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왔지만 슬기의 집은 그다지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하루하루 먹고살아가기조차 힘들어 선물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족을 무척 사랑하는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하여 이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진짜 선물을 줄 수 없는 대신에 서로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그림으로 그려 대신 주는 것은 어떨까?” 가족들은 흔쾌히 동의했고, 며칠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에게 주고싶은 선물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크리스마스날이 되자 온 가족이 모여 조촐한 식사와 함께 서로에게 선물을 내밀었습니다. 엄마는 아빠에게 멋진 자동차를 선물하였고, 아빠는 엄마에게 근사한 목걸이를 선물하였습니다. 슬기는 부모님에게 자전거와 장난감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제 슬기가 부모님께 선물을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드릴 그림 선물을 들고 있는 슬기의 얼굴에는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슬기의 선물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남자와 그 남자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여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 안겨 웃고 있는 꼬마 아이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그 그림의 제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림을 선물 받은 슬기의 부모님은 무척 감격해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슬기를 끌어안았습니다.
두 자로 된 더 없는 감동적인 그림 선물의 제목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우리.” |
《행복 비타민》, 박성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