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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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노벨상 작가를 찾아 읽는데, 앨리스 먼로도 나랑은 궁합이 안 맞다는 생각.

 

단편인데, 인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다가,

갑자기 달려가는 폭풍같은 질주에서

중동무이, 어쩌란 말인가의 결론은,

내 스타일이 좀 아니다.

 

요즘 '성폭행범 고발'의 미투 운동과 '불륜'에 대한 논란들이 많다.

성폭행범에 대한 고발과 무고의 경계가 불분명한 사회이다 보니,

일각에선 음모론도 불거진다.

 

그런데, 불륜에 대한 마음을 '일본에 가 닿기를'을 읽을면서 생각해 본다.

본인이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순간에 대한 묘사들을 보면서...

 

안 그래도 책이 잘 안 읽히는 요즘인데,

다는 아니라 단편 몇 편 읽었는데,

잘 안 읽힌다.

이런 게 노벨상의 공통점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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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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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전봇대에 술래가 서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잽싸게 돌아보던 그 놀이.

일본 놀이였다.

 

 

다르마 상이라는 발음에서 '다레마'라는 집안을 만들고,

'다레'와 '마'를 '누구'와 '마귀'로 유추하는 이야기부터...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두 사람 중 누군가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읽고 있는 도중에,

이런 저런 결론을 맞으면 재미있다.

 

어린 시절의 봉인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인디언 인형' 처럼,

하나하나 좁혀지는 이야기를 읽는 맛은 졸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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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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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라는 도시의 특징이 잘 나타난 소설이다.

혼슈의 가장 꼭대기 '푸른 숲'이라는 '아오모리 靑森'의 쓰가루 津輕

쓰가루 해협을 사이하고 홋카이도와 맞닿은...

일본으로 치면 부산같은 곳이랄까...

쓰가루의 사투리도 독특할 것이고, 그곳의 사과라든지, 벚꽃이라든지 하는 풍정이 잘 살아있다.

 

<쓰가루 방언비>

<소설 속 뱃놀이>

 

<쓰가루의 꽃>이라는 노래 가사... 사과꽃과 사쿠라꽃 아래서 당신과 행복하고 싶다는 뻔한 가사...

소설은 백년을 오가는 평이한 것이었지만,

자료사진을 몇장 찾아보자, 쓰가루를 아는 사람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얼마나 푸근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일의 끝에는 감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웠단다.

그렇게만 한다면 모두가 좋은 기분을 간직할 수 있다고 초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단다.(279)

 

맛을 지켜야 한다.

손님의 마음을 지켜야 한다.(16)

 

주제는 가업을 잇는 정신 정도랄까.

 

나나미를 알게 된 후

도쿄에 부는 바람의 질감이 조금 바뀌었다.

왠지 동그스름해진 느낌이다.

우리는 도쿄에서 이제 혼자가 아니라 둘이기 때문에

마음을 덮는 피부까지 두배로 두터워진 듯했다.

요즘은 사소한 일로는 더 이상 마음에서 피가 흐르지 않았고,

가끔 푹 찔려서 상처가 나도 함께 슬퍼하거나 웃어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 상처가 달콤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127)

 

이런 달콤한 사랑을 글로 옮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인간성은 모르겠으나

아주 민감한 눈과 감성의 소유자이리라.

 

그의 <무지개 곶의 찻집>, <당신에게> 같은 작품들도 기회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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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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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 직후에는 여름 별장에 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소리도 있었으나

6월이 되자 완전히 진정된 것 같았다.(23)

 

산이 분화하고 얼마 안 된 일요일 오후.(403)

 

이 책의 제목은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아련한 추억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이들은 '여름'과 '여름 별장'을 기억한다.

뜻밖의 이 책 원제는 '카잔노 후모토데'이다.

'화산' 산기슭에서...인데,

화산 분화 주변에서 사는 삶은...

글쎄다. 매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 아닐까?

 

짧고, 위기를 대비할 수 없는,

소박한 삶.

 

일곱 개나 늘어선 유리병에는

작아져서 못 쓰게 된 연필이 가득 담겨 있었다.(411)

 

이런 것이 우리의 삶이다.

화산 기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누군가 기억하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몽당연필이 되어 유리병에 남아 있다.

 

이 소설은 참 서정적이다.

묘사도 아름답고, 가끔 생각할 문장도 만난다.

 

나눗셈의 나머지 같은 것이 없으면 건축은 재미가 없지.

사람을 매료시키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본래적이지 않은 부분일 경우가 많거든.

그 나눗셈의 나머지는 계산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야.

완성되고 나서 한참 지나야 알 수 있지.(180)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아이가 그것을 스스로 발견한다면 살아가는 데 하나의 의지처가 되겠지,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181)

 

이런 구절을 만나는 일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아,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그런 의지처였을수도 있다~ 이런 느낌적인 느낌.

 

몸을 감싼 모든 공간에서 벌레 소리가 울려온다.

귀에서 흘러 넘칠 만큼의 소리.

"오래된 집은 정말 좋아.

나무의 기름기가 완전히 빠져서 가벼워진 느낌이 나거든."(244)

 

남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돼 오는 것을 좋아해.

빙빙 돌리거나 복잡한 것은 싫거든.

새들도 세력 범위라든가 사랑이라든가

심플한 것을 노래하니가 순진하고 예쁜 소리를 내는 게 아닐까?(98)

 

이런 대화들을 듣는 소심한 주인공은

내 젊은 시절을 떠올린다.

그 계절은 여름이었고,

장소는 '카잔노 후모토'였다.

앞날을 볼 수는 없지만... 여름이던 시절에 대한

짠한 추억.

이런 작가를 가진 독자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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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미래의 기회 편 -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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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는

하위계층에서 일어나는 작은 규모의 부패는 거의 없는데 반해

정치인이나 기업인 같은 고위층이 개인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인과 연결된 공공분야에서 심각한 부패가 존재한다.(53)

 

그 부패의 커넥션에서 이권을 챙긴 것이 쥐와 닭이고, 삼성이다.

삼성의 힘은 법원까지 조종하고 여론까지 만들어서 이재용을 풀어준다.

 

부패는 영어로 corruption이라는데

라틴어에서 온 이 단어는

'함께' '파멸하다'는 뜻이다.(66)

 

파멸하기 전에 정화되어야 하는데,

부패는 필연적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부패가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킨다.

부패지수가 2.52 포인트 오를 때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11포인트 상승해 불평등이 심해졌다.(63)

 

안보를 팔아 양치기 소년 흉내를 내던 자들이 감옥으로 가고 있다.

화이트데이 기념으로 쥐도 드디어 포토라인에 선다한다.

 

90년대 태어난 이들을 가리키는 주링허우 세대.(225)

 

이 책에서 '중국'이라는 챕터를 설정한 것은 그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일 게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은 역시 교육분야다.

 

유창한 강의가 어수룩한 강의보다 만족도는 2배 이상 높았지만

기억 테스트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265)

 

수업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학습이 일어나도록 조직하는 일이 필요하다.

 

최승호 시인은

자기 시의 문제를 다 틀린단다.

 

모국어의 맛과 멋을 느껴야지

시의 주제가 무엇이고 사조가 무엇인지 묻는 교육은 가래침같은 것.

시교육의 목표는 웃는 것

그리고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안목을 키워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297)

 

중요한 것을 가까이 두는 코딩의 기법을 삶과 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일본은 거꾸로 돌리고 싶어하는 역사의 시계도

김정은과 문대통령, 심지어 미국까지 만나는 급물살 앞에서는

정신 번쩍 차리고 국가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하는 시점에 섰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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