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의 비밀
김환희 지음 / 새움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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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간 줄기차게 미당을 문학 교과서에서, 문제집에서 다루어 왔지요. 그의 화사집부터, 춘향유문, 국화 옆에서까지. 그의 언어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나름의 시어들이 한 세계를 이루어 낸 명작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그의 친일 시작품들과 독재에 보인 몸짓은, 그의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온 시작들을 미당을 공식적인 자리에 자리매김하기 어렵게 합니다.

작년 수학능력 시험에도 나왔던 그의 시가, 이제 아이들의 머리에서 지워져야 할까 두렵습니다. 그의 아름답고, 적확한 인생의 묘사들은, 그의 말로 끝났으므로, 정말 치명적인 한계를 갖습니다. 이 책을 여러 사람들이 읽고, 미당의 시를 감상하면서, 이런 관점도 있을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생을 아름답고 가치있게 하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은 그럴싸한 언어보다는 온몸으로 살아내야 된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 둔다면, 미당의 삶과 글이 비록 동떨어진 세계였지만, 그의 작품들이 소중한 우리 유산으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의 작가는 미당을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문학은 올바른 삶을 올바른 언어에 담아내야 한다는 입장에서 동감하면서도, 우리가 사랑했던 미당의 시 세계- 그의 언어의 세계가 잊혀지지 않길 바랍니다. 사랑이란, 그 사람이 미워해야 할 이유가 생겨도,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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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한겨레 옛이야기 13
송언 지음, 이영경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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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 책에는 꽃이 가득하고, 우리 조상들의 삶이 가득하고, 그 속엔 한이 가득하다.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한을 굳이 들려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다른 한편, 우리 민족의 한은 아픔에서 온 것이고, 아픈 것이지만, 그것은 승화된 아픔으로 아련하게 마음 저미는 것이다. 단순한 사물도 그 속에 담긴 아스라한 정감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느끼게 해 줄 좋은 책이다.

아들과 같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이 나려 했는지 모른다. 내가 어려서 어디선가 들었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줄만큼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담겨있다. 초등학생 저학년 어머니, 아버지들이 읽어주고, 같이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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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국민사기극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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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은 독설가이다. 그같은 독설가가 우리 문화에 얼마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그의 혀는 옴짝달싹 못하게 상대를 묶는 독을 갖고 있다. 그가 왜 이번에는 국민을 향해 글을 썼을까. 사기치는 사람들에게 독을 뿜어야 할 절실한 때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판은 늘 개혁을 운위하지만, 정말 개혁은 입에서 오지 않는다. 진정한 개혁은 미래에 대한 비전에서 온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기극을 드러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도 지난 날의 매카시의 지긋지긋한 기억이 아직도 우리 민중들을 반항=빨갱이라는 도식에 묶어 두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런 강준만씨가 왜 노무현은 그렇게 두둔하는가? 과연 언론플레이가 죽인 노무현의 실체는 어떤 것인가? 우리는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늘 2번이었던 정치가를 찍었고, 그 때마다 쓴 소주 한 잔에 패배를 달랬다. 지난 97년 겨울엔 처음으로 2번이 당선되었고, 우린 즐거운 마음으로 소주 한 잔으로 축하하였다. 한국적 민주주의를 가장한 독재의 죽음이라고 착각하면서. 그러나, 그 2번이 할 수 있었던 일이 무엇인가? 그 공과 허물을 따지기엔 아직 이를 지 몰라도, 과연 그 2번에 쏟아진 언론 플레이를 다음 2번이 이겨낼 수 있을까.

벌써부터 2번은 1번의 반도 안 되는 지지율을 보인다는 확실한 언론플레이가 펼쳐지는데
아, 우리는 언제까지 사기 당하고 살아야 할까. 아니, 사기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우리가 사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어리석게 살아가며, 그 때도 개혁을 떠올리는 척 하면서, 어리석게도 어리석게도 1번을 찍어야 할 것인지...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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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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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카반의 죄수. 시리우스라는 애니머구스. 그리고 해리의 아버지 제임스 포터. 아즈카반을 지키는 디멘터들과 퀴디치 월드컵. 벅빅을 기르는 해그리드. 거꾸로 가는 시계, 투명망토, 호그와트의 비밀지도... 비현실적 요소로 가득한 이 소설은 1, 2권을 뛰어넘어 드디어 우리의 상상적 사고를 비틀기 시작한다. 물론 해리는 악을 물리칠 것이라 예상하면서 첫장부터 읽게 되지만, 아즈카반의 죄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결론은 이 작품을 충분히 문학적 가치를 갖게 한다.

이 작품을 어른들이 읽으면, 읽을 가치가 없는 시간 낭비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른들은 바둑을 두며, 고스톱을 치며, 술을 마시며, 연속극을 보며 얼마나 시간 낭비를 많이 하는가. 어린이,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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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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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모우닝 머틀의 도움을 받아 비밀의 방을 찾고, 바실리스크를 처치하게 된다. 이 소설이 갖는 매력은 줄거리가 아니다. 해결되는 과정도 아니다. 인물들이 갖게 하는 의문점들. 덤블도어는 과연 얼마만한 인물인가. 볼드모트는 어떤 마력을 발휘할까. 해그리드는 순수함 그 자체인데,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발휘하는 완벽한 도우미. 그리고 퀴디치의 귀재 해리 포터의 불가사의 한 힘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건들. 머글들의 세계라는 마법사들이 이해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일상.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조앤 롤링은 생각하고 그 환상적 상상력을 맘껏 펼친다.

이 소설이 지루하게 전개되면 될수록, 다양한 인물들이 엮어 내는 마법의 세상 이야기는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소설이 두 권으로 끝나는 것이 참 아쉽다. 우리는 이 소설을 보면서, 얼마나 황당하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가. 그 상상력에서 느끼는 즐거움. 읽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해그리드가 기르는 동물들. 황당한 마법과 약초, 변신술, 소환술... 해리포터가 만들어낸 9와 4분의 3 승강장과 호그와트의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슬리데린... 이런 새로운 세계가 우리가 쓰지 않는 언어들이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되는 과정이 그런 사고가 우리 두뇌를 즐겁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두뇌의 활동을 짜증스럽게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따져 보면 골프는 무슨 의미가 있는 운동이며, 야구 관람은 무슨 의미가 있는 운동일까. 해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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