는 나만의 행복 기술,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때 그래도 뭔가는 해야 하지 않나라고 괜히 더 걱정하게 될지도 모를 어제의 나와 당당히 결별하고 오늘부터는 내가 중심이 되는 시간을 위한 노력, 결국 이런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서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비록 남들이 볼 때에는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처럼 보일지라도 당사자에겐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한 일보후퇴가 아닌 머무름인 것이다.

 

사실 사람이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기란 참으로 어렵다. 만약 누군가가 남들이 볼때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우리는 한 두 마디씩 조언을 가장한 참견을 할 수도 있을텐데 조금은 소신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시간이 그 어떤 시간들보다 생산성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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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 심각함도 가볍게 만드는 도쿄 싱글녀의 유쾌한 사생활
오미야 에리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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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야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는 안도감이 생길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은 과연 어떤 의미로 느껴질까?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세상 모든 것이 빨라지는 때에 어찌보면 이는 무기력하거나 무능력한 표현으로 비칠수도 있는 동시에 그저 겸손함의 표시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오미야 에리는 스스로에 대해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이렇다할 장점도 없으나 때로는 이런 사람 하나쯤 섞여서 살아가도 좋지 않나라는 표현과 함께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도쿄에서 싱글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오미야 에리의 직업은 사실 여러가지다. 작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연출가, CF 감독에 PD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딘가 모르게 마스다 미리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녀가 조금은 차분한 도시여자 같다면 오미야 에리는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도쿄 싱글녀 같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선데이 마이니치>에 3년간 연재했던 에세이를 묶어서 펴낸 책으로 국내에 그녀의 작품이 소개되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글을 보면서 느낀점은 이 얘기 이렇게나 다 세상에 공개해도 되나 싶은 것이 첫 생각이며 두 번째로는 한 사람의 인생이 어쩜 이리도 버라이어티한가 이다.

 

단지 이 한 권의 책에 실린 이야기만해도 이정도인데 과연 그녀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도 바로 위의 두 가지 생각 때문일 것이다.

 

너무 솔직하고 때로는 엉뚱하다 못해 기발하기까지 한데 어찌보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는 것을 보면 오미야 에리는 '그럭저럭'이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좋아해 자주 마시지만 그 이상으로 술버릇으로 인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은데 술에 취해 맥북의 하얀 사과 표시를 밥이라 생각하며 카레를 부어버렸다거나 집으로 가다 길에서 잔다거나 지인의 음악 작업실에 술에 취해 찾아가서 인사를 했는데 알고보니 이미 여러 차례 왔다거나...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마시는거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다행히도 그녀 주변에는 그녀를 챙겨줄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그외에도 단식과 이를 통한 숙변이 배출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 어렸을 때 배운 바이올린 덕분에 라이브 무대에 도전하게 되는 이야기, 운전면허 시험 응시와 합격, 실제 운전기, 모임의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전신 빨간 타이즈를 입고 인간 도쿄 타워가 되었던 이야기, 자신의 글이 책으로 나오게 된 이야기 등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글이 상당히 재미있게 쓰여져 있어서 읽는내내 웃음짓게 하는 능력자다. 지금도 연재를 계속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하고 있다면 그 원문을 활용해 일본어 공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제목과는 달리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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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미 배드 미 미드나잇 스릴러
알리 랜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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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랜드의 『굿 미 배드 미』는 성장기의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과연 범죄자로서의 성향도 유전이 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스릴러 소설이다.

 

이야기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 무려 아홉명의 어린 아이들을 학대한 뒤에 살해했고 이를 딸인 밀리(원래 이름은 애니이다)에게 학대의 공간이자 범죄의 현장인 놀이방이라고 불리는 방문의 구멍을 통해서 지켜보게 하는데 아홉 번째 희생자의 경우 평소 자신과도 친분이 있던 아이였기에 더욱 견디기 힘들어지자 결국 경찰을 찾아가 엄마를 신고하면서 시작된다.

 

처음 소녀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경찰도 점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밀리의 진술을 들은 다음 그날 저녁 집을 기습해 엄마를 체포해 간다. 밀리는 엄마가 저지른 사건의 신고자인 동시에 유력한 목격자인 중요 증인으로 그녀 역시도 학대를 받아왔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던 밀리를 재판 때까지 증인 보호 시스템을 통해서 보호와 상담치료를 해줄 심리학자인 마이크의 집으로 가게 된다. 엄마와 지내는 동안 아버지는 도망갔고 자신보다 먼저 엄마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했던 오빠가 일부러 범죄를 저질러 가면서까지 정신병원과 감옥에 가기를 바랬을 정도로 밀리와 오빠는 심각한 학대의 현장에 놓여 있었다.

 

그렇기에 마이크 아저씨와 사스키아 아줌마, 그들 사이의 외동딸인 피비와 함께 살게 되고 마이크 부부로부터 친절과 관심을 받게 되자 밀리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을 느끼는 동시에 계속해서 함께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딸인 피비는 아빠인 마이크가 더이상 보호해야 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긴 동시에 (재판에 증인으로 서야 하는 밀리에 대한 자세한 사정은 모른채) 지나치게 부모님이 밀리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자 질투를 밀리를 그또래의 여학생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게 괴롭힌다. 자신의 무리들과 함께.

 

겉으로 보면 완벽한 가족 같지만 사실 피비네도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마이크 아저씨는 자신의 아내와 딸에 대한 진짜 모습을 알지 못하고 사스키아 아줌마는 약물 복용과 함께 요가 선생님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피비는 다른 아이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슬아슬한 관계 속에 놓인 피비네 가족 안에서 묵묵히 참아가며 평범한 삶에 녹아들기 위해 밀리는 노력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엄마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던 밀리는 쉽사리 엄마를 떨쳐내기 힘들고 그때마다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면서 안정을 찾으려 한다.

 

잔혹한 범죄에 대중의 관심이 엄마의 재판에 쏠리는 가운데 밀리는 직접 재판에 증인으로 서야 했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밀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밝혀져가는 가운데 피비가 난간에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도망친 오빠를 대신해 학대를 받아야 했던 밀리, 제대로된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한 가운데 스스로도 엄마의 잔혹한 학대와 범죄에 노출되어 왔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는 오히려 의외의 결말로 치닫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가 끝이 아닌 오히려 새롭게 시작되는 듯한 기분이 들고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잔혹함을 뛰어넘는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글로 적힌 부분을 통해서 느끼는 결말은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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