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고전의세계 리커버
막스 베버 지음, 이남석 옮김 / 책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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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의 정치 사상은 주료 관료제와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양자는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항상 연관돼 있는 것이라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의 정치 사상을 요약해본다면, 관료제의 장점은 버릴 수 없지만, 그것이 정치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발전 없이는 국가의 발전도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중에서도 의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의회 민주주의를 이룩해야만 한다고 베버는 주장한다. _ 막스 베버,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해제 中, p204/266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는 관료제를 최상의 조직 운영방식으로 규정한다. 정확성, 속도, 명확성, 지식, 지속성, 신중함, 통일성, 상명하복, 갈등 축소 등을 특징으로 하는 관료제의 특성 상 하나의 ‘머신‘으로 기능하며, 모든 조직의 관료제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료제는 행정이 아닌 정치를 운영하는 제도로서는 한계점을 갖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베버의 정치 체계에서 행정에서의 관료제와 정치에서의 민주주의는 그의 사상을 받치는 두 기둥이 된다.

관료제는 다른 어떤 지배 구조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우수하게 작동한다는 말이다... 생명력이 없는 머신은 객관적인 정신이다. 이 머신은 인간을 자신에게 복종하도록 강요하고, 인간의 일상적 노동 생활을 압도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을 지닌다. 실제로 이런 예를 이미 공장에서 보지 않았는가? 객관적인 정신은 또한 살아 있는 정신으로서, 훈련받은 세부 작업의 전문화, 관할 영역의 분화, 규칙, 서열화된 복종 관계를 생명으로 하는 관료제적 조직을 의미한다. _ 막스 베버,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 p48/266

정치에서의 관료제 한계는 분명하다.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을 정치(政治)라 했을 때, ‘갈등 축소‘와 ‘상명하복‘을 추구하는 관료제는 목적에 적합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 결국, 최상의 정체(政體)는 관료제와 구분되는 제도에서 찾아야겠지만, 어떤 형태의 정체이든 전문가로 이루어진 관료제보다는 전문성은 결여된다. 이러한 한계에서 베버는 민주주의 - 의회민주주의 - 에 주목한다.

의회는 영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데 결정적인 조직이 되었다. 오늘날 지도적인 행위의 실질적 담당자는 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산문적인 음성의 높낮이와 잉크 방울, 즉 기술된 문장과 언급된 말로 개입한다. 중요한 것은 재능과 정보, 강력한 의지와 특수한 경험이 의회 내에서 명령 또는 선거용 연설, 외교상의 기록 또는 공식적 설명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_ 막스 베버,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 p94/266

정치 운영이라는 당면한 요구의 본성으로 인해 모든 민주화된 의회와 정당에서 한 종류의 직업, 즉 변호사가 국회의원의 충원을 위해 특히 중요한 역할을 떠맡게 된다. 변호사는 법에 관한 지식, 더 중요하게는 고용된 법률가의 관직과 대립해 갖고 있는 투쟁을 위한 훈련, 순수하게 물질적 계기인 독자적 사무실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들이 중요하다. _ 막스 베버,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 p141/266

베버는 왜 민주주의에 주목하는가. 그것은 ‘투표‘로 인해 정치가들이 투표권을 가진 다수의 견제를 받기에, 지속적인 집권을 위해 ‘법(法)‘에 근거한 정치를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 결과 ‘법률가‘라는 법전문가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투쟁의 정치장(場)에서 전문가들에 의한 정치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베버의 설명은 왜 의회에서 법률가 출신의 의원이 많은가를 잘 설명해주며, 법전문가들에 의한 의회 구성은 ‘준관료제화‘를 가능케한다.

국가 관료제가 고유한 경제를 통제하면 할수록, 전능한 관리에게 공개적인 표현과 답변을 요구하고 그들을 문책하는 권력을 소유한 의회와 같은 독립적인 통제 조직의 부재가 점점 더 치명적으로 느껴진다. 거대 국가 내에서 순수한 인민 투표적 민주주의의 특수한 수단, 예컨대 국민 직접 선거와 투표, 해임을 위한 국민 투표는 전문 관리의 선출과 그들에 대한 비판의 수단으로 부적합하다. _ 막스 베버,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 p159/266

또한, 베버는 ‘의회 조사권‘을 통해 법전문가들이 행정 관료들의 전문분야 지식 독점권을 나누어 견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기밀‘이라는 명목하에 보호되어온 관료들의 지식독점권이 붕괴되었을 때, 비로소 행정의 관료제와 정치의 민주정이 서로 견제하며 설 수 있고, 정치에서 ‘관료제화‘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베버는 주장한다.

관료제의 가장 중요한 권력 수단이 ‘근무 기밀‘이라는 악명 높은 개념에 의해 근무 지식을 비밀 지식으로 전환시키는 데서 비롯된다. 물론 이것은 통제로부터 행정을 보호하는 수단이다... 이른바 의회가 ‘조사권 Enquetetecht‘이라는 수단을, 즉 행정과의 지속적 협력과 행정에의 지속적 영향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실과 기술적인 전문 시각을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권은 적절한 조력 수단으로서 꼭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채찍을 제공함으로써 그 존재만으로도 행정 수장이 조사권 사용 이전에 먼저 해명을 하게 만든다. 영국 의회의 최고 업적은 이러한 권리의 사용 방식에 있다. _ 막스 베버, <행정의 공개성과 정치 지도자 선출 외> , p159/266

결국 베버의 정치 사상은 ‘관료제‘와 ‘민주주의‘ 하에서 견제와 균형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복잡화되면서 전문가 집단에 의한 지배는 불가피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부정하지 않고 해결책을 인간의 다른 욕망인 정당의 권력욕에서 찾는 베버의 정치 사상의 대강을 본문을 통해 파악하게 된다.

얼마전 코로나 19로 인한 방역패스 정책에 사법부가 제동을 걸면서 방역패스 정책이 중단되었고, 방역정책이 기로점에 서게 되었다.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거한 행정 정책에 대해 비전문가들인 법률가들이 유효성 판단을 하는 우리의 현실을 베버가 보았다면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라는 물음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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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19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행정관련 수험서인줄 알았어요. ㅎㅎ 베버가 원론적인 면에서만이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으로 관료제를 설명한 것도 오늘 처음 알았네요.

겨울호랑이 2022-01-19 08:27   좋아요 0 | URL
^^:) 바람돌이님 말씀을 듣고 다시 보니 그런 인상도 주네요. 별도의 저작이 아닌 발췌 번역본이라 내용에 맞는 제목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험서화(?) 된 것 같아요 ㅋㅋ 그럼에도, 관료제와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베버의 전반적인 관점, 이를 통해 자본주의를 인식하는 그의 인식을 유추해본다면 베버의 다른 주요 저작을 읽기 전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1-19 19:36   좋아요 1 | URL
ㅎㅎ
 

밝으신 황제께서 처음에는 잘 다스리면서 스스로 힘써 노력하고 절약하고 검소한 것이 이와 같았으나 만년에는 오히려 사치 때문에 무너지셨는데, 심합니다! 사치와 화려함이 사람을 쉽게 몰락시킴이여! 《시경(詩經)》에서 말하길, ‘처음에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끝까지 갈 수 있는 경우는 드물구나.’라고 하였으니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 사마광이 말씀드립니다. "일식(日蝕)에 증험(證驗)이 없다면 태사의 잘못인데 주군과 신하가 서로 축하하니 이것은 하늘을 속이는 것입니다. 우연한 문장을 거두어서 천명에 부합한 것으로 삼는 것은 자잘한 신하의 아첨인데, 재상이 그것을 이용하여 진실로 하다니 이것은 그의 주군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황상은 하늘을 속이고, 아랫사람들은 그의 주군을 모욕하였으며, 밝으신 황제의 밝음과 요숭의 현명함을 가지고도 오히려 이에서 면하지 아니하였으니 어찌 애석하지 않습니까!"

<진서(秦誓)>에서 말하였습니다. ‘만약 일개의 성실한 신하가 있다면 꾸준히 성실하며, 다른 재주가 없지만 그의 마음이 편안하다면 그는 용납할 만한 것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재주를 가지고 있는데 만약에 자기도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하고 다른 사람이 사리에 통달하여 있는 것을 마음으로 그것을 좋아하며, 그 뿐만 아니라 그 입으로부터 나온 것처럼 한다면 이 사람은 그를 포용할 수 있으니 나와 자손 그리고 백성을 보전할 수 있고 역시 직책에도 유리하다.’ 바로 노회신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만약 성을 쌓고서 거주하면 (돌궐의) 옛날의 습속이 변경되어 하루아침에 패배하여 반드시 멸망하게 됩니다. 석가와 노자의 법은 사람들에게 어질고 약한 것을 가르치지 무력을 사용하여 승리를 다투는 술수가 아니어서, 숭상해서는 아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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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에게는 두 가지 근심거리가 있다. 하나는 현명한 사람을 임용하게 되면 신하가 된 뒤에 자신의 현명함을 믿고 장차 군주의 지위를 넘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함부로 아무나 등용하면 일을 그르치고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주가 현명한 사람을 좋아하면 신하들은 [자신의] 행동을 꾸며 군주의 바람에 영합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하들의 본마음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고, 신하들의 본마음이 드러나지 않으면 군주는 그 신하들을 [차이점을] 분별할 수 없다.

군주가 [어떤 일을] 싫어한다는 것을 보이면 신하들은 [싫어할 만한] 단서를 숨기며, 군주가 [어떤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보이면 신하들은 능력 있는 것을 꾸민다. 군주가 하고자 하는 일을 드러내면 신하들은 자신을 꾸밀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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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2-01-03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매일 오는 아침이고 매일 맞는 밤인데 해가 바뀌었다고 뭔가 새롭고 설레네요. 늘 많이 배우고 갑니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22-01-03 08:16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님, 2022년 한 해 가랑비에 옷 젖듯 하루하루 원하시는 바 성취하셔서, 한 해가 끝난 후에는 큰 보람 느끼시길 기원합니다. 저 역시 한 해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관정요 - 열린 정치와 소통하는 리더십의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오긍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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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수많은 군주를 보건대 하늘의 사명을 받아 기업 基業을 열 때는 심사숙고하며 덕행을 드러내지 않은 이가 없지만, 공을 세운 뒤 그들의 덕행은 점점 쇠퇴해갔습니다. 처음에 훌륭했던 이는 확실히 많지만, 끝까지 훌륭한 행실을 한 이는 아주 적습니다. _오긍, <정관정요> , p30/513


 신하는 조정에 나와서는 나라를 위해 성심을 다하려는 생각을 해야 하고, 조정에서 물러나와서는 스스로를 수양함으로써 허물을 고치려고 해야 하오. 군주가 덕치를 하면 그 미덕을 도와서 일을 처리하고, 군주에게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아 구해주어야 하오. 이것이 군주와 신하가 마음을 같이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인 것이오. _오긍, <정관정요> , p33/513


 오긍(吳兢, , 670~749)의 <정관정요 貞觀政要>는 정관의 치(貞觀之治, 627~649)를 이룬 당태종(太宗 李世民, 599~649)과 신하들의 문답(問答)을 기록한 책이다. 군주와 신하가 백성을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함을 강조하는 <정관정요>의 내용은 신하는 군주의 허물을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며, 군주는 신하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이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여 권한을 잘 위임해야 한다는 것으로 내용을 요약할 수 있겠다. 그 결과 당은 수(隋)나라가 남김 피폐함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정관의 치세 전반이 태평성대는 아니었다.


 폐하께서 항상 겸허함과 공손함을 갖고 나날이 더욱 근신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나라는 영원히 공고해져 뒤집히는 위험이 있을 수 없습니다. 요순 임금 때에 태평스러웠던 까닭은 사실상 이 원칙을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_오긍, <정관정요> , p314/513


 폐하께서는 정관 초년에는 자신이 누릴 것을 억제하여 백성이 이익을 얻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개인적인 욕망만을 따르며 백성을 수고롭게 합니다. 겸손하고 절약하는 기풍은 해마다 바뀌고 교만과 사치가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p501)... 근년 이래로 백성은 부역으로 지쳐 있고, 관중의 백성은 고통과 피곤함이 특히 심합니다. 각종 수공업 장인은 복역 기간이 찬 이후에도 전부 남아서 관청의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_  오긍, <정관정요> , p506/513


 <정관정요>는 태종 이세민의 위업만을 말하지 않는다. 책에 담긴 정관 말기의 혼란함과 태종의 흐트러진 마음은 제국을 다시 혼란스러워졌고, 결국 며느리 측천무후(則天武后, 624~705)에 의해 주(周)나라가 세워지면서 일시적으로 나라가 멸망에 이르기도 하는 등 그 후유증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무엇이 정관의 치세 말기를 어둡게 하였는가? 그것은 초심을 잃었기 때문으로,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 대(對)고구려정책이라 여겨진다. 처음에는 수 양제의 일을 교훈삼아 고구려 원정에 비판적이었던 당태종은 이후 무리한 고구려원정에 나서면서 결국 수양제의 전철을 밟게 되고 그의 치세 마지막을 흐릿하게 마무리 짓는다. 


 수양제도 隨煬帝도 반드시 고구려를 탈취하려는 생각으로 해마다 수많은 백성을 노역에 시달리게 하여 백성의 원망은 극에 달했소. 그래서 결국에는 평범한 한 사람의 손에 죽게 되었소. 힐리가한의 경우는 과거 수년 동안 우리나라를 끊임없이 침범하여 각 부락은 모두 정벌로 지쳤으며, 결국 멸망하게 되었소. 나는 지금 이러한 상황을 보았는데 어찌 군대를 파견하여 정벌할 수 있겠소? _오긍, <정관정요> , p440/513


 태종은 고구려로 사람을 보내 다시는 백제와 함께 신라를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경고했다. 그러나 연개소문은 이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태종이 직접 고구려 정벌에 나서게 되었다. _오긍, <정관정요> , p437/513


 정관 10년에 이루어진 태종과 방현령(房玄齡, 578~648), 위징(魏徵, 580-643)간 이루어진 대화 중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의 어려움에 대한 위징의 말은 정관의 치세 전반을 잘 나타내는 듯하다. 당태종도 안시성에서 쓸쓸히 퇴각하면서 위징의 말을 떠올렸을까. 위징의 부재를 아쉬워했다는 태종의 귀환길에서 화려한 꽃과 같았던 정관의 치세보다 한결같은 평범한 치세가 더 나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위징이 대답했다. "창업은 하늘이 주고 백성이 받드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천하를 얻은 뒤에는 마음이 교만하고 음란한 데로 달려가게 됩니다." _ 오긍, <정관정요> , p25/513

현명한 군주가 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충직한 신하가 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오. 나는 또 용은 어루만져 훈련시킬 순 있지만 용의 목 아래에는 역린 逆鱗이 있다고 들었소. 여러분은 군주가 화를 내는 것을 피하지 말고 각기 상소를 올리도록 하시오. 항상 이와 같이 한다면 내가 어찌 나라의 멸망을 걱정하겠소._ p88/513 - P88

군왕이 된 사람은 훌륭한 덕행을 추구하지만, 이성이 감정을 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미혹에 빠져 혼란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미혹에 빠진 정도가 아주 심하면 충언은 전부 막히기 때문에 신하들이 영합하게 되고, 군주의 덕행은 점점 손상되는 것입니다._ p218/513 - P218

<노자>에서 말하기를 ‘만족할 줄 알면 치욕을 당할 수 없고, 적합함을 알고 멈추면 위험을 만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신은 폐하의 의무와 공덕 또한 만족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토지는 변방 지역까지 광대하게 개척했으니 멈출 수 있습니다. 고구려는 변방 멀리 있는 소수민족으로 인의로써 그들을 대우할 가치가 없으며, 통상적인 도리로써 질책할 수 없습니다.(p449)... 공업이 혁혁할 때 마음이 교만해지고, 시국이 안정되었을 때는 방종하게 게을러집니다. 폐하께서 마음을 억누르고 언제나 신중하시기를 바랍니다. 작은 허물을 줄여 큰 덕을 늘리고, 오늘의 정확한 것으로 과거의 잘못을 대신한다면, 폐하의 광대한 명성은 일월과 함께 영원할 것입니다. _ p449/513

- P449

나는 이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일을 하려고 하오. 이것은 사관이 나의 과실을 기록할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오. 하나는 이전 시대 정치상의 득실을 고찰하여 역사의 거울로 삼는 것이고, 둘째는 어질고 선량한 사람을 기용하여 그들과 함께 나라는 다스리는 방책을 상의하는 것이며, 셋째는 소인을 배척하고 소원시하며 참언을 듣고 믿지 않는 것이오. 나는 이상 세 가지를 견지하며 끝까지 바꾸지 않을 것이오. _ p335/513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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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2-31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께서 일부러 이 시기 올려주신 글인가^^ 상상하며 잘 공부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12-31 15:47   좋아요 3 | URL
^^:) 에고 아닙니다. 읽고 있는 <자치통감>의 내용이 때마침 당태종 치세를 지나면서 함께<정관정요>를 함께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정리하다보니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고전은 평소에는 백신처럼, 난세에는 치료약처럼 우리에게 여러 의미로 다가오기에 꾸준히 읽히는 책임을 또한 깨닫게 됩니다. 북사랑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다이제스터 2021-12-31 17: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 읽으며 새삼 느끼는 건, 답은 서양이 아닌 동양 사상에 있는 듯 합니다. ^^

겨울호랑이 2022-01-01 08:22   좋아요 1 | URL
예전보다 도시화, 자본화 등 집중화가 더해가면서 개인보다 공동체 중심적인 사고가 더 요구되는 듯 합니다. 대체적으로 개인중심적인 서양 사상보다 공동체 중심적인 동양 사상이 오늘의 문제에 적절한 답을 제시하고 있어 동양으로의 회귀가 더 두드러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북다이제스터 2022-01-02 15:31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공동체를 사회 곧 사회주의로 해석해도 될런지요? ㅎㅎ

겨울호랑이 2022-01-02 16:31   좋아요 1 | URL
개인적으로 동양의 공동체주의와 사회주의는 차이가 있다 여겨집니다. 동양의 공동체주의는 혈연, 지연을 바탕으로 점차 확대되는 반면, 사회주의는 다소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라 여겨지네요... 다분히 제 개인적인 생각 입니다^^:)

거리의화가 2021-12-31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얼마 전 93년인가 했던 삼국기라는 드라마를 봤었는데 수당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거든요. 태종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지만 고구려 원정으로 국력을 기울게 만들었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고전 속에 현재를 보고 배울 점은 여전히 많아 보여요.

겨울호랑이 2022-01-01 08:28   좋아요 1 | URL
중국 고대문명의 황금기라는 당나라의 ‘정관의 치‘와 ‘개원의 치‘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태종의 정관의 치 끝에는 측천무후의 등장으로 인한 정권 교체, 당현종의 개원의 치 끝에는 안사의 난으로 인한 당의 쇠퇴.... 서양의 경우에도 아테네의 황금기를 열었던 페리클레스 치세 후반부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초기였고, 로마제국 5현재 후에 50여년간의 군인황제시대가 있어졌음을 생각해 본다면, 황금기와 쇠퇴기가 멀리 있지 않다는 역사의 교훈을 깨닫게 됩니다...항상 경계하며 성찰해야 하는 것은 개인 뿐 아니라 나라, 문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거리의 화가님 감사합니다^^:)

러블리땡 2022-01-01 0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 호랑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2-01-01 08:29   좋아요 0 | URL
러블리땡님 항상 부족한 글을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스텔라 2022-01-01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평안한 한 해 되세요. 🤗

겨울호랑이 2022-01-01 15:32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께서도 행복한 한 해 되세요. 감사합니다 ^^:)

이하라 2022-01-01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지난 해에도 함께하며 행복했습니다. 올해도 자주 찾이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새해 건강하시고 사랑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2-01-01 15:33   좋아요 0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2-01-02 0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다가 예전에 어떤 소설에서 본 당태종이 고구려에 쳐들어오려다 못 왔던 게 생각났습니다 신라 백제 고구려 이야기가 담겼던 건지... 신라가 백제 고구려를 통일 하는 게 나왔던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다른 것보다 신하가 왕한테 말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지금도 같겠지요 이건 나랏일만 그런 건 아니겠네요 회사나 가정 학교 다 그래야 할 텐데... 그 말을 잘 듣기도 해야겠네요

겨울호랑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건강 잘 챙기세요 건강해야 책읽고 글도 쓰죠 겨울호랑이 님은 공부하는 책읽기군요 2022년에도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겨울호랑이 2022-01-02 07:42   좋아요 2 | URL
정관정요를 보니 신하와 왕이 자신의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 정치의 첫걸음인 듯 합니다. 신뢰의 시작에서 비로소 좋은 정치가 출발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희선님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

베텔게우스 2022-01-02 0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2022년 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2-01-02 07:41   좋아요 2 | URL
베텔게우스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에서 큰 성취있으시길 기원합니다! ^^:)
 

이것은 군주에게 밝은 덕이 있으면 안정되지만 어리석어 혼란을 일으키면 위급해지므로, 왕조의 안위는 군주 자신의 덕에 따라 변하는 것입니다. 본래 군수, 현령, 제후에 의해 흥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몇 대 이후 왕실이 쇠퇴하면 제후국의 종친부터 원수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배는 군주에 비유되고, 물은 백성에 비유된다.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또 뒤집을 수도 있다. 너는 막 태자가 되었으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너희는 마땅히 이것을 귀감으로 삼아 이러한 문제를 반복하여 생각해보아야 한다. 현명하고 재능 있는 자를 선발하여 너희의 친구로 삼고, 그들의 직언과 간언을 받아들인다면 독단적으로 전횡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나는 ‘덕행으로 백성을 복종시킨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것은 확실히 거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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