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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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나꼼수를 들으면서 얼마나 고대했던 포토라인이던가,

가카께서는 온갖 부정선거를 획책하시어 정권 연장에 성공하시지만,

닭의 비선실세 폭로를 통해 새세상이 오고 드디어 가카는 잠시후 9시반에 서초동으로 가신다.

축하한다.

 

 

                                   <가카 자택 앞, 가카 팬클럽의 축하 플래카드>

 

노무현이라는 꽤 괜찮은 대통령을 우연히 가지게 되었으나

사랑하지 못하는 국민들은 그의 비명횡사를 보았다. 그 역시 가카의 짓거리다.

이제 그의 죽음을 목도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느리지만 확실한 걸음걸이를 보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미친년 널뛰기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다.

 

찌라시라는 말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카더라~식 보도를 일컫는 말인데,

이 책은 '정사'나 '통사'로서의 한국사에 반하여,

자기가 관심을 가진 역사의 포인트들을

아주 재미있고 맛깔난 언어들로 생생하게 재생하여 보여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을 꾸리는 데 성공한 책으로 보인다.

 

생생한 인물을 살려내려면

극적 효과를 노리는 대화가 필수인데,

그러려면 다양한 사료가 밑받침되어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딴지일보나 오늘의 유머 등에서 갈고 닦은 기량으로

한껏 우스개 말투로 재미를 더한다.

 

그렇지만, 역사란 것은 별 희한한 인간들이 다 등장하여

한번은 비극적으로, 다시 한 번은 희극적으로 반복되는 꼬락서니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역사에서 어떤 자세를 배워야 할는지를 생각할 수 있다.

 

독립운동가가 해방 후,

경찰서에서 왜정시절 순사해먹던 민족 반역자놈에게 뺨맞는 대목을 보니 속이 들끓었다.

 

요즘 아이들, 역사에 약하다.

이런 웃긴 이야기를 가지고 역사를 만나면

재미도 있고 관심을 가질 만한 좋은 시도라 생각된다.

 

암튼, 내일 아침, 가카가 조사받고 쥐구멍으로 귀환했다는 비보보다는,

전격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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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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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노벨상 작가를 찾아 읽는데, 앨리스 먼로도 나랑은 궁합이 안 맞다는 생각.

 

단편인데, 인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다가,

갑자기 달려가는 폭풍같은 질주에서

중동무이, 어쩌란 말인가의 결론은,

내 스타일이 좀 아니다.

 

요즘 '성폭행범 고발'의 미투 운동과 '불륜'에 대한 논란들이 많다.

성폭행범에 대한 고발과 무고의 경계가 불분명한 사회이다 보니,

일각에선 음모론도 불거진다.

 

그런데, 불륜에 대한 마음을 '일본에 가 닿기를'을 읽을면서 생각해 본다.

본인이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순간에 대한 묘사들을 보면서...

 

안 그래도 책이 잘 안 읽히는 요즘인데,

다는 아니라 단편 몇 편 읽었는데,

잘 안 읽힌다.

이런 게 노벨상의 공통점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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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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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전봇대에 술래가 서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잽싸게 돌아보던 그 놀이.

일본 놀이였다.

 

 

다르마 상이라는 발음에서 '다레마'라는 집안을 만들고,

'다레'와 '마'를 '누구'와 '마귀'로 유추하는 이야기부터...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두 사람 중 누군가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읽고 있는 도중에,

이런 저런 결론을 맞으면 재미있다.

 

어린 시절의 봉인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인디언 인형' 처럼,

하나하나 좁혀지는 이야기를 읽는 맛은 졸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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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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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라는 도시의 특징이 잘 나타난 소설이다.

혼슈의 가장 꼭대기 '푸른 숲'이라는 '아오모리 靑森'의 쓰가루 津輕

쓰가루 해협을 사이하고 홋카이도와 맞닿은...

일본으로 치면 부산같은 곳이랄까...

쓰가루의 사투리도 독특할 것이고, 그곳의 사과라든지, 벚꽃이라든지 하는 풍정이 잘 살아있다.

 

<쓰가루 방언비>

<소설 속 뱃놀이>

 

<쓰가루의 꽃>이라는 노래 가사... 사과꽃과 사쿠라꽃 아래서 당신과 행복하고 싶다는 뻔한 가사...

소설은 백년을 오가는 평이한 것이었지만,

자료사진을 몇장 찾아보자, 쓰가루를 아는 사람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얼마나 푸근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일의 끝에는 감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웠단다.

그렇게만 한다면 모두가 좋은 기분을 간직할 수 있다고 초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단다.(279)

 

맛을 지켜야 한다.

손님의 마음을 지켜야 한다.(16)

 

주제는 가업을 잇는 정신 정도랄까.

 

나나미를 알게 된 후

도쿄에 부는 바람의 질감이 조금 바뀌었다.

왠지 동그스름해진 느낌이다.

우리는 도쿄에서 이제 혼자가 아니라 둘이기 때문에

마음을 덮는 피부까지 두배로 두터워진 듯했다.

요즘은 사소한 일로는 더 이상 마음에서 피가 흐르지 않았고,

가끔 푹 찔려서 상처가 나도 함께 슬퍼하거나 웃어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 상처가 달콤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127)

 

이런 달콤한 사랑을 글로 옮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인간성은 모르겠으나

아주 민감한 눈과 감성의 소유자이리라.

 

그의 <무지개 곶의 찻집>, <당신에게> 같은 작품들도 기회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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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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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 직후에는 여름 별장에 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소리도 있었으나

6월이 되자 완전히 진정된 것 같았다.(23)

 

산이 분화하고 얼마 안 된 일요일 오후.(403)

 

이 책의 제목은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아련한 추억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이들은 '여름'과 '여름 별장'을 기억한다.

뜻밖의 이 책 원제는 '카잔노 후모토데'이다.

'화산' 산기슭에서...인데,

화산 분화 주변에서 사는 삶은...

글쎄다. 매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 아닐까?

 

짧고, 위기를 대비할 수 없는,

소박한 삶.

 

일곱 개나 늘어선 유리병에는

작아져서 못 쓰게 된 연필이 가득 담겨 있었다.(411)

 

이런 것이 우리의 삶이다.

화산 기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누군가 기억하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몽당연필이 되어 유리병에 남아 있다.

 

이 소설은 참 서정적이다.

묘사도 아름답고, 가끔 생각할 문장도 만난다.

 

나눗셈의 나머지 같은 것이 없으면 건축은 재미가 없지.

사람을 매료시키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본래적이지 않은 부분일 경우가 많거든.

그 나눗셈의 나머지는 계산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야.

완성되고 나서 한참 지나야 알 수 있지.(180)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아이가 그것을 스스로 발견한다면 살아가는 데 하나의 의지처가 되겠지,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181)

 

이런 구절을 만나는 일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아, 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그런 의지처였을수도 있다~ 이런 느낌적인 느낌.

 

몸을 감싼 모든 공간에서 벌레 소리가 울려온다.

귀에서 흘러 넘칠 만큼의 소리.

"오래된 집은 정말 좋아.

나무의 기름기가 완전히 빠져서 가벼워진 느낌이 나거든."(244)

 

남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돼 오는 것을 좋아해.

빙빙 돌리거나 복잡한 것은 싫거든.

새들도 세력 범위라든가 사랑이라든가

심플한 것을 노래하니가 순진하고 예쁜 소리를 내는 게 아닐까?(98)

 

이런 대화들을 듣는 소심한 주인공은

내 젊은 시절을 떠올린다.

그 계절은 여름이었고,

장소는 '카잔노 후모토'였다.

앞날을 볼 수는 없지만... 여름이던 시절에 대한

짠한 추억.

이런 작가를 가진 독자들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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