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세운 공화국 - 9월 학살에서 왕의 처형까지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8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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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는 재판을 받았다. 왕권은 죽었다. 공화국이 태어났다 자유는 이 세계에 은혜를 베푸는 요소가 되었다. 인류의 원대한 희망은 완성의 길로 나아갔다. 모든 나라가 프랑스를 관찰하려고 본받으려고 경쟁했다. 모든 것이 이 세계를 해방시키려고 바삐 움직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인류의 친구에게는 고통이요, 절망이다. 도덕은 오랫동안 후퇴했고, 인민의 해방은 반세기나 늦어지고, 인간의 행복은 가엾은 왕을 재판한 사실 때문에 유럽에 몰아닥친 끔찍한 폭풍우를 모두 몰아낼 때까지 뒷전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329/342

주명철 교수의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중 제8권 <피로 세운 공화국 - 9월 학살에서 왕의 처형까지 Liberte>는 공화정의 수립 후 루이 16세의 처형까지를 다룬다. 전제군주정을 무너뜨리고 입헌군주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루이 16세는 도주 사건 후 불과 1여년 만에 기요틴의 제물로 사라지게 되었다. 루이 16세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은 물론 도주사건이었다. 그렇지만, 그가 '죄가 있음'을 인정한 항목 - 프랑스 국민을 반도로 규정한 일, 외국 군대를 불러들인 일 등 - 등에 대한 죄로 인해 그는 왕에서 일개 시민의 자리로 내려와야 했다. 이제 시민의 자리에 서게 된 그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사형을 시킬 수 있었다면, 어떤 근거에 기대서일까.

어느 나라나 조국을 배반하면 중형을 내린다. 루이가 가족을 데리고 국경 쪽으로 도망치다 잡혔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당시로서는 죽을죄였다. 그때는 제헌의회가 어떻게든 도주가 아니라 납치라고 사건을 무마해주었고, 헌법을 지키겠다고 멩세한 뒤 자격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1년 뒤에는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공화국이 섰으니 이제 왕좌를 되찾을 희망은 프랑스가 대외전쟁에서 패할 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남는 데 있었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161/342

<피로 세운 공화국>에서는 루이의 사형을 둘러싼 치열한 논의가 일어난다. 자신이 지은 죄로 폐위당한 왕을 재판할 권리가 없다는 의견과 프랑스 국민으로서 국민들에게 피를 강요한 잔혹한 죄는 피로써 갚아야 한다는 반대 의견. 지롱드파와 몽타뉴파의 치열한 대립은 '파리 코뮌'의 주도권 다툼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단순한 권력욕이 아니라 민중의 분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이기도 했다.

오늘날 국민만큼 권한을 가진 존재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모든 권한을 가질 수 있다 해도, 정당하지 않은 권한만은 가질 수 없다. 루이에게 적용할 법이 없음에도 국민이 루이를 처벌하기 바란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루소의 말로써 대답한다. " 우리가 따를 만한 법이 없을 때, 또 판결을 내릴 재판관이 없을 때, 일반의지를 따를 수 없다. 일반의지는 보편적인 의지이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 또는 어떤 사실에 대해 판결을 할 수 없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221/342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파리 코뮌은 8월 11일에는 과거의 상급기관인 파리 도 지도부의 권한을 정지시켰다. 구의 위원회, 치안판사, 치안관들과 법원 서기들의 권한도 정지시키고, 구 의회에 그 권한을 맡겼다. 이제부터 모든 구는 상시활동 체제로 들어갔다(p55)... 이처럼 '혁명코뮌'은 8월 10일 이후의 실세임을 국회가 인정했다. 국회는 파리 코뮌의 활동비로 10만 리브르를 책정해주었다. 파리 코뮌은 위원들이 3일에 하루씩 숙직을 하면서 중요 현안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그들은 파리에 남아 있는 봉건적 잔재를 모두 없애기로 결정했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56/342

파리 코뮌이 처한 어려움은 민중들의 실망감에 근거한다. 파리 코뮌이 들어선 직후 실시된 인민재판과 '9월 학살'은 민중들의 삶을 조금도 개선시키지 못했고, '빵'을 요구하며 혁명에 참여했던 이들의 기대는 실망감으로, 실망감은 분노로 바뀌었고, 이를 달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던 참이었다. 희생양으로서 앙시앵 레짐의 상징, 폐위된 왕 루이 카페(루이 16세)는 매우 상징적이었고, 적절했다. 국민을 향해 발포를 명령하고, 조국을 등진 최고책임자는 마땅히 사형을 받아야 할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용적으로는 '반혁명의 수괴'지만, 그를 사형시키는 과정에서 형식적 하자는 없었는가?

종합해서 보면, 9월 2일부터 6일까지 '인민재판'을 실시한 감옥에는 모두 2,500여 명이 갇혀 있었다. 그들 가운데 모두 1,090~1.395명이 학살당했다. 파리에서는 학살이 끝났지만, 인근의 베르사유/오를레앙/모/랭스에서도 학살사건이 일어나 모두 150명 정도가 희생되었다. 그 후 9월의 학살자를 뜻하는 명사 '세탕브리죄르 septembriseur', 동사형 '세탕브리제 septembriser'라는 새로운 낱말이 등장했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112/342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부추기면서 민중을 속이려 해도, 민중은 바보가 아니다. 농산물을 풍부하게 수확했음에도, 아직까지 외국에서 밀을 수입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할 것인가? 언제까지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민중을 우습게 보지 말라! 생필품이 부족한 것은 투기꾼 때문이다. 그들은 노르망디에 가까운 영국의 저지 Jersey 섬이나 다른 곳에 창고를 두고 공급을 조절한다. 국내의 창고에도 곡식을 쌓아놓고 풀지 않는 재산가, 대농장주들에게 밀을 시장에 내놓으라고 명령해야 한다. 감시를 강화하고 최고 가격제를 실기하고. 물론 그것은 자유주의에 역행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유와 평등을 고양시키지 못한 사람들에게 무슨 할 말이 남아 있는가?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173/342

상퀼로트는 국민공회가 모인 지 두 달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고 따졌다. 물론 그동안 왕의 자격을 정지시켰고, 군주정을 공화정으로 바꾸면서 민중의 염원에 보답했다. 그래서 민중은 평화와 질서를 기대했고, 올바른 선택을 했음을 확신하고 감사했지만, 행복한 시간을 더는 누리지 못했다. 모든 프랑스인이 루이를 벌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심판하지 않았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173/342

불과 다섯 표의 차이로 갈린 생(生)과 사(死)의 결정. 적은 표 차이도 문제지만, 국민공회 의원들의 대표성에 대해서도 의문들이 제기된다. 프랑스의 일부인 파리 시민들의 의견이, 그 중에서도 상당수의 결원이 발생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 프랑스 공화국의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다면, 이에 대한 정당성에 물음이 내려질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기에 국민공회 의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국민공회 의원을 뽑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자유와 평등에 충실하겠다고 맹세한 사람만 투표할 수 있었으며, 파리는 그 어느 곳보다 이 기준을 엄격하게 지켰다. 왕당파를 억압하는 도 departement가 많았고, 이렇게 해서 투표율은 아주 낮았다. 전국에서 유권자 700만 명 가운데 60만 명만 투표에 참여했고, 파리에서는 자코뱅파 5,000여 명이 파리 주민 60만 명의 의견을 지배했다. 아직 민주주의를 정착시키지 못한 시대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렇게 뽑힌 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파리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가 열렸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129/342

비록 투표 결과가 내 생각과 다르게 나왔습니다만, 나는 그 결과를 존중합니다. 그리고 어떤 벌을 내려야할 지 결정하는 투표를 할 때, 나는 그가 사형을 받아 마땅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집행유예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분명히 설명했습니다. 마침내 집행유예 문제를 투표하기에 앞서, 내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내 이익만 생각한다면, 나는 반대에 투표하겠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이기 때문에, 나는 살해당할지 모르지만 집행유예를 찬성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집행유예에 찬성하는 이유는 이처럼 중대한 재판에서 형식적인 결점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재판은 단지 다섯 표 차이로 갈렸습니다. 이처럼 큰 차이도 없이 난 결정을 24시간 안에 집행한다니, 말도 안 됩니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285/342

<피로 세운 공화국>에서는 국민공회의 왕정(王政) 지우기와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민심 이반과 외부와의 전쟁으로 어려움에 빠진 공화정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 결과 국민공회는 루이 카페를 사형시킴으로써 9월 학살은 정점에 이르게 되었고, 프랑스 혁명이 자신들의 나라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한 외국과의 대립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1791년 10월 1일 입법의회가 활동하기 시작한 뒤, 의회를 지배하는 세력이 바뀌었으며, 외국 군대의 침략과 파리 코뮌의 정치적 간섭이 심해지고, 여전히 경제생활에서 중요한 빵과 생활필수품의 값이 치솟는 현실은 왕에게 느끼던 친밀감이나 존경심을 실망, 좌절, 배신감, 증오로 바꾸어놓았다. 이처럼 앞날을 제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 가지만은 더욱 분명해졌다. 왕은 날이 갈수록 점점 불리한 상황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227/342

그는 만일 루이를 처형하면, 곧바로 영국, 네덜란드/에스파냐, 그리고 유럽의 모든 폭군과 전쟁을 벌일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폭군들은 루이의 죽음을 개인의 죽음으로 보기 때문에 거기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자기 나라에 자유의 바람이 불까봐 두려워서 프랑스 공화국의 자유를 짓밟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_ 주명철, <피로 세운 공화국> , p297/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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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8-26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
벌써 8권
며칠 못본사이에 이렇게나 진도를 나가셨군요.

겨울호랑이 2022-08-26 12:21   좋아요 3 | URL
네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이 우리의 현실과 생각하도록 만든 책이라 외국 역사임에도 참 가깝게 느끼고 읽게 되네요...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

북다이제스터 2022-08-26 1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본 책에선 혹시 ‘프랑스 혁명은 가난한 시민들의 혁명이 아닌 부자들인 부르주아 혁명이었다’란 취지의 설명이 있는지요?

겨울호랑이 2022-08-26 14:05   좋아요 3 | URL
사실, 직접적으로 저자가 직접 언급했는가는 잘 기억이... ㅜㅜ 다만, 북다이제스터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프랑스 혁명사>는 수치로 보여준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1권에서 삼부회의 구성에서 대표가 되는 이들이 제3신분 중에서도 일부 계층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의 거주지가 파리에 국한되었다는 사실 등이 구체적 수치로 제시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과 특징이 제헌의회, 국민공회 등에서도 이어졌다는 점에서 말씀하신 내용이 본문 전체에 걸쳐 담겨있다고 여겨집니다. 이와 함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특정계층의 남성에 대해 주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기에 저자의 논조를 생각해본다면, 간단하게나마 (본문 어딘가에서는, 그렇지만 제가 기억못하는 지점...) 해당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노란가방 2022-08-27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 있었군요.. 역시 책 잘 읽으시는 주변분들이 있어야 시야가 넓어지나 봅니다. 꽤 흥미로운 책일 듯하니 챙겨놔야겠습니다. 우선 지금 읽고 있는 마스터즈 오브 로마 시리즈를 끝내고....ㅠㅠ

겨울호랑이 2022-08-27 14:35   좋아요 0 | URL
앙시앵 레짐의 대가인 저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프랑스 혁명사를 알기 쉽게 잘 정리한 시리즈라 생각합니다. 노란가방님 좋은 독서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
 

갑옷이 없어서 살해된 자가 있다지만, 갑옷의 무게에 눌려 옴짝달싹 못하거나, 반동으로 튕겨지거나 다른 이유로 상처를 입고 부러지는 등 불편한 갑옷 때문에 죽는 자도 그보다 적지 않다. 사실 우리 갑옷의 무게와 두께로 보건대 우리는 방어할 생각밖엔 없는 것 같고, 그것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다기보다 짐을 지고 있다는 편이 옳다.

이 책이 싫증 나면 다른 책을 집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지루해지기 시작할 때만 거기에 몰두한다. 새로 나온 책들에는 별로 매달리지 않는다. 옛날 책들이 내용이 더 풍부하고 힘찬 것 같아서이다.

비밀 행동은 감출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이 다 아는 일이나, 공적으로 그만큼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 일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결함이다.

물론 사물들을 보다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너무 비싼 값을 치르고 싶지는 않다. 내 계획은 남은 생애를 기분 좋게, 힘들지 않게 넘기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서도, 설령 학문을 위해서라도 머리를 쥐어짜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가치 있는 것이라도 말이다. 나는 책에서 소박한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몰두하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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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이라는 연극을 지켜보던 관객이 교육을 받고, 주역이나 도우미가 되려는 꿈을 키우게 되었다. 베르사유에서 전국신분회가 국민의회로 바뀌는 과정부터 관객이 지켜보았다. 이제 정치는 관객 앞에서 주인공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고 관객을 감동시키는 연극이 되었다. 루이의 편에서 볼 때 그는 주역이었지만, 점점 비중이 커지는 조여들에게 밀려나다가 마지막으로 비장하게 죽는 역할을 수행했고, 그렇게해서 천년 이상 발달한 왕정의 연극은 막을 내렸다. "왕은 죽었다. 왕 만세!"의 시대가 끝났다.

프랑스에서 왕조의 연극을 끝낸 혁명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중요한 연극이었다. 그것은 왕이 주인공이던연극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들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서로 주인공 역할을 맡으려고 노력하는 연극이었다. 그 무대는 파리나 주요 도시의 거리, 정치 클럽이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곳은 국회의사당이었다. 처음에는 베르사유 궁에서 시작해 파리의 튈르리 궁으로 왕이 옮겨갈 때 의원들도 따라가고, 국회가 따라가자 정치 클럽도 함께 따라갔다. 파리의 정치 클럽도 그 나름의 무대였으며, 거기서 주역으로 떠오른 사람이 국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만큼 파리가 모든 연극의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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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서는 화가의 붓만 사용하고 철학자 성찰은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풍자를 위주로 했더라면 이 '풍경'이 쉬웠을 테지만, 나는 풍자를 철저하게 삼갔다. 전형화된 풍자는 자극적이고 무감각하게 만들 뿐, 올바른 길로 인도하거나 제대로 바꾸지 못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다. 나는 전체적인 그림만을 그렸고, 이것을 넘어서는 일은 공익을 위해서 하지 않았다. 나는 살아 있는 인물들을 보고 이 '풍경'을 그렸다. _ 루이 세바스티앵 메르시에, <파리의 풍경 1>, 머리말 中


 주명철 교수의 <프랑스 혁명사> 10부작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프랑스 혁명을 이대로 정리하기에는 부족함이 생긴다. 물론, 이 부족함은 저자의 부족함이 아닌 내 자신의 부족함에서 오는 것이리라.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은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2016년 촛불항쟁의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혁명의 의미에 대해 잘 전달한다. 프랑스 혁명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는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 대작(大作)은 분명 큰 의의가 있다. 반면, 프랑스인들은 이 혁명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책들이 필요할 듯하다. 




 그런 점에서 루이세바스티앵 메르시에 (Louis-Sebastien Mercier)의 <파리의 풍경 Tableau de Paris>은 당대의 시대상을 앵글에 담아 보여줄 것이며, 그런 사료에 대한 현대 프랑스인들의 인식은 피에르 노라(Pierre Nora)의  <기억의 장소 Les Lieux de Memoire>가 알려줄 것이다. <파리의 풍경>를 둘러싼 프랑스 혁명의 사건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기억의 장소>와 이를 바라보는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을 통해 혁명을 바라보는 인식의 삼각형을 뚜렷하게 그려보기를 바라본다...


 이러한 삼각형의 윤곽을 잡은 후 몽테스키외, 볼테르, 루소의 철학으로 안을 색칠하고, 성공한 파리코뮌이었던 프랑스 혁명과 대척점에 있는 프롤레타리아 혁명 파리코뮌을 주제로 한 <프랑스 혁명사 3부작>으로 외접원을 그린다면, 이제 다시 자연스럽게 자본주의로 독서주제를 선회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계획은 그렇다... 














 기억으로부터 역사로의 이행은 각 사회집단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역사를 활성화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재규정하는 것을 의무로 삼게 만든다. 기억의 의무는 각자를 자기 자신에 대한 역사가로 만든다. 역사의 절대적 필요성은 이렇게 해서 제한된 전문 역사가 서클의 범위를 크게 넘어선다(p48)... 기억의 역사적 변환(metamorphose)은 개인심리로의 결정적인 전환이라는 대가를 치렀다. 두 현상이 너무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그것들이 발생한 시점이 일치한다는 것조차 지적하기 어려운 그런 현상들이 있다... 기억의 전이(轉移)는 역사적인 것에서 심리학적인 것으로, 사회적인 것에서 개인적인 것으로, 전달가능한 것에서 주관적인 것으로, 되풀이되는 것에서 회상하게 만드는 것으로의 결정적인 이동이다. 기억의 구속이 집요하고 미분화된 방식으로 힘을 가하는 대상은 결국은 개인이고 오직 개인일 뿐이다. _ 피에르 노라, <기억의 장소 1>,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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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08-25 1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꼬리에 꼬리를 잇는 독서법” 넘 좋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2-08-25 12:32   좋아요 2 | URL
좋게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 독서법은 ‘그때 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독서법‘에 더 가깝긴 합니다만 ㅋㅋ 북다이제스터님 좋은 오후 되세요! ^^:)

거리의화가 2022-08-25 13: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리의 풍경>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역사를 확인할 수 있겠네요. 관심이 갑니다!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프랑스 혁명을 훓고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명철 교수의 책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 좋겠는데 언젠간~!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2-08-25 14:0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제가 <프랑스 혁명사>10부작은 전체 내용 중 극히 일부만을 인용한 것이라 거리의화가님께서 직접 읽으신다면 훨씬 많은 내용을 담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거리의화가님 좋은 하루 되세요! ^^:)

바람돌이 2022-08-25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리의 풍경 관심가는 책이네요. 담아갑니다.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프랑스혁명에 대해서 다시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구 있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08-25 14:3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바람돌이님 즐거운 독서 되세요! ^^:)

꼬마요정 2022-08-25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리의 풍경> 책 표지가 참 이쁘네요. 흑흑 전 이제 <프랑스혁명사> 1권 시작하는데 뭔가 훅 하고 거대한 밀물이 들어오지만 책이 예뻐서 장바구니에 담아봅니다. ㅎㅎㅎ 제정신이 아닌 게 틀림없습니다. 아니면 북플에는 마약 성분이 분비되고 막 그러나요?? 지름신이랑 계약이 되어 있다거나….

겨울호랑이 2022-08-26 00:09   좋아요 1 | URL
^^:) 설마요 . <파리의 풍경>을 지금 읽고 있습니다만 18세기 프랑스를 느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다만 6권에 달하는 방대함이 부담스러울수도 있을 것같아요. 목차 중 관심내용을 선택하여 우선 읽으시면 지루함을 덜수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꼬마요정님 즐거운 독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