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네버랜드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엘 그림, 손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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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영어권 아이들이 읽는 재미는 자별하리라 느낀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웃음을 언어유희로 얻고 있는 이 책에서 번역본을 읽는다는 것은 절반 가량의 재미를 놓쳐버리는 결과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유명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 언어유희의 사이사이로 보이는 철학적인 대화들 때문일 것이다. 장마철에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하늘이냐고 묻던 만해 스님의 시처럼, 그 농담 속에서 깨우쳐주는 철학적 에피소드들은 환타지 소설로서 이 작품을 최고봉에 올려 주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애벌레 철학자의 "너는 누구지?"에서부터, 고양이는 모두 웃는 다는 사실도 모르는 <너는 별로 아는 게 없다>는 사실. 키가 커진다는 것은 <목이 길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상대성의 논리, 며칠인지만 나오고 시간이 없는 시계는, 마치 연도가 나오지 않는 이유와도 같다. 연도는 오랫동안 줄곧 같으니까 시계에 나올 필요 없듯이, 시간이란 것도 인간의 기준으로 나눈 것일 뿐, 원래는 흐름 조차도 없는 것이니까 그것을 나타낸다고 해도 무의미하다는 것.

레슨( lesson) 은 레슨(lessen)이라는 식의 농담은 언어 유희를 통해 뭔지를 우리에게 전달해주려는 의도를 보인다. 배운다는 것은 늘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줄여나가는 것이라는...

색수상행식을 늘려 나가는 것이 삶이 아니라, 줄여나가는 것, 궁극적으로는 색즉시공이며 수상행식 또한 이와 같다는 말씀과 같은 것 말이다.

어린 시절에 이런 책을 읽을 기회가 없어서 이제서야 읽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을 어린이들에게 권해주고픈 마음은 별로 들지 않는다.

루이스 캐럴의 동네 친구였던 어린이 앨리스와 같이 언어 유희를 통한 재미있던 놀이, 그 자체에서 철학적인 교훈을 심은 것은 결국 루이스 캐럴이고, 앨리스는 철학을 즐긴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자리에서 루이스 캐럴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던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때, 그 자리를 즐겁게 사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아들에게 책 읽으라고 권해주지 말아야겠다. 책을 즐겁게 읽어 주든지, 아니면 같이 즐겁게 이야기를 해 주든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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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 - 독일과 일본 그 두 개의 전후
타나카 히로시 지음, 이규수 옮김 / 삼인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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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지샤(東志社)대학 인문과학연구소가 1992년 개최한 심포지엄 '과거 극복과 두 개의 전후-일본과 독일'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일본어 책의 제목은 <전쟁책임, 전후책임>이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독일의 전쟁 책임이 상당히 객관적으로 진전된 반면, 일본은 전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현실을 살펴보면서, 민족성의 탓이나 '일본놈'들의 우익 탓으로 돌려버리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일본이 자신들의 전쟁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지 복잡하지만 다양한 원인들을 일본인 자신들의 목소리로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하여 공감을 느낀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일본인들 자신도 미래의 모습이나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이 나치의 살육에 대한 가해자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데 반해, 일본은 원폭의 피해자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고,
독일은 주변국들과 교역을 해야 했기 때문에 철저한 보상에 힘을 기울인 반면, 일본은 전후 친미 종속 체제로 가면서 아시아를 탈피하는 경험을 가졌고,
그래서 할아버지, 아버지 대부터 사죄와 보상을 해온 독일인들은 현재도 처벌을 멈추지 않는 반면, 할아버지, 아버지 시대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일본은 손자 대에 와서 책임의 소재를 묻기 어렵다는 측면을 갖고 있다.
독일은 전후 즉시 연합군이 진주하여 자료를 철저히 확보하였지만, 일본에는 2주나 지나 점령군이 진주하여(일본인들의 처절한 대항에 두려웠을 것이다.) 자료를 인멸할 시간을 벌었으며, 미국은 731 부대의 인체 실험 연구 성과를 배타적으로 독점하고자 재판을 통해 이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막았다.
세계사적으로는 독일은 냉전의 시대 6개월 이전에 이미 전범 재판에 들어갔으나, 일본은 냉전의 1년 반이나 뒤에 재판이 시작되어 미국의 정책에 놀아나다 보니, 천황에 대한 처벌도 면책으로 돌아서고 일본의 자주적인 전쟁 책임의 시대는 사라져 버리게 되었으며,
특히 한국 전쟁이라는 특수를 통하여 급속도의 성장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일본 내  거주하던 조선인, 중국인들에 대한 보상은 제외하였고, 인육식(일본군을 내팽개쳐 두어 사람 고기를 먹은 사건) 사건을 조장하는 등 일본군 지휘관들이 일본 군인들에 범한 범죄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전쟁 책임을 일부 군부의 몫으로 돌려 열등한 천황의 전설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차의 나라, 고요한 정원을 가진 나라, 꽃을 사랑하는 나라, 하이쿠의 간결한 문학적 완성에서 보여 주는 和의 일본 문화와 극한적으로 대조를 보이고 있는 전범으로서의 일본.

여기에 50년대 이후의 동 아시아 제 국가들의 특수성(독재와 폭력으로 얼룩져 자국의 이익보다는 정권의 유지가 급급하던)에 따라 일본의 전후 문제 해결은 아직 아득해 보인다.

종전 40주년을 맞아, 일본의 나카소네(中曾根) 전 수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몰지각한 행위를 자행한데 반해, 서독의 대통령은 기념 연설을 통해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 대해서도 눈이 멀게 된다. 비인간적인 행위를 마음에 새기려 하지 않는 자는 또 그러한 위험에 빠지기 쉽다."는 <과거 극복>을 역설한 대조적인 행동은, 어떠한 경위에서든 일본의 행위를 정당화 할 수 없는 것이다.

1980년대 불거진 교과서 파동(일본은 동아시아를 지켜주었다. - 영미 제국주의자들을 몰아내 주었으니깐, 아,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서정주는 얼마나 감사의 헌시를 바쳤던지... 노천명도...)이후로도 끊이지 않는 망언, 그리고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잔학성에 대한 부조리를 이 책에서는 일정 정도 <미래의 책임>으로 남기고 있다.

그러나 이 의견들이 역사 학자들의 논문이고 양심적인 몇몇 사람들의 논지에 불과할 뿐이지,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아직도 피해자 의식에 파묻혀, '우리가 왜 배상을 해야해? 우리가 가장 큰 원폭의 피해자인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몇 년 전 일본어 공부에 빠져 있을 때, 일본 동화를 많이 읽었는데, 원폭의 참상, 그 가난과 역경의 시대, 시련과 아버지 부재의 시대에도 꿋꿋하게 버텨낸 어린이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런 동화들을 읽은 일본의 젊은이, 어린이들은 당연히 <일본은 가장 큰 피해자>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될 듯 하다. <731 부대에 대한 이야기, 동료의 살코기를 먹였던 정신대 이야기, 사체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웃음짓던 난징의 일본군들>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 교과서나 어린이들 역사책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본은 왜 전후, 철저한 전쟁 책임, 전후 책임을 지지 못했던지... 의 규명에 이 정도의 논문이라면 충분한 답이 되었을 것이지만, <미래 책임>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살아 내서 찾아야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박정희 정권이 김종필 특사를 보내 온 나라를 벌집을 만들어 놓고 도장찍어온 그 부끄러운 돈을 새마을 운동의 미명으로 합리화했던 부끄러운 역사를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역시 역사는 알아야 힘이 된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열 수 있다. 우리 역사책이 단군할아버지가 터잡으신 기원전 2333년 전의 <신화의 세계>에서 빨리 탈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암기 위주의 삼국, 신라, 고려, 조선 시대의 역사는 제발 현대사 중심의 역사, 주제가 있는 역사 교육으로 변모하길 바란다.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아이들 교과서는 태조의 업적, 세종의 업적만 외우고, 우리 조상들이 훌륭했다는 것만 강조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을 볼 때, 우리 교과서는 너무 <과거 지향적>인 교과서인 것 같다. 이래서는 일본에게 돈 내놓으라는 정신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우리 후손들은 아무 말도 못하게 될 것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든다. 그저 왕인 박사가 천자문 가르쳐 준 것과 담징이 호류지 금당벽화 그려준 것으로 자위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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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5-2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추천해 놓고 날 밝으면 읽을겁니다.
졸려요....

히피드림~ 2005-05-20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이 모든 악덕의 한가운데, 일본에 공산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는 미명아래 일본에게 거의 아무 책임도 묻지 않은 미국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읽고 싶은 책이네요. 좋은 리뷰 잘읽었습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글샘 2005-05-20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의 01:34도 대단하지만, 펑크님의 02:30은 더 대단하군요. 인간이 활동할 시각이 아닌 시각인데... 저도 이런 시각까지 뒹굴고 싶은 소망이 있네요. 여름방학이 되면 저도 반드시 해 보겠습니다.ㅋㅋㅋ
관심이 있으시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피드림~ 2005-05-2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예리하시네요. 저는 누가 글 올리면 글 올려진 시각부터 봅니다. 그런 분이 또 계시다니 반갑네요.저는 자정이전에는 졸립지가 않아요.

글샘 2005-05-2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리 축엔 못 들죠. 오히려 곰탱이 같은 데는 자신 있는데... 저도 자정 전에는 여간해서 안 자는데, 새벽 두시 반에는... 다음 날을 위해서 자야죠. 반갑슴다.

울보 2005-05-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으니 왜 리뷰당선이 되셨는지 알겠네요,,
축하드립니다,저도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글샘 2005-05-28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리뷰 당선이 되었단 말씀입니까? 확인해 볼게요.ㅋㅋㅋ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책 읽어 보세요. 우리가 일본을 무조건 욕하면서, 민족성이 더럽다는 둥, 원래 저질 인간들이라는 둥 하는데,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잖아요. 일본인들의 현재의 추한 모습의 원인을 이 책은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좋은 책 같습니다.

달팽이 2005-06-0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아야겠군요...글 잘 읽고 갑니다. 요즘은 전공인 사회과학 책도 잘 안 읽는데...선생님 통해서 또 책 읽어야겠다는 생각 나는군요..

깍두기 2005-06-0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집니다. 이책 꼭 사보고 싶네요.

글샘 2005-06-0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 저도 사실은 전공인 국어 관련 책은 별로 안 읽는답니다. 남의 전공이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외도랄까...
신깍두기님... 사서 보시든, 빌려 보시든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좋은 책이니까요. 사실 우리가 무턱대고 일본을 미워하고 무시한 지 너무 오래되었더든요.
 
바보 같은 짓을 했어
장 자끄 상뻬 그림, 다니엘 오퇴유 글 / 이레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다니엘 오퇴유,
<마농의 샘>에 나오는 영화배우라는데, 외국인 얼굴 구별에 심한 장애가 있는 나로서는 그의 사진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한다.

그의 어린 시절, 유랑 극단에 속해 떠돌던 시절의 그림을 어둡지 않게 적어내는 성장소설이다.

극장을 놀이터 삼아 놀기도 하고, 성당에서 장난을 쳤다가 곤란한 경험, 사춘기의 달콤한 추억들을 담담하게 적어 내고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 가난하지만 무언가로 충만했던 꿈의 시절, 마법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밝지만은 않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밝은 파스텔 톤으로 처리하고, 크레용의 거친 질감과 환한 햇살의 밝은 빛으로 감싸안은 소설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같이 밝게 한다.

꼬마 니꼴라, 좀머 씨 이야기에서 만났던 장 자끄 상뻬의 그림도 친근하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배우가 쓰는 소설, 뭔지 치열한 삶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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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5-1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외국인 얼굴 구별에 심한 장애라....
다 비슷비슷해 보이시나요?
유럽 사람들은 한국,중국.일본 사람 구별 못하거든요.
우린 딱 보면 아는데....
근데요...유심히 보면 비슷해 보여도 무슨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있답니다.
한번 유심히 살펴보세요.재미있답니다.

글샘 2005-05-20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심히 볼 일이 없어서겠지요. 저도 어린 시절 외교관이 꿈이던 때가 있었는데...
아마 외교관이 되었다면, 증상이 좀 나아졌을는지도 모르지요.^^
 
천둥치는 밤 읽기책 단행본 9
미셸 르미유 글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읽는 대부분의 책은 가로보다 세로가 길다. 정사각형을 오려내고 나면 얼만큼의 종이가 남을 만큼...

이 책은 반대로 가로가 더 길다. 그리고 아이들이 여러 번 읽어도 해어지지 않도록 두툼한 종이를 쓰고 있다.

지은이 미셸 르미유는 캐나다인이고 불어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을 불어로 읽으면 얼마나 부드러운 발음으로 숑숑대면서 읽힐까...

상당히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거리까지 달려간 책이다.

천둥치는 밤, 한 소녀는 개 한 마리와 둘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생각의 늪으로 빠져든다. 그 생각들은 현실감이 없기도 하고, 상상 속의 공상들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것들이다.

누구나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자신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 보게 마련이지만, 대개 끝도없는 잠의 시작과 맞물려 잊혀져 버리기 십상이다.

잠못 이루는 밤이 아닐지라도, 늘 나의 존재 의미에 대한 탐구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린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주는 철학책, 종교책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아이들이 이런 철학적 사변들을 자유롭게 확대해 나가는 것이 곧 국가의 인문학적 인프라를 공고하게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을 많이 권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절판이란 붉은 글자를 보는 순간, 우리나라의 인문학적 인프라가 얼마나 좁은지를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철학을 가르치지 못하는 우리 나라 같은 처지에선, 정말 삶은 무엇인가, 삶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하는 철학 선생의 진지한 질문에 '삶은 계란'이라는 엽기적인 답을 한들, 그것 또한 우리의 얕은 밑바닥이 훤히 보이는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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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불교이야기 2
김정빈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2월
평점 :
절판


부처님의 일대기를 만화로 엮은 책이다.

할 말은 많은데, 책으로 엮다 보니 제대로 표현을 다 못한 듯한 느낌이다.

불교에서는 여성을 수도자로 받아들인다고 하는데, 다른 종교에 비해 여성의 지위가 조금 높은 듯 하기도 하긴 하다.

종교에서 아무리 인간을 동등하게 대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의 그림자를 반영할 따름이다.

여성 목사, 신부를 받아들이지 않듯이, 여성의 지위는 남성 종속적이던 것이 상례였던 것이다.

비구와 비구니의 경우에는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좀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분명히 남성우월적 사고가 들어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믿음은 어긋날 리가 없다.

모든 사회에서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 파악되었고, 자유인이 되기에는 우려스러운 존재이므로 종교적인 자유를 주고 싶어도 왠지 우려되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머리에 미사포를 씌우고, 차도르나 히자브를 뒤집어 씌우는 게 아닌가.

화장품을 찍어 바르는 것이나 갖가지 액세서리로 치장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부처님 생신을 맞아, 석가모니의 삶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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