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 소외된 삶의 현장을 찾아서
박영희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취재원과 동행해 그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서 샅샅이 살펴보고 쓴 글을 르뽀라고 한다.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이 책은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한 번에 많이 읽을 수 없었다. 
한 챕터씩 끊어 읽으며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ㅠㅠ 

거리를 헤매며 고물을 줍는 노인들,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기타국민이 된 농부들, 인력대기소에서 그날의 일터를 잡아야 하는 일일노동자들, 목숨을 내놓고 달려야 밥벌이를 할 수 있는 퀵서비스맨들. 유류비를 지원하지 못하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한 탕이라도 더 뛰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 거리의 무법자가 됐다. 탄광의 막장에서 얻은 진폐증으로 인생의 막장에 내몰린 사람들... 어떤 삶도 눈물없이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저자가 취재하고 인터뷰한 그들은 하나같이 '내가 대한민국 국민인가!' 자조적인 말을 내뱉었다. 어찌해볼수도 없이 골이 깊어진 빈부의 격차는, 소외된 가난한 이웃에게 자존감마저 빼앗아 버렸다. 하루 종일 몸을 부려도 먹고 살고, 자식을 공부시킬 수 없다면 분명 그 나라의 분배정책은 잘못된 것이다. 가진자들의 부가 세습되듯이 가난도 대물림되는 현실에서 벗어나기는 진정 요원한 길인가?

저자가 인터뷰했던 2003~7년의 상황과 비교하면 현재는 그보다 더 심화되었다.
양극화가 심하고 더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과 비정규직이 늘어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참담했다고 할 밖에...  

대형마트의 이벤트 도우미들, 
새벽에 바다에 나가 목숨을 담보로 고기를 잡는 선원들, 
한국으로 돈 벌러 온 조선족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눈물겹게 돈벌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변두리로 밀려나는 판자집 사람들의 상황은 그 누구보다도 참담했다.
그들은 정말 아파서 우는 게 아니었다.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노인들을 어찌할 것인가?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데...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음모와 4대강 삽질이나 하고 있어야 된단 말인가!


대구지하철 참사를 불러온 지하철공사의 승무원 줄이기는 비정규직의 양산도 문제였지만,
청소종사원들은 죽음에서조차도 차별을 받았다. 
참, 사람살이라는 게 어찌 이다지도 참혹하단 말인지 정말이지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마지막 소록도의 테레사 허옥희씨 이야기는 이래서 사람이 아름답구나, 
이런 사람 때문에 세상은 살만하구나, 절로 감탄이 되었다. 
아무리 열악하고 참담해도 견뎌내서 사람답게 살아 볼 날이 오리라, 희망을 저버리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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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0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께 밤에 SBS에서 불법 체류자의 아이들에 대한 방송물을 봤어요. 나라에서 쫒겨날까봐 7살짜리 여자 아이를 하루 종일 방에 놔두고, 하루 30분씩만 골목에 산책시켜주더라구요. 낮에 부모들은 내내 일하러 가구요.

나중에 그 여자 아이를 근처 공원에 데리고 가서 자전거를 태워줬는데, 너무 행복해하는거여염. 그런데 그 공원이 일산 주엽역 근처더라구요. 한 동네인데, 너무 미안했어요... 아이에게 죄지은 느낌이예요.. ㅠㅠ

순오기 2011-07-15 08:10   좋아요 0 | URL
뒤늦은 답글~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말하지만, 정말 우리네가 함께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되돌아봐야겠지요.

카스피 2010-05-08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지요.유럽식 사회 복지 정책으로 갈거냐(뭐 소득의 60~70%이상 세금으로 냄),아니면 미국식 자유주의(돈 잘버는 상위 20%가 부의 80%를 차지)로 갈거냐의 문제라는 거죠.
현재 우리의 복지 정책은 서유럽>한국>미국순인것 같더군요.뭐 정부가 엉뚱한 일을 안벌리면 돈이 남아 복지 정책에 더 신경을 쓰게 되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니지요.결국 남을 위해 세금을 더 내야된다는 것인데 돈 많은 이들은 결코 이 정책에 찬동하지 않지요 ㅡ.ㅜ

순오기 2011-07-15 08:11   좋아요 0 | URL
돈많은 이들이 쥐락펴략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 좀 더 고민하고 연구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죠.
 
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재작년에 '바리데기'를 읽고 황석영 작가에게 좀 실망해서, 이 책을 가시장미님께 선물 받고도 일년이 넘도록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빛고을 독서마라톤 첫번째 책으로 선택했다.  

챕터마다 화자가 다르고 시점이 달라서 한동안 어리둥절 상황파악이 안 됐다. 하지만 준이로 나타난 작가 황석영의 사춘기부터 스물한 살까지 방황의 근원을 캐들어가는 여정에 매료됐다. 준이, 인호, 정수, 상진이 등 똑똑한 고딩들이 엘리트의 정석인 코스를 마다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배짱도 좋았다. 중간고사도 때려치고 설악산에 들어가 질리도록 강원도를 더듬은 준이, 무작정 배낭을 걸머지고 무전여행을 떠나 걷고 걸으며 세상을 알아가는 친구들. 산 속 바위굴에 칩거하며 벽면수도의 고행자처럼 명상하는 오기도 부러웠다. 이에 비하면 요즘 고딩들은 얼마나 나약한가? 부모들이 그들의 삶을 운전하며 방황이나 한 번의 실수도 용납치 않으려는 독재와 비교되었다.    

네 노트를 태워버린 걸 나두 후회하고 있다. 그러니 네가 무언가 쓸 수 있는 자유시간을 좀 가지면 좋겠구나. 그 다음엔 다시 학교를 다녀야겠지. 좀 늦어지면 어떠니.(91쪽) 

너 올 줄 알구 있었지. 너희 아버지가 꿈에 보이더라. 이제는 집에 있을 작정이냐? 어딜 간다는 거냐? 이제부터 집에서 내가 쓰고 싶다던 글 좀 써보지 그래.(140쪽) 

(어머니는 똘똘 뭉쳐서 쥐고 있던 지폐를 내 군용 파카 옆주머니에 넣어주며) 이건 급할 때 요긴하게 써라. 집에다 엽서 부치는 거 잊지 말구. 어디 아프거나 하면 곧장 차 타구 돌아오렴.(142쪽) 

책을 쓴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제 팔자를 남에게 다 내주는 일이란다.(194쪽) 나는 네가 방황하며 집에서 보이지 않을 때마다 혼자서 되뇌이곤 했다. 나는 내 아들을 믿는다구. 아무리 그래도 맨 밑바닥에 떨어지지 낳을 거라구 말이다.(195쪽) 

독극물을 마시고 목숨을 끊으려 했던 아들 준이가 살아 준 것 만으로도 감사했을 어머니. 그 아들이 쓴 원고를 불태웠으나 끝내 받아들여야 했던 방황 그 너머의 글쓰기 열정을 인정하는 장면 등, 어머니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눈시울이 젖었다. 나도 대딩 딸과 치열하게 진통을 겪었던 지난 2월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부모란 결국 자식의 앞날이 보다 순탄하길 바라기 때문에, 탄탄대로를 버려두고 고생길로 빠지는 걸 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식이 원하는 길을 결코 막을 수는 없다. 왜냐면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내 자녀들이 이렇게 다른 길을 가겠다면, 나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려 볼 것 같다. 말로는 ' 니 인생 니거니까!'라고 쿨한 척하지만, 솔직히 속마음까지 쿨하기는 쉽지 않다.  나 역시 부모의 뜻에 거스려 내 맘대로 살아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은 못한다.ㅜㅜ 

이순을 넘긴 작가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불러내, 성장소설의 형상화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그 마음이 좋았다. 아련한 로사 누나와의 플라토닉 러브, 어머니가 꽉 들어차서 첫경험의 미아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로맨스. 한일회담 반대 데모를 하다 잡혀간 감방에서 만난 대위 장씨를 따라 공사판과 선원생활 등 노가다 인생경험을 쌓았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사람은 씨팔......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257쪽) 비어 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 (270쪽) 

인생 선배 대위 장씨가 들려준 개밥바라기 별은 우리가 아는 금성이다. 금성이 새벽에 동쪽에 나타날 적에는 '샛별'이라 부르지만 저녁에 나타날 때에는 '개밥바라기'라 부른다. 즉 식구들이 저녁밥을 다 먹고 개가 밥을 줬으면 하고 바랄 즈음에 서쪽 하늘에 나타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말한 작가 황석영은 이런 방황을 거쳐 우리에게 돌아왔다. 자신이 쓴 글이 아무 의미도 없는 헛것들의 형상화가 아니라, 글을 쓸 수 없다면 내 존재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깨달음으로 방황의 종지부를 찍었다. 젊은 날의 방황이 오늘 날의 황석영 작가를 있게 했다면, 피끓는 청춘들의 방황은 그들의 가슴에 개밥바라기 별 하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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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2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리데기를 읽고 실망하셨군요. 제가 워낙 정보없이 책을 읽다보니 몰랐는데, 전 나름 괜찮았거든요.

순오기 2010-04-29 23:46   좋아요 0 | URL
정보 필요없어요, 내 취향과 기대치에 부응하느냐 아니냐로 가름하니까요.
내 기대치가 높았던 책이라서 실망한 듯 합니다.^^
 
비운의 덕혜옹주, 잊지 않고 기억하리라!
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어머니독서회 3월 토론도서로 정한 것은 작가의 말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고종황제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황녀로서의 귀한 삶을 살지 못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흔적도 없이 잊혀져버린 그 삶이 너무 아파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책은 국내에 단 한 권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일본 번역서로 말이죠. 덕혜옹주 집필은 사명감이고 자존심이기도 했습니다. 일제치하를 견뎌야 했던 황제와 황족들, 청년과 여자들. 아이들의 고통과 울분을 감히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여자의 삶만큼은 오롯이 살려내기 위해 열정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토론에 참여한 일곱 명의 회원들은, 너무 기대가 컷기 때문인지 모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그간 수준 높은 팩션소설에 우리 눈이 높아졌거나, 일본인이 쓴 덕혜옹주가 국내에 번역되어 작가가 소설을 출판하기 전 전면 수정했기 때문인지 소설도 다큐도 아닌 어정쩡한 작품이 되어 버렸다. 역사에 휘말린 옹주의 삶을 오롯이 살려내지도 못했고, 자신의 삶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일본에 맞서지도 못한 실제의 덕혜옹주를 그렸을 뿐이다. 지나치게 영민했다는 옹주의 영민함이나 조국을 그리워 한 그리움이 잘 살아나지도 않았다. 죽음을 피하려고 상궁의 옷을 입었지만 덧없이 죽은 명성황후의 죽음을, 실제와는 다르지만 국민적 정서에 맞게 그렸던 드라마 '명성황후' 같은 카타르시스도 없었다. 

고종의 부마가 될 뻔했던 김장한을 '박무영'으로 재창조하고, 몸종도 대동하지 못했던 덕혜의 일본행에 '복순이'란 아이를 붙여준 것은 괜찮은 설정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덕혜의 캐릭터와 더불어 무영과 복순의 역할도 빛나지 못했다. 그들의 덕혜옹주 구출작전이 좀 더 치밀한 구성이었다면 분명 빛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다큐가 아닌 덕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었으니 좀 더 과감하게 그려냈거나, 아니면 정신병에 함몰될 정도로 괴로웠던 옹주의 심리를 파고 들었어도 좋았을텐데... 영친왕 부부와의 일본 생활이나 남편과의 결혼생활도 실제 알려진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없어,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다. 그래도 자신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조선의 옹주로 그 권위를 지키고 싶었던 그 마음과, 일본이 전쟁에 패하자 딸 '정혜'를 데리고 조선으로 돌아오고 싶었던 갈망은 알아주고 싶다. 어쩌면 이 책을 읽기 전에 동화 '덕혜옹주'를 먼저 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실존의 덕혜옹주 삶이 알고 싶다면, 굳이 소설보다는 동화 덕혜옹주를 보는 것이 더 나을 거 같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3548016 )

그래도 소설 덕혜옹주 덕분에 많은 이들이 그동안 잊고 있던 옹주를 떠올리며 미안해하고, 비운의 삶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건 고마운 일이다. 힘없는 제국의 마지막 황녀로서 불행하게 살았던 덕혜옹주를 잊지 않게 부활시킨 권비영 작가의 공로는 인정한다. 

금욜 토론모임에 64세 된 어머니가 처음으로 참여했는데, 우리가 나누는 책 이야기를 듣고도 덕혜옹주에 대해 알게 돼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곤 초등 4학년이 된 손자랑 같이 보신다며 내가 밑줄 그어가며 읽은(밑줄이 그어져 더 좋다고^^) 동화 덕혜옹주를 기어이 사 가셨다. 회원들은 소설 덕혜옹주가 못내 아쉽고 미진함이 남아 일본인 혼마 야스코씨가 쓴 덕혜옹주를 사봐야겠다고 말했다.  나도 역시 그 책을 보고 싶다. 그러면 국내에 출판된 덕혜옹주 3권을 다 읽고, 덕혜옹주의 딸을 그린 '정혜'까지 읽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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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2010-03-2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혜옹주 드뎌 보셨군요..오기님이 그렇탐 그런것이겠지요. 검색할 때마다 앞에서 자꾸 왔다리갔다리 해서 손톱만 물어뜯고 있었거든요..고마버요~!

순오기 2010-03-29 17:49   좋아요 0 | URL
금욜날 토론도서라 전날 날새서 읽었지요.
리뷰에 쓴대로 회원들 모두 아쉬웠던 소설이었어요.
그래도 안 보면 궁금해서 결국 보게 되겠지만...^^

꿈꾸는섬 2010-03-2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독서량은 정말 대단하세요. 덕헤옹주 저도 보고 싶네요.^^

순오기 2010-03-29 22:43   좋아요 0 | URL
이 책 400쪽이 넘지만 술술 읽히는 책이라 토론 전날 날새서 읽었어요.^^ 컴퓨터에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아서 마감날 부랴부랴 읽어요.ㅠㅠ

blanca 2010-03-2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순오기님 이런 솔직한 리뷰 정말 고맙습니다. 역사소설이라는게 사실 가장 쓰기 힘든 것 같아요. 읽으면서도 아쉬움도 많이 남고. 얼개는 다 짜여져 있는데 그것을 설득력 있고 감동도 얹어 채운다는게 쉽지 않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훈이 사도세자 관련 소설을 좀 써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순오기 2010-03-29 23:04   좋아요 0 | URL
전에 쓴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이나 '덕혜옹주' 리뷰도 작가에게 미안한 맘이 커서 영 안 좋으네요.ㅜㅜ

마노아 2010-03-3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고가 너무 과하다 싶더니 내실이 탄탄하지 못했군요. 저도 동화 덕혜옹주로 봐야겠어요. 이 책은 표지만 예쁘네요...;;;;

순오기 2010-03-30 10:55   좋아요 0 | URL
좀 아쉬움이 많은 소설이지요.

마녀고양이 2010-03-3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선전보고 땡겼는데.. 아, 그냥 그런가 보네요.
역사 소설은 어려운 분야인 듯해요. 조금 아쉽네.
그래도 덕혜옹주는 험난한 세상을 사신 분이니 언젠가 한번 읽어볼래요, 큰 기대없이 읽으면 좋을지도 모르죠~

참,, 언니.. 제 서재에 감사의 인증샷 올렸어염! ^^.. 책 잼나던데요~

순오기 2010-03-30 23:08   좋아요 0 | URL
큰 기대를 안하고 보면 실망하지 않을지도...
인증샷, 필요한 곳에 일부 옮겼어요.^^

같은하늘 2010-04-01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너무 큰 기대를 갖고 며칠전에 구입했건만...
 
<큐엔에이 세계사 서양사 / 놀면서 혼자하는 수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Q&A 세계사 - 서양사편 이것만은 알고 죽자 Q&A
김유석.정부원 지음, 심차섭 그림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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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알고 죽자'라는 부제가 눈에 콕 박힌다. 자극적이고 포스가 강한 제목은 확실히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담긴 내용이 제목에 걸맞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으며, 이것만은 알고 살자를 반어법으로 표현했다.

95가지 사건을 시대별로 9개의 장으로 구별하고, 들어가기로 각 장의 시대 설명이 나온다. 한 개의 질문에 충실하게 설명하고 마지막에 퀴즈의 정답을 덧붙였다. 물론 이해를 돕기 위한 Tip도 빼놓지 않았다. 한 장의 마무리는 연표로 정리해 한 눈에 알아보기 좋게 구별해 놓은 친절함에 별 다섯을 주어도 좋다.

뒷표지에 나온 것처럼 우리가 익히 알지만, 사실은 잘못 알거나 왜곡된 것들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아하! 그랬구나!' 진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차례로 읽어도 좋지만 관심있는 주제를 골라 읽어도 좋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을 부담없는 세계사 공부라 초등 고학년부터 읽어도 좋겠다.

1장 서양 걸음마를 떼다-서양 역사의 기원과 고대사회
2장 서양 역사의 서막 - 고대 그리스와 로마
3장 소꿉동무로 만난 동양과 서양 - 고대 동서 문화의 교류
4장 좌충우돌의 시대 - 서양 중세사회
5장 새로운 질서의 모색 - 근대사회로의 진입
6장 팽창하는 유럽 세계 - 대항해시대
7장 비 갠 후의 햇살 - 시민혁명과 근대국가의 탄생
8장 탐욕과 파국의 시대 -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9장 어제의 오늘 - 현대사

퀴즈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다. 질문과 설명에 깔끔하게 덧붙인 정답은 골든벨을 울릴 수 있는 실력을 키우기에 손색없을 듯하다.

삽화도 재미있고 한 컷에 핵심을 담아 내용 이해를 돕는다.
갈릴레오가 종교재판에 회부된 까닭은?
우리가 알고 있던 건 지동설을 주장했기 때문이지만, 이면에 감춰진 진실은 교황의 눈밖에 낸 출판업자들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즉 점성술을 근거로 교황의 서거를 예언했던 모란디의 친구인 비스콘티에게 갈릴레오의 원고가 넘겨졌고, 교황의 지위에 이의를 제기했던 스페인 주교 보르자와 친분이 있던 참폴리가 출판허가에 적극 개입했기 때문이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사실이지만 진실은 다른 것도 많다. 이 책은 그러한 진실을 드러내 흥미를 더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슈가 되었던 역사적 사건의 진실을 알아가는 재미에 퀴즈를 푸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책이다. 정말 우리가 꼭 알아야 할 95가지를 다 읽으면 세계사에 해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 말미엔 더 읽어야 할 책들을 소개했다. 각 장과 관련된 도움이 될 책들을 간략히 설명한 책소개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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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나비님 페이퍼에서 본 책인데, 도서관에서 눈에 띄길래 잽싸게 채왔다.^^ 거의 문자 중독 수준인 중3 막내는 가볍게 읽어보더니 '여행자의 아침 식사'와 '할바'는 꼭 먹어 보고 싶다고 했다. 읽기 전에는 왜 그 음식을 먹고 싶은지 몰랐지만, 읽은 후엔 나 역시 여행자의 아침 식사와 할바가 먹고 싶더라.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왜 그 음식을 먹고 싶은지 바로 통한다.ㅋㅋ  

요네하라 마리, 1950년 일본에서 태어나 공산당 아버지를 따라 프라하에서 학창시절을 지냈고, 2006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어 동시통역사로 200번도 넘게 러시아를 드나 들었고, 문학상과 에세이상까지 받은 팔방미인이다. 게다가 친가쪽 식구들이 모두 대단한 먹보였고, 그녀 역시 먹기 위해 산다고 선언할 만큼 먹보공주였다는데 쌍꺼풀 눈에 상당히 미인이었네.^^   

이 책은 그야말로 음식에 대한 견문록이다. 특별한 미각을 가진 식도락 이야기보다 어떤 음식에 대한 집요한 추적으로 기원까지 밝혀 견문이 넓어지는 고마운 책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는 곧 사람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다. 하루에 일곱 권의 책을 읽었다는 요네하라 마리의 안내로 맛본 미식견문록은 술술 재밌게 읽히고,음식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훌륭해서 청소년과 같이 읽어도 좋을 음식에세이다.

사람을 고향과 이어주는 끈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위대한 문화, 웅대한 국민, 명예로운 역사. 그러나 고향에서 뻗어 나온 가장 질긴 끈은 영혼에 닿아 있다. 아니, 위(胃)에 닿아 있다. 이렇게 되면 끈이 아니라 밧줄이요, 억센 동아줄이다.

이 말을 시작으로 차례는 음악 형식을 빌어 서곡과 제1악장, 휴식, 제2악장, 간주곡, 제3악장으로 되어 있다. 1악장은 러시아 음식에 관한 러시아식 유머가 재밌게 펼쳐진다. 러시아 사람만이 제대로 그 의미를 알아 먹고 킬킬거린다는 '여행자의 아침 식사'는 뭘까?ㅋㅋ 

어떤 남자가 숲 속에서 곰을 만났다. 곰은 남자에게 물었다.
"넌 뭐 하는 놈이냐?"
"여행자인데요."
"아니, 여행자는 나다. 넌 여행자의 아침식사고." 

하지만 '여행자의 아침식사' 정체는 요게 아니다. 읽어본 사람만 알지만, 정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다.^^ 러시아 속담에 "먹어도 죽고, 안 마셔도 죽어. 어차피 죽을 운명, 안 마시면 아깝지."라는 말이 있단다. 마시는 것은 물론 보드카를 지칭한다. 먼저 보드카를 제조했다고 주장한 폴란드의 소송을 기각하고 '보드카의 고향은 러시아이며, 태어난 해는 1446년이며, 보드카의 상표를 쓸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인정'한 것은 1982년 국제법정이다. 프랑스식 식탁 서비스는 모든 요리를 한꺼번에 차려 놓는 것이고, 러시아식은 전채 다음 수프. 메인 요리, 치즈, 디저트까지 찬 건 차게, 뜨거운 건 뜨겁게, 가장 맛있는 상태로 한 접시씩 내오는 것. 결국 프랑스가 러시아식 서비스를 따랐다는 이야기다.   

철갑상어 배를 갈라 캐비어를 꺼내고 지퍼를 단다? 러시아에 감자를 보급하기 위해 먹지 않으면 목을 베었다? 할바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만들어졌다? 러시아인은 하루 여섯 끼를 먹었다? "아침을 자신을 위해 먹고, 점심은 친구와 나누고, 저녁은 적에게 주라!"는 러시아 속담의 의미는? 러시아 음식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무궁무진 풀어낸다.  

2악장은 세계 여러나라의 신화와 전설, 혹은 동화에 등장하는 음식이야기다. 드라큘라는 트란실바니아 지방(지금의 루마니아와 헝가리 국경지대)에 실존한 백작으로, 다른 귀족들은 오스만투르크에 항복했지만, 그는 용감히 저항하여 마지막까지 굴복하지 않은 영웅이었다. 농성 중에 적이 병참보급로를 차단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죽은 자의 피와 고기로 연명한 데서 흡혈귀 전설이 생겼다고 한다.(119쪽) 이어서 나오는 1972년 안데스 산맥에 불시착한 비행기에 탔던 생존자들이 사망한 승객의 인육을 먹은 사건은, 바로 내가 본 영화 'Alive' 이야기였다. 

결국 트로이 전쟁을 불러온 파리스의 사과,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마신 염소젖, 핫케이크를 먹지 않는 인도 소년 '꼬마 검둥이 삼보'가 아프리카 흑인으로 바뀌어 핫케이크를 먹는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 감자가 보급되기 전까지 주식이었던 무를 수확하기 위해 생쥐의 힘까지 보태야 했던 '커다란 순무 이야기'. 양배추에서 아기가 태어난다? 모모타루의 기장경단까지 그 배경을 알고 나면 동화 속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온다.   

제3악장은 일본음식과 요네하라 마리의 먹보가족 이야기다. 미국과 영국은 본국 음식이 맛없어서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게 됐을까? 부엌이 훌륭하면 요리 솜씨는 좋지 않다? 마리 아버지의 쇠고기 스튜 이야기, 막상막하인 냠냠공주 동생 유리, 위중한 삼촌을 보러 왔던 마리가 신칸센으로 돌아갈거라니까 도시락은 팔각으로 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한 삼촌까지 대단한 대식가이자 식도락가인 친족 이야기로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은 끝난다.  

요네하라 마리의 박학다식에 동참하듯 부담없이 읽었고 음식에 대해 한 수 배우는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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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3-16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맛깔스럽지요? 요네하라 마리는 확실히 팔방미인에 대식가 미식가예요. 집안 내력이 그렇다는 게 놀라워요.^^

순오기 2010-03-16 23:28   좋아요 0 | URL
정말 팔방미인이죠?^^
굉장한 먹보 집안이에요.ㅋㅋ

마녀고양이 2010-03-1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 읽었어요. 이후 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에게 빠졌지요. 책 구성이 참 이쁘기도 하고, 나름 박학다식한 면이 있어서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먹어도 살이 안 찐다니 너무 부러웠어요!

이런 멋진 작가가 2006년에 56세라는 젊은 나이로 사망해서 안타깝고 슬픕니다.

순오기 2010-03-16 23:29   좋아요 0 | URL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으니, 어찌 박학다식하지 않으리요~ ^^
정말 그렇게 먹어도 살이 안 찐다니 부럽지요.ㅋㅋ

L.SHIN 2010-03-1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밌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 꺼번에 음식을 내놓는 서비스는 프랑스가 아니라 한국이죠...
프랑스도 순서대로 나오는데...

순오기 2010-03-16 23:30   좋아요 0 | URL
프랑스가 러시아식을 따라서 순서대로 내놓게 되었다네요.
한국이야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야 잘 차린 거라고 생각하니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