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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랜드의 『굿 미 배드 미』는 성장기의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과연 범죄자로서의
성향도 유전이 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스릴러 소설이다.
이야기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 무려 아홉명의 어린 아이들을 학대한 뒤에 살해했고 이를 딸인
밀리(원래 이름은 애니이다)에게 학대의 공간이자 범죄의 현장인 놀이방이라고 불리는 방문의 구멍을 통해서 지켜보게 하는데 아홉 번째 희생자의 경우
평소 자신과도 친분이 있던 아이였기에 더욱 견디기 힘들어지자 결국 경찰을 찾아가 엄마를 신고하면서 시작된다.
처음 소녀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경찰도 점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밀리의 진술을 들은 다음
그날 저녁 집을 기습해 엄마를 체포해 간다. 밀리는 엄마가 저지른 사건의 신고자인 동시에 유력한 목격자인 중요 증인으로 그녀 역시도 학대를
받아왔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던 밀리를 재판 때까지 증인 보호 시스템을 통해서 보호와
상담치료를 해줄 심리학자인 마이크의 집으로 가게 된다. 엄마와 지내는 동안 아버지는 도망갔고 자신보다 먼저 엄마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했던 오빠가
일부러 범죄를 저질러 가면서까지 정신병원과 감옥에 가기를 바랬을 정도로 밀리와 오빠는 심각한 학대의 현장에 놓여 있었다.
그렇기에 마이크 아저씨와 사스키아 아줌마, 그들 사이의 외동딸인 피비와 함께 살게 되고 마이크
부부로부터 친절과 관심을 받게 되자 밀리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을 느끼는 동시에 계속해서 함께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딸인 피비는 아빠인 마이크가 더이상 보호해야 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긴 동시에 (재판에 증인으로 서야 하는 밀리에 대한 자세한 사정은 모른채) 지나치게 부모님이 밀리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자 질투를
밀리를 그또래의 여학생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게 괴롭힌다. 자신의 무리들과 함께.
겉으로 보면 완벽한 가족 같지만 사실 피비네도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마이크
아저씨는 자신의 아내와 딸에 대한 진짜 모습을 알지 못하고 사스키아 아줌마는 약물 복용과 함께 요가 선생님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피비는
다른 아이들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슬아슬한 관계 속에 놓인 피비네 가족 안에서 묵묵히 참아가며 평범한
삶에 녹아들기 위해 밀리는 노력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엄마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던 밀리는 쉽사리 엄마를 떨쳐내기 힘들고 그때마다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면서 안정을 찾으려 한다.
잔혹한 범죄에 대중의 관심이 엄마의 재판에 쏠리는 가운데 밀리는 직접 재판에 증인으로 서야
했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밀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밝혀져가는 가운데 피비가 난간에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도망친 오빠를 대신해 학대를 받아야 했던 밀리, 제대로된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한 가운데
스스로도 엄마의 잔혹한 학대와 범죄에 노출되어 왔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는 오히려 의외의 결말로 치닫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가 끝이 아닌 오히려 새롭게 시작되는 듯한 기분이 들고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잔혹함을 뛰어넘는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글로 적힌 부분을 통해서 느끼는 결말은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