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적인 일본 스릴러 소설이다. 잔인한 장면 보다는 특정한 캐릭터 설정에 공을 들였다. 자존감 혹은 자만심이 큰 사람은 그런 사람이니까 이러 저러한 행동을 할 법하다, 라고 공식을 반복하고 아주 사소한 하나의 실수로, 너무 이른 안심으로 무너지는 범죄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반전이라고 할 만 한 변화가 두어 번 나오는데 예측 못할 정도는 아니다. 


남편의 외도를 알리는 내연녀의 전화로 흔들리는 37살 쿄코의 생활. 부유한 그녀의 완벽한 생활은 어쩌면 속으로 이미 망가져 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과연 그 내연녀는 누구인가. 남편의 진심은 무엇인가, 쿄코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그런데 소설 맨 앞에 나오는 소박한 할아버지는 ....  


인물들 하나 하나 다 비호감이지만 대립각을 세우는 형사 토다와 쿄코 중 쿄코를 그나마 응원하게 된다. 읽는 재미가 대단하다. 낡은 플롯의 소설이지만 일요일을 홀랑 잡아먹었음. 


(왜 앞표지 대신 뒷표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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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4-17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혹해서 검색해보니 품절이네요!!!

유부만두 2022-04-18 11:22   좋아요 1 | URL
저도 알라딘 서재에서 추천글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고요,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어요. 정석적인데도 아주 재밌더라고요. 추천합니다.
 

엘리자베스에게 이용 당하고 최악의 선택을 한 과학자.

Ian fit the stereotype of the nerdy scientist to a T. He wore a beardand glasses and hiked his pants high above his waist. He could spendhours on end analyzing data and took copious notes documentingeverything he did at work. This meticulousness carried over to hisleisure time: he was an avid reader and kept a list of every single book he‘d read. It included Marcel Proust‘s seven-volume opus, Remem-brance of Things Past, which he reread more than once.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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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29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글도 북플에서 밑줄긋기 하면 글자가 붙어 나와서 뭔 소린가 하는데 영어가 그러니까 더 웃겨요. ^^;; 암튼, 잘 지내시나요?

유부만두 2022-03-29 17:57   좋아요 0 | URL
ㅋㅋ 따로 조정을 안했더니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어요
네 잘 지내요. 학기 초에 바쁜일도 겹쳐서 또! 뜸하고 있어요;;;

몰리 2022-04-18 0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시찾. 전부를 한 번 이상 읽은 실리콘 밸리의 과학자?! .... 이거 실화냐, 하게 됩니다. 논픽션이니 실화긴 실화겠지만, 그렇다면 이 책 다 읽었음은 거의 CV에 올려도 되는 것이었!

유부만두 2022-04-18 11:24   좋아요 1 | URL
CV에 안 올려도 주위사람들에게 자랑은 했겠죠? 그러니 그에 대한 묘사에 (전형적 사이언스 너드) 프루스트 독서이력이 빠지지 않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잃시찾, 독서는 꼭 칭찬으로만 쓰이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직 읽는중이라 전체 리뷰는 아니다. 1/3쯤 읽었는데 뉴스에서 접한 의료기기 사기범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즈의 대범함이랄까, 걱정되는 수준의 쇼 말고도 특정 계층의 큰 사업 벌이는 '기본 바탕'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내 돈이 없어도 주위의 투자자를 끌어오는 능력(이라고 쓰자니 부정적인 느낌이 덜 해서 조심스럽다)은 아무가 갖고 있지 않다. 홈즈는 미국의 진짜 대형 부자들, 기업을 상대로 뻥을 쳤다. 이 책에서 나오는 돈의 단위는 억, 도 아니고 십억에 해당하는 밀리언,도 그냥 밀리언이 아니라 텐스 오브 밀리언, 헌드레즈 오브 밀리언이다. 알라딘 천원 쿠폰 꼼꼼하게 챙기는 내겐 그저 우어어... 투자자나 스톡 옵션으로 테라노스에 들어온 사람들이 이상한 낌새를 채면 홈즈는 바로 해고하거나 입을 막는다. 쇼 머스트 고우 온. 정확한 결과로만 승부하는 과학에 돈계산이 더해지고 희망, 기대 그리고 비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도 있게, 있다고 믿게 만든다. 


책에는 홈즈 말고도 더하면 더했지 절대 평범하지 않은 주변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실은 그 부분이 더 흥미롭다. 홈즈는 뭐랄까, 기이한 인물이고 그 동업자도, 거래처 Dr.J도, 특히 옆집 아저씨 Fuisz 도 다 신기한 인물들이다. 홈즈네 가족과 친한 Dr. Fuisz는 의료분야 사업가로 이미 성공한 사람이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 이렇게 악착같이 집요하게 굴어야 돈을 모으겠구나 싶고 Fuisz에 밀리는 홈즈가 조금은 딱해보이기도 한다. 5장/이웃 부분만 읽어보셈. 여기 알라딘에 모여서 책 사서 읽고 독후감 올리며 땡스투로 상부상조하는 우리 말고 저어기 딴 세상에는 막 밀리언, 빌리언 달러가 오가고 드림 컴 트루를 외치면서 사업들을 한다구요! 


영어는 매우 평이한 문장이다. 며칠 전에 읽은 해리 보슈보다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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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3-23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지막 문단 압권입니다!!!!!

유부만두 2022-03-23 18:59   좋아요 1 | URL
^^;;; 영어 문장은 안어렵더라고요. 걱정한 거보다 과학 이야기도 많이 안나와요. 근데 비리 캐는 이야기라 사람 흉보는 게 많아 읽으면서 피곤해져요.

새파랑 2022-03-23 2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한정 평이한거라는 강한 예감이 듭니다 ^^ 원서 읽으시는거 너무 부럽고 대단한거 같아요~!!

유부만두 2022-03-24 08:01   좋아요 2 | URL
원서 읽기는 습관 들이기랑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전 미국에서 오래 살며 학교도 다녔어요. 그래서 영어책 읽기에 덜 부담을 느끼나 봅니다. ;;;;

이런 논 픽션 고발식 르포 책이 문학 보다는 더 읽기가 쉬워요. 만약 새파랑님께서도 영어책 읽기에 도전하신다면 소설 보다는 논픽션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읽히긴 하지만 복장이 터지니 조심하셔야해요. ^^

바람돌이 2022-03-24 1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액수가 커지면 딴세상 얘기라 감흥이 없다는..... 오히려 땡스투 몇백원에 울고웃는 사소한 인간이지말입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2-03-24 13:36   좋아요 1 | URL
맞아요. 큰 액수는 와닿지가 않으니까요. 책으로 환산해 버릇하니까 이게 책 몇 권인가 세보다가 포기요. ^^
 

고등학교 1학년 호정이의 마음은 호수다. 하지만 어느 누구 섣불리 노저어 다가갈 수 없다. 호정이는 얼어버렸다. 그래서 안전하다. 부서질지언정 그 가운데로 다가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호수에도 봄은 온다. 그리고 호수의 일은 호정이의 마음을 열고, 아니 억지로 말고, 다 아는 체 말고, 기다리며 얼고 녹고 또 흔들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1 호정이는 여름방학 이후 '정시러'로 마음을 굳힌다. 하루하루 쌓아가는 수행과 내신은 싫었다. 조금씩 밝혀지는 호정이의 어린시절 이야기는 아홉살 터울 동생 초1 진주의 나날과는 매우 다르다. 무엇보다 호정이 옆에는 부모님 대신 할머니, 고모, 삼촌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호정이는 자신의 마음을 맑게 누구나에게 드러내지 않는다. 상처라고? 다 지나갔다고? 이해를 구하고 또 강요하는 건 너무 하지 않은가.


전학생이 왔다. 키가 큰 은기. 구경꾼 처럼 거리를 두고 앉아서 겉도는 아이. 하지만 어느새 급식시간, 야자시간에, 휴일에 함께 하는 사이가 된다. 은기의 자전거를 통해서 또 은기의 눈빛을 통해서 호정이는 자신의 호수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런데 은기야, 너는 어떤 아이야? 너의 집은?


고1 아이를 둔 엄마의 눈으로 읽다가, 고1 호정이 마음이 되었다가, 다시 은기의 눈을 상상하면서 읽었다. 큰 줄거리보다 호정이의 마음 속 갈등, 그 날카로운 가시들을 읽고 또 폭발의 순간의 밤거리를 함께 내달리고 또 걸었다. 


십대의 사랑 이야기, 라고 해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성장 이야기, 무엇보다 가족 이야기로 읽혔다. 부모와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과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 고1 막둥이의 속내는 어떨까, 자꾸 궁금해졌다. 하긴, 나도 고1 때는 그저 뛰쳐나가고, 그저 다 부숴버리고만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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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3-20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고1 때 겉모양만은 진심 모범생이었던 거 같아요. 근데 지금..... 저는 그저 뛰쳐나가고, 그저 다 부숴버리고만 싶거든요. 어떤가요, 저 고1인가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2-03-21 08:08   좋아요 1 | URL
실은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다 부숴버리고 싶어요. 속에 화가 그득그득한데 이걸 어쩌나 싶고요. ^^
그런데 고1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하루 종일 학교 의자에 앉아있다는 건.... ㅜ ㅜ

psyche 2022-03-22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1이라니 너무 까마득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 ㅜㅜ

유부만두 2022-03-23 14:11   좋아요 0 | URL
저도 단편적인 어느 하루, 어느 장면, 그때의 기분이 기억날 뿐이에요. 그때의 날씨, 음악, 그리고 그리고 떡볶이 .... ??? 고딩때도 떡볶이 음청 먹어댔어요. 하하하
 

떡집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3권의 '소원떡집'에서 기점을 맞았던 떡집은 이제 고민을 가진 어린이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만나러 나선다. 떡을 만드는 건 누굴까?! 바로 떡집의 분신, ***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이 관심의 대상이 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그들의 절실함이 응답을 받았다고 여기고 다른 친구를 도울 마음을 가진다. 얼마나 기특한 이야기인지. 산신령 대신 현대판 떡집.  


5권쯤 이어지면 각 권에서 대여섯 이상의 떡을 맛 보았기에 덜 흔하고 더 특별한 떡이 소개된다. 5권에선 제주의 토속 음식 '빙떡'이 나온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떡 보다는 부침개에 가까운. 아무리 낡은 떡집, 오래된 건물 지하에서 만들었다지만 어린이의 소원을 담고 또 이뤄줄 떡이 하나씩 만들어져 소쿠리에 담길 때 그 따끈함, 아니 따뜻함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양순이의 고민을 알아챈 친구가 맨발로 몰래 양순이를 따라다닐 때는, 조금 멈칫,한 마음이 들었다. 아주 순간이지만. 


화려한 양장의 일본 어린이 도서 시리즈 '전천당'에 맞서기를 응원하고 싶다. 좀 .. 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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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3-20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금방 떡집 시리즈 두 권 읽었는데, 이런 우연이???ㅋㅋㅋㅋ
계속 시리즈가 나올 듯 하던데 저도 전천당 보다 권수를 앞지를 수 있으려나? 생각했습니다ㅋㅋㅋ
근데 전천당은 벌써 10 권도 더 넘게 나왔던데..좀 큰애들은 자극적인 전천당을 더 찾을 것 같겠구나!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유부만두 2022-03-21 08:11   좋아요 1 | URL
찌찌뽕 입니다, 책읽는 나무님!
전 떡집 1권을 아주 아주 사랑하는데요, 실은 2권 이하는 정과 의리로만 읽고 있어요. 어린이들의 고민 해결법이 ‘매직‘에 기댄 실제 행동이라 마음에 들지만 좀 김이 빠진 느낌이라서요.

새학기를 맞아서 나무님 댁도 바쁘시겠지요? 전 아이고 정신이가 없어요.

희망찬샘 2022-06-2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떡이 진짜 있는 떡이군요. 작가가 만들어낸 창작떡인 줄 알았네요. 에공. 이래서 배워야 하는 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