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3년 7월 3일 밤새 내리는 빗줄기에 잠못들며 썼던 나의 사부곡입니다. 당시 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를 이제는 보내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작별을 준비했지요. 내 홈피에 이걸 올리고 이리저리 알게 된 형제들과 조카들이 들어와서 읽으며 울었던...  항상 자식들에게 해 준게 없다고 한스러워 하시던 아버지께, 형제들이 이 글을 출력해 보여드렸었지요. 아버지는 고맙다고 하시며 그 해 가을에 먼길 가셨습니다. 어려서부터 멀리 시집간다고 했던 말처럼 나만 멀리 떨어져 살았기에, 아버지 가시기 전 한번이라도 더 뵈려고 격주로 인천을 오르내렸지요.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고 가을마다 혹독하게 겪어야 했던 천식을 달게 받았습니다. 내가 아버지를 추억하는 한 방법이었으니까요~~~~그래서 또 가을은 아팠답니다.ㅠㅠ 

아버지를 추억하며  - 작성일 2003-07-03 04:52:00

  창밖엔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어 심야의 정적을 온통 흔들어 깨웁니다. 잠든 식구들 귓전을 때리는 빗소리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자리 편치 않을까 살펴보며, 나 혼자 이 밤과 동무하고 있네요.

  엊그제 동생이 전해 준 아버지 소식~ 큰딸 집에 가 보고 싶어하신단 소리에 마음 저려오더니... 큰언니 집에 들르셨다 혈관질환 수술 앞둔 작은 아버지 문병 가서 형제분이 손잡고 울었다는 친정엄마 전화에 가슴끝이 아려 옵니다. 늦은 밤 작은언니 전화로 상황 설명 듣고 나니, 가슴이 아리다 못해 미어지며 멍멍함에 잠은 저 멀리 가 버렸습니다. 눈물 많은 우리 형제 아버지와의 작별을 준비하는 떨림이~ 이 밤 소리쳐 내리는 빗줄기처럼 내 마음 영 추스르기 어렵네요.

  아버지를 추억하면~ 집 앞에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던 감나무처럼 쌈싸롬한 감 꽃부터 풋감의 떫은 맛, 달콤한 홍시의 맛까지 다양하게 체험케 한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자랑이었고 든든함이었습니다. 때론 까치 밥 남겨두는 조선의 마음처럼 인자하신 아버지였습니다.

  우리 아버진 시골에선 흔치않은 열정으로 우리 5남매의 공부를 다 봐 주셨습니다. 깎아만든 앉은뱅이 책상 앞에 두고 맏이의 공부를 가르치시며 어깨 넘어 배우는 둘째의 영특함을 알아보셨고, 셋째, 넷째, 막내까지 그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연필 바로 잡아라~ 머리 들고 등 꼿꼿이 세워라~ 책을 너무 가까이 보면 안 된다~ '늘 귓전에 맴돌던 아버지 말씀처럼 나도 우리 애들에게 그리 합니다. 항상 반듯하게 연필을 깎아주시며 까아만 연필심을 삭삭삭~ 소리나게 도슬러 주시던 아버지...나도 일주일에 서너 차례 스무 자루의 연필을 깎으며 그 소리까지 따라하고 있네요. 어떤 생각, 어떤 정성으로 연필을 깎아주셨는지 가늠이 되고도 남습니다.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아 입학시키면, 담임선생님 담배 한 보루 사들고 꼭 학교를 찾으셨다는 아버지~ 선생님의 각별한 관심속에 우린 자부심으로 학교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공부야 제 하기 나름이었겠지만. 아버지는 우리 앞길의 시작을 그렇게 열어 주셨습니다.

 3학년인가 4학년때 서울에서 노란 가방 두 개를 사 오셨습니다. 꼬불꼬불 파마머리 '캔디'그림이 있던 가방이었죠. 언니랑 그 가방 들고 얼마나 어깨 힘 주고 뽐내며 다녔든지~ 아이들이 그 가방 한 번 들어보려 순서까지 정해서 따라 다녔던 유년의 기억이 슬며시 웃음짓게 합니다.

  아버지의 성격을 제일 많이 닮은 나는 아버지의 각별한 사랑~ 편애를 받기도 했지요. 서울 다녀오시며 동물과자랑 호두과자 사오시면 잠자리에 든 우리들 앞에 구구구~ 모이 준다며 방바닥에 놓아주신 어머니, 우린 그게 재미있어 병아리처럼 입으로 콕콕 쪼아먹었습니다. 우리가 잠든 뒤에 오시면 내 몫의 과자를 더 많이 숨겨 두셨다 슬쩍 주시기도 했지요. 그 추억이 좋아서 지금도 나들이 다녀오면 우리 애들 줄 호두과자 꼭 사들고 들어갑니다.

  아버지를 추억하며 빼 놓을 수 없는 건 우리 집 노래방입니다. 일찌감치 저녁상 물리고 둘러앉아, 아버지가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 놓은 노래 책을 보면서 목청껏 따라 부르기도, 앞서 부르기도 했던 우리만의 노래방이 밤마다 성업 중이었지요. 눈물 젖은 두만강, 선창, 불효자는 웁니다, 울고넘는 박달재, 아내의 노래, 단장의 미아리고개~ 참으로 많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중에 18번은 단연 '눈물 젖은 두만강'이었고 항상 마무리곡으로 또 한 번 불렀지요. 한 길에서 4~50미터 들어가 앉은 우리 집 앞을 지나는 마을 어른들이 들으며 흥겹게 따라 불렀다 하셨으니까요. 그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음치를 면한 것 같습니다

  언니 오빤 중학교 마치면 인천으로 올라 와 학교 다니고, 직장 다녔고, 막내 남동생은 6학년 때 인천으로 전학 시켰지요. 나 혼자 중학교 2학년까지 시골에 남아 부모님과 함게 살았습니다. 인천으로 다 이사온 후에도 학교 마치고 독립하는게 소원이었던 나는, 결혼 외엔 절대 독립할 수 없다는 아버지 무서워 꼼짝없이 있다가 스물 아홉에 시집갔으니 이래 저래 부모님과 제일 오래 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달랑 인천으로 이사 와 방 두 칸 셋방살이가 왜 그리 부끄러웠는지, 친구 사귀면서 집에도 오고 가고 했을텐데 한번도 집에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울한 사춘기를 보내었지요. 그땐 아버지가 한없이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네요. 당신도 힘겹고 버거운 객지살이였을텐데 난 힘이 되기는 커녕 나만의 사춘기를 치열하고 적나라하게 겪어내고 있었으니~ 생각하면 아버지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사춘기 이후엔 아버지와 제일 많이 싸움(?)도 했습니다. 성격이 똑 부러지는 아버지 닮아 자기 주장 강하고~ 나 하는 건 다 옳고 남하는 건 다 시원찮아 보이니 원~ 똑같은 부녀간에 마찰도 젤 심했지요. 다른 형제들 다 착해 아버지께 감히 반기를 못 드는데, 난 꼭 따져들며 시시비비를 가렸으니, 제 잘난 맛이라 해도 그러고 나면 맘이 불편해
  "괜히 아버지께 그랬나 봐~" 후회하면 우리 언니들 왈~
  "얘 너 같은 애도 하나는 있어야 돼~" 그랬으니,
후회하는 건 잠시 뿐, 다음에 또 그리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지간히도 철딱서니 없었지요.

  대부분의 가난한 집 아이들이 그렇듯이 우린 그 이후 철이 들어버렸습니다. 고단한 현실을 비켜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사시는 부모님 보면서 우리도 그렇게 당당하게 살아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학업을 계속 했고, 만학으로도 과정을 다 마쳤으니 우리 부모님은 당신의 끈들을 당당하게 세상에 내 놓으셨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제 몫의 삶을 뚜벅뚜벅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으니까요.

  집 앞의 감나무에 올라가 깃발을 흔드는 꿈을 꾸고 장남의 앞길을 예감하신 부모님~ 5월 1일 대통령 표창 받은 우리 오빠~ 그 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표창장과 대학원 졸업사진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버지 뵈니 내 가슴이 촉촉하게 젖었습니다.

  치열하게 겪어낸 사춘기나 내 청춘의 방황으로 잠시 흔들렸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나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자랑이고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본대로 들은대로 한다는 말씀처럼 나도 우리 아버지 하신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걸 발견합니다.
회갑을 맞아 덕수이씨 우리 집안 가승보(家承寶)를 내셨고, 고희를 맞아 가정예절요람(家庭禮節要覽)을 한정 출판하여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약골이셨기에, "회갑까지 살아줘서 고맙다"는 엄마의 찬사를 받으셨던 아버지. 이제 일흔 일곱 되셨으나 어느 자식이 부모의 수가 흡족하겠으며, 떠나시면 애닮다 않겠는가요. 건강하게 장수하셔야지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 뵈면 더 오래 계시라 붙들기가 송구할 따름입니다.

**이후에도 아버지를 추억하는 글을 참 많이도 썼는데...... 편애를 받은 만큼 애증도 많았던 우리 부녀......사랑은 추억입니다. 지금도 철들지 않은 난, 아버지의 사랑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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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5-08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눈물납니다...

순오기 2008-05-08 19:33   좋아요 0 | URL
아버지의 사랑을 추억하는 거지요.ㅠㅠ

잎싹 2008-05-0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ㅠㅠ
저도 어머니보담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은데...
순오기님, 오늘도 좋은 날되소서.

순오기 2008-05-08 19:33   좋아요 0 | URL
우리도 어머니는 삶의 전선에서 바쁘셨어요~ ㅠㅠ

2008-05-08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09 08:31   좋아요 0 | URL
'애증'은 또 하나의 사랑이겠죠!
아들은 엄마 닮은 여자를, 딸은 아빠 닮은 남자를 무의식적으로 찾는다던데...내 주변을 봐도 맞는 말 같아요.^^

마노아 2008-05-0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부터 날마다 편지를 썼어요. 일을 나가면 엄마가 아빠에게 편지를 읽어주시곤 했죠. 일곱번째 편지를 쓰던 날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이미 차갑게 식은 아빠 발치에서 울며 그 편지를 읽어드렸죠. 그리고도 날마다, 꼬박 서른번째까지 편지를 썼어요. 부칠 수도 읽어줄 수도 없었지만요. 좋은 추억도 많았는데, 아빠를 떠올리면 언제나 눈물이 앞서요. 십년이 더 지났는데도 아직도요.

순오기 2008-05-09 08:33   좋아요 0 | URL
서른번째까지 편지를 쓴 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저도 돌아가신 후까지도 여러번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썼으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그 편지를 읽으며 추억하지요.ㅠㅠ

웽스북스 2008-05-0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글도, 마노아님 덧글도 ㅜㅜ

순오기 2008-05-09 08:38   좋아요 0 | URL
살아계실때 잘 해야 한단 말이 실감나는 건, 꼭 가신 다음이라는...

비로그인 2008-05-09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보고 참았던 눈물이 마노아님 댓글에서 터졌습니다.

순오기 2008-05-09 19:29   좋아요 0 | URL
같은 마음을 느낀 승연님을 토닥여주고 싶어요.

2008-05-10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10 02:12   좋아요 0 | URL
아아~~~ 님, 묻어두었던 기억을 떠올려 힘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버지는 우리 기억속에 늘 살아 있어 이렇게 불쑥 차고 올라오면... 참, 견디기 힘들 시간을 또 보내게 되지요. 그게 다 사랑이라고... 그런게 사랑일거라고 생각해봅니다!ㅠㅠ

2008-05-13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13 17:59   좋아요 0 | URL
그렇죠~ '꽃들도 사랑을 한다...' 세상에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사랑을 하지요~~~ 토요일에 초등생들과 에니메이션 영화 '호튼'을 봤는데, 작고 하찮은 것도 생명은 소중하다는 주제의 좋은 영화였어요. 항상 애들 영화도 짝짓기 사랑 타령이나 한다고 내가 투덜거렸거든요.^^
 

5월은 즐거움이 많은 달이지만, 내겐 5월이 아픈 달이다. 산자의 죄의식을 갖게 하는 5.18이 그렇고, 4년 전 5월 18일에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삶이 또 아프다. 102살까지 사신 시할머니를 모시느라, 당신은 어른이 되어보지 못한-시어머니로서의 권리를 누려보지도 못하고 가신 삶이 짠하다. 막 결혼해서 여자의 일생을 생각하니, 이런 시어머니의 삶이 어쨰 그리 짠하던지... 내 딴엔 마음을 담아 편지도 보내며 좋은 며느리가 되고 싶었다. 그럼에도 살다보면 또 마음처럼 잘 하고 살지 못하는게 인생이더라.ㅠㅠ

말씀이 많지 않으셨던 시어머님은, 열여섯까지 일본에서 자라고 해방이 되어 우리땅에 돌아와 부모님이 정해준 배필 만나 혼인하고 자식 낳아 키우며 살아오신 전형적인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다. 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의 박봉(예전의 공무원은 정말 박봉이었다)을 쪼개어 6남매를 키우고 가르치느라, 여늬 부모들처럼 자신을 위해선 철저하게 절제하며 살아오신 세월이었으리라 짐작해본다.

지난 일요일은 시어머니의 제사였다. 돌아가시기 2년 전, 대장암 진단으로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전이된 암을 막을 수는 없었다. 수술하고 그 힘들다는 항암주사를 맞으면서도 시할머니를 1년 더 모셨으니, 우리 자식들은 너무 오래 사는 시할머니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할머니를 땅으로 보내드리며, 당신이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마음 섭하게 했던 일들을 다 용서하고 편히 가시라던 시어머니의 말씀을 떠올리면, 언제나 내 가슴이 아프고 눈시울이 젖는다. 모시고 살면서 항상 잘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고 며느리 마음임을 나도 알만큼은 알 세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시어머니의 임종을 혼자 지킨 나는, 처음엔 내 도리를 했다고 혼자 뿌듯했었다. 마지막 생신도 우리집에서 내가 차려드렸고, 목욕시켜 드리고 난 이틀 후 혼수상태가 되어 딱 이주만에 눈을 감으셨는데 그 임종까지 지켰으니 내 할 도리 다했다고 생각했다. 기차를 타고 가서 뵌 어머님은 차마 숨을 거두지 못하고 힘겹게 호흡하고 계셨다. 혼자 병상을 지키며 독서회 토론도서였던 '오월의 미소'를 읽고 있다가, 힘겨운 호흡을 유지하는 어머님이 안쓰러워 "혼자 남을 아버님이 걱정돼 못 가시나요? 아버님 잘 모시겠으니 걱정 말고 편히 가셔요!" 속삭였더니 정말 그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숨을 거둬가셨다.

시어머님을 보내고 치열했던 우리의 삶이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큰딸 세살때 이혼하겠다고 했던 내가, 곱지 않은 며느리였음에도 어머님은 찾아와 내 손을 잡으며 "네가 더 잘났으면 잘난 사람 만났겠지, 내 아들을 만났겠냐~ 그저 이게 네 복이다 생각하고 살아라!" 하시던 말씀에 난 더 할말이 없었다. 나도 내 자식을 키워보니, 자기 자식을 부족하다고 말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겠더라. 부모에겐 다 금쪽같은 자식이고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자식인데, 그 자식을 낮춰 말하며 나를 다독였던 게 그분의 인격이고 사랑이었단 걸 절절히 깨달은 건 한참 후였다.

시어머님의 그런 다독임이 있었기에 내 자리 지키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시어머니 눈에 내가 곱기야 했겠냐만 어머니의 포용은 이렇게 우리 가정을 지켜낸 힘이었단걸 믿는다. 엊그제 제사에 동서들과 시누이가 모여 음식을 만들며 어머니 이야기로 그분을 추억했다. 2004년 5월 18일에 가신 시어머니를 추억하는 내게 5월은 아프다.


돌아가신 날을 음력으로 하니 5월 4일 일요일이었다. 성주,민경이랑 무궁화 기차를 타고 목포로 ~
한시간 후~ 목포역에 도착~ 마중 나온 큰시숙님과 큰동서, 둘째 시누이랑 같이 큰댁으로 가는 길에, 간만에 고향에 온 시누이를 위해 목포 앞바다도 보여줄 겸 빙~ 드라이브 ! 클리오님은 잘 아시겠지만(^^) 신안비치 옆에 있던 커피숍 '헤밍웨이'도 사라지고... 이번주 '한국사전- 이순신 3부'에 나올 '고하도'가 오른쪽으로 보이는데 사진은 못 찍었다. 차 세우기가 곤란해서.....ㅠㅠ
유달산의 '노적봉'은 차를 세우고 찍었다. 주변에 가려지는 것들이 많아서 형체가 보일려나~~


이사람 저사람 사들고 온 과일이 넘쳐 국산 수입산 가리지 않고 다 상에 올렸다. 카톨릭에선 고인의 사진을 놓고 제사지낸다. 이번 제사는 연휴라서 식구들이 많이 모여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었다. 우리 어머님 모처럼 흐뭇하게 지켜보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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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8-05-0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네요. 부모의 마음은 정말 한결 같은가봐요.
힘드셨겠지만 그 분을 추억하며 따뜻하게 5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희 시아버님 제사는 내일이랍니다. 이제 돌아가신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참 많이 흐른것 같아요.

무스탕 2008-05-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할머니께서 92세에 돌아가셨죠. 10년전입니다.
엄마가 65세 되시도록, 같이 늙어가도록 시어머니를 모셨던 거에요.
엄마의 걱정은 그러다(울 할머니께서 워낙 정정하셨거든요..;;) 자식 먼저 앞세울까 걱정이셨대요 (사위(제 고모부시죠) 한 분이 먼저 돌아가셨거든요)
외할머니는 엄마가 결혼 하기 전에 돌아가셨으니 친정엄마보다 시어머니랑 훨씬훨씬 오래 사신거지요.
전 저희 엄마가 할머니한테 해 드린거의 10%도 시어머니한테 못해드리는데 가끔 생각해 보면 에혀.. 한숨만 나와요.. 한심한 며느리.. ;;
순오기님. 좋았던 것만 기억하시고 지금은 편안하게 지내실거니까 웃으세요 ^^

클리오 2008-05-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반동 바닷가 정비하니까 깨끗해지고 좋긴한데, 옛날의 오밀조밀 분위기 있는 카페들이 전부 사라져서 흑.. 시어머니, 선하고 좋으신분인데 제가 싫어하는 잔소리과시다보니 좋은 의미인줄 알면서도 더 잘하지 못하네요. 겉으로라도 애교많은 며느리면 훨 나으련만...

세실 2008-05-0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짠합니다. 오늘 친정 부모님 모시고 점심식사 했는데 저희 엄마도 할머니, 외할머니 모시고 사느라 고생 많으셨거든요. 오늘 뵈오니 참 많이 늙으셨고, 야위셨단 생각 했습니다....저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참 불효하고 있습니다. ㅠㅠ
아웅 눈물나요.

마노아 2008-05-07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찡하고 짠하고 뭉클하고 그랬어요. 시어머님께 순오기님도 인연이 된 며느리였을 거예요. 사람 사는 모양들이, 참 아프고도 아름답네요.

2008-05-07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08 07:32   좋아요 0 | URL
누구나 스스로 좋은 며느리라고 생각하진 못하죠. 그런 마음이기에 또 잘해드려야지 다짐하는 거고요... 친정아버지도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시어머니보다 6개월 먼저...ㅠㅠ

2008-05-07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08 07:3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마음으로 아파요~~ 76세에 가셨는데도, 가시기 1년전까지 시할머니 모셨으니... 부모에게 내가 잘한 며느리라고 생각할 사람 하나도 없을거에요.

웽스북스 2008-05-08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시어머님이 순오기님같은 며느리를 만나신 건
그분의 삶에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순오기 2008-05-08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아침부터 이 글 올려놓고 하루 종일 마음이 아파서 알라딘도 못 들어왔어요. 감정기복이 심한건지, 조절이 잘 안되는건지 그랬어요.ㅠㅠ
꿈님/부모를 보낸 자식 마음은 다 같겠죠. 시아버님 제사가 오늘이요.수고..
무스탕님/오래 사시기를 바라면서 모시는 분의 수고는 생각지 않았던거 같아요.
클리오님/목포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좋군요. 아무리 좋아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인듯... ^^
세실님/살기 바빠서 도리도 제대로 못한다는 죄책감은 누구나 다 갖고 있을 듯...
마노아님/사람 사는 삶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 그게 사랑이겠죠! ^^
웬디양님/결혼하면 좋은 며느리 되어야지~~ 하는 것도 내 꿈의 하나였어요.^^

프레이야 2008-05-0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눈물이 나는 글이에요.
가시고 보내드리는 두분의 모습이 애틋해요.
님에게 오월은 또 그런 의미로도 아프군요.

순오기 2008-05-08 18:55   좋아요 0 | URL
어머니 사랑이 우리 눈물의 원천이겠죠~~ 오월, 참 아픈 달이에요.ㅠㅠ
 

어젯밤 9시 넘어 큰딸한테 '엄마콜'이라는 문자가 와서 통화했습니다. 약간은 흥분된 억양으로 '화려한 휴가의 함성과 분위기'를 느꼈다는 말로 촛불집회 동참 소감을 전했습니다. 진중권씨를 만나 사진도 찍었는데 잘 안 나와 아쉽다는 것까지...... 교육대 1년생이 교과서가 아닌 세상에서 '사회'를 제대로 배우는 중입니다. 

작년 10월 24일 딸아이가 입학면접을 볼때, "이라크 파병같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교사의 생각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를 알려주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모범(?)적인 답변을 했었습니다. 올바른 가치 판단을 돕는 준비된 교사가 되기 위해, 미래의 초등샘 우리 딸은 현장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한국사전 - 이순신 2부'를 시청한 후, MBC뉴스가 끝나고 채널을 돌려 '미디어 다시보기'를 봤습니다. 우리나라 신문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방송이었는데, 교육부 발표를 보도한 기사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신문들의 보도행태를 수년전의 보도자료와 비교하여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방송으로 새삼스러울것도 없이 확인된 결과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만 신문이었습니다.  
"헐~ 조중동, 저게 뭐야? 정말 말도 안돼!"
중학교 1학년 민경이의 시청소감이었습니다. 다시 채널을 돌리니 EBS '지식e' 베스트 방송이 나오더군요. 마침 '식코'를 재편집한 방송이 나와 중학생 남매와 같이 보았습니다. 어쩌면 너희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며.......

십수년 봐왔던 '중앙일보'를 끊고 3월 1일자로 '경향신문'을 구독한지 닷새만에,
"경향신문 정말 놀라워. 이런 기사를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중앙과는 확실히 달라!"
라는 감탄을 쏟아내던 중3 아들녀석. 세상이 바르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언제 느낄지 아직은 깜깜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세상배우기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메피님의 서재말처럼, '세상은 미쳐 돌아가기 시작'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ㅠㅠ

엄마는 촛불축제에 동참하진 못하지만 인터넷 서명엔 동참합니다. 어머니독서회카페에도 올리고 회원들께 문자를 보내 동참을 권유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이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표출되기를 바라며...... '미친정부의 미친소 수입을 국민의 힘으로 막아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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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축제 후기 
(알라딘 무화과나무님)

-----위 사이트는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아래 글과 사진은 '무화과나무'님 서재에서 옮겨왔습니다. 우리 큰딸이 참여했기에...

'우리는 미친소를 먹을 권리가 없다' 

오늘 청계천 광장에 갔다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오늘 청계천 광장에서 모인 촛불 문화축제(시위가 아니라 문화축제)는 매우 평화적이고, 매우 이성적이며, 매우 질서정연하게 치뤄졌다. 그리고 이 문화축체의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였다. 그리고 여러가지 하위주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고,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으며, 자신들의 의견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오늘의 촛불 문화축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으로 정리될 수 있다.  

1) 촛불 문화축체의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였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권의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전 국민적인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는데 오늘 축제를 통해서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계천에 모인 학생, 주부, 지식인, 군인, 그밖의 시민들은 지극히 이성적이었다. 어느 누구도 감정적으로 극한의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너무나 이성적이었다. 특히 종로 경찰서에서 이번 모임 축제가 불법이라고 반복적으로 공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은 전혀 없었다.

3) 촛불 문화축체의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밖의 다양한 주제가 오고갔다. 주로 학생들(중학생들, 고등학생들)이 단상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많이 제공됐고, 그밖에 지식인, 군인, 의사, 학원강사, 시민이 참여하여 단상에서 자기 이야기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인신공격, 욕설, 야유)등이 초반에는 많았으나 중반 이후부터는 참여자들 스스로에 의해, 특히 중, 고등학생 등의 젊은 학생들에 의해서 자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자신과 연관하여 다양한 불만등이 제기됐는데, 특히 의료보험 민영화, 공기업 민영화, 사교육 시장 개방, 영어 몰입교육 등에 대한 불만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4) 시민들의 촛불 문화집회는 지극히 평화적이고, 이성적이고, 질서정연했다. 어떤 폭력적 행위도 없었으며,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를 스스로 치웠으며, 집회가 끝난 다음 해산할 때도 매우 질서정연했다. 심지어 이번 집회를 의도적으로 조장했다고 느껴지는 어떠한 느낌도 받을 수 없었으며, 그걸 의도적으로 조작하려는 움직임은 자발적으로 제재를 당했다. 예를 들어 NL 계열 학생운동 조직에 의한 '깃발 논쟁'의 움직임과 폭력시위는 즉각적으로 제재를 당했다. 그것도 중, 고등학생을 통해서 말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쁘락지(알바)에 의한 폭력시위의 의도적 조장도 제재를 당했다. 문화축제 중간중간에 "알바생들은 물러가라 !"라는 언성이 오고갔고, 피케팅을 통해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는데 당시엔 잘 몰랐지만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한나라당의 알바생들이 맞는 것 같았다.

5) 생각보다 광우병의 심각성에 대한 서울시민 이외의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의 문화축제를 통해 광우병의 심각성을 더욱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기에 주최측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들은 냄비가 아니라 뚝배기입니다."
 
6) 무엇보다도 광우병에 걸린 소가 직접 수입되었을 때 가장 크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인 학생들(초, 중, 고등학교 급식 비율이 80%인 한국의 상황을 봤을 때 학생들은 정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시험이 끝난 학생들, 아직 끝나지 않은 학생들이 모두 참여했다.), 군인들, 그리고 자녀들을 두고 있는 주부들의 관심도와 참여도가 높았다. 특히 단상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중학생들의 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국민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해 민주주의가 존재하며, 그것이 민주주의적 정치아닌가요?"

촛불 문화축제 #1 : 대한민국을 외치는 사람들(사진: 무화과나무) 




 

 

 

 

 

 

 

 

 

 
이번 두 번의 촛불 문화집회는 매우 높은 한국 국민들의 시위문화적 수준과 감정적 폭력에 치우치지 않는 이성적 판단의 수준, 그리고 민주주의 의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중, 고등학생들, 그 중에서도 여학생들은 유쾌하고, 발랄하고, 즐겁기까지 한, 그렇지만 매우 통찰력있는 문제제기를 해줬다. 이건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새로운 유형의 혁명의 쾌락, 쾌락의 혁명이었다. 억압과 분노를 억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즐겁고도, 기쁘게, 그러면서도 충분히 혁명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눈앞에서 직접 펼쳐졌다.  

오늘 집회를 보면서 "대중의 욕망은 어떻게 배치되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오늘 집회를 통해서 대한민국 대중이 단순히 광기에 치우치는 비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이성적(여기서의 이성은 데카르트적 이성말고 신체적 무의식에 기반한 이성을 지칭한다)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함을 깨달았다.  
 
결국, 우리는 "대중은 아직 죽지 않았다 !", "대한민국은 아직 건강한 나라다!",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나라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대한민국 파이팅 !", "Fuck You MB"(이 표현은 집회 도중에 몇 번 나올뻔 했는데 집회 참여자 스스로 삼갔다. 의도적으로 말이다. 이 부분은 전략적으로 매우 유효했던 것 같다. 적대에서 전선이 분명하게 갈리는 것을 참가자 스스로 감을 잡았고, 절대 감정적으로 동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서로서로 독려했다. 그랬기에 이런 말이 군데군데서 나오기는 했으나 참여자 스스로들 이를 삼가려고 노력했다)

촛불 문화축제 #2 : 우리는 미친소를 먹을 수 없어요.  



 

 

 

 

 

 

 

 

 

 

 촛불 문화축제 #3 : 미친소는 MB나 쳐드셈 













 

 

 

 

 

촛불 문화축제 #4 : 미친소의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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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4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05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05-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한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들에 희망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해낼 겁니다.

순오기 2008-05-05 01:17   좋아요 0 | URL
시어머님 기일이라 목포 다녀왔어요.
새싹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건 어른들의 몫인데... 위기는 기회로!!

웽스북스 2008-05-0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남매가 살아갈 세상도 참 녹록지 않겠죠...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낳는 게 아이에게 미안해지는 세상이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해봤어요

순오기 2008-05-05 01:1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미래가 참담할 거 같아 정말 안타깝지요.
육아, 교육비 감당만으로도 출산을 기피하는 현실인데...참 어찌될려는지 안타깝습니다!ㅠㅠ

2008-05-05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05 17:57   좋아요 0 | URL
참~~~ 가슴 아린 일이군요. 원없이 드시게 해야할지...
우린 풀만 먹고 살자고 했어요. 아이들도 워낙 심각성을 인식하는지라~
도대체 저들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기막힐 뿐입니다.ㅠㅠ
 

MBC 미친소 수입에 관한 여론조사


미국산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타결돼 쇠고기 시장이 전면 개방됐습니다. 4년여 수입이 금지됐던 LA갈비뿐만 아니라 사골, 우족, 내장까지 들여오기로 합의했습니다. '30개월 미만' 연형 제한도 단계적으로 없애기도 했습니다.
투표 기간 : 2008/04/22 ~ 2008/05/04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수입키로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
357명(1%)
  반대
43394명(99%)


당신은 1%에 해당하십니까?


이 여론조사는 5월 4일까지 입니다.

아래 사이트로 들어가 로그인하시고~

http://imnews.imbc.com/netizen/research/index.html
 

우리 애들에게 미친소를 먹이지 않으려면......

걱정하거나 울분만 토한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용기 있는 작은 실천뿐입니다.

자아~ 귀찮아도 사이트에 들어가 의사표시를 합시다.

 

국민주권시민 연대

http://www.gobada.co.kr/csig/sig.php

 

창조한국당 블러그

http://rokp.tistory.com

서명이 단순한 의사표현을 넘어서, 효력을 발휘하려면

여기(↑)에 해야 한다는군요.

부록 :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

(효력은 없지만 가장 많이 서명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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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중학생 남매의 중간고사 첫날이다. 1학년 학부모 봉사단에 들어있으니 시험감독을 하러 갔다. 교장샘께서 "누가 컨닝할까 두리번거리기 보단, 아이들이 편안하게 시험 볼 수 있게 돕는다"고 생각하라 하셨다. 옳은 말씀이시고 좋은 말씀이다. 큰딸이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이름은 껄끄럽지만 '시험감독'을 간혹 하게 되었다. 해마다 참여하진 않아도 누군가 해야 될 일이라면~ 생각하고 간간이 참여했다. 이제 막내가 중1이니 고등학교까지 앞으로도 서너 해는 더 참여하게 될 거 같다.

자기 자녀의 반은 들어가지 않으니 4,5,6반 순서로 3교시를 채웠다.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시험내내 다리나 발을 흔드는 아이들이 참 거슬린다. 저런걸 틱장애라고 하던가~ 계속 펜으로 딱딱 소리내거나 손가락에 끼우고 돌리는 아이도, 저러면서 집중이 될까 의문이다.

첫시간 영어 시험, 상당히 산만하고 삐딱한 녀석이 있었다. 별로 아는게 없는지 처음부터 문제를 풀지 않았다. 대충 골라서 찍기로 했는지 시험지를 살펴보지도 않았다. 10분 쯤 지나고 마킹을 하는데 이름을 안 썼기에 짚어주었더니, 정 00 이라고 썼다. 아하~ 요녀석 내가 아는 사람 아들이구나 싶었다. "음, 네 엄마가 박 00씨구나!" 했더니 " 어떻게 알아요?" 놀라며 묻는다. "네 이름 보고 알았지." 헐~~ 이 녀석, 그래도 엄마 아는 사람이라 체면은 있었는지 그 다음부터 삐딱한 태도도 바로잡고 제대로 했다.ㅋㅋ 영어시험에 주관식이 몇 개 있었는데, 나도 슬쩍 넘겨다 보니 정답이 '앵무새'인줄은 알겠던데 대체 어떻게 쓰지? 스펠이 생각나지 않더라. 지금도 몰라서 못쓴다.ㅠㅠ  본문에 'She is Bird'라고 나왔던데, 어떤 녀석은 'Dog'라 썼고 그녀석은 주관식 답 하나도 안 썼다.ㅜㅜ

둘째 시간 도덕시험, 다들 열심이었다. 사실 문항만 잘 읽어보면 그런대로 할 수 있을 만만한 과목이다. 맨 뒤에 앉은 선머슴아 같은 여학생이 "저기요~ '천성'이 뭐에요?" 하고 묻는다. 얼른 문제를 살펴보니 뭐 가르쳐 줘도 정답과는 상관없기에 '본래 타고난 성질을 말하는 거야." "오호~ " 이녀석 필이 왔는지 제대로 정답을 골랐더라. 사실 물어봐도 안되고 답해줘도 안되는 거지만, 그래도 잘 해보겠다고 살짝 물어보는 녀석이 대견해서 나도 살짝 알려줬다. 뭐, 정답을 알려준건 아니니까.^^

셋째 시간은 한문이다. 시험이 시작되기 전, 한 녀석이 학교이름을 한자로 쓰는 것도 나오냐고 묻는다. "나도 모르지, 뭐가 나오는지 어떻게 알겠니?" 웃었는데, 사실 나도 걱정됐다. 만약 시험에 나왔다면 우리 민경이는 쓸 수 있을까? 큰딸이랑 아들녀석 1학년 땐, 엄마가 한문은 확실히 해준다고 학교 이름도 쓰게 하고, 설명도 해 줬는데 막내는 완전 방임이다. ㅎㅎ  어젯밤 혹시 모르는거 없는지 물어보니 가차문자와 형성문자를 설명하는데 틀리더라. 아침에 다시 확인하니 정확히 답하기에, '아차~ 실수다!' 이런 일만 없도록 침착하게 검토하라 일렀다. 다행히 학교이름을 한자로 쓰는 건 안 나왔다. 교실에 들어가면 얼굴 안다고 인사하는 녀석들이 제법 기특하더라! ^^

3교시 끝나기 20분 전에 나와, 집에 들러 점심 먹고 나의 일터로 쌩~~~ 하루 일정을 다 마치고 집에 오니, 친구집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민경이...오늘 세과목 올백이란다.ㅎㅎ 역시 애를 셋이나 키우니, 엄마들의 로망인 올백을 맞는 녀석도 있구나~ 물론 내일 모레 다섯 과목 남아있지만...... 민경이 말을 들으니, 민경샘이 도덕샘인데 시험지에 자기반 애들 이름이 많이 나왔단다. "세현이는 농구를 잘하고, 민경이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는데, 그래서 오늘 시험을 잘 본 걸까?ㅎㅎㅎ  아들녀석은 한문만 100점이고 도덕은 세 개나 틀리고, 영어는 81점이란다. ㅠㅠ 그래도 평균 90은 되는구나 싶어 '내일 시험에서 만회해라!'정도로 끝냈다. 그래도 욘석이 중학교 배치고사 1등으로 엄마 얼굴 좀 세워줬었다. 우리애들 학원 안 다니는 건 학교나 동네에서 다 아니까......

오늘 처음 시험감독을 해본 엄마들 왈, 감독할 일도 없고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것 같던데...

오늘 알라딘에서 주최한 '지식e' 제작팀과의 만남, 지난주 집에 왔던 큰딸이 가고 싶어해서 신청했는데 당첨되었다. 어제 확인하고 꼭 시간내서 가보라 했는데 저녁때 문자가 왔다. 친구랑 둘이 갔는데, 작가나 피디가 미리 질문을 받지 못한 것 같다는 내용. 그 후는 어찌 됐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특별시는 아니어도 인천에 있으니 이런 자리도 가본다 싶어, 아이들 서울로 보내는 부모마음이 바로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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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8-05-01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학교도 학부모 감독님이 오시는데요, 사실 교사 입장에서는 도움이 많이 되어요. 늘 많이 감사하게 여기고 있답니다. 요즘 어머님들이 다들 많이 바쁘신데 '동원'하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고요. 민경이 올백 축하드려요~! 쉽지 않은데요.. ^^

순오기 2008-05-01 08: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학생들도 엄마들이 참관하는게 도움이 되겠지요? 그렇게 믿고 내 역할은 열심히 하렵니다. 내일은 초등운동회로 금요일과 바꿔달라는 엄마가 있어 또 갑니다.^^ 결국은 우리딸 올백 맞았다고 자랑한 페이퍼가 됐어요.ㅎㅎ

프레이야 2008-05-01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딸, 활동적으로 잘 지내고 있군요. 엄마의 덕이 큰 것 같아요.
민경이 올백은 대단해요. 중학교 시험에서요. 축하해요~
저도 이번에 7월에 시험감독 잡혀있는데 재작년에 높은 구두 신고 가서 4시간동안
고생한 생각이 나요. 이번에 편한 신발로 신고 가려구요. 헤헤..
오늘도 또 가시는군요. 수고하세요. 오기언니^^

순오기 2008-05-01 08:33   좋아요 0 | URL
아니~ 엄마들 학교 실내화 신고 교실 들어가지 않아요? 헉~
우린 학교에서 실내화 내어주고 교실 뒤에 의자 준비하고 점심까지 제공해요. 나야 항상 점심은 못 먹고 왔는데, 오늘은 방과후학교 휴강이라 점심까지 먹고 오려고요! 의자가 준비돼 있어도 난 거의 앉지 않는데, 처음 하는 엄마들 3교시 서 있으려면 힘들죠.^^

글샘 2008-05-0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3시간 4일간 모조리 우리만 들어갑니다. ^^
학부모님 오면 모시느라 신경,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고... 차라리 우리끼리 하는 게 훨~ 마음 편하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사실... 피곤하긴 해요. 3시간 내리 감독하면...

순오기 2008-05-01 17:23   좋아요 0 | URL
작년 마지막 시험은 학부모 감독 없이...덕분에 우린 편했고요.^^
이번엔 1학년만 들어갔는데, 2~3학년에서 부정행위를 하려던 아이들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음, 엄마들이 참관하면 선생님도 더 신경써서 감독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요. 장단점은 있겠지만, 엄마들이 선생님들의 수고를 아는 계기도 되거든요.^^

무스탕 2008-05-01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자나도 지성이네 담임선생님도 시험감독 신청받는다고 문자 돌리시더군요
(이 감독일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문자 자주 보내주시는 여자 못지않게 살갑고 꼼꼼하신 남자선생님이세요)
어쩔까.. 하다가 부족하면 반장엄마든 누구든 연락하겠지 싶어 관뒀는데 기말고사땐 어찌 해볼까 싶기도 하고요..
오늘도 수고 많이 하시고 오세요~ 점심도 맛있게 드시고요~ ^^*

순오기 2008-05-01 19:2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어찌 하는지 분위기도 알고, 막간에 내 아이 만나서 격려도 하고 좋잖아요.^^ 점심도 맛나게 먹었어요. 후식으로 케익 한조각까지!

세실 2008-05-0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도 시험감독하고 오더니 기진맥진 합니다.
아이들이 신경 쓰인다고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한다네요. 왜 서는지 모르겠다고. ㅎㅎ
님 애들한테 큰 도움되셨습니다.
아 올백 축하드리옵니다^*^

순오기 2008-05-01 19:2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뒤에서 가만히 있어야 해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하는 봉사의 즐거움이 있지요.
음, 오늘은 두과목 100점이니가 다섯 과목이네요. 내일만 잘하면~ ^^

하늘닮은호수 2008-05-0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리 많이 아프셨겠다. 그래도 아이들 열심히 시험보는 모습 보는 거 기특해보이셨겠네요!
지금도 감독하고 계시겠네요. 열심히 한 아이들이 좋은 점수 얻는 정당한 세상 알려주시는 도우미 어른들이 해야지요^^ 님은 벌써 실천 중이십니다. 수고하세요!!! 그리고 저도 축하합니다. 열심히 한 아이 민경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순오기 2008-05-01 19:27   좋아요 0 | URL
엄마들이 참관하면 선생님들은 더 신경쓰일 것 같아요. 아이들은 별 신경 안쓴대요.^^ 민경이는 오빠보다 성실하게 한 결과인 듯...감사해요!

큰딸!! 2008-05-0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질문 미리 받아봤다고 하더라구ㅡㅡ; 내가 보기에는 준비가 별로 안 된 것 같았는데.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어! 여러가지 생각도 들었고.
근데 기숙사 지각계쓰고 갔는데도 늦어서 벌점 맞았어. ㅠㅠ 마이너스 1점...
내일은 청계천 소라광장에서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있다고 해서 가볼려고.
온라인에서 신나게 mb까다가 경찰서 불려간 사람도 있고 검증도 안 된 사실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며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도 있고 시끌시끌하지만
오프라인에서 행동으로 옮기는게 가장 옳은 일인 것 같아. 조금 더 냉정하고 차분한 자세로.
여기서도 쇠고기 때문에 아주 난리도 아니야.
'미국산 쇠고기 너나 쳐먹어라, 미국산 소고기 먹으면 다 뇌에 구멍뚫려 죽는데!'
하는 건 좋은데 그렇게 떠들기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그런데 가입 안하면 비밀댓글은 못쓰는거야?-ㅁ-?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어.
주절주절 떠들기 쫌 그러네.
음... 그럼 엄마, 여름방학 때 봐! 안녕!!!

순오기 2008-05-02 09:20   좋아요 0 | URL
좋은 경험이 좋은 선생님 되는 것에도 도움이 될거야~ 잘했어 우리딸!
흥분하고 떠드는 것보다 조용히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 용기있는 사람이겠지. 사먹는 음식 최대한 자제하고, 앞으로 풀만 먹여도 군소리 안하고 잘 먹어줄 것같은 분위기야~ 성주랑 민경이도 심각성을 인식하니까!
비밀글은 로그인한 사람만 쓸 수 있어~~~ 비밀이 아니어서 하고 싶은 말 못하면 문자로 보내든지 통화하면 되지 않을까?^^

BRINY 2008-05-03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학교에서도 학부모 감독제 해봤는데, 지금은 안해요. 학부모 감독 섭외하는 것도 담임들에겐 스트레스거든요. 순오기님같으신 분들이 많으시면 좋은데, 흔쾌히 와주시려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학부모님 오셔서 열성으로 감독해주시는 게 아니라, 교사들은 내내 답안지 확인도 해야하고 답안지도 바꿔주고 해야 하는데, 교실 구석에 의자 놓고 앉아계시거나...또 학부모님들 대기실도 마련해놓고 관련부서에서 다과준비도 해야했거든요. 결국 교사들이 한 교실에 2명씩 들어가서 감독하는 걸로 바꾸었어요.

순오기 2008-05-03 15: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학교측에선 좀 성가시긴 할거에요.
그래도 엄마들이 이런 일이라도 참여해야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게 되죠.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도 학교에서 원하면 참여하고, 작년 마지막 시험은 학부모감독 없이 했어요. 또 안 부르니까 편하긴 하더라고요.ㅎㅎ

마늘빵 2008-05-0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부모 감독제 하는 학교 안하는 학교 있는데, 제가 경험해본바로는 필요없습니다. 예산만 낭비되고. -_- 전혀 도움이 안돼요.

순오기 2008-05-06 03:34   좋아요 0 | URL
ㅎㅎ 예산이 얼마나 낭비될까요? 우리학교는 차와 약간의 간식과 점심을 준비하던데... 저야 학교에서 부르면 가고, 안 부르면 안 가니까 편하고요.^^

마늘빵 2008-05-05 23:58   좋아요 0 | URL
앗, 전에 보니깐 3-4만원씩 주는거 같더라고요. -_-a 학교마다 다른건가. 학부모마다 감독 스타일이 달라서, 도움이 되는 분도 있긴 하지만, 경험상 있으나마나인거 같더라고요.

순오기 2008-05-06 03:35   좋아요 0 | URL
오호~ 시험감독에 일당(?)을 주는 학교가 있다? 뭔가 잘못 안게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